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힐, 힐, 힐!-28화 (28/65)

28

고신재가 자취방이라고 명명한 곳에 도착하기 전만 해도 저 나름대로 두근두근 풋풋한 감상에 빠져있던 백한빈은, 이윽고 발디딘 ‘자취방’ 앞에서 묘한 충격에 휩싸였다.

사실 애초에 한빈도 저 고신재가 평범한 대학가 원룸에 살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대단하고 어마어마한 화랑의 배경을 몰랐다 하더라도 그렇다.

대충 안면만 트고 알고 지내는 사이에서는 의외로 평범하게 지내는 대학생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까이 지내면 지낼수록 의식조차 없이, 숨 쉬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다른 세계의 그림자가 튀어나오는 게 고신재였다.

그건 학교 앞 카페를 갈 땐 알 수 없다. 언제나 백화점 1층에서만 머무는 툭 던져둔 자켓 안의 브랜드명이나, 갓 문을 연 술집에서 자기 이름으로 눈이 동그래지는 가격의 위스키를 까서 킵해두는 것 정도는 봐야 좀 실감이 난다.

한빈은 구둣굽에서 물을 털고 있는 남자를 향해 슬쩍 입을 열었다.

“…그…, 여기 몇 평이냐?”

“글쎄. 원래는 형이랑 나랑 둘이서 살던 곳이라. 아마 이 건물에서는 제일 작은 평형일 텐데.”

“어어….”

야. 여기가 우리 집보다 더 큰데?

멋쩍게 턱을 긁적이는 백한빈의 시선이 천천히 세련된 가구가 곳곳에 배치된 실내를 훑기 시작했다.

화이트와 밝은 톤의 오크. 포인트 컬러는 탁 튀는 밝은 머스타드와 헌터그린. 밝은 아이보리의 러그. 벽에 걸린 거대한 유화 캔버스까지.

고신재가 사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실은 꼭 인테리어 잡지 한가운데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흠잡을 데 하나 없었다.

솔직히 이런 곳은 자취방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리기에는 정말 멋진 곳이다.

하지만, 왠지 한편으로는 평소 보던 고신재의 취향과는 묘하게 결이 다른 느낌이기도 했다.

반쯤 습기가 찬 안경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눈만 굴리던 한빈은, 제 손에 들려있던 간식 봉투까지 마저 빼앗아 들고 먼저 성큼성큼 들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신재 너 형도 있었어?”

“뭐. 그렇지. -들어와, 좀 있다가 가.”

“어, 어어?”

“어째 비가 더 오네. 그래도 그렇게 오래 내릴 것 같지는 않으니까. 비 좀 그치면 가.”

나긋나긋 흘러나온 대답에 숨겨진 묘한 회피를 눈치채기에는 ‘자취방’님의 위엄에 부쩍 얼어붙은 백한빈이다.

한빈은 그제야 머뭇머뭇 운동화를 벗으며 고신재의 공간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 내내 의자에도 한 번 안 앉고 총총대며 돌아다녔던 피로가 그제야 훅 몰아치는 것 같기도 했다.

거센 빗줄기와 함께 우르릉 쾅, 하고 쩌렁쩌렁한 천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소나기치고는 좀 드세다.

한빈은 고층 아파트 거실 한 면을 차지한 널찍한 창문 너머로 몇 초 늦게 번쩍이는 하늘을 혀를 내두르며 보다가, 이내 저쪽 부엌 테이블 위로 제가 사온 산더미 같은 간식을 꺼내두고 있는 고신재를 뒤늦게 눈치챘다.

아무리 손님이라고 해도 혼자 너무 팔자 좋았다. 한빈은 저도 얼른 그쪽으로 향했다.

“에이. 그냥 대충 봉투째 구석에 둬도 되는데.”

“어차피 내일 박스에 또 정리해 담아야 하는 거 정리해두면 편하잖아.”

“그야 그렇지만….”

제법 환한 디자인의 집인데도 묘하게 우중충한 느낌인 건 비단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백한빈은 옅은 미소를 띤 채로 제가 사 온 과자들을 크기별로 정리하는 꼼꼼한 손을 보며 왠지 눈치를 봤다.

오늘 온종일 제 말을 다 곧잘 받아주고 웃어주던 남자는 택시를 타고 올 때부터 묘하게 가라앉아 있다.

얼굴만 보면 평소와 별다를 거 없이 살랑살랑 눈웃음을 치고 있다지만 왠지 촉이 온다.

처음에는 시험 기간에 밤을 꼴딱 새워도 졸린 내색 한 번 하지 않던 고신재조차 백화점 쇼핑은 피곤한가보다 싶었다.

