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장
(113/161)
13.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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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장 페르소나
무섭도록 아름다운 얼굴이 엘리베이터 거울에 반사되었다. 누구나 감탄을 흘릴 외모이건만, 정작 그걸 바라보는 사람은 싸늘한 무표정이었다. 지치고 피로한 낯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그는 눈을 감으며 차가운 벽에 기댔다.
평화는 짧았다. 띵- 영롱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다시 ‘차인호’가 될 시간이었다.
널찍한 복도를 걷는 발소리는 부드럽고 일정했다. 가끔 마주치는 사람과 가벼운 눈인사를 주고받거나 혹은 완전히 무시하며 걷던 인호가 커다란 나무 문 앞에 섰다. 화려한 문양이 양각으로 새겨진 문은 언제 봐도 가슴을 섬찟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마치 학교의 교무실처럼.
스스로의 바보 같은 생각을 비웃은 그는 매무새를 정리하고 문을 두드렸다.
“차인호입니다.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딸깍, 잠금이 풀렸다. 익숙하게 방으로 들어선 인호는 그를 등진 채 창밖을 보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차기헌. 커다란 흑단 나무 책상 위에 있는 명패를 힐끗 본 그가 적당한 거리에서 멈춰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