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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숨만 쉬는 게 고작인 순간이 지속되고 초인종 소리가 귀를 찔렀다. 기운 없이 일어나 모니터에 비친 사람을 확인했다. 묵야. 심장이 지끈거릴 정도로 거세게 뛰었다. 현관문을 빠르게 열어젖힌 묵야가 멍하니 서있는 내게 달려왔다. 누가 먼저라 할 새도 없이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그의 손이 등을 쓸어내리고 따뜻한 온기가 시린 몸을 달궜다.
“몸이 차다.”
묵야가 내 허리를 안은 채로 뺨을 손에 댔다. 힘을 빼 그 손에 얼굴을 실었다. 묵야는 내 뺨을 들어 올려 키스를 했다. 묵야의 손을 잡아 내 방으로 이끌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방을 둘러보고 묵야가 나를 침대에 눕혔다.
“네 냄새가 진동하는군.”
“제 방이니까요.”
“좋다, 마음이 편해진다.”
묵야가 장난스레 뺨을 깨물고 촉촉 거리는 입술을 목덜미 여기저기에 대었다. 셔츠를 위로 올리면서 묵야가 배꼽을 간질였다.
“무슨 일 있었어?”
“그냥 저냥요. 묵야씨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에요.”
“네 일이면 모든 신경 쓰이는데.”
“사적인 일이에요.”
“얘기해봐.”
어떤 말이든 들어줄 준비가 된 묵야가 맨 상체를 쓰다듬었다. 바로 섹스로 들어갈 것 같았는데 의외였다. 아마도 난 이 남자의 이런 의외성을 사랑하나보다. 낯선 이의 출입에 문자들이 우왕좌왕됐다. 그 중 손에 잡히는 ‘입맞춤’을 묵야의 뺨에 찰싹 붙였다. 사진 찍어서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익살스러웠다.
“삼촌이 나타났어요.”
“삼촌?”
“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건 이미 말했었죠?”
“그랬지.”
묵야는 아직 말랑말랑한 젖꼭지를 주물렀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주율이랑 저… 학대 받았었어요.”
숨겨야 했을 진실을 말하니 시원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대나무 숲을 배회하던 메아리가 밑의 농가까지 퍼져나갔다. 내 젖꼭지를 문지르던 묵야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버지가?”
“네. 어머니는 방치했구요.”
“다행히 몸에 상처는 없는 것 같군.”
내 알몸을 무던히도 봐온 묵야가 확인 절차 없이 말했다.
“담뱃불로 지지거나 이런 적은 없어요. 상처가 남도록 찢긴 날도 없구요. 학대의 도구는 오로지 골프채 하나였어요. 골프채에 맞아본 적 있어요? 단순히 살이 멍드는 게 아니라 뼈가 다쳐요. 진짜 아프다구요.”
허탈하게 웃었지만 속은 그렇지 못했다. 묵야가 이미 사라진 상처를 쓰다듬듯 등을 매만졌다.
“아버지가 죽어서 다행이군.”
묵야가 냉소를 머금었다.
“우리를 학대했던 그라도 사연이 좀 깊은가 봐요. 아버지가 우릴 학대한 게 어머니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삼촌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용서는 안 돼요. 주율이 다리 그렇게 만든 것도 용서 못해요.”
“다리?”
“주율이… 일상적인 생활에는 지장 없는데, 달리기는 못해요. 어렸을 때 부러진 다리가 며칠이나 방치돼서…….”
열이 올라 펑펑 울던 녀석을 업고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 목을 꽉 쥐고 떨어지지 않으려던 작은 녀석이.
“그랬군. 너는?”
“전 맷집 하나는 좋아서 괜찮아요.”
“속이 답답하다.”
“왜요? 저녁 먹은 게 얹혔어요?”
“아니, 이유는 나도 모르겠어. 그냥 답답해.”
묵야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정전기가 일어난 와이셔츠가 물에 젖은 것처럼 그의 등에 달라붙었다.
“그래서 삼촌이라는 사람이 네게 뭐라고 했지?”
“미안하대요. 자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근데 그럴 리가 없잖아요. 학대한 건 어떤 이유에서건 내 부모였으니까요.”
“네 말이 맞다.”
“전요, 어리광을 어떻게 부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부려본 기억도 없고.”
“동생은 어리광을 안 부리나?”
“부리죠, 폭력으로요. 저도 폭력적으로 어리광 한 번 부려볼까요?”