온종일 혼자 신나서 같이 끌고 다니면서 이거 하나 눈치 못 챘나 싶어 미안하기도 했더랬다. 그래서 괜히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조용히 있었다.

하지만 하루 24시간 중 가족보다 더 오래 붙어 지낸 게 벌써 두 달이 넘었다.

이정도 되면 단순 피로와 축 가라앉은 저조함 정도는 구분하기 싫어도 구분할 수 있다.

보아하니 이건 피곤한 것만도 아니고 날씨가 험악해서만도 아니다.

오늘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었나 싶기도 한데 사실 그건 확신이 잘 안 선다.

애초에 집을 나올 때부터 방방 들떠서는, 이제 막 알게 된 첫사랑 상대에 관한 이야기를 떠드느라 코앞에 있는 친구의 표정엔 둔감했던 탓이다.

……어휴. 종일 같이 다니면서 내 비위나 맞춰놓고는.

상자 귀퉁이가 살짝 젖은 과자 하나를 집어 든 한빈의 입에서 미안함을 감추려는 듯 부쩍 밝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 이거 하나는 우리가 먹자.”

“그래.”

“같이 마실 거 뭐 있어?”

“녹차, 홍차, 커피.”

“음…….”

차 마시며 담소라.

나쁘진 않지만, 천둥 번개로 창문 밖이 들끓는 저녁에 남자 둘이 앉아 먹기에는 어째 불량한 기운 하나 없이 좀 낯간지럽다.

한빈이 멋쩍게 선택지를 고르고 있자니 묵묵히 간식거리를 정리하던 고신재가 무슨 생각인지 알겠다는 듯 그제야 옅게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맥주?”

이제야 말이 통한다.

“한빈이 너 술 잘해?”

“기분만 내는 거지 뭐.”

한빈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고신재는 평소에도 술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아니 굳이 따지자면 사람이 바글바글한 술자리라면 꺼리다 못해 혐오하는 쪽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술자리의 모든 것을 싫어했다.

불특정 다수의 체취와 알코올, 거기에 음식 냄새까지 뒤섞인 탁한 공기. 취기가 올라 목소리가 커진 사람들의 웃음소리. 술만 들어가면 헛소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주사 나쁜 인간들의 개똥철학까지.

정말이지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다.

“집 안에서 비 오는 거 보는 건 좋은데. 그치.”

“……그러게.”

창밖을 보며 중얼거리는 백한빈의 말에 고신재가 낮게 대답했다.

비싼 술도 없고, 분위기 있는 장소도 아니다.

냉장고에 처박아뒀던 차가운 맥주 캔을 꺼내서 잔도 없이 곧장 손에 쥔 채로 거실 소파 앞에 나란히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게 다다. 심지어 낮은 유리 테이블 위에 안주랍시고 올라가 있는 건 한빈이 마구잡이로 잡아 골랐던 초콜릿 과자 중 하나다.

분명 이제껏 가 본 그 어느 술자리보다도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볼품없다면 볼품없는 구성이다.

하지만 고신재는 이 순간 제가 스무 살 이후 단 한 번도 좋아한 적 없던 술자리가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다.

들리는 건 창문에 세게 부딪히는 빗줄기와 살짝 갈라진 백한빈의 목소리 뿐이라는 것도 좋았다.

아무래도 문제는 술의 종류도, 장소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야아. 고신재야.”

“응.”

대부분의 사람은 모를 테지만, 백한빈은 낯선 사람이 없는 편한 곳에서는 지금처럼 은근히 말꼬리를 늘여서 말하고는 한다.

이건 밖에서는 제 목소리를 부끄러워해서 말소리를 확 낮추거나 아예 입을 다무는 한빈이 편하게 말하면서 슬쩍 드러나는 버릇이었다.

평소의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말투에서 빗장이 몇 개쯤 풀린다고나 할까.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속된말로 ‘쌩깠던’ 첫 대화를 상상해보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맥주를 한 모금 삼킨 고신재는 퍽 묘한 흐뭇함에 빠져 느릿느릿 대답했다.

하지만, 그 느긋함을 앞두고 돌아온 문장은 퍽 온도가 달랐다.

“…그…, 오늘은 미안했어.”

좀 더 정확히는 뭘 들은 건가, 싶다.

한빈이 ‘가나다라123’에게 주겠다고 한가득 고른 간식 봉투를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내내 싱숭생숭했던 기분이 나란히 앉아서 마시는 맥주 한 모금에 이제야 좀 풀릴 듯 말 듯 한데, 난데없는 퍼즐이 툭 떨어졌다.

“미안해? 뭐가 미안해.”

