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8화
흡혈을 당한 뒤부터 세도 칼디르는 자기가 도대체 몇 번을 슈가에게 따먹혔는지 셀 수 없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왜곡된 성욕을 그저 억눌러온 슈가는 마침내 뚜껑이 열려버린 듯,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짓을 한꺼번에 연말 정산하려고 들었다.
내가 너를 소재로 쓴 책만 100권이 넘으니까, 그거 다 정산하려고 하면 몇 년은 족히 걸릴 거다, 씹년아! 슈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칼디르는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서가 아닌, 대화 기능이 부착된 생체 오나홀로서 넘쳐흐르는 슈가의 성욕을 잘 받아들여 줬다.
슈가의 손가락이 자기 보지에 들어오면 그 얇은 막대기 같은 것을 아주 강력하게 흡입해주었고, 입에 들어오면 침을 발라가면서 정성스레 애무해주었다. 슈가의 보지가 자기 입가에 다가오면 역시 최선을 다해 빨아주었고, 다리를 벌리고 있으라고 하면 이 몸의 유연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쩍-벌려 주었다. (비밀 일기장 89권에 나오는 플레이)
섹스에 최적화된 몸매를 지닌 칼디르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슈가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터였다. 그나마 대적할 만한 상대가 있다면 아틀란티아 공주님 정도? 그나마도 제1차 히로인 쟁탈전에서 패배하여, 이제는 사차원 주머니 속에 갇힌 신세가 아니던가?
“하...악... 흡혈까지 당했는데 모유 빨리면서 보지까지 비벼지면... 내 몸에 수분이 남아나지를 않앗...”
“그러면 나를 상대로 엉덩이를 대주면서 몸 안에 체액이 남아날 거로 생각한 거야? 미라가 될 때까지 빨아줄 테니까, 안심하라구.”
경쟁자를 걱정하지 않고 칼디르의 몸을 오롯이 자신이 취할 수 있다는 상황은 슈가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움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입술, 젖꼭지, 보지, 애널... 도대체 어디를 집중적으로 봐야 하는 거지? 저기도 빨고 싶고, 여기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보고 싶은데... 도대체 어디부터 공략해야 하는 거지?
“제기랄, 군데군데 다 꼴리면 나 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한 군데만 꼴릴 것이지... 이렇게 다 꼴리게 생긴 건 반칙 아니냐?”
그것은 가짓수가 너무 많은 뷔페를 앞에 두고 벌이는 행복한 고민이라 할 수 있었다. 그쯤 되니 슈가의 밑에서 피, 모유, 땀, 애액 등 다양한 형태로 수분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칼디르의 몸이 안녕하신지 궁금해질 따름이었다. 칼디르 역시 자기 몸에 물기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자비를 구했지만, 무시되기 일쑤였고.
“그래, 이 맛이야... 우리 엄마가 나를 버리고 가는 바람에... 네가 짜낸 초유가 내가 처음 마셔본 모유였어. 이건 우리 우주 전체를 통틀어서 최고의 우유일 거야.”
슈가야 양분과 수분이 풍부한 칼디르의 모유를 흡수하는 것으로 보충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칼디르가 처음으로 짜낸 젖 즙의 맛만은 못해도, 지금 이렇게 마음껏 들이켜는 모유의 맛도 내 엄마가 주는 모유를 마시고 자라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을 잠시 잊어두기에는 충분했다.
“흐...앗...? 그, 그거... 네가 마셔버린 거였어? 어느 틈에...?”
“내가 바로 네 초유를 훔쳐간 모유 도둑이다, 이년아! 그래서 뭐? 어차피 그거 누구 줄 것도 아니었으면서, 이제 와서 되지도 않는 여경 노릇이라도 하게? 그러면 나야 좋지! 모유 도둑에게 강간당하는 여경이라니! 얼마나 꼴리는 플레이냐! 공무원이면 공무원답게 이 나라에 세금 납부하는 국민을 위해서 보지 제대로 내밀엇!”