묵야의 목덜미에 이를 박았다. 튀어나온 묵야의 목젖이 울렸다. 묵야는 보답이라도 하듯 내 목젖에 가벼운 키스를 퍼부었다. 묵야의 뺨에 달라붙어있던 ‘입맞춤’이 폴랑거리며 창틈으로 이동했다. 묵야는 그 움직임을 따라 틀어지는 내 얼굴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서로의 입술이 닿으며 묵야도 나도 전라가 됐다. 내 방에는 삽입에 용이한 러브젤이라던가 콘돔이 없어서 묵야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아래를 늘렸다. 평소보다 움직임이 부드러웠다. 스프링이 죽은 침대는 남자 둘이 올라타자 끽끽 거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문자들이 온통 묵야와 내 행위를 주시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삽입하기 전 서로 수음을 하며 한 번씩 사정을 마쳤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정액이 아래에 엉겨들었고, 금세 부푼 묵야의 성기가 안을 파고들었다. 몸 안 가득 차는 만족감과 살을 짓누르는 뻑뻑함이 찾아들었다. 머리 위로 문자들이 깜빡깜빡 빛을 발했다. 불을 껐으면 시골 하늘 아래서 청간이라도 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주인, 아파?”
“아뇨, 안 아파요.”
“그럼 안에 힘 좀 빼봐.”
“뺐는데요.”
“항상 뻑뻑하군.”
말과 동시에 치고 올라왔다.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엉덩이에 묵야의 음모가 닿고 나서야 더 들어올 게 남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묵야는 뒤에서부터 나를 끌어안고 옆으로 누운 채로 허리를 퍽퍽 쳐올렸다. 앞으로 나온 묵야의 손이 내 성기를 쥐었다. 남은 손은 불알을 쥐고 두 알을 굴렸다. 뿌리까지 시큰시큰 거렸다. 금방이라도 다시 사정할 것 같았다. 묵야를 내 밑에 눕히고 위로 휙 올라탔다. 내벽과 함께 묵야의 성기가 비틀렸다. 묵야가 손을 뻗어 내 유두를 만졌다.
“어리광하니까, 지금은 야한 것 밖에 생각이 안 드네요.”
“큭. 정말이군.”
엉덩이를 위로 들었다 안으로 깊게 내려앉았다. 역시 힘들었지만 참을 만은 했다. 엉덩이를 내린 채 앞뒤로 부벼주자 묵야가 낮은 신음 소리를 냈다. 올라탄 내가 요부라도 된 마냥 그의 반응을 살폈다. 구슬이 튀어나온 부분을 찾아 전립선에 부볐고, 내 스스로 성기를 잡았다. 손으로 흔들며 묵야의 가슴 가까이 상체를 숙였다. 귀두의 도톰한 부분이 구멍에 위태롭게 걸려있었다. 다시 허리를 들어 넣자 내 무게만큼 삽입감이 깊어졌다.
묵야가 내 엉덩이를 잡았다. 들었다 놨다 하며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묵야가 지탱해주지 않았다면 뒤로 벌렁 넘어질 뻔했다. 위에 올라탄 건 나였지만 결국에 움직이는 건 묵야였다. 쿨쩍쿨쩍 음란한 소리가 내 신음소리에 뒤섞였다. 묵야는 내 팔목을 자신 쪽으로 당겨 잡은 다음 허리를 탁탁 쳐올렸다. 구멍이 헐 때까지 사정없이 박았다. 이미 사정을 한 번 한 터라 평소보다 더 질겼다.
묵야의 기둥이 명치에까지 도달하는 듯 했다. 앉은 자세는 누워있는 것보다 더 깊은 삽입을 이끌어냈다. 묵야의 것을 품은 채로 엉덩이를 돌리자 묵야가 젖꼭지를 꼬집었다. 묵야가 허리를 잘게 흔들며 깊은 내부를 쑤셨다. 내 손목을 잡은 묵야의 손에 힘이 거세게 들어간다 싶었을 때 그가 나를 번쩍 들어 침대에 눕혔다. 기둥이 뿍하고 빠졌다. 서둘러 올라온 묵야가 내 가슴팍에서 기둥을 흔들었다. 나도 그 모습을 올려보며 같이 성기를 흔들었다. 동시에 사정이 터지며 묵야가 내 유두 위로 정액을 쭉쭉 뱉어냈다. 삽시간에 가슴팍이 정액으로 흥건해졌다. 묵야는 귀두를 내려 딱딱해진 젖꼭지에 비볐다. 사정을 다 끝내지 않은 묵야의 기둥이 왈칵하며 남은 정액을 뱉어냈다. 묵야는 내 젖꼭지에 귀두를 비비며 놀던 행위를 멈추고 티슈를 찾았다. 손가락을 뻗어 컴퓨터 본체 위에 오른 티슈 상자를 가리켰다. 묵야가 일어서자 유두에서부터 길게 그의 기둥까지 정액이 이어졌다. 묵야는 그것을 손으로 휘감아서 떨어지지 않게 처리했다. 묵야는 가져온 티슈로 내 가슴팍을 훑었다. 티슈 조각들이 몸에 달라붙어서 금세 말랐다.