“오늘 나 혼자 신나서 너 잔뜩 끌고 다녔잖냐. 많이 피곤했지.”

살살 눈치를 본다 싶었긴 했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평소에도 낯가림 심한 한빈이 제집에 와서 조금 어색해하는 줄만 알았던 고신재는, 단정한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로 얼른 말을 받았다.

“안 피곤해. 뭐 이정도 가지고.”

“난 오늘 날씨도 안 보고 왔었는데 하필 비도 많이 오고. 택시비도 네가 냈잖아.”

“내가 택시 불러달라고 했으니까 내가 내는 거지.”

“진짜 안 피곤해?”

“하나도 안 피곤해.”

“피곤한 것도 아니면……, 그럼 왜 그렇게 우울 꾸질해.”

일부러 힘을 주어 말해도 영 믿지 않는 눈치인 한빈에게 곧장 대답을 이어가던 남자의 입이 처음으로 멈칫했다.

그가 25년 인생을 통틀어 처음 듣는 형용사 때문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고신재는 저를 향한 묘사를 천천히 되풀이했다.

“내가 ‘우울 꾸질’해?”

“응.”

“우울 꾸질 한 게 어떤 건데.”

“…뭐. 아님 말고.”

영 개운한 대답은 아니다.

고신재는 맥주를 작게 홀짝인 다음 초콜릿 과자를 오독오독 씹어먹는 백한빈의 옆모습을 뚫어져라 눈에 담았다.

하지만 한빈은 제가 말한 그 낯선 묘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더 해 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대신, 다음 질문을 이어갔을 뿐이다.

물론 그것도 듣자마자 명쾌한 답이 나오는 건 아니긴 했다.

“그럼 신재 넌 누구 없어?”

문장의 구성 요소가 듬성듬성 이가 나간 물음 앞에서 고신재는 잠시 침묵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작은 입을 오물거리는 백한빈의 말이 그 공백을 메우고 이어졌다는 점이다.

“너는 마음에 둔 사람 없어? 뭐. 애인은 없는 거 같고. 있으면 나랑 이렇게 맨날 못 놀 테니까.”

연애와 애인.

이 흔한 화제는 비 오는 늦은 저녁 친구 ‘자취방’에 놀러 와서 술 마시며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심지어 온종일- 아니 서로 제대로 말을 튼 이후로 이제껏 쭉 백한빈만 토로하고 고신재가 들어주는 관계였으니, 오늘 하루 정도는 반대가 되어도 나쁘지 않다.

아닌 게 아니라 백한빈 역시 제가 어쩌다 꺼낸 이 늦은 물음의 대답이 꽤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란히 옆에 어깨를 대고 앉아서도 눈높이가 위인 고신재는 이 흥미진진한 질문 앞에 몇 초간 대답이 없었다.

심지어는, 제가 질문을 되돌려주기까지 했다.

“……애인 있으면 백한빈 너랑 어떻게 놀아야 하는데?”

그냥 궁금하지 않나. 그래, 그냥 궁금하잖아.

대체 나한테 애인이 있었으면 백한빈 쟤랑은 어떻게 될지. 백한빈은 어떻게 생각할지.

고신재는 커다란 뿔테안경 너머 뾰족한 눈이 옅은 당혹이 어린 채로 깜박거리는 걸 보면서 생각했다.

잠시 입술만 달싹이던 한빈은 머잖아 그 자신도 영 자신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그. 뭐 당연히, 애인한테 충실해야지.”

“충실한 건 어떤 건데?”

“나보다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아니.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사실 고신재는 지금의 저 자신이 얼마나 위압적인지 잘 몰랐다.

평소에는 살짝 처진 눈매를 하늘하늘하게 접어 웃으며 나른하게 말하던 사람이 그 온화한 이목구비에서 웃음기를 싹 뺀 채로 연거푸 말꼬리를 잡고 되묻는 게 얼마나 상대를 긴장하게 하는지 알 리 없었다.

물론, 백한빈처럼 은근히 허당이라 잘 휩쓸리는 사람에게는 그 진지한 표정이 얼마나 유효한지 눈치챌 여유 역시 없었다.

“…그, 시간 날 때마다…. 애인이랑 톡하고. 쉴 때는 애인 만나고. 주말은 특히 애인이랑 보내고 그러…지, 않나…?”

“그래?”

“아, 아마도…. 아! 특히 일과 끝난 저녁에는 꼬박꼬박 연락하고 그래야지.”

“꼬박꼬박.”

“그, 그치. 나랑 이러는 게 아니라, 애인 챙겨주고 그래야지. 다들…, 아니, 다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많이들…, 연락이 기본이라고 그러던데……. 아니, 여튼! 고신재 넌 누구 없냐고.”

