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은밀한 비밀 공유: 4화
보지와 애널. 다른 부위는 그렇다 쳐도 이 두 부위를 건드린 이상, 공주님의 이번 서비스가 마사지가 아니라 애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공주님이 당장에라도 따먹어달라는 듯이 벌렁거리는 칼디르의 두 구멍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 것이 결정적인 증거였다. 츄르릅...
과자를 먹고 나서 손에 묻은 흔적을 입에 넣고 쭉쭉 빠는 것처럼, 공주님께서는 칼디르의 보지 속에 집어넣으셨던 손가락을 매우 오랫동안 탐닉하셨고 손가락에서 애액의 향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아쉽다는 듯이 계속해서 혀를 날름거리셨다.
곧이어서 공주님의 마사지는 칼디르의 허벅지로 향했다. 엉덩이나 가슴처럼 만지는 보람이 있는 부위는 아니었지만, 일단 손을 가져다 대면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감촉이 전해져 왔다. 근육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었더라면 만지면서 질긴 스테이크를 씹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텐데, 칼디르의 허벅지에서는 그런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허벅지에서 뻗어나온 종아리의 각선미는 아주 볼 만했다. 종아리 살은 허벅지 살보다도 적긴 했지만, 하루종일 뛰어다니면서 일한 우리 마키의 신체 부위 중에서 피로가 가장 많이 쌓인 부위가 종아리일 테니 정성스럽게 오일을 묻혀가며 마사지해준다.
“그리고... 발. 하아, 정말이지... 나, 원래는 발 페티쉬 같은 거 없었는데 마키 네 발을 보고 있으면 절로 발 페티쉬가 생겨날 것만 같아...”
공주님께서는 종아리를 마사지해주다가 말고 칼디르의 발을 한 번 쓱 쳐다보시더니, 이내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발바닥을 조심스럽게 간지럽혔다. 발 페티쉬가 생길 것 같다는 말씀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손으로 그녀의 발을 만지다가도 그만 참지 못하고 혀를 발바닥에 가져다 대기도 하셨다.
“자, 이제 앞쪽을 마사지해줄 테니 냉큼 똑바로 누워.”
“흐아앗, 아아앗, 제, 제 이름은 마키... 직업은 공주님의... 암 노예... 아앗...♥”
미약 그 자체인 칼디르의 몸에도 미약이 다량 함유된 오일 마사지의 효과가 없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공주님의 절륜한 손가락 테크닉에 철저히 유린당한 탓인지 그녀의 뇌는 마비 상태에 이르러 상대방의 말에 대해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하아, 자꾸 헛소리하는 걸 보니 안 되겠네. 내가 뒤집어줘야겠네.”
공주님께서 서큐버스 부분 변신을 통해 꼬리를 소환하시고는 그 꼬리로 칼디르의 가느다란 허리를 휘감아 강제로 그 몸을 뒤집어주셨다. 똑바로 눕히고 보니 역시 칼디르의 표정은 상상한 대로 가관이었다. 오오옷, 오홋...♥
이걸 어쩌나. 나는 여기서 봐줄 생각이 없는데. 엉덩이를 엉망진창 만져줬으니, 이제는 가슴을 만져줘야지...! 우리 마키의 가슴은 매일 같이 신선한 모유를 내 입에 공급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주고 있는데, 마사지를 해주는 정도야, 뭐...
공주님의 손길이 칼디르의 허리와 엉덩이를 지나, 가슴 부근에서 머무른 지 한 10분쯤 되었을 때의 일이었다. 그녀는 마사지해준답시고 칼디르의 젖가슴을 한동안 계속 주물럭댈 심산으로 칼디르에게 말을 걸었다.
“마키, 너는 내게 섹스에 관련된 것 외에도 놀라운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었지. 네 젖통을 젖소 젖 짜듯이 만져서 모유로 침대 시트를 적셔버린 상태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사망 백신이나 부활 혈청에 관한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어. 네 엉덩이의 풍만함을 즐기면서 시간이나 때울 겸, 재미있는 이야기나 하나 해봐.”
침대 시트를 적시다 못해 나무 바닥에까지 흘러내려 가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칼디르의 아기 맘마통과 함께한다면 그 어떤 이야기도 재미없을 수가 없을 텐데, 그녀의 풍만한 맘마통을 배제하고 그녀가 해주는 이야기만 툭 떼어놓고 봐도 그 값어치는 돈으로 메길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들밖에는 없었다.
“아... 그러고 보니... 흐, 흐읏... 공주님께 마사지 받는 대가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드리기로 했죠... 읏... 타, 타임머신에 관한 이야기는... 어떠신가요...?”
“호오, 타임머신이라... 구미가 당기는데. 당장 해봐.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에 관해서는 들어봤는데,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걸 보니 보통 타임머신은 아니겠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는 않을 테니까.”
사망 백신, 부활 혈청, 인공 블랙홀탄, 평행우주를 사거리 안에 두는 우주간 탄도 미사일... 부총통 후보감이라던 범혁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니까 아무에게나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신신당부까지 한 다음에 해준 이야기를 공주님 앞에서는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술술 부는 칼디르였다.
애초에 법적으로 봤을 때 암 노예에 지나지 않는 칼디르에게 공주님이 하시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그리고 칼디르가 공주님의 소유물인 이상, 공주님에게는 칼디르가 개발한 기술을 열람하고, 지분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자격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었다.
범혁이 칼디르로부터 여러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듣고서 자기가 신정권 창출 이후에 최중요 기밀들을 취급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인물이 될 것이라며 기뻐하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렇게 보면 공주님의 권력 순위는 부총통 후보감인 범혁보다도 훨씬 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아직 타임머신 개발에 성공한 건 아니에요...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과거로도 갈 수 있는 타임머신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한군데밖에 없어요...”