“바쁜 거 아니었어요?”
“맞아.”
“가봐야죠.”
“이주인, 우리 같이 사는 게 어때?”
“네?”
이주율이 전기톱 들 소리를 하고 있었다. 솔직히 끌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같은 집에서 같이 쉬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일지 내심 기대가 됐다.
“주변 상황이 다 정리되면요. 그 때 같이 살아요.”
“그리 멀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럴 거예요.”
“먼저 씻어요. 전 좀 쉬었다가 씻을게요.”
“같이 들어가.”
“우리 집 욕실이 묵야씨 호텔 같다는 생각은 버려요. 샤워 부스에 한 사람 들어가는 게 고작이에요.”
묵야가 수긍하며 방을 나갔다. 낯선 이가 사라지자 문자들이 내게로 우르르 다가왔다. 수백 마리씩 몰려다니는 정어리떼 같았다. 가슴에 말라붙은 휴지조각을 한 점 한 점 떼어냈다. 피부와 하나가 된 휴지는 손으로 긁어내야만 떨어졌다. 묵야와 같이 산다라. 절로 웃음이 나왔다. 묵야는 내 안식처였다. 그는 고요했고, 복잡한 문자 따위는 내뱉지 않았으며 끝이 없이 다정했다. 종종 묵야의 직업이 조폭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했다.
맨 몸으로 이불을 걷어차고 누워 손장난을 쳤다. 내 앞에서 살랑대는 문자들을 강압하듯 괴롭히기도 하고. 그래도 녀석들은 내가 소멸시킬 거란 생각은 안하는지 발발 떨면서도 내 손을 떠날 줄 몰랐다.
“뭐해?”
“다 씻었어요?”
묵야는 간단한 샤워만 했는지 머리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전 조금 있다가 일어나서 씻을게요. 허리에 힘이 안 들어가네요.”
묵야가 바닥에 떨어뜨린 휴지조각들을 주워 쓰레기통에 담았다. 묵야는 전라의 내 몸을 유심히 관찰했다. 상처가 있나 없나 찾아보는 것 같았다.
“답답했던 이유를 알겠다.”
“뭔데요?”
“짜증이 났던 거였어. 개새끼로군.”
덤덤한 말투에 스며든 욕설은 모욕적이진 않았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나도 아끼느라 참는 몸을 잘도 그랬군.”
묵야의 욕설이 향한 곳은 내 아버지였다. 묵야는 정장을 다시 갖춰 입으며 냉랭함을 비쳤다. 남자가 짜증내는 것은 처음 봤다. 그리고 묵야가 짜증이 날 때는 화를 내는 게 아니라 한없이 차가워진다는 것을 깨달했다. 만일 저 남자가 내게 싫증을 내고 저렇듯 차가워진다면…….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헤어지고 싶으면 너무 차갑게 말하지 말아요. 상처받을 거 같으니까.”
“무슨 소리지?”
“혹시나요. 여태까지 사귀었던 사람하고 헤어질 때 어땠어요?”
“헤어진 적 없는데.”
그럼 지금도 수십 다리를 걸친 채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인가?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 허리를 번쩍 일으킬 뻔 했다.
“사귀었던 사람이 없었으니 헤어진 사람도 없지.”
“네?”
“네가 처음이다. 그리고 앞으로 놓을 생각도 전혀 없어. 도망갈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난 끈질긴 남자니까.”
내 발목을 콱 문 짐승이 떠나려면 발목 하나를 내어놓으라며 성화를 부렸다.
“저도 끈기로 따지면 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천생연분이라… 잘됐군.”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점도 묵야의 매력이라면 매력이었다.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정장을 차려 입은 남자가 침대 끄트머리에 앉았다. 내 허벅지를 슬슬 쓰다듬으며 안쪽의 살을 주물렀다. 이럴 때는 변태 같기도 했지만.
