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화 〉은밀한 비밀 공유: 10화(END)
공주님의 서큐버스 능력에 취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공주님께 마구 따먹히는 칼디르의 모습은 너무나도 퇴폐적이었다. 누가 뭐라 하건 간에, 지금의 칼디르는 잠에서 깨어날 듯 말듯 눈을 찌푸리고 하으응 신음을 내지르면서 절대 일어나지는 않는 그 모습이 실은 이미 일어났는데 필사적으로 자는 척을 하는 한 마리 암컷이었다.
한때 그 야릇한 몸을 가지고도 성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자위도 하지 않았던 이 순수한 평민 소녀를 이렇게 타락시킨 이가 누구던가? 모든 사건의 시발점에 서 있는 공주님은 지금 슈가의 몸에 빙의한 상태였으므로 설혹 제삼자가 이 광경을 목격하더라도 그녀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없겠지만, 그녀의 행동이 떳떳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부정할 도리는 없었다.
“크으응... 하응, 꺄으응... 아,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면 갈 수 있을 것 같...”
“흐헤헤, 이년 이거 나한테 면간당하면서 기분 좋은 꿈을 꾸며 잠꼬대를 하는 거냐, 아니면 이미 눈치 까고 일어나놓고 즐기고 있는 거냐? 내 능력이 제대로 먹혀들어갔다면 눈치 깠을 리는 없겠지만... 이 야릇한 신음은 도대체 뭔데!”
퍽, 퍽, 퍽...! 칼디르가 완전히 잠긴 목소리로 신음을 내지르는 것을 들으며, 공주님은 슈가의 모습으로 계속해서 사타구니를 강렬하게 부딪쳐 댔다. 칼디르의 보지는 제 주인이 잠든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윤활유를 내뿜어줌으로써 공주님의 일방적인 성관계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었다.
칼디르의 특제 윤활유를 배제하고서 봐도 그녀의 앙칼진 신음이 브금으로 착 깔려 공주님의 보지를 흥분하게 만들고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그들의 교미 행위에 방해될 만한 요소는 없었다.
“우와, 이년! 혼자서 이 넓은 침대를 푹 적신 것 좀 봐라! 설탕이랑 떡 치면서 온 바닥을 더럽힌 지 얼마나 됐다고? 진짜 암토끼들도 보지로 이년처럼 애액을 많이 분비하나?”
슈가의 몸에 빙의한 탓인지, 평소라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몇 가지 요소가 그녀의 눈에 띄었다. 하아, 내가 설탕이의 몸속에 들어오고 보니 왜 설탕이가 토끼 귀를 특히 꼴려 했는지 알겠네. 토끼 수인의 시선으로 우리 마키의 머리에 쓰여있는 토끼 귀 머리띠를 내려다보며 보지를 비벼대니까 번식 욕구가 마구 치솟잖아...!
나도 우리 마키가 바니걸 분장을 한답시고 애널 구멍에다가 애널 비즈를 꽂고 있으면 꼴리긴 하지만, 토끼 수인 상태로 우리 마키의 토끼 분장을 감상하니 강간 욕구가 인간 상태일 때보다 7배는 증폭된 것 같다.
공주님은 이토록 격렬하게 교미를 해대다 보면 진짜로 한 쌍의 보지 사이에서 난자가 만나서 수정란이 만들어진 다음 자궁 내벽에 성공적으로 착상하여 예쁜 아기로 자라날 것만 같을 정도로 허리를 놀려대셨다. 뭐, 과학 기술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야 자연계에서 암컷끼리 교미하여 아기가 생길 리가 없겠지만...
그녀는 어차피 자기 몸도 아니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아쉬울 건 없다는 생각으로 체위를 여러 번 바꿔가며 칼디르를 면간했다. 나중에 가서라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체위를 격렬하게, 끈적하게, 열심히 음미하였다.
