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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화 〉총통경호 친위대 칼디르 아스트라(LSSKA): 6화 (193/225)



〈 193화 〉총통경호 친위대 칼디르 아스트라(LSSKA): 6화

“우리처럼 강력한 초능력자들도 자칫하면 실업자가 되기에 십상이겠군.”

칼디르가 설계, 제작한 각종 신무기가 나돌아다니는 모습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범혁의 감상평이었다. 아틀라늄 재질로 만들어진 무기를 파괴할  있을 정도로 강력한 능력자는 이 우주에  두 명뿐이요, 안타깝게도 자신은 그중 하나가 아니니만큼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범혁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애마를 타고 날뛰던 로버트도 범혁과 비슷한 심정이었다. 아틀라늄 방어구로 떡칠 된 군마의 돌격력은  전차의 전면장갑을 갈아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했는데, 막상 루시드  병력에서 자신의 호적수가 될 만한 이가 보이지를 않았던 것이다. 이래서야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아니던가.

그래도 범혁이 전장에서 단 한 순간이라도 눈을 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LSSKA를 비롯한 정예 병력이 활약하는 모습을 내 눈에 담아둬야 나중에 선전물의 바탕 자료로 쓰든 말든 하지 않겠나. 이 부분은 칼디르가 직접 부탁하기도 했으니 해내 줘야지.

그는 선동의 대가로서 실시간으로 선전물을 어떻게 뽑아낼지에 관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면 지체 없이 총독부가 있는 태양계에까지 뿌려 버렸다. 칼디르가 순간 이동 능력으로 지원해주니 선전물을 보내지 못하는 곳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칼디르의 이러한 지령에 관해 범혁이 ‘자칫 적군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창구가 될 수 있지 않으냐’하는 우려를 제기하였으나, 그녀는 ‘놈들은 어차피 정보를 받고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다.’면서 그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울러 그녀는 ‘아군의 활약상을 적극 선전하여 우리 측의 사기는 끌어올리면서 적군의 사기는 떨어뜨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가 총독부의 주요 정보 수집 창구가 된다면 그들이 구축해둔 기존 첩보선의 세력이 축소될 것이며, 결정적인 순간에 거짓 정보를 흘려 역이용할  있다.’고 교시했다.


범혁이 뿌린 선전물의 효과는 과연, 그녀가 말한 그대로 나타났다.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돌격대, 흑십자회와 같은 초인들을 배제하고 일반 전투원들만 따져 봐도 우리는 너희보다 훨씬 강하다.


LSSKA, 다스 라이히, 토텐코프가 그 증거이다. 무익하게 죽기 싫으면 투항하라.’라는 투의 선전 문구를  루시드 군이 전의를 상실한 덕분에 싸워보지도 않고 바로 항복하는 숫자가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집단군급 병력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투항병의 숫자가 늘어나 버리는 바람에 테라 마리네에 부탁하여 여기까지 실어온 아틀레노이드,  칼디르 제 전투용 안드로이드들에게 포로 관리를 짬 때리고 다시 전투에 임해야만 했다.


“오토 제독님께서 모처럼 몸소 화력 지원을 나와 주셨는데, 어째 계속 병력 수송만 부탁하는 것 같아서 면목이 없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칼디르 네가 만들었다는 무기의 화력을 좀 봐라. 보병용 레이저건만 해도  번 쐈다 하면 전차가 터져 버리고, 수백 명이 꿰미 죽음을 당할 정도로 강력한데 전함에서 함포를 빵빵 쐈다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에 칼디르가 테라 마리네에 미안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자, 범혁이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거대 함선에 실린 함포나 미사일 등의 무기는 아틀란티스 제국의 정당한 영토를 표적지로 삼아 퍼부어버리기에는 그 화력이 너무나도 강력했고, 이는 우세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테라 마리네가 우물쭈물 대는 한 이유가 되었다.


테라 마리네가 새로 도입한 함선들이 모처럼 자신들의 체급에 맞는 루시드 군 측의 함선을 발견하고 이에 대응하려고 해도, 마찬가지로 맛있는 먹잇감을 노리며 돌아다니던 돌격대나 흑십자회 소속의 초능력자들이 빛의 속도로 달려와서 적 함선을 두 동강 내버리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 버리니, 포문을 열 틈이 없었다.

“그나마 루프트바페 지원 편대만 없었다면 테라 마리네도 활약할 수 있었을 텐데.”

이번 화력 지원 함대의 총지휘를 자처한 오토 제독이 자신의 기함, 비스마르크급 1번함 비스마르크함-칼디르는 테라 마리네에 여러 함선을 무상 공여하면서 답지 않게 그로즈니의 성씨를 본떠 이름을 붙인 함선을 기함으로 강력히 추천해주었다. 그 나이에 벌써 아부부터 하고 다니는 건가?-의 함교 안에서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테라 마리네가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서 그나마 아군 함대에 접근하는  함선을 대함 미사일로 요격해주는 슈발베 편대가 바로 오토 제독 자신의 딸, 로렐라이가 이끄는 편대였으니 이를 질투하고 말고 할 처지도  되었다.

