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9화
날이 밝자마자 공주년을 찾아내서 딜도로 박아주고 처녀를 가져가 준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 무의미하게도, 슈가가 일어난 것은 점심도 다 지나서였다. 하기야 다른 일도 아니고 섹스만 8시간을 해댔는데 그렇게 녹초가 되어 뻗어버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칼을 칼집에 잘 넣어둬서 깨어날 때도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네... 으윽... 밤새 움직이지 않고 조이고만 있었던 거야?”
이제 일어났으니 생체 이불로 삼았던 칼디르는 옆으로 치우고, 딜도는 잠시 장착 해제했다. 이따가 공주년에게 사용해야 하니 따로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곳에서 딜도 덜렁거리며 다니는 건 괜히 사람들 의심이나 사기 딱 좋은 어리석은 행동이겠지.
“하웅, 슈가야... 벌써 깨어날 시간이야? 나, 오늘 8시에야 잠이 들어서 너무 피곤해... 조금만 더 자게 해줘...”
“어림도 없는 소리. 네가 피곤한 건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쌩쌩하니까 어서 일어낫! 빨리 공주년에게 이별 통보하러 가야지!”
슈가는 뒤늦게 눈을 부스스 뜨며 일어나는 칼디르를 향해 충격적인 통보를 날렸다. 칼디르가 자기 입으로 공주님과 맺은 계약이 파기되었으며, 이제 소중한 소꿉친구와 영원을 함께할 것이라고 고백을 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슈가가 세워둔 원대한 계획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칼디르도 여기서는 좀 떨떠름했는지 꼭 그래야 하겠느냐고 되물었지만, 슈가가 가까이 다가가서 엉덩이를 콱 잡고 비틀어주니까 금방 암컷 신음 흘리면서 알겠다고 대답을 해버렸다. 참으로 신의가 없는, 헤픈 보지였다. 그러니까 공주님과 슈가, 두 사람에게 순서대로 범해진 것이겠지만은.
“그년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는 건 쉬워. 보나 마나 솔트랑 플랑이 다른 방에 자러 간다고 나가면서 같이 데리고 같을 텐데, 솔트한테 위치 추적기를 붙여놨거든? 물론 너는 거기까지 두 발로는 못 걸어간다.”
슈가는 혹시나 누군가가 칼디르에게 집적거릴 것에 대비하여 평소 칼디르와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의 옷에 모두 위치 추적기를 붙여둔 바 있었다. 그게 이런 용도로 사용될 줄은 그 자신도 몰랐지만, 덕분에 몰래 방을 빠져나와서 솔트와 플랑이 잠을 청하는 방을 찾아가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네 발로 기어갈 것을 강요당한 칼디르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여정이었지만 말이다. 어째 이년이고 저년이고 다 나 보고 네 발로 기어가라고 해... 나를 사람으로 보아주지 않는 그 차가운 시선... 좋다...♥
“얼레, 솔트랑 플랑밖에 없잖아? 공주년은 어디로 간 거지? 사슬에 묶인 채로 어디 멀리 갈 수는 없을 텐데. 그... 오로라인지 뭔지도 없네?”
막상 그 둘을 찾고 보니 마음속으로 단단히 찍어놨던 공주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슈가는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어디 감쪽같이 숨겨놨다고 한다면... 플랑쪽이 그걸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어디 보자, 전원 버튼이 뒷목에 달려있네.
“웅... 누가 이 시간에 전원 버튼을 누른 고야... 12시간밖에 못 잔 거 같은데...”
“나다, 플랑. 우리랑 같은 방에 있던 공주년이랑 오로라, 혹시 어디 갔는지 못 봤어?”
“저기, 바닥. 주머니 안쪽. 손 집어넣어서 꺼내면 끝.”
플랑은 정말로 피곤했는지, 슈가의 질문에 문장으로 대답하는 대신 대강대강 단어를 던지고는 스스로 전원 버튼을 내려 다시 꿈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꿈나라에서 플랑은... 거기서도 잘 자고 있던 참이었다.
