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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늪-30화 (30/40)

chapter 30

#30

약속 시간이 되자 필립이 효원의 맨션에 도착했다. 힐끔 그가 뒤를 쳐다봤다.

『또 자요.』

『녀석, 얼굴 보기 힘드네. 방긋방긋 웃는 얼굴 보고 싶은데.』

필립이 서운한 듯 눈썹이 꿈틀했다. 이상하게 그가 집에 오는 날이면 유리는 대부분 잠을 잤다.

『초저녁잠이 좀 많아요.』

『자는 얼굴이라도 잠깐 봐야겠다.』

『네.』

필립이 효원의 방으로 들어가 잠이 든 유리의 얼굴을 바라봤다.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이 아빠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필립은 유리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더니, 뭔가 잊은 듯 거실로 나갔다. 잠시 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손에는 인형이 있었다.

『어! 그 인형.』

『같은 거 찾느라 애 좀 먹었지.』

그건 유리가 아끼는 애착 인형과 같은 인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하나 더 사 주려고 했는데, 단종된 인형이라 살 수 없었다. 용케도 필립이 구한 듯했다.

『중고 시장에 나온 거 산 거야. 괜찮지?』

『물론이죠. 고마워요.』

『자, 가자. 밥 먹어야지. 식겠다.』

『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방을 빠져나왔다. 필립은 사 온 음식을 식탁 가득 차렸다. 얼마나 많은 종류의 음식을 사 왔는지… 효원은 혀를 내둘렀다.

프랑스에도 장어구이와 삼계탕이 있다니, 효원은 오랜만에 음식을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적당히 익은 총각김치를 포크로 콕, 찍어 한 입 가득 베어 물게 되니 잃었던 식욕이 되돌아오는 것 같았다. 필립은 한국 음식 외에도 각종 식료품과 비상 의약품, 한국 회사 파스까지 사 왔다. 정말 고마웠다.

『설거지는 제가 해요.』

『안 돼. 너 손목 아픈 거 모를까 봐. 접시 깨는 걸 보느니 앉아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아… 그래도 손님인데.』

『내가 손님이었어? 섭섭하네.』

『네. 그럼… 앉아 있을게요.』

효원은 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하는 필립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지금껏 잘 몰랐는데 굉장히 키가 컸다. 거의 서범익과 비슷해 보였다.

늘 입술에 웃음을 머금는 미소가 잘생긴 남자였다. 효원은 저렇게 멋진 남자를 두고 사귀지 않은 건, 그가 귀한 집 자식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의 입으로 듣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그가 풍기는 분위기를 봐서는 귀족가의 자식이라 게 느껴졌다. 그림을 그리는 효원의 눈은 속일 수 없다.

『그냥 둬요, 정리는 조금 뒤에 할게요.』

『어, 아니, 리는 좀 더 쉬어.』

손님을 부려먹는 것 같았던 효원이 필립 대신 설거지통에 손을 넣으려고 하자 제지를 당했다. 거품이 묻어 있던 필립의 손에 효원의 손이 잡혀 버렸다. 타인의 접촉에 화들짝 놀란 효원은 급하게 제 손을 빼내었다.

『내가 해. 정 미안하면 커피를 내려 주겠어?』

『네…….』

당황한 얼굴을 숨기느라 효원은 서둘러 커피 머신을 켰다. 볶은 원두를 통에 넣고 익숙하게 가루를 내 커피를 내렸다. 향긋한 원두의 향이 콧속을 마비시킬 만큼 진했다.

『마셔요. 이번에는 마트에 더 맛있는 원두가 들어왔더군요.』

효원은 순백의 커피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필립은 고개를 숙인 효원의 얼굴에 눈길을 고정한 채 말했다.