자기가 은연중에 흘린 말을 듣고 모유 도둑이냐고 물어오는 칼디르를 향해, 슈가는 정말 아무렇게나 지껄여 댔다. 당장에 공주년도 이것에게 교복을 입혀 놓고 상황극에 몰두했던 것 같은데, 나라고 여경을 홀딱 벗겨 놓고 겁간하는 상황극을 즐기지 말라는 법이 있나? (비밀 일기장 3권에서 나오는 플레이)
그런 법이 있다고 한들, 법이라는 건 원래 어기라고 있는 거잖아? 그리고 칼디르를 겁탈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따지면 강간죄가 아니라 형량이 훨씬 낮은 수간죄에 해당하니,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앙... 항... 나앙... 또, 또 가버렸어... 가버렸다니까아...?”
“나는 아직 한참은 부족하다, 개년아! 다리 계속 벌리고 있어!”
급작스러운 상황극 연출에 칼디르 역시 더더욱 흥분한 탓인지, 자기 젖꼭지를 집요하게 빨아대며 허리를 움직이는 슈가의 목을 팔로 부여잡고 느끼더니 어느덧 황홀경의 순간에 이르러 애액을 왈칵 쏟아내고 말았다.
자기가 가버렸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은 또 없을 테지만, 칼디르가 대놓고 그 사실을 털어놓았음에도 슈가는 절정 직후에 민감해진 칼디르의 보지를 계속해서 자기 보지로 괴롭혀 댔다. (비밀 일기장 7권에 나오는 플레이)
덕분에 칼디르는 슈가의 보지를 향해 애액을 한 번 싸버린 뒤에도 깊은 속살에서부터 애액이 스며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쌍의 보지는 건조한 면끼리 만나서 마찰을 일으킬 새가 없었다. 윤활유가 쉼 없이 나와 주고 있는데, 어떻게 마찰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잠깐마앙... 나도... 나도... 가버린 것 같아... 윽... 칼디르 보지 위에... 내 애액 싸줄 테니까... 받아들여줘...”
물론 슈가도 사람이었기에 가버리는 것을 영원히 참을 수는 없었고, 그렇게 가버릴 때면 질내사정을 고집하는 남정네처럼 반드시 칼디르의 보지에다가 애액을 싸질러 버렸다. 평평한 보지로 애액을 싸지른다고 자궁구를 노크하는 일은 없을 테지만, 그 형태가 질내사정과 제법 비슷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흐앙... 모유 도둑의 애액으로 자궁구 노크 당하고 싶엇...♥”
대략 슈가가 한 번 갈 때, 질내에 좆물이 아니라 애액을 사정 당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칼디르는 10번도 넘게 가버리고 있었다. 초능력자 특유의 체력이고 나발이고, 초능력 에너지로 젖꼭지와 클리토리스를 꼿꼿하게 세워놓고 그 부분이 쓸리는 자극을 음미하는 칼디르에게는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였다.
“헤으응, 모유... 도둑...니임... 이제 제 모유에 이어서... 애액까지 훔쳐 가실 건가요...? 애액 절도죄는... 중죄랍니다...?”
“하! 애액 도둑이라... 그런 거라면 기꺼이 되어주지!”
이미 모유 절도죄에 소꿉친구 딸감 사용죄, 소꿉친구 굿즈 제작죄 등등 숱한 ‘죄’를 범한 나다. 그런 내게 애액 절도죄 하나가 더해진다고 해서 형량이 늘어봐야 얼마나 늘어나겠는가? 교도소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죄수 신분으로 칼디르 ‘교도관님’을 따먹을 수만 있다면 두 팔 들고 환영할 거다. (비밀 일기장 23권에 나오는 플레이)
“응긋... 변, 변호사를 선임할 수... 묵...비권 행사할 수 있...♥”
“묵비권은 개지랄이, 아랫입술 꽉 다물고 있으면 뭘 가지고 섹스하냐?”
결국, 칼디르는 실시간으로 가버리느라 바빠서 하던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내가 여경 어쩌고 했답시고 상황극 연출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주다니, 나 너무 감동해서...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고 대신 내 보지에서 애액은 좀 나왔다.
“아, 좋아... 좋아요... 애액 도둑님... 좀 더...”
