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37화
좁은 노래방에 십여 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대껴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현장의 한가운데에 공주님이 앉아 있었다. 저마다 순서가 돌아오면 사람들은 기꺼이 무대 앞으로 나가서 목청 터져라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쳐댔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즉석 가수를 향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쳐주었다.
“존나 씨발~ 오늘 신입~ 민달팽이 레즈비언 섹스로~ 홍콩 보내고 싶다아아!”
“와하하! 그게 무슨 노래야! 그런 노래는 듣도 보도 못했다! 춤은 또 왜 그렇게 춰?”
“여기 표에도 없는데, 아무 말이나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것 좀 봐! 그거 그렇게 부르는 노래 아니야!”
공주님이라는 특별 게스트의 출연으로 인해 방 안의 분위기는 평소보다 몇 배나 뜨거워졌다. 곳곳에서 아틀랜디 병마개를 따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고, 맨정신으로도 곧잘 개판을 치던 이들은 술기운이 돌기 시작하자 살판났다는 듯 더더욱 개판으로 놀아댔다.
바의 규칙으로 인해 딜도나 바이브레이터처럼 남성기를 본뜬 도구만 들이지 않았을 뿐, 이 공간은 무법천지라고 불리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남성기로 상대방의 보지에 통렬한 공세를 가할 수 없으니까 상대방의 몸에 밀착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봐도 좋았다.
“안 돼! 신입 년을 임신시키는 건 나다! 저거에 손대고 싶은 년들은 내 뒤로 줄 서!”
“시발년이, 네가 왜 첫 빠다냐? 나 여기 VVIP야! 여기 꼬라박은 돈만 해도 얼만데!”
그야말로 ‘개판’, 이 단어에 축약된 의미는 적지 않았다. 성적인 의미 역시 없지는 않았지만, 공주님의 새끈한 몸을 두고 소유권 다툼이 일어나면서 소소한 싸움판이 일어나기도 했던 것. 물론 대개는 순간 기억 상실증이 일어날 정도로 독한 아틀랜디 덕분에 싸우다가도 언제 싸웠느냐는 듯 금방 화해하고 다시 노래판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거기서 머리채 뜯어 잡고 싸우는 언니들! 나 봐봐라! 다리 이렇게까지 제대로 M자로 벌어지는 년은 나 말고 또 없을걸?”
“그래, 그래! 어디 네가 가장 잘 추는 봉춤 한 번 제대로 보여줘 봐라! 여기 봉 하나 가져오라고 해!”
각종 노래를 이상하게 개사하여 부르는 이들, 입고 있던 옷을 다 벗어젖힌 다음 하이힐을 손에 들고 막춤을 춰대는 이들, 봉을 가져와서 그동안 갈고 닦은 봉춤을 선보이는 이들 등등- 사람들의 입에서 웃음이 떠날 새가 없었고, 지금 자신이 짓고 있는 웃음이 거짓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는 듯 눈꼬리 역시 한계까지 치켜세워져 있었다.
손님에, 바에 고용된 전문 창녀에... 사림 수도 많은 데 왁자하게 떠들어대기까지 하니 분위기가 사그라들 새가 없었다. 으으... 첫 방만 해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한분 한분의 씹물을 고스란히 받아가야 하나? 공주님께서는 남몰래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입도 저기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 한 곡 뽑아보는 건 어때? 우리 신입 목소리가 예쁜 게, 노래도 잘 부를 것 같은데?”
“글, 글쎄요... 제가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 하읏...”
“거짓말하지 마... 제대로 놀아보려고 그런 음란 메이드 비키니 입고 들어왔으면서 그렇게 발 빼버리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구?”
칼디르와 보지를 족히 수백 번은 맞대고 다시 슈가에게 여러 번 질싸 당하기까지 한 공주님이었지만, 이런 자리에는 내성이 없었다. 하여 은근히 스테이지 위로 올라갈 것을 부추기는 아가씨를 향해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려 했지만, 옆 사람에게는 그 모습이 콧소리를 섞어서 아양을 떨어대는 것처럼 보였다.
