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6화 (88/225)



〈 88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6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가 되겠다는 계약서를 멋대로 파기해버린 후,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이 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새로이 체결함으로써 자기 몸의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버린 칼디르의 운명은? 그날밤 내도록 잠도 이루지 못하고 슈가의 보지에 덮쳐져 발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년이랑  암 노예 계약서를 파기해버리고 자유인으로 돌아갈 기회를 얻어놓고도 다시 내 물건이 되기를 자처하다니! 정 그렇게 따먹히기를 바란다면 밤새울 때까지 네 사타구니에 달린 오나홀, 마음껏 써줄게! 오늘은 아주 그냥  생각마라, 씨발년아.”


공주님이 칼디르의 몸에 남겨둔 흔적을 딜도로 어느 정도 긁어냈다 싶었던 슈가로서는 이제 자기가 그토록 따먹고 싶어 했던 칼디르의 보지에 자기 보지를 가져다 댄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수조차 없었다.

“이렇게 비벼주는 게 좋아? 아니면... 손가락을 푹푹 쑤셔주는  더 좋아? 그것도 아니면... 역시 조금 전처럼 딜도로 박아주는 게 더 좋아...?”

“소꿉친구끼리 장내사정 섹스도 좋았지만... 보지는 보지끼리 비벼대는 게 맞는 거 같아. 어서 더... 더... 세게 내 것을 비벼줘어...♥”

그래, 나도 딜도를 오래 붙잡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이것아! 애초에 내가 손대기 전에 저 공주년의 손길이 닿았을 가능성이 농후한 딜도를 잡아든 것은, 단지 칼디르의 보지 깊은 곳까지 철저히 쑤셔 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렇게  것일 뿐이지,  자체가 곧 ‘목적’인 것은 아니었다. 수명이 다한 수단은 버려지는 것이 마땅한 운명.

슈가가 선택했던 딜도의 경우, 공주님께서 칼디르에게 마지막 양기 한 방울까지 흡착 당해 하마터면 죽을 뻔할 지경으로 몰아넣은 생체 에너지 정액 치환 기능이 탑재된 그것이 아니라, 슈가 앞에서 솔트를 붙들고 협박하겠답시고 새로 꺼내든 일반 생체 연동형 딜도였다. 즉, 단지 착용만 했을 뿐. 공주님의 손때가 타지는 않은 상태였다는 것.

때 묻지 않은 딜도로 애초의 목적은 달성했다. 이제는 열차의 궤간을 딜도에서 보지로 변경할 때가 온 것이다. 중부 집단군의 최대 목표가 모스크바였다고 해서 그들이 정말 모스크바만 딱 먹고 물러설 생각은 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슈가는 우랄 산맥을 넘어 시베리아로 짓쳐 들어가는 듯 칼디르의 보지를 겁박했다.

“악... 안에 들어온 게 없는 데도... 기분 너무 죻아...♥”

공주님의 보지와는 마치 퍼즐 끼워 맞추듯 들어맞았던 칼디르의 보지는 슈가와도 속궁합이 아주 잘 맞았다. 밑에 깔려있는 보지에 위에 올라탄 사람의 보지가 계속해서 스쳐 지나가면서 애액을 퍼 올려내고, 그러면서 응큼한 신음도 자아내고, 하트도 뿅뿅 날려대고...


슈가는 계속해서 보지로만 칼디르를 공격할 것처럼 굴다가도 잠시 몸을 떼고 손가락으로 칼디르의 보지를 간지럽히며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고, 공주님의 아랫배를 꿰뚫을 때 썼던 그 컴벳 나이프로 칼디르를 을러대며 강간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그저 즐겼다.

의료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인간 인생 수백 년, 137억 년의 우주에 비하면 찰나의 순간에 불과할지니, 그 찰나의 순간을 모조리 지금과 같은 섹스 시간으로 도배해버려도 모자랄 판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에 대한 후회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될 일이다.