“너무 마음 쓰지 마. 어차피 과거의 일은 돌이킬 수 없어. 여태껏 네게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라도 앞으로의 너에겐 아무런 해도 가하지 못해.”
“맞는 말씀이에요. 마음 쓰지 않아요. 단지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는 화가 삭히지 않을 뿐이죠.”
“화병만큼 최악인 불치병도 없지.”
“묵야씨는 그런 거 없어요? 답답한데, 속이 문드러지는 것 같은데 어디 풀 데도 없는 그런 기분이요.”
“없는데.”
한 치의 생각 없이 나온 대답에 물은 내가 머쓱해졌다.
“좋겠네요.”
“그런가.”
묵야가 손목시계의 시각을 확인했다. 나는 얼른 묵야를 보내줘야 했다.
“내일 쉬는 날이지?”
나도 잊고 있던 쉬는 날을 묵야가 먼저 챙겼다. 목요일이면, 사장과 합의를 봤던 휴일이었다.
“내일이 벌써 목요일이구나.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가고 싶은 곳 있어? 겨울바다?”
“이제 봄바다죠. 근데 차 오래타면 피곤해서 비추예요.”
바다는 좋은데, 차를 타고 다녀오면 곤죽이 되어 금요일 날 출근하기가 힘들어질게 뻔했다.
“그럼?”
“묵야씨 데이트 명소 알아놨잖아요. 거기서 추천 좀 해봐요.”
“거의 차타고 이동하는 곳뿐이라 마음에 드는 데가 없더군.”
“돈 많으면 전용기 하나 구입해요.”
웃으라고 한 소리였는데 묵야가 정색하고 답했다.
“전용기 살 돈은 안 나올 것 같은데. 대출 얻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아니,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곰곰이 생각하는 묵야 때문에 웃음보가 터졌다.
“농담도 구별 못해요?”
“나도 농담이었어.”
농담을 구별 못한 사람은 묵야가 아닌 나였다. 한방 먹은 기분에 웃음만 간헐적으로 나왔다.
“그럼 유원지는 어때요?”
데이트하면 한강 다음엔 유원지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야말로 조만간 묵야의 호텔에 있는 책을 빌려와 정독해야 할 수준이었다.
“책엔 유원지가 제일 진부하다고 쓰여 있던데.”
“그거야 자주 가는 사람들 얘기이겠죠. 전 놀이공원 열 번도 못가 봤어요. 아! 아마 다섯 번도 안 되겠다. 묵야씨는요?”
“한 번도 안 가봤어.”
“그럼 가요, 놀이공원. 에버랜드가 넓으니까 거기로 가요.”
에버랜드 정도면 멀미가 심하게 날 장거리 코스는 아니었다.
“그래, 내일 오전 11시까지 데리러 오지.”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 일 적당히 하세요. 과로사한 애인 두기 싫으니까요.”
묵야가 일어서자 침대의 스프링이 살 것 같다며 끼익 거렸다. 이마에 입술을 댄 묵야가 아쉬운 듯 몸을 틀었다.
그가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대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주율처럼 문을 부술 정도의 세기는 아니었다. 몸이 나른했다. 상체가 찝찝하기에 일단 몸을 일으켰다.
“으아, 엉덩이야”
사실은 구멍이 아팠지만. 허리를 잔뜩 굽혀 걸어 나가는데 어딘가에 숨어있던 ‘후시딘’이 급하게 날아들었다. 엉덩이 사이로 들어오려는 녀석을 깜짝 놀라서 손에 쥐어 잡았다. 녀석이 바둥바둥 거렸다. 야야, 아무 상처에나 가서 들러붙는 게 아니야, 게다가 새살이 돋아나면 구멍이 막히는 건데 큰일 나려고…. 손 안에 가둔 녀석을 훈계하듯이 검지로 툭툭 퉁겼다. 휙 던져서 풀어주자 주저주저하는 모양새로 흔들거렸다. 방문을 닫아 나를 따라 나오려는 몇몇 녀석들을 가뒀다. 욕실로 가기 전 테이블 위로 향했다. 이성일의 명함이 얌전히 누워있었다. 그 명함을 들어 음식점 쿠폰이 잔뜩 쌓인 서랍장 안으로 던져 넣었다. 아마도 연락할 일은 없을 테지만, 버리고 싶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