그나마 다행인 건 백한빈은 잘 휩쓸리기는 해도 학습능력은 있는 쪽이라는 거였다.

뭔데! 뭔데! 뭔데에!

물어본 건 나인데 왜 또 주절주절 떠드는 것도 나냐고!

저도 모르게 ‘또’ 말려서 줄줄 말하던 한빈은, 뒤늦게 핫, 하고 정신을 차린 다음 간신히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런 백한빈을 가만히 눈에 담던 고신재의 대답도 어쨌거나 뒤따라 나오긴 나왔다.

“……백한빈 너랑 이러고 있는데 있기는 누가 있겠어.”

와르르 내뱉은 것에 비해 돌아온 건 영 부실하다. 방금 나눈 대화가 게임에서의 딜 교환이었다면 이만한 손해가 또 없을 거다.

그걸 아는 한빈은 어영부영 후속타를 이어갔다.

“그, 그럼 원래 너는 어떤 사람 만나?”

“그게 왜 궁금한데.”

“그냥. 너처럼 키 크고 잘 생기고 몸 좋고 집안까지 좋은 애는 어떤 사람 만나는지 궁금해서.”

“…….”

백 번의 자잘한 공격보다 단 한 번의 헤드샷이 낫다.

그게 의도치 않았던 거라면 더더욱 그렇다.

고신재는 백한빈의 입으로 처음 듣는 ‘가나다라123’이 아닌 저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물론, 그건 기분이 나빠서는 아니었다.

대답 대신 손에 쥔 맥주를 한 번에 원샷이라도 하려는 듯 목울대를 몇 번이나 울리며 들이키는 남자를 바라보는 백한빈의 시선이 집요할 만큼 초롱초롱 빛났다.

하지만 그걸 뻔히 알고도 남을 예민하고 섬세한 남자는 대답 대신 찬 맥주 때문인지 살짝 붉어진 눈가를 괜히 손으로 쓸면서 갈라진 목소리로 회피를 시전했다.

“나도 궁금한 거 있어. 백한빈.”

“내가 먼저 물어봤잖아!”

“내가 물어보는 거 말해주면 말해줄게.”

“아, 완전 손해인데… 뭐. 뭔데.”

확실히 소나기는 소나기였다.

막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맥주와 과자를 나란히 깠을 때만 해도 천둥 번개에, 창문을 깨트리기라도 할 것처럼 비바람이 몰아치던 바깥은 어느새 꽤 잠잠해져 있었다.

고신재는 그 잔잔한 고요에 기대 제 오래된 궁금함 하나를 드디어 꺼내 보였다.

“한빈이 넌 그 사람이 꿈에 나오고 그래?”

“……뭐?”

“예전에 그렇게 말하다 말았잖아. 전화로. ‘어떻게 안 좋아해. 난 골때리는 게 심지어 어느 순간부터 걔가 꿈에 나와서…’.”

“아! 아악! 악! 아이씨, 야!”

정말 알고 싶었지만 이제껏 도저히 물어볼 기회가 없던 질문에 대한 첫 답은 익룡 소리 패키지였다.

심지어는 그거로도 모자라서 마른 가지 묶음 같은 손이 단단한 팔뚝을 회초리처럼 짝짝 후려치기까지 했다.

나름 비 오는 저녁의 감성과 운치가 있던 술자리는 어느새 일방적 폭행의 장으로 변질됐다. 잠시 제 팔을 샌드백으로 내주던 고신재는 그 진심 가득 담긴 따끔한 감촉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항의했다.

“…사람을 왜 때려?”

“아니이이! 뭐 별걸 다 기억해! 그, 그런 건 왜 궁금한데!”

“궁금하지 그럼.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아니, 이제 이름은 알지만. 어쨌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꿈에 나와.”

“와. 돌아버리겠네, 미친아아아!”

“왜. 뭔데. 무슨 꿈인데?”

백한빈은 대답 대신 목이 탄다는 듯 조금 전의 고신재처럼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창백한 뺨은 어느새 손가락이 닿으면 붉은 물이 옮을 것 마냥 벌겋게 변해 있었다.

[작품후기]

++ 개인 사정으로 연재가 조금 늦어질 것 같습니다!! 일요일에서 월요일 넘어가는 자정에 여러편 들고 올게요. ^ ^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선작, 추천, 코멘트 모두 정~~말 감사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은 길어질 것 같아서...*^ ^*

이틀 뒤쯤 본편과 노블편으로 나눠서 찾아뵙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태풍에 피해 없는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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