“으음, 저 편대를 지휘하는 사람이... 로렐라이 모리츠 아틀라스 비스마르크 대령? 음,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저렇게 열심히 날아다니지 않아도 되는데, 참 열심이시군. 여느 귀족 집 아가씨와는 다른 분이란 말이지.”


같은 시각, 범혁은 지상에  채 루프트바페 편대가 조그마한 대함 미사일 한 방으로 루시드 군의 거함을 굉침시켜버리는 것을 목도하였다. 보병용 레이저 건은 전차를 잡고, 전투기에서 날아가는 미사일은 전함을 잡아버린다. 이러니까 우리 초능력자들이 실업자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그래도 지금 저렇게 하늘을 노닐며 활약하는 자랑스러운 루프트바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좋은 선전 거리가 될 것 같다. 이것도 사진으로 찍어서 다음번에 뿌릴 삐라에다가 삽입해볼까. 테라 마리네에 관한 선전 거리도 실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얘네는 뭐 하는 게 없어서 글쎄... 일단 넘어가자.


사실 아군 지상 전력이 적군을 압도하는 상황이었으니만큼 테라 마리네의 화력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별 상관은 없었다. ‘버서커’ 카이프가 이 근방 지역에서 4주씩이나 날뛰면서 비스마르크 대공세 계획 제1단계에서 상정한 목표의 70%를 달성해버리고 나머지 정리를 칼디르 자신에게 맡긴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칼디르에게 실전 부대를 맡겨주면서 출격을 종용한 카이프는 꼭 이렇게 말하였다: 자네의 이번 출격은 자네를 반대하는 세력에게는 ‘너희가 뭐라고 지껄이든 간에 최상층부는 칼디르 사령관을 지지할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될 것이네.

이는 전적으로 내가 의도한 바네. 나는 자네가 설계한 무기들을 사용해보고 자네를 반대하는 세력과 손을 잡을 바에는 그들을 모조리 숙청해버리고 자네를 중용하는 편이 훨씬 이익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네.

자네가 제출한 수정 작전안이 OKW 전체회의에서 받아들여지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사실 대공세 계획의 제1단계는 원래도 본 작전과는 따로 진행할 계획을 있던 참이긴 하지만, 자네가 이번 출격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들이고 오면 자네를 반대하는 세력에게 분명한 메시지가 되겠지. 부디 내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주게나.


이에 대해 칼디르는 ‘단 1주일이면 제1단계에서 상정한 목표  참모차장님이 달성하신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마저 정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당당히 대답하여 그를 만족시켜 주었고, 실제로 그녀의 앞에 펼쳐진 작전 상황은 그렇게 굴러가고 있었다.

당장 박물관에 쳐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볼트액션식 아리사카 소총 따위로 무장한 루시드 군 보병과 최첨단 KL-1 레이저 건으로 무장한 아군 보병만 봐도 이 게임은 제대로 성립할 수 없으리라는 점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은가?


비단 칼디르  자신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던 지휘관 중에서 아무나 하나를 뽑아 와서 이 자리에 앉혔다고 해도 카이프가 기대한 것을 피해 없이 달성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미래 예지 능력과 아카식레코드 능력으로 어느 행성을 먼저 탈환하는 편이 낫다는 점을 훤히 깨고 있는 자신보다는 느렸을지 몰라도.


“그나저나... 포로가 정말 많기는 많군요...  사람들을... 전부 우리 땅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정말 그래야 하는 건가...?”

그녀는 일단 ‘우리가 항복을 받아줘야 저들도 항복하면 살아남을 수 있구나 하고 항복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포로들을 일일이 받아주려고 했지만, 애초에 그녀가 무슨 인권 전도사나 이상주의자도 아닌 마당에 루시드 군을 향한 무한한 적개심을 가진 병사들이 투항병이고 뭐고 마구 죽여 버려도 이를 말리진 않았다.

혼잣말로 중얼거린 말에 포로를 살려두어야만 하는 이유에 관한 의문이 가득 담겨있다는 점만 봐도 그녀가 아주 착한 인간은 못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포로 학살... 이는 분명히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만한 요소였지만... 사실 범혁이 언젠가   말했던 대로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일이고, 저 투항병들이 투항했다는 문서 증거가 있을 턱이 없으니  다 죽여 놓고 ‘놈들의 저항이 너무 거세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발뺌해버리면 누가 뭐라고 할  있을까?

이렇게 포로를 마구잡이로 죽이다 보면 항복을 해도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서 나중에 가면 루시드 군 병력에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절대로 항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려고 드는 놈들도 나오겠지만, 그때는 진짜 그들의 저항을 근거로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그들을 모조리 죽여 버릴 수 있게 되니 별로 문제 될  없었다.

포로와 투항병을 죽이는 건 국제법 위반일지 몰라도, 격렬히 저항하는 적군을 모조리 죽여 버리는 건 다소 잔혹해 보일지는 몰라도 국제법 위반은 아닌 부분, 인정? 이게  억지 논리라고 쳐도, 포로 학살이라면 저쪽에서 먼저 수백 조 단위로 거하게 해주셨으니 우리라고 전장의 룰을 지키고 있을 이유는 없다.


