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암캐 재사회화: 5화
“오늘 하루종일 바지는 벗고, 노팬티 상태로 웃옷만 걸친 채로 앉아서 일해. 아, 브라랑 팬티는 처음부터 안 챙겨갔었나? 어쟀든 까먹지 말고 애널 플러그도 다시 꽂아.”
“네... 네에에...? 다 벗고 일하는 것도 아니고 바지만 벗은 채로... 으으, 알겠어요, 공주님...”
멈칫. 공주님의 명령이 떨어지자, 칼디르는 기껏 입은 바지를 다시 내리고 애액으로 흠뻑 젖은 맨 엉덩이로 의자를 깔고 앉아야 했다. 이렇게 하면 책상이 아래쪽을 가려주어 앉아만 있으면 별일 없겠지만, 누군가가 책상 뒤쪽으로 돌아오거나 일어나서 따라오라고 하는 순간 칼디르는 끝장나게 될 터였다.
그냥 팬티를 걸치지 않고 맨 엉덩이를 차가운 가죽 의자에 밀착시킨 것만으로도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기에는 충분했는데, 애널 플러그까지 다시 꽂아넣으니 애널 구멍이 충혈되었다. 이대로 집무실에 누군가가 들어오면 의연한 얼굴로 대할 수 있을지, 없을지... 칼디르는 영 자신이 없었다.
한 몇 분 정도 익숙해지기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만 고르고 있다가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싶을 때쯤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뜨거운 숨결이 가득 배겨 있는 그녀의 말이 공주님의 성욕을 동하게 하였다.
“후, 후우욱... 이, 이거 잘하면 참을 수 있을지도...”
부르르르... 그렇게 말한 것치고는 칼디르는 애널 구멍이 쑤셔지는 듯한 감각을 참지 못하고 실금했다. 이래서는 씹물이랑 모유의 흔적을 다 지워 없앤 보람이 없어지는 것 같은데... 그보다도 조금 전에 남자 화장실에서 대량으로 오줌을 쏟아냈는데도 새어 나올 오줌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랫배의 자궁 문신도 제 주인의 뜻을 지지리도 따라주지 않고 큥큥거리면서 나대니 오줌보에 조금 고여있던 액체가 모두 흘러나오고 말았다. 으으, 어릴 때도 기저귀를 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살다 보니 다 커서는 오줌싸개가 되어버리고 만 것 같다.
부끄럽게 오줌을 흘리고 또 몇 분이 지난 다음에는 아랫배에서부터 올라오는 감각을 어느 정도 억제하면서 평온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서 조금 더 기다리니 태연한 척 말도 하고, 서류를 살펴볼 수도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다.
“아직 가지고 있는 직함은 없는데, 언제 봐도 내가 처리해야 할 서류의 양은 참 많은 것 같단 말이지...”
이 서류들을 보다 보면 시간도 잘 갈 것 같으니 한 번 살펴보자. 이, 이거 봐... 서류에 집중하니 감각이 조금 옅어졌잖아? 다만 보지와 애널이 아니라 다른 데에 집중하여 극치감을 억제하는 데도 한계는 있었다. 방심하고 있다가 한순간에 둑이 터지면서 그동안 참아온 것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날에는... 으흐으으응...♥
우여곡절 끝에 오늘도 출근한 이상,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제공하고 지식을 가르쳐주는 일을 피할 수는 없을 테니 누가 이 집무실을 찾아오기 전에 이렇게 익숙해지는 편이 좋을 것이다. 혹시나 의심을 사서 접근을 허용하게 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아, 억지로 극치감 참는 우리 마키의 모습... 참 귀엽다. 어차피 한 번쯤 들켜야 한다면, 좀 높은 지위의 사람한테 들키면 꼴릴 것 같은데.”
공주님은 턱을 괸 채로 참으로 매정하게 말씀하셨다. 원래대로라면 오늘은 케인스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쉬기로 되어있던 날이니 아직은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흥미를 표한 사람이 많았으니 오늘 내로 개중에 한 명쯤은 찾아오겠지. 아니면... 공주님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나를... 찾아오거나...
그래도 오늘 가장 먼저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높은 지위의 사람보다는 낮은 지위의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 높은 지위의 사람이 앞에서라면 태연한 척 연기를 하기 힘들 것 같다. 찾아오는 사람의 지위가 낮으면 낮을수록 내 치부를 발각당했을 경우의 리스크도 줄어들고 말이야.
“어머, 그렇게는 안 되지. 오늘 가장 먼저 너를 찾아오는 사람이 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옷을 다 벗고 알몸으로 복도를 기어 다니는 미션을 주고야 말 테다.”
“아... 아아, 네발 산책이라면... 황궁에서 공주님과 함께 많이 즐긴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여, 여기에서 그걸 반복하는 건 조금...”
“아냐. 재밌는 건 몇 번이고 해도 재밌는 법이지. 그리고 내가 네 목에다 개 목줄 채우고 네발 산책시켜주는 거랑 너 혼자서 건물 안을 기어 다니면서 포르노 촬영하는 건 완전히 똑같다고도 할 수 없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내 생각을 정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에야 조금이라도 그럴듯해 보이는 데 거는 수밖에 없으리라. 그, 그냥 오늘은 높으신 분 한 분만 보고 나머지 일은 대강 끝낸 뒤에 빨리 퇴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칼디르의 바람, 아니, 공주님의 바람대로 가장 먼저 칼디르의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신분은 충분히 높다 못해 가슴팍에 매달려있는 훈장과 어깨 위에 얹혀 있는 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금색 빛 때문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칼디르, 자네 여기에 있었군. 사실 나도 자네가 그 정도 해줬으니 하루 이틀 정도는 쉬다 와도 좋을 거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와줬으니 내 해줄 말이 있네.”