우리 마키의 몸을 맛있게 먹어주기에 앞서서 카메라도 몇 대 설치해놨으니, 이걸 빌미로 설탕이의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내 이미지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은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역을 가장할 겸, 그동안 나와 설탕이가 차곡차곡 쌓아온 협박용 동영상들을 한방에 삭제해버리면서 우리 마키의 호감도를 얻어냈던 일? 그딴 거 알 게 뭐냐. 으흐흐, 지금 찍어놨던 동영상들은 언제고 내 스마트폰에 전송해두고 두고두고 보면서 자위해야지.
그녀는 몇 시간이 흐르고 흘러, 중천에 떴던 해가 지평선 너머로 저물었을 때쯤에야 시간의 변화를 감지하고 시계를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으음, 지금 시간이 몇 시지? 내 정신 좀 봐. 벌써 저녁 먹을 때가 다 됐네? 저녁도 우리 마키의 몸으로 대충 때울까? 이제 면간은 충분히 한 것 같은데...”
면간은 이제 물리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게 강간이 지겹다는 소리는 아니다. 설탕이의 몸에 빙의한 채로 즐기는 강간 플레이? 매분매초가 새롭다. 면간이 물린다는 말인즉슨, 이제는 내 능력으로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만들어두었던 우리 마키의 정신만 깨우고 몸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서 강간을 이어나가겠다는 말이었다.
“으흐응... 왠지 몸이 묵직한 것 같은데... 아...?”
“이제 일어났어, 칼디르? 몇 시간 전부터 내가 네 몸을 면간하고 있었는데, 너 그동안 잘도 자더라? 그냥 그대로 계속 자고 있었어도 되는데...”
칼디르는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여전히 겨털 한 점 없이 깨끗한 맨 겨드랑이를 노출한 채, 공주님께서 기상을 허락하자마자 눈앞에서 출렁거리는 자신의 젖가슴과 그 위에 올라타서 거칠게 허리를 놀리는 슈가(의 몸에 빙의한 공주님)의 얼굴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공주님은 막 깨어난 칼디르를 상대하며 지금 상황을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슈가의 단독 범행으로 만들기 위해 그녀를 평소처럼 ‘마키’라고 호칭하는 대신 ‘칼디르’라고 부르는 등 심혈을 기울이셨고, 이 노력이 아주 의미 없지는 않아서 슈가에 대한 칼디르의 호감도는 대폭 깎여 내려가고 말았다.
칼디르는 상황 파악을 끝낸 후에 몸을 움직여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불가능했다. 이는 공주님께서 칼디르의 정신만 깨워줬을 뿐, 그녀의 육신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나마 입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서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려나?
“으아아, 슈가야...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어젯밤에도, 오늘 오전에도 한참이나 즐겼는데... 하으윽... 이러지 마앗...!”
칼디르는 공주님께 몇 시간 동안 면간당하면서 누적되어온 쾌락이 기상 직후에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가까스로 입을 열어 눈앞에 있는 ‘슈가’를 향해 외쳤고, ‘슈가’는 온몸으로 땀방울을 흘려대면서도 칼디르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어젯밤이고 오늘 오전이고, 이미 다 지나간 과거의 일에 지나지 않지!”
“흐읏...! 내 몸을 몇 시간이나 겁탈하고, 면간까지 한 다음에도... 이래야겠어?”
“너도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몸으로는 즐기고 있는 거 다 알고 있다고?”
공주님이 슈가의 얼굴로 더는 사악해 보일 수 없을 정도로 사악한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오전까지 눈을 뜨고 있었던 건 설탕이니까, 지금 나랑 너랑 떡을 치는 건 걔가 오전에 실컷 즐긴 거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별개의 일이야!’라고 외쳐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될 일도 안 된다.
칼디르도 말로는 ‘슈가’를 포기시킬 수 없을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는지,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오지게 잡았던 ‘소련군 여군한테 보복 강간당하는 나치 독일군 여군 포로’ 컨셉 모드로 돌아왔다.
“하아, 대... 대위님...! 이렇게나 제 몸을 원하신다면... 저를 끝까지 책임져주시는 거죠? 지, 지금...! 여기서 말씀해주세요...!”