『얼굴을 보고 말해야지, 리.』

『네…….』

어색함에 시선을 피했을 뿐인데, 오히려 그 행동이 더 두 사람을 어색하게 했다. 효원은 필립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떴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 나? 우리 키스했는데.』

『키, 키스라뇨. 그건 인공호흡이었잖아요.』

『그래. 인공호흡. 그런데 난 그 짜릿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었어.』

『…필립.』

그때가 떠올린 효원은 이를 꽉 깨물었다. 그러자 입 안에서 비릿한 피 향이 전해졌다.

『그냥, 그때가 기억나서. 절대 부담 주는 거 아니야. 리를 처음 봤을 때, 너무도 절박한 표정이었어서… 차디찬 바다를 망연하게 쳐다보는데… 꼭 당장이라도 바다로 뛰어들 것 같았거든. 그래서 내가 계속 신경을 썼나 봐. 너무도 위태로운 리의 모습에…….』

『그랬나요?』

당시, 효원은 정말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을지 모른다. 필립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효원을 봤다.

『그리고 쓰러졌잖아. 내 앞에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아아, 고마웠어요. 필립은 우리 두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에요.』

효원은 그에게 갚을 빚이 많았다. 그때 사고로 죽었다면 사랑스러운 아이도 태어나지 못했을 테니까.

『그 고마움 갚고 싶다면, 언제든지 갚아도 된다고 했잖아, 리.』

『…….』

필립의 말투에 은밀한 유혹이 스며들었다.

『…필립?』

『리… 3년이면 이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도 돼.』

깜짝 놀랐다. 필립이… 설마 뭔가를 눈치챈 것인가? 하긴, 임신을 한 채 해외로 도망친 효원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겠지만…….

이별의 아픔으로 거리를 둔다고 생각하는 필립의 생각을 고쳐 주고 싶지 않았다.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효원은 그저 입을 꾹 다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항상 적당한 거리에서 답을 기다리는 필립의 구애는 올해로 3년째 접어들었다.

다른 사람과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서범익이 아닌 다른 남자와… 아니다.

그때, 효원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웠다. 효원이 고개를 들자 눈 깜짝할 사이에 입술이 닿았다. 소스라치게 놀란 효원이 고개를 돌리려고 하자 뒤통수가 부드럽게 잡혔다.

타앗-!

그 즉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이런 적은 거의 없었기에 너무도 놀라웠다. 효원은 바로 경계했다. 그러자 필립이 슬픈 눈으로 효원을 바라봤다.

『키스도 안 되는 거야?』

『미, 미안해요. 이런 건…….』

『…….』

효원은 재빨리 방으로 몸을 숨겼다. 방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다른 이의 침입을 막았다. 호흡이 거칠게 들썩였다.

효원은 방문에 힘겹게 등을 기대며 필립이 그만 돌아가 주기를 원했다. 두 무릎을 둥글게 말아 그 사이로 고개를 처박았다. 문 너머로 필립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목소리에 힘이 빠져 있었다.

* * *

『오늘도 퇴짜를 맞으셨습니까?』

이미 예상했던 듯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뒷좌석 문을 열어 주었다. 필립은 잔뜩 토라진 표정으로 가죽 시트에 엉덩이를 걸치며 입술을 삐죽였다.

『3년을 기다렸는데, 몇 개월 더 못 기다릴까 봐?』

『오늘 레오폴드 왕세자 전하께 연락이 왔습니다. 곧 귀국하시라는 국왕 폐하의 말씀 또한 전해 드리라고 했습니다.』

『혼자는 안 간다고 했잖아?』

『정말 그를 데리고 벨기에 왕궁으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왕가 어른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

이 시대에도 입헌군주제로 통치되는 나라가 몇 개국 있었다. 필립의 아버지는 벨기에 국왕으로, 왕실에서 필립의 왕위 서열은 12위였다.

『왕실에서 남자와 함께 귀국한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 없어. 보수적이라고 해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봐. 그리고 아이는 다른 문제야. 내가 기저귀도 갈아 줬는데, 내 딸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래도…….』

『형님 초상화 완성되면 곧 정식으로 청혼할 거야.』

『아이 아빠가 그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알아…….』

알고 있었다. 효원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는 한국 JK 그룹의 서범익이었다. 효원에 대해 조사를 하자 금방 아이 아버지가 그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효원이 그 집에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도 알게 되었다.