“그게 우리 마키처럼 똑똑한 아이도 못 만들 정도로 대단한 물건이야? 하긴, 그만큼 대단한 물건이긴 하지. 그런데 그런 엄청난 물건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나라가 있다고? 물론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겠지?”
타임머신 기술 보유국. 당연하지만, 이는 초등학교 졸업자조차 고학력자로 여겨지는 아틀란티스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칼디르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카테스 제국에서 실제 개발에 성공했다가 폐기해버린 바 있는 ‘TM MK-I’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공주님은 우리 은하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 국가인 카테스 제국이 타임머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극비리에 다른 우주에서 실험해보았다가 그 우주의 역사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을 건드리는 바람에 해당 우주를 멸망시켜버린 일 등 아주 민감한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쯤 되면 평행 우주 하나를 아주 멸망시켜버린 사건의 원흉인 MK-I을 만들어낸 당사자조차도 이 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여 폐기해버리는 대신 여행할 수 있는 시간대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고 역사 개입이 불가능하며 오로지 정찰용으로만 쓸 수 있는 MK-II를 새로 개발하여 배치했다는 정보는 사족에 지나지 않았다.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로도 갈 수 있는 타임머신에 관한 이야기는 범혁에게도 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공주님을 부총통 후보감도 접근할 수 없는 기밀을 다룰 수 있는 존재로 취급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었다.
당사자는 타임머신이라는 뛰어난 기술에 관해 전해 듣고도 엉뚱한 쪽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갔지만 말이다. 공주님께서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도 손을 멈추지 않고 가슴에 이어 겨드랑이, 배꼽, 사타구니 같은 민감한 부위를 자유자재로 방문하시며 입맛을 다셨다.
‘타임머신... 그 기술이 있다면 우리 마키를 시간대 별로 따먹을 수 있겠지... 타임머신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는 몰라도, 그걸로 모든 경우의 수를 둘러볼 수 있다면 마키의 처녀막도 몇 번이고 따먹어줄 수 있고... 아주 재미있겠는걸?’
이 우주에 있는 칼디르의 처녀막은 공주님에서 GET하셨지만, 만일 다른 우주로 건너갔는데 거기에도 칼디르가 존재한다면 그 칼디르는 처녀라고 봐야 할까, 비처녀라고 봐야 할까? 또, 15살 시점의 칼디르를 따먹고 나서 타임머신을 타고 그보다 1년 전쯤 과거로 찾아가서 칼디르를 강간해버리면 그건 처녀 강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공주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라도 칼디르가 하루 빨리 타임머신인지 뭔지 개발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을 품게 되었다. 타임머신으로 우리나라의 수많은 비극적인 역사들을 수정하거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일...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인간이거든.
골수 나치 부총통 대 레즈비언 보빔섹스 에미친 女총통의 영부인... 진짜 숨 막히는 권력 대결이다... 이 둘이 권력 다툼을 벌이게 된다면 어느 쪽이 승리를 거머쥐게 될까?
나야 권력 다툼에는 관심이 없고 우리 마키의 보지를 둘러싼 치정 싸움에 오히려 관심이 많은 편인데, 설령 내가 권력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에게 질 것 같지는 않다. 범혁보다 위에 있는 마키가 내 편이니까!
김범혁. 골수 나치. 동성애자들을 절멸 수용소로 보내버린 전적이 있는 나치를 숭상하는 사내. 어쩌면 우리 부부의 앞날에 신실한 교인들-차라리 교인 중에는 ‘동성애자도 신의 자식’이라면서 이해해주고 넘어가 주는 이들도 있건만-보다도 더욱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그 사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매우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응~ 그래도 내가 여기서 우리 마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해 들은 비밀을 말해줄 일은 없어~ 비밀이란 건 말이야! 원래 나만 알고 남은 모를 때 재미가 있는 법이지! 예쁜 여자 캐릭터도 아니고 땀내 나는 남자 캐릭터 범혁이는 광장에 나가서 대중 연설이나 하고 있어!
쒸이불~ 꼬우면 쿠데타라도 일으키시던가? 우리 마키한테 초능력 전투로 밀리는 찐따라서 잘 안 들리는데요??
“누가 어디서 자꾸 내 욕을 하는 것 같단 말이지... 기분 탓이겠지? 아무려면, 주변을 둘러봐도 나보다 약한 놈들밖에 없는데 누가 내 욕을 하려고... 오늘도 할 일이나 하자!”
칼디르가 공주님께 아주 중요한 비밀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유해드리고 있을 무렵, 범혁은 루시드 군의 암호화 통신망을 이용한 정치선전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 문제를 타개해나갈 해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국민들의 이목을 한군데 집중시키는 겸, 칼디르한테 부탁해서 매일 같이 뿌려대는 삐라에다가 우리가 아틀랜드 회랑 지역을 스쳐 지나가면서 봄 나들이 나서듯 가볍게 ‘청소’해버린 루시드 군 초능력자 부대에 관한 이야기를 실어 보낼까?
아니야... 우리가 루시드 군의 중요한 전력을 단 하루만에 섬멸해버린 일이 아직 널리 퍼져나가지 않은 지금 상황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충분한데, 못 가는 곳이 없는 칼디르의 삐라에다가 이 이야기를 실어 보냈다가는 첩보선의 무능함으로 인해 정보 부족에 시달리는 루시드 놈들에게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꼴이 될 것 같단 말이지.
공주님보다는 좀 더 유익한 범혁의 고민이 끊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는 매일 같이 고뇌했고, 노력했다. 칼디르가 침대 방에서 무슨 짓을 하고 노는지는 알지도 못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