칼디르도, 슈가도 아닌, 오늘 처음 만난 여자의 손에 젖가슴 만져지고, 입으나 마나 한 비키니를 넘어 보지 속으로 파고드는 손가락의 기운을 느끼면서 공주님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셨다.
“하아, 안 되겠네... 자꾸 그렇게 거절하는 척 꼬리 칠 거야?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봉춤이라는 게 생각보다 배우기 쉽거든?”
“하우우... 저보고 무대 위에서 봉춤을 추라구여어...?”
웁! 푸흐흐흡, 흡... 뭐, 뭐야...? 내 입에 뭐가 들어오는 거지? 마굴에 한번 발을 들여놓고 뒤늦게 발을 빼려고 하는 요망한 암퇘지의 머뭇거림을, 레즈비언 바 고인 물은 놓치지 않았다. 아틀랜디를 한 모금 들이킨 뒤에 공주님의 입술을 덮쳐서 침까지 섞인 뜨거운 메탄올을 그대로 받아마시게 하였다.
뭐, 뭐에여어... 이거... 맛있어... 헤롱헤롱... 술이 들어가자, 공주님께서도 더 거리낄 것이 없었다. 이 바에서 봉춤을 잘 추기로 유명한 분께서도 공주님이 무대 위로 올라서려고 하자, 기꺼이 자리를 양보해주었고 평생 춤 한 번 춰보지 않은 공주님께서는 아틀랜디의 힘을 빌려 몸을 험하게 굴리기 시작했다.
피부에 닿으면 차가운 기운이 바로 머리끝까지 올라올 봉을 엉덩이 두 쪽 사이에 끼고 돌면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아주고, 다리 쩍쩍 벌려가면서 보지에서 애액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보여주고, 엉덩이 못지않게 큰 젖가슴을 써서 봉님에게 파이즈리 서비스까지 해주었다. 풋내기가 선보이는 봉춤이었음에도, 모두의 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저거 진짜 신입 맞냐! 어째 너보다 잘 추는 것 같은데!”
“야, 이쁜이! 너 할 일 없으면 앞으로 매일 이 바에 와서 이 언니들이랑 좀 놀아주라! 용돈은 두둑하게 챙겨줄 테니까!”
짤랑짤랑, 여기저기서 1달러짜리 금화- 녹여서 팔면 수십 달러는 족히 받아낼 수 있는 물건-가 떨어졌다. 슈가 주인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와중에 이런 부수입까지 올리게 되다니... 나, 주인님께 돌아가면 마구마구 이쁨 받을 수 있겠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아 더더욱 용기가 난 공주님께서는 이왕에 춤을 추는 김에 선곡 하나 센 거로 땡겨서 그 아리따운 목소리로 저속한 노래-모녀 근친을 주제로 한 것-를 잘도 불러대셨다. 그러한 시도는 더 많은 금화와 엔도르핀을 불러왔다.
물론 우주는 넓고 사람의 종류는 다양한 법, 누가 무대 위에 올라가서 무슨 노래를 부르든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어차피 공주님을 제외한 나머지 여자 손님들은 이 레즈비언 바의 단골로서 평소에도 지겹게 마주치던 얼굴들인지라 굳이 이번 자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많았다.
“으음... 우리 이쁜이, 신입 때문에 바싹 긴장했나 봐? 내가 저년한테 한 눈 팔려서 네 보지에 돈을 꽂아주지 않기라도 할까 봐서 젖꼭지 발딱 세운 거야?”
“아, 아니에요... 가족 수술비가 필요하긴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구...”
“그럼 됐네. 다리 조이지 말고 편안하게 풀어. 이 언니가 우리 이쁜이의 수술비를 만땅으로 채워줄게. 그러려면... 지금 언니가 네 보지에 손가락 한가득 집어 넣어주는 걸 잘 참아야겠지? 손가락만으로 느껴버리면 오늘은 기본 비용 말고 팁 한 푼도 없을 줄 알아.”
노래고 뭐고 저마다 바에 소속된 이쁜이를 한두 명씩 불러다가 자기 옆구리에 둔 다음 허벅지를 주무르다가 점점 무르익는 분위기에 용기를 내어 이쁜이의 파티 드레스에 손을 집어넣고 브래지어 없이 고스란히 드러난 맨 가슴을 가볍게 애무하면서 입술도 쪽쪽 거리는 이들이 몇 명 보였다.