말을 듣고 보니 과연 바닥에 주머니가 하나 떨어져 있길래 거기 손을 집어넣어서 머리채 같은 것을 잡아 끌어내니, 공주년이 떡하고 나와 주었다. 반사 능력으로 이 년의 배때지에다가 자궁 문신을 심어둔 상태니까 사슬은 풀어줘도 될 것 같다. 이렇게 꽁꽁 묶여있으면 이년 다리 벌리고 박아야 할 나도 불편해.
검은색 사슬에서 풀려난 공주년의 몸매는 나름대로 봐줄 만했다. 친구끼리 가슴 사이즈까지 닮은 나와 칼디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을지 몰라도 그 젖통의 ‘절대적인 크기’는 절대로 작지 않았고, 내 연적만 아니었더라면 한번 사귀어보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건 그냥 이년 몸에 우리 칼디르의 페로몬이 묻어 있어서 그런가?
“공주라면서 이따위 란제리를 다 입고 다니네. 이런 걸 옷으로 입고 다닐 바에는, 아주 그냥 홀딱 벗고 다닐 것이지.”
천민은 아니지만 가난한 평민 출신으로서 온갖 고생을 다 해본 슈가의 눈에 공주님이 입은 란제리는 실용성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섹스의 재미를 더해주는 정도의 용도밖에 없어 보였다. 황족이고 뭐고, 이렇게 무력하게 쓰러져 있으니 평민과 별로 다를 것도 없네.
“야, 칼디르. 너도 나를 도와라. 지금부터 이년을 깨워서 이 우람한 딜도를 박아주실 테니까, 네 입으로 저년의 옷을 한 번 벗겨줘 봐라.”
“공주님의 옷을... 내, 내입으로...? 그건 좀...”
“싫어...? 그러면 우리 사이... 당장에 절교...”
칼디르가 후다닥 네 발로 공주님을 향해 기어가더니, 그 앙증맞은 입으로 공주님의 티팬티 끈을 풀어서 저멀리 던져 버리고 젖가슴을 가려주던 슬립 부분도 슬쩍 벗겨 버렸다. 오오, 제법 꼴리는군. 이번 섹스의 의미가 징벌에 가깝다고 할지라도, 이렇게 꼴린 몸매를 하고 있어줘야 박을 맛이 나는 법이지.
나는 침을 꼴깍 거리며 따로 챙겨온 딜도를 사타구니에 씌웠다. 이년이 수면제에 취해 열 몇 시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박아줘도 되겠지만, 이년의 눈꺼풀을 억지로 띄워주고 자궁 문신의 효력을 발동시켜 깨어는 났는데 저항은 하지 못하고 겁탈당하는 충격을 안겨주고 싶다.
상상만 해도 즐거워진다. 따지고 보면 오로라도 우리를 배신하고 이년에게 붙으려고 했으니까 만나게 되면 따끔하게 벌을 줘야겠지만, 칼디르를 떡 치면서 흘끗 보니까 솔트랑 플랑이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면서 오체분시를 해놓은 것 같으니 뒤로 미뤄놔도 될 것 같다.
음, 그런데 수면제에 찌들어있는 계집을 어떻게 깨운다지? 이 부분은 칼디르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 봐라. 주인님께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독제 꺼내서 한 대 놔주고 있네. 그러면 내가 할 일은 저년의 아랫배에 잠들어있는 자궁 문신을 깨우는 일뿐이다.
“윽... 내 아랫배에... 무슨 일이 일어난 고야... 자, 자궁 문신이라고? 내가 서큐버스인뒈... 어떻게 이런 일이...?”
칼디르가 해독제로 쓸 만한 약품을 급하게 꺼내느라고 약발이 약한 것을 놔주었는지, 공주의 말에는 아직 잠기운이 그득했다. 내게는 오히려 좋았다. 자궁문신이 무력화된다고 하더라도 저년이 내게 제대로 대항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추가로 생겨난 셈이었으니까.
“안녕하신가, 아틀란티아. 소개가 많이 늦은 것 같은데, 일단 내 이름은 슈가 아루미나라고 해. 지금 상황은 뭐...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알겠지?”