그로즈니. 국방군의 총사령관 겸 육군의 총사령관.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사람이 체면 깎이게시리 부관을 보내는 대신 직접 내가 있는 곳에 행차하신다고...? 서기장도, 케인스도 그렇고 이 사람도 내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나 높으신 분이 직접 찾아오셨는데 일어서서 맞이해주지는 못하고 아랫사람 대하듯이 앉아서 맞이해야 하는 내 처지 한 번 처량하다. 다행인지 뭔지, 그로즈니는 나의 태도를 문제 삼지 않고 건너편에 앉아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지 잠시 고민하는 눈치였다.
과연... 100년이 넘는 경력을 보유한 노련한 군인을 내가 속일 수 있을까? 아니면 이 사람도 나와 이미 한배를 탔다는 생각에 내 치부를 눈치를 채더라도 이 악물고 모른 척을 해줄까? 이 사람에게 진실을 발각당할 경우의 리스크는 매우 크지만, 이번 한 번만 딱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자네가 만든 신무기들 말이네. 해군 쪽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육군과 공군만큼은 원수급 회의에서 보조 무기로 사용할 것을 결의하였으니... 조만간 대공세 계획에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네.”
그로즈니는 대강 생각을 정리하자마자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 육공군 병기의 병용 결정- 사실상의 ‘준’제식 무기화-이야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였지만, 신무기를 바탕으로 하여 기존에 있었던 대규모 공세 작전에 수정을 가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다음 주의 완벽한 작전보다는 지금 추진 중인 평범한 계획이 더 좋다는 격언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군사 작전을 함부로 수정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었고, 그런 만큼 군인이라는 족속은 괜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모든 문제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를 좋아하는 이들이었다.
그런데 단순히 내가 제공하는 무기, 기술, 정보, 지식을 채택하는 데서 더 나아가 본격적인 공세 작전에 반영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OKW의 보수파는 물론이고 어지간한 혁신파 장성이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텐데, 그의 그릇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군다나 그런 중요한 이야기를 칼디르의 앞에서 한다는 것은 그녀를 그만큼이나 중히 여기고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었다. 오늘 이렇게 직장에 나온 것은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옷을 제대로 입고 나올 수만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지.)
“현재 우리 제국을 강점 중인 루시드 제국의 군세를 단 한 번에 몰아낼 계획, 그래... OKW는 이 계획의 이름을 ‘비스마르크 대공세’라 명명했지. 사실 나와 카이프 원수를 제외한 다른 원수들은 혹시나 모를 위험을 들어 기존의 공세 계획을 수정하는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렇게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닌 것 같더군.”
칼디르는 그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뭐라 끼어들기에는... 조금 전까지 넘쳐 흘렀던 자신감이 그를 보자마자 팍 쪼그라들어서 한마디라도 내뱉으려 들었다간 금방에라도 신음이 먼저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비스마르크 대공세’ 계획. 그로즈니의 성씨를 따서 이름을 붙인 이 계획이라면 칼디르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이에 관해 말해준 적이야 없었지만, 칼디르는 그냥 태어나던 순간부터 이러한 작전이 세워지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작전의 요지는 아주 간단했다. 여태까지 아틀란티스 국방군은 가급적 대규모 공세를 자제하고 국지적인 공세만을 펼쳐 서서히 영토를 수복하는 전략을 취해왔는데, 이 틀을 뒤집고 그간의 전쟁 동안 꾸준히 소모되어온 루시드 군의 작전 능력을 일거에 제거하고 그들 모두를 국경 바깥으로 내쫓아 제국을 되찾는 것.
이는 이제 슬슬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아틀라인 서기장의 강력한 의지도 있었고 서기장을 위시로 한 정치가들뿐만 아니라 OKW 역시 이에 호응하여 야심차게 설계한 계획이었지만, 꾸준히 소모되어온 것은 아군도 마찬가지인 데다 수복해야 할 영토- 우리 은하의 절반-가 워낙에 넓어서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까지 최소 5년은 걸릴 목표였다.
“만일 국방군의 모든 장병이 자네의 뜻을 적극적으로 따라준다면,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시점을 1년 이내로 앞당길 수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네. 카이프 원수가 기꺼이 신무기를 이끌고 나서준 덕분에 데이터라면 충분히 축적된 상태고.”
총사령관의 뜻이 그러함에도 대다수의 원수급 군인들이 부정적인 뜻을 굽히지 않아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 카이프가 조만간 야전군, 집단군 단위의 병력을 이끌고 나가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그들로서도 카이프가 또다시 성공을 거두어들이면 불만이 있을지라도 할 말은 없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들었으면 알겠지만, 자네가 기존의 공세 계획을 수정하는데도 보탬이 되어주었으면 한다는 것이 내 바람일세.”
“...이상...하군요. 저는 아무런 직책도 가지지 않은 데다, 그런 계획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인, 평범한 군인일 뿐입니다만...”
“발을 뺄 것 없네. 자네는 내가 말을 꺼내기 전에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았나?”
칼디르가 겨우 신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발뺌하려 들자, 그로즈니가 어림도 없다는 투로 대답했고 이에 칼디르도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뇌에 저장된 대공세 계획에 관한 모든 것을 털어놓기 시작했고, 그것은 실제 작전 계획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로서 칼디르가 아카식레코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또다시 확인한 그로즈니는 조만간 이를 주제로 한 원수급 회의를 개최할 것이니 꼭 참여해줬으면 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방을 나가주었다. 휴, 휴우... 안 들켰다. 칼디르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