“아니, 싫은데? 너 같은 성욕 풀이용 도구 따위, 길에 널리고 널렸어! 실컷 가지고 놀다가 먼저 황천길로 떠난 네년의 동료들 곁으로 보내주지!”
“아아, 그럴 수가...! 이건 말씀하신 것과는 다르잖아요!”
“그러는 네놈들도 폴란드를 잘 갈라먹고 사이 좋게 지내자고 했으면서, 뒤통수를 쳤잖아! 이건 인과응보다! 나한테 보지 비벼지면서 절정하다가 네놈들 파시스트가 핍박한 폴란드처럼 육신/영혼으로 분할되어버려라!”
“앙, 앙대애애앳...♥ 나, 파시스트일 텐데 또 공산주의자에게 덮쳐져서 보지 절정하고 말아앗...♥ 응아아앗...!”
공주님이 오랫동안 몸을 투명하게 만든 상태로 천장에 매달려 방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감시하고 있었던 사실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슈가의 몸에 걸쳐져 있던 소련군 군복 외투가 이 두 사람이 한참이나 즐기던 플레이가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증명해주고 있었고 공주님도 그 컨셉에 그대로 몸을 맡겨버렸다.
보지가 절로 꼴리고 애널이 뻐끔거리며 자궁은 부르르 떨리는 컨셉에 물 흘러가듯 몸을 맡긴 채, 공주님은 칼디르를 다음날 새벽에 설치해둔 카메라들의 배터리가 고갈될 때까지 가지고 놀았다.
일을 끝마치기 전에 칼디르의 얼굴 위에 절정 직전에 다다른 엉덩이를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여 애액을 싸질러준 다음, 칼디르의 입보지를 양손으로 잡아 벌리고 거기에 오줌을 갈겨준 것은 물론이었다.
이렇게 확인사살을 해줘야 우리 마키의 마음이 내게서 멀어지고 다시 슈가를 향할 가능성을 줄여둘 수 있단 말이지. 마키의 마조 본능을 고려하면 내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들긴 하지만...
어쨌거나, 모처럼 양질의 데이터를 뽑아놨으니까 카메라 메모리는 다 챙기고, 증거가 될 수 있는 카메라 본체는 대강 치워놓고, 침대 위에서 훌쩍이는 마키는 모른 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로 걸어간다. 물을 틀고 샤워하는 척... 이쯤에서 빙의를 풀고 칼디르의 곁에 나서보실까.
“칼디르... 괜찮아? 지난번처럼 설탕이한테... 또 심한 짓 당해버리고 만 거야...?”
“공...주...님... 보고 싶었어요! 어디에 계셨던 거예요...?”
“미안... 중간에 설탕이가 너를 겁간하는 장면을 목격하기는 했는데... 나나 다른 사람이 뜯어말릴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대로 방을 나가버리고 말았어. 미안... 그때 되든 안 되든 설탕이를 말렸어야 했는데 말이야.”
“아니에요, 공주님. 공주님은 잘못하신 거... 하나도 없어요...”
사실, 어제 오후부터 이 새벽까지 네 몸을 멋대로 써준 건 설탕이가 아니라 나지만, 네가 내 품에 꼬옥 안기면서 위로를 받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목적의 반은 달성된 셈이니 아무래도 상관하지 않으련다.
공주님은 그 상태에서 한 30분 동안 칼디르의 말을 들어주었고, 대화가 끝난 후에는 빙의가 풀리자마자 다시 깊은 잠에 빠져버린 슈가가 있을 1층 화장실 대신 2층 화장실에 올라가서 칼디르와 함께 목욕했다. 슈가의 몸에 빙의한 덕분에 밤새 거사를 치르고도 제법 멀쩡한 공주님의 몸과는 다르게 칼디르의 몸은 당장 씻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더러웠다.
목욕한 뒤에는? 당연히 ‘슈가’한테 심한 짓을 당한 칼디르와 함께 바깥에 나가 데이트를 즐기면서 호감도를 올리는 시간을 가졌다. 진짜 슈가는 그녀의 사악한 계획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렇게 공주님의 계획은 천천히 성공을 향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