자기네도 우리  포로를 학살할 적에 역으로 잡혀서 학살당할 수도 있다는  염두에 두고 있었겠지, 뭐. 아님 말고.


칼디르로서는 신임 사령관으로 내려와서 권위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이 시점에서, 루시드 군에 의해 자기 고향을 잃고, 가족을 잃고, 남은 것은 자기 몸과 루시드 군을 향한 무한한 증오심밖에는 없는 수많은 병사가 루시드 군을 보이는 족족 죽이려고 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릴 수도 없었다.

그랬다가는 자칫 불만에 찬 병사들이 대거 항명 사태를 일으킬 테고, OKW로부터 지휘력에 관해 의심을 받을 터였다.

어쨌거나, 그녀는 별 가치도 없어 보이는 포로들에게서 신경을 돌리고 곳곳에서 들어오는 보고와 자신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를 취합하여 실시간으로 전황도를 수정하고, 그때그때 알맞은 지시를 내리는 데 집중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순간도 전황이 아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던 적은 없었다. 테라 마리네는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성공적으로 적이 주둔하는 행성들의 틈을 파고들어 적 병력을 행성 단위로 고립시키고, 해당 행성에 상륙한 지상군은 신들린 기동을 선보이며 행성 내에서마저 적을 포위, 섬멸시켰다.

칼디르는 하고많은 목표물 중에서도 특정 목표물, 그러니까 자기가 데리고 나온 LSSKA를 비롯한 정예 사단 부대원들의 고향 행성 내지는 그들의 가족이 피난처로 고른 행성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는 ‘행성 점령 순서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모든 것을 성취할  있을 것이다.’라는 전제 하에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LSSKA 부대원들의 고향 행성이나, 가족들의 피난처에 가서 뭘 하느냐고? 여태까지 민간인들을 상대로 약을 팔 때 했던 짓을 그대로 답습했다, 왜!

칼디르는 현지에 고립된 민간인들을 구출한다는 핑계로 목표로 삼은 행성들에 내려가서 죽을병에 걸리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해당 행성 출신조차 알아볼  없을 정도로 황폐화한 행성을 손가락질 한 번으로 고쳐 놓되 금전적인 대가는 일절 받지 않음으로써 부대원들에게 마음의 짐을 씌워 버렸다.


루시드 군에게 오랫동안 학대당해 가망이 없게  가족을 치유해주고, 영영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고향 행성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복구해주는 행동의 효과는 굶주린 이들에게 초코파이 몇 상자씩을 안겨줌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것 따위보다도 훨씬 강력했는데, 칼디르는 이에 별다른 비용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쐐기를 박았다.


무뚝뚝해 보이는 군인들도 일단은 인간인 이상, 칼디르에게 그러한 ‘은혜’를 받고 나서는 그녀를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사람의 마음, 그리고 절대적인 충성심. 그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군인들과 함께 지내며 정신 지배 능력을 쓰지 않고서도 이 귀한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미래 예지 능력으로 엿보고 온 미래대로 흘러갔다. 카이프의 앞에서 호언장담한 대로 일주일 안에 모든 상황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확보한 포로가 100억 명이고, 그동안에도 포로를 계속해서 잡아들일 것을 생각하면 최종적으로는 수백억 명에 달하는 포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억 명밖에 안 되는 병력으로 말이지.


쉽다. 그 모든 것이. 좋았다. 그 모든 정황이. 덕분에 공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쉬워서 더더욱 좋았다.

“헉, 헉... 이거 지금 제대로 숨을 쉬기는 하나 한번 살펴보자.”


칼디르의 본체는 그 시각에도 슈가의 눈을 피해 공주님으로부터 적군을 포로로 삼거나 궤멸시킬 때마다 포상을 받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적을 궤멸시켰을 때 받는 포상이 더더욱 클 수밖에 없었고 이는 그녀가 적군에게 잔혹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팅~ 공주님께서 잠시 기절한 것처럼 보이던 칼디르 본체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겨 주자, 그녀는 곧장 고개를 뒤로 꺾는 동시에 혀를 내빼면서 자신이 느끼는 쾌락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응아아앗...! 젖꼭지... 젖, 젖꼭지... 이, 이제는 더 이상... 앙... 앙대에에...!”

“음, 신음을 내지르는  보면 숨은 쉴  있는 모양이네.”


그녀가 추잡한 몰골로 묶여있는 야외광장 근방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침 해가 떠오르고,  해가 다시 지고, 며칠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아주 조용했고, 덕분에 공주님께서는 마음 놓고 칼디르의 몸을 조련할 수 있었다.

“우리 마키의 보지 모양을 내 손가락에 딱 맞춰 변형시킬 수만 있다면, 며칠 정도 공을 들이는 거야 아무 일도 아니지. 분신체마저 발정 날 때까지  보지를 쑤셔줄 테니, 기대하는 게 좋아.”

본체가 느끼는 쾌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분신체의 경우, 멀쩡히 있다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쾌락에 취해 갑자기 쓰러져 버리는 일은 없었지만, 사타구니가 축축이 젖어드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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