필립은 첫눈에 반했다. 왕실 어른들의 반대에도 그와 결혼하고 싶은 건 그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몇 번 서범익이 그를 찾아내려는 걸 막을 수 있었던 건 모두 필립의 힘이었다.

다시 그가 상처받는 건 싫었다. 이렇게 그를 피해 도망친 효원을 순순히 돌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효원이 원한다면 끝까지 도울 생각이었다. 필립은 3년 전 공모전에서 입상한 효원의 작품을 떠올렸다. 멋진 그림이었으나, 그는 화가가 되지 못했다.

곧 눈앞에 펼쳐질 명성을 스스로 포기했다.

잃어버린 빛, 미래의 빛의 화가 이효원이 잃은 것은 빛뿐만이 아니었다.

사랑… 그의 삶에 밝은 빛을 내뿜게 해 주던 사랑도 잃었다.

『얼마나 아팠으면 임신한 채 도망쳤겠어? 그런 아픔 다시 겪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 영영 찾지 못하게 해. 그가 잃어버린 빛을 찾을 수 있는 건, 편하게 쉴 수 있는 내 곁에서야…….』

* * *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는 날이었다. 효원은 날짜를 확인했다. 히트사이클이었다. 그러고 보니 왜 필립이 저에게 평소 안 하던 스킨십을 했는지 깨달았다.

원하지 않아도 히트사이클에는 페로몬이 짙어지니까 이건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이기에 저도 어찌할 수 없었다. 억제제를 먹어도 뜨거운 몸을 식히기에는 힘들었다.

효원은 힐끗 침대를 바라봤다. 그러다 유리의 가슴에 이불을 덮어 주고 작업실로 향했다. 효원은 한참을 머뭇거린 후에 노트북을 열었다. 한국 포털에 접속해 그곳에서 서범익을 검색했다.

그러자 최근 서범익의 사진이 주르륵 올라왔다. 그가 그리워 견딜 수 없을 때, 이렇게 외로움을 삭혔다.

“서범익…….”

그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러보았다. 그리고 그의 사진을 크게 확대했다. 화면 가득 찬 그의 얼굴을 보니 아랫배가 간질간질했다.

답답했다. 정액을 당장 빼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효원은 바지 속에 손을 넣어 제 페니스를 잡았다. 이미 흥분해 팽팽해진 페니스는 힘껏 치켜든 후였다.

손에 가볍게 쥐고 부드럽게 훑었다. 그러자 목에서 야릇한 호흡이 튀어나왔다.

“읏…….”

효원은 서범익의 얼굴을 보며 자위에 심취했다. 조금만 만져도 이렇듯 예민해지는 몸이 조금은 원망스럽지만 오늘 같은 날은 제 몸에 솔직해지고 싶었다.

효원의 손목에 힘이 실렸다. 탁탁탁, 손을 흔들 때마다 허리가 저릿저릿하며 쿠퍼액이 흘렀다. 효원은 입을 악물고 쾌락에 집중했다. 힘껏 잡고 흔들었다. 찔끔, 찔끔 정액이 흘러나왔다.

어느덧 절정에 도달한 듯했지만 마음에 차지 않았다.

‘모자라. 이것으로는… 부족해.’

이미 서범익에게 길들여진 몸은 손으로 앞을 자극해 봤자 만족스럽지 않았다. 뒤로 느껴야 오르가슴을 느끼는 몸이 되어 버린지라 애널 자위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효원에게 애널 자위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효원은 할 수 없이 작업실 도구 속에 숨겨 둔 것을 꺼냈다. 애널용 자위 도구였다.