검은색 정장을 입고 다닐 때의 모습을 되새겨보면 제복 핏도 제법 우아하게 잘 맞아떨어질 것 같은 이 섹시 여경님은 이제는 아예 발칙한 도둑고양이에게 몸을 맡겨오고 있었다. 두 팔에 이어 두 다리로도 이 몸의 허리를 감싸오고 있지 않은가. 이건 절대로 내게서 떨어지지 말고 계속 따먹어달라고 입이 아닌 육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어란 말인가.
“흐흑... 난... 몰라! 또... 또 가버려엇...♥”
“참지 말고... 나 한 번 갈 때 칼디르 너어는 10번이 아니라 20번 가버려도 좋으니까... 그 좋은 얼굴이랑 목소리, 나한테 더 보여줘어...”
찹찹찹찹찹... 국가사회주의자들의 열변에 따르면 ‘우월한 인종(게르만)’에 속하는 칼디르가, ‘열등한 인종(슬라브)’에 속하는 슈가에게 역으로 강간당하면서 눈동자에 하트를 띄워가며 즐거운 기분을 표출하는 그 장면은 굉장히 역설적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 역설적인 장면은 거의 8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 슈가가 공주님을 제압한 것이 저녁 8시, 지금 시각이 새벽 4시. 8시간이면 선진국 근로기준법대로 하면 정규 노동시간을 아주 꽉꽉 채운 셈이니까, 슈가도 첫날밤은 그쯤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침대에 털썩 누워 잠을 청하기로 했다.
“슈가야앗...♥ 이 상태로는... 제대로 잘 수가 없잖아앗...♥”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너를 이불 삼아서 덮었을 뿐이라고. 신경 끄고 잠이나 자. 그럼 불 끈다? 잘 자~ 츕!”
슈가가 잠을 청하기로 했을 때, 그녀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딜도의 쓰임새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건 바로 딜도를 착용한 채로 칼디르를 내 위에 올라타게 한 뒤에 칼디르의 보지를 칼집 삼아 딜도를 박아 넣고 잠에 드는 것.
그 상태에서 칼디르가 내 몸에 자기 젖가슴을 딱 붙이고 있으면 나는 인간 이불을 덮은 채로 잠이 들 수 있어서 좋고, 그 쓸모가 다해 버려졌던 딜도도 화려하게 부활하여 칼디르의 보지로 뜨듯하게 덥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단지 생체 오나홀에 이어 생체 이불까지 겸하게 된 칼디르의 신세만 좀 더 비참해졌을 뿐.
그래도 내가 칼디르를 상대로 이 딜도를 거세게 푹푹 박아댈 일은 또 없을 것이다. 혹여나 이 딜도를 그런 용도로 써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건 아마 목숨은 붙여둔 공주년의 순결을 농락할 때가 아닐까?
감히 나를 두고 칼디르의 처녀막을 가져간 그년의 처녀막을 압수하는 것이 아니라면 내 분노가 풀릴 것 같지 않다. 그년에게 행해질 처벌은 그 정도는 되어야겠지, 그 정도는. 날이 밝자마자 찾아가서 박아줄 테니까, 기대해도 좋아.
“흥긋... 으읏...♥ 보지에 딜도 꽂혀 있어서...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신경이 보지에 쏠려서... 잠이 들 수 없어...♥”
슈가는 그 상태에서도 태평하게 불을 끄고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이내 코를 골아댔지만, 칼디르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보지에 딜도를 콱 박은 상태로 몇 시간 동안이나 있다 보니 나중에는 지쳐서 잠이 들기는 했지만, 그건 차가운 밤공기가 완전히 가신 오전 8시의 일이었다.
서기장이 자기 딸과 자기 딸 손님인 칼디르를 위하여 준비해준 트윈베드 방은 그렇게 자기 딸은 포로로 사로잡히고, 영 엉뚱한 계집이 손님을 겁박하여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스위트룸이 다 되어 있었다.
오로라의 뒤를 이어 플랑이 방 전체에 보호막을 둘러치고 가준 덕분에 두 사람이 색을 쓰는 소리가 방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참으로 다행인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