“내, 내 아랫배에... 무슨 짓을 한 고냐, 이 무식한 설탕뇬아...! 확... 커피에 태워서 설탕 커피 만들어먹는...돠아...!?”
공주님의 성깔이 어디로 가지는 않는지, 거진 알몸이 된 채로 다리를 적나라하게 벌리고 팔도 겨드랑이 감상하기 좋게 들어 올린 상태에서 잘도 그렇게 소리를 쳐댔다. 뭐, 그런다고 이미 뒤집힌 공수 관계가 다시 역전될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무슨 짓을 했느냐고? 웃기는 소리! 무슨 짓은 오히려 네 쪽에서 하려고 했잖아! 나는 그저 네 년의 능력을 받아쳐서 도로 돌려준 것밖에는 없다고! 다 자업자득이다!”
“어서 이거 풀지 못햇...? 죽여 버릴... 고야... 설탕년아!”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달려들어서 머리채를 쥐어뜯고 싸우고만 싶은 공주님이었지만, 자궁 문신의 결박력은 매우 강력했다. 그것을 능숙하게 다루는 족속인 서큐버스조차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궁 문신 때문에 몸이 멋대로 달아올라서 억지로 당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보지는 애액으로 축축해지고 젖꼭지는 손가락 애무를 바라는 듯이 발딱 서버리고 말았다.
“후후후... 그런 식으로 계속 앙칼지게 소리 쳐도 괜찮을지 모르겠네? 내 사타구니에 있는 이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사타구니에 무순... 아...! 딜...도... 그, 그런 걸... 내 안에 넣는다구...?”
“너야말로 칼디르의 보지에 멋대로 잘도 쑤셔 댔으면서 이제 와서 발뺌할 셈이냐?”
슈가는 뒤늦게 그 자신이 장착한 딜도의 우람함을 보고는 공포에 휩싸인 공주님을 바라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이런 잔악무도한 년이라고 해도 순결을 농락당하는 것은 적잖은 충격일까.
“그전에... 칼디르가 너한테 할 말이 있대! 칼디르, 어서 하고 싶은 말 해!”
(칼디르가 하고 싶은 말이라기보다는, 애초에 네가 강요한 말이지 않나?) 공주님의 옷을 대강 벗겨 드리고 해독제를 놓아드린 뒤에 네 발로 슈가의 뒤쪽까지 기어갔던 칼디르가 머뭇거리며 공주님을 향해 얼굴을 드러냈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너는 분명 네 펫이었을 텐데... 왜 내가 아니라 그년의 옆에 서 있는 거야...?
“마...키...야... 나를 배신한 고야...? 어서 이리 와... 이뻐해줄게...”
공주님께서 애타게 불러도 칼디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보지를 실컷 뒤섞은 상대인 공주님께 이별 통보를 날리는 것이 그리도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서 슈가는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대어 거세게 주물럭거려주었다. 성적 쾌락에 취해 이성이 마비되어버린 칼디르는 그만 공주님께 진실을 토해내고 말았다.
“아! 아아... 으아아... 공, 공주님... 저어... 저, 공주님을 배신하고 슈가와 보지를... 뒤섞고 말았어요...”
“눼가... 나를 배신하고... 불륜을 했다고...?”
아직 충격받기는 이르다, 아틀란티아. 슈가의 미소가 더더욱 고약해져 갔다. 너도 내가 당한 만큼은 받아야 하지 않겠니? 아니지. 내가 당한 것을 몇 배로 돌려받아 마땅하지. 그러기에 누가 남의 물건에 손대라고 하던?
“그, 저... 갑작스러울 수 있지만... 이제 저는 제 소꿉친구와 다시 하나가 되어 살아가기로 했어요... 공주님과는... 저, 죄송하지만...”
그래, 칼디르! 잘한다! 좀 더 힘내서 어서 저년을 끝내버리라고! 저년의 정신을 붕괴시킬 수 있는 건 네가 던지는 단 한마디뿐이야! 엄청난 긴장감에 심장이 쿵쾅거리는 한편, 순간적으로 초침조차 멈춘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실로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 뒤, 칼디르의 입에서 이별 통보가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