한 여인의 젖가슴을 집요하게 주물럭거리던 손은 슬그머니 보짓살을 향해 남하하기도 쉬웠다. 칼디르만큼은 아니더라도 씹물의 양 하나는 대단찮은 전문 창녀들의 보지가 동시에 달궈지면서 가죽 쇼파와 실리콘 코팅 바닥에 뜨겁고 투명한 액체가 투둑 툭하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좀 더 대담한 이들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이 자리에서 티팬티 끈을 벗어 내리고는 자기 몫으로 할당된 이쁜이를 바닥에 눕혀 놓고 그 위에 자기 보지를 포갠 채로 거칠게 비벼대기 시작했다.
“아윽... 오늘도 보지에 애액 풀로 충전해둔 모양이네... 네 보지는 언제 봐도 물이 넘쳐흘러서 뒤지게 꼴려... 그러니까 손으로 얼굴 가리지 말고 나한테 보여줘어...”
“하으, 부끄러워요... 잔뜩 느껴버리는 얼굴, 보여드리기 싫어요오...”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로 에로틱한 분위기 속에서 보지가 너무 꼴리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으로 옮겨가서 떡을 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 어차피 다른 년들도 진작부터 혀를 뒤섞고 포옹해대기 바쁜 눈치라 부끄럽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순수 메탄올 아틀랜디와 아마도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일 칼디르 칵테일 조합의 위력은 가히 대단했다. 순수 메탄올을 처마시고도 정신 멀쩡히 간수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싶지만은, 암컷을 발정시키는 데는 특효약인 칼디르 칵테일까지 들어가면서 노래방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정말... 춤이랑 노래는 처음이었는데... 하얗게 불태운 것 같아여어...”
“이쪽으로 와, 자기야! 언니는 네가 참 마음에 든다! 오늘 보여준 모습, 정말 최고였어! 정말 춤판에 처음 와본 거 맞아?”
공주님께서도 춤과 노래를 막 끝내시고 나서 섹스의 대열에 반강제로 참여하게 되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죽고도 남았을 만큼의 알코올이 몸에 들어간 상태에서 손목을 잡아끄는 힘에 반항이고 자시고 할 수 없이 끌려가서는 누군가의 무릎 위에 털썩하고 앉아 즉석 주인님의 목을 꼭 끌어안은 기묘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츕, 츕... 맛, 맛있어여어... 혀에 도대체 뭘 발라놓으신 거예요...?”
“우리 애기 주려고 언니가 혀에 맛난 거 발라왔지! 우리 애기가 내 혀 빨았으니까... 나는 자기 젖꼭지 빨아도 되지?”
공주님을 자기 품으로 끌고 온 여자 손님은 이 자리의 그 누구보다도 풍만한 그녀의 젖가슴을 과감하게 주물럭대는 동시에 수줍게 애액을 뱉어내고 있는 꽃잎에 손가락을 가볍게 가져다 대어 몽롱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다가 젖꼭지에 입을 가져다 대고 빨아대기까지 하면서 공주님을 더더욱 구석까지 몰아붙였다.
이, 이 느낌... 나, 뭔지 알아... 수면제에 찌들어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슈가님께 따먹힐 때 느꼈던 기분... 이런 자리에서 또 이런 기분 좋은 짓 잔뜩 당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
아가씨들이 주문한 값비싼 마약은 이미 칼디르의 몸에서 직접 생산되는 체취에 흠뻑 취해보셨던 공주님께도 통했다. 가슴속, 아니, 자궁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이 뜨거운 기운은... 도대체 뭐지...?
그랬다. 알파와 베타를 잇는 시리즈의 새로운 제품, 이른바 ‘감마(Γ)’는 섭취하거나 주입 당한 사람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사람에 푹 빠져 들게 하는 ‘큐피드의 화살’로서 출시되자마자 시장의 호응을 받은 바 있었다. 조금 전 공주님의 입술을 넘어간 술 방울에도 감마가 섞여 있었고, 이미 마신 이상 게워낼 방법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