서범익의 페니스에 비하면 턱없이 얇은 애널용 자위 도구지만, 그가 없는 지금은 이조차 절실했다. 최근에 산 도구는 외로운 밤 뜨거운 몸을 달래 줄 최고의 장난감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삽입하려고 하니, 머뭇거려졌다. 매번 시도는 했지만, 끝까지 간 적은 없었기에 겁이 났다.

‘…해 보자. 그래도…….’

지금껏 애널 자위를 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제대로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뒤에 넣고 스스로 자위를 한다는 것은 무척 까다로웠다. 전립선을 찾는 것도 어려운데, 도구를 애널에 넣는 것은 당연히 두렵다.

효원은 자위하더라도 안쪽까지는 삽입하지 않는다. 약간만 밀어 넣은 채 상하 운동만 반복했다. 효원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둘러썼다. 그러자 마치 서범익이 제 몸을 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 기구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뭔가를 받은 애널이 흠칫 떨었다.

“으윽….”

성욕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뭔가가 들어가자 애널에서 애액이 흘러나왔고 도구가 들어가는 것이 훨씬 쉬었다. 효원은 엎드린 채 손을 돌려 항문에 도구를 더 깊게 삽입했다. 앞부분을 넣다 멈췄다.

“아…….”

삽입이 쉽지 않았다. 귀두처럼 생긴 입구만 넣어도 구멍이 얼얼했다.

‘왜 사람의 페니스와 다른 거지?’

거북함 때문인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런데도 몸에서 열은 점점 솟았다.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페니스가 액을 뚝뚝 떨어뜨렸다.

효원은 다시 힘껏 안으로 밀어 넣었다.

“으읏… 윽…….”

쾌감과 달리 고통이 먼저 급습했다. 효원은 조용히 눈을 감으며 혀를 내밀어 제 입술을 핥았다.

“하악!”

허리가 굽힘과 동시에 페니스 모양의 도구가 삼켜졌다. 항문이 찢어질 것처럼 후끈거렸다. 심장이 터질 듯 부풀었다. 동시에 맹렬하게 솟구치는 성욕에 효원은 고개를 처박고 신음을 삼켰다.

손목을 움직여 앞, 뒤로 마찰을 했다. 전립선 근처도 닿지 않는 깊이다. 안쪽이 간지러웠다. 안쪽에 자리 잡은 전립선을 마찰해야지만 그 열기가 꺼질 것 같았다.

뜨거운 호흡이 절로 터졌다. 효원은 입을 벌린 채 애널 자위에 심취해 손목을 빠르게 움직였다.

“하아… 하아. 하아… 아!”

손가락으로 자신의 젖꼭지를 비틀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신음을 새어 나갈까 봐 고개를 파묻었다. 땀이 배었다. 땀과 함께 스며드는 범익의 얼굴에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효원의 눈은 모니터에서 저를 보는 듯한 서범익에게 빨려 들어갔다. 결국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던졌다.

“아앗. 아앗!”

효원의 입구가 움찔움찔 떨렸다. 효원은 어느덧 상상에 젖었다. 지금 뒤에서 저를 찌르는 것이 범익의 페니스라고 상상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꿈이라도 좋아. 다시 그와 섹스할 수 있다면…….

현실이 된 서범익은 정성스럽게 항문에 혀를 내밀어 안쪽까지 샅샅이 핥았다. 효원의 허리가 휘며 허벅지가 벌어졌다. 도발적인 모습으로 그를 유혹했다. 그는 효원의 허벅지 사이에 고개를 묻고 엉덩이를 게걸스럽게 핥았다.

“하앗… 아… 서범익… 범익…….”

서범익은 구멍을 정성스럽게 핥았다. 그러다 위로 올라와 목 근처를 핥고, 코끝으로 쇄골에 비볐다.

그러다 빳빳하게 선 작은 알갱이를 입안에 담았다. 힘껏 빨아들였다. 그러자 효원의 몸은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파들파들 떨렸다.

‘하아, 효원아. 효원아.’

