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34)

정배1) 와 역배2)와 시카고

같은 날 다른 시각, 주말로 일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평일날 갑작스러운 대타로 끌려 나온 인준은 카운터 유리창 진열대 뒤에서 모여 자그맣게 떠드는 아르바이트생 무리에 끼어 있었다. 언제든 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문 쪽을 시야에 넣어 놓고서 오픈을 준비하며 있었던 사소한 에피소드를 잠자코 듣고 있었지만, 신경은 온통 바지 주머니 속에 있는 휴대폰에 쏠린 채였다.

첫 오프라인 때 번호를 교환한 뒤로 사적인 연락을 트면서 인준은 라이스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에임을 고치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아 대충 넘겼던 사실 중 하나는 그의 기상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라이스는 일어난 직후에 형식적인 안부 메시지를 남겼다. 그보다 두어 시간 늦게 일어난 인준이 그걸 확인하고 답장한 뒤, 파티 약속을 잡는 게 두 사람의 일상이었다. 그렇게 출국 전까지 순탄하게 지속되어야 할 일상이 오늘은 좀 달랐는데, 라이스가 안부 인사 밑에 추신을 남겼다.

ㅈㅓ 이러났ㅆ어요   6:2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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