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장 (22/161)

3장 Dance in the air

“…….”

“…….”

피부를 찌를듯한 침묵이 칙칙한 방을 가득 채웠다. 다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건 주현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범규가 물어 온 소식은 무척 슬펐지만, 동시에 아주 익숙하기도 했던 탓이다.

“다들 왜 아무 말도 안 해? 한나 누나가 죽었다고!”

온 얼굴을 눈물로 적신 범규가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

한나는 폭주하고 C동에 온 지 2년이 조금 안 된 에스퍼로, 일주일의 장기 임무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분명 슬픈 마음이 드는데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가 매정한 사람이기 때문일까?

“슬프지도 않아? 채경이 형도, 세화 누나도 한나 누나랑 친했잖아. 그런데 왜 안 울어?”

“누가 죽을 때마다 그렇게 울면 너 먼저 탈수로 죽을걸.”

생각보다 차갑게 나간 말에 범규가 홱 고개를 돌렸다. 범규의 손이 주현의 옷깃을 잡아챘다. 곧장 옆에 있던 채경이 그를 말렸으나 주현은 오히려 손을 내저었다.

붉게 달아오른 범규의 두 눈은 분노와 고통이 고스란히 담긴 채 원수를 보듯 주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고작해야 반년쯤 전에 폭주 에스퍼가 된 범규는 동료를 잃는 게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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