그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립고 그리운 그의 목소리가…….

“으응… 항-!”

그가 젖꼭지를 입에 물고, 솟아오른 끝부분을 혀로 굴리며, 살짝 깨물었다. 안고 있는 몸이 새로운 열을 내뿜어 습기가 더해진다.

그가 흥분한 채 유두를 미친 듯이 빨았다. 효원의 손이 서범익의 머리칼을 잡았다. 좀 더 애무해 달라고 애원하는 듯 몸을 움직였다.

환상이지만 너무 행복했다. 그를 마주 보는 순간이 그토록 애틋했다. 그가 입술에 키스하며 효원의 젖꼭지를 꼬집어 양 다리를 열었다. 그리고 그사이에 허리를 들이밀었다. 뜨거운 입구에 서범익의 페니스가 닿자 효원은 더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허벅지를 열었다.

“꿈이라도 좋아… 그러니, 사라지지 말아요.”

효원은 반쯤 풀어진 눈동자로 서범익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아 주세요, 서범익 씨… 죽을 만큼…….”

‘그래.’

효원의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가 허리를 강하게 밀어 넣었다.

“흐헉! 아앗-!”

한 번에 포인트를 잡아 누르자 효원의 눈동자에 섬광이 튀었다. 턱이 위로 들리며 위태롭게 덜덜 떨린다. 서범익은 딱딱하게 열을 뿜어내고 있는 효원의 페니스를 자신의 복부에 복부로 짓눌렀다. 짧은 비명과 함께 그가 커다란 페니스를 박았다.

쾌감에 들뜬 눈은 정욕에 가득 찼다. 효원의 입가는 반쯤 열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슴이 바쁘게 상하로 움직였다. 그가 제 허리에 효원의 다리를 감싸게 했다. 틈 없이 달라붙은 하체에 팽팽한 열기가 치솟는다.

“아앗-!, 으읏-! 흐응-!”

‘헉, 헉, 하아, 크읏.’

효원이 교성을 지르는 만큼 서범익도 함께 신음을 토해 냈다. 퍽, 퍽, 퍽, 허리를 강하게 넣고 빼기를 반복하며 효원의 입술을 깨물었다. 손이 두꺼운 어깨를 감싸며 끌어당겼다.

현실과 꿈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정욕에 휩싸인 상태였다. 효원은 그의 이름을 쉼 없이 불렀다. 그러다 문득문득 현실에 돌아오면 그가 사라져 버릴까 봐 슬펐다.

효원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서범익은 혀로 그 눈물을 모두 제 입 안으로 삼켰다. 서범익은 땀에 젖은 효원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깨물었다.

발기한 효원의 페니스를 복부 근육에 끊임없이 비볐다. 곧 흰 포말이 터지며 사방으로 뻗쳐나갔다. 침대 안에는 빨갛게 상기된 효원의 얼굴뿐이었다.

서범익의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며 그를 애타게 그리워했다.

꿈속에서 마음껏 해도 좋아.

이렇게… 사랑한다고 해도 방해할 사람은 없었으니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혀를 엉켰다. 상대의 혀를 얼마나 더 깊게 빠는지 경쟁하는 기분이 들었다.

꿀쩍, 꿀쩍, 그가 안에 사정한 정액이 효원의 애널이 흥건하게 적셔졌다. 몸의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그가 없으니 히트사이클에 솟구치는 성욕을 예전보다 참기 힘들었다. 페니스가 시들해지기 무섭게 또다시 팽창했다. 효원의 귓속에 그의 음성이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사랑해.’

그가 다시 허리를 흔들었다. 키스를 반복하고, 치솟는 욕망을 어김없이 발산했다. 뜨거운 호흡과 달콤한 교성이 넘쳤다.

몇 번이고 좁은 곳을 강탈했다. 서로의 하체가 맞물려 천천히 왕복하다 빠르게 허리를 뺐다. 효원은 아프면서도 기쁘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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