아앙, 앙, 하앙... 슈가와의 속궁합이 이렇게  맞을 줄이야... 미래 예지 능력으로 지구를 내다볼 게 아니라,  주변 인물부터 돌아봤어야 했을지도... 슈가가 내 보지를 기분 좋게 사용해줄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엉덩이 한 번 대줬을 텐데...♥

“기분... 좋아, 개보지년아? 딜도로 처박히는 것도 아니고 내 보짓살로  개보지 입구만 비벼대고 있는 건데도... 그렇게 천국에 가버린 듯한 표정 지을 거야?”


그것은 사실이었다. 삽입에 비하면 입구 애무로 얻을 수 있는 쾌감의 양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칼디르의 요망한 신음은 끊이지 않았고, 레즈비언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가 이 장면을 목격한다면, 아직 자지의 참맛을 보지 못해 저러는 것으로 생각하며  쌍의 보지 사이에 자지 몽둥이를 떡하니 끼워주려고 들 것만 같았다.

“아앙, 슈가아... 그치만 나, 네 말대로 개보지가 맞는 걸...♥”

“마조 암캐에 걸맞은 개보지네. 앞으로도 암캐 보지답게 굴어. 그래야 너를 사랑해줄 거야. 알겠어, 개년아?”


“응, 응... 잘... 알겠어... 이런 기분 좋은 거... 앞으로도 잔뜩하자아...♥”

두 사람의 몸은 어느덧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들이 흘린 땀이 바닥에 고여 연못을 이를 정도에 이르러서 땀 냄새 때문에라도 섹스를 멈출 법도 했는데, 그들의 행위에는 ‘일시정지’가 없었다. 오로지 ‘재생’뿐이었다. 어후, 저 땀방울 좀 봐. 섹스도 나름 운동의 일종이니까, 저런 식으로 거친 전투 섹스를 즐기면 수백 kcal는 그냥 소모될 것 같았다.

“하, 씨발. 옛날부터 뱃살을 좀 빼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바로 여기에 좋은 운동기구가 있었을 줄이야. 자전거보다 좋은 거 같네.  말대로 앞으로도 애용해야 갰는걸?”


“슈가야아, 너는 뱃살 뺄 필요 없어... 나는 귀엽게 살짝 잡힌  아래 뱃살이 마음에 드는 거얼...?”

“이 불여우 년이 암 노예 계약서 쓴  얼마나 됐다고 악마 꼬리 살살 치는 거야?”

그래, 칼디르 언니의 말은 솔직히 좀 아부고, 우리 언니는 뱃살 좀 넣어야지. 저 정도면 뱃살이 아니라 애교살이라고 봐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칼디르 언니의 저 새끈하게 빠진 일자 복근부터  보고 말하라지. 칼디르 언니의 보지를 열심히 따먹는 데 복근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뱃살을 밸 수 있을 테니 어디 한 번 열심히 해봐, 언니.


두 사람의 집요한 섹스가 몇 시간씩이나 이어지자,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때우던 솔트와 플랑도 이야깃거리가 다 떨어져 버려서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쩝쩝, 그래도 착한 어린이는 옆에서 시끄럽게 떡을 쳐대는 사람들을 두고 늦은 새벽까지 눈을 뜨고 있어서는 안 되는 법, 꿈나라로 떠나고자  둘은 방을 나서기로 했다.


“우웅, 플랑... 나 졸려... 저번에 한번은 슈가 언니의 알몸 자위 동영상을 보고 새벽 세네 시까지 깨어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따라 자정도 안 됐는데 너무 졸려서 더는  버티겠어...”

“저도 주인님이 떡치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너무 피곤하네요. 이 방은 너무 시끄러우니까 다른 방에 가요. 공주님이랑 오로라 언니야는... 제가 따로 챙길게요.”

플랑은 인공지능치고는 잠이 많은 아이였기에, 다른 방으로 건너가려는 솔트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하였다. 은발의 소녀는 사차원 주머니처럼 보이는 것을 꺼내어 이제는 아예 일개 부품 단위로 해체되어버린 상태의 오로라와, 여전히 사슬에 묶인 채 수면제에 찌들어있는 공주님을 거기에다 집어넣고 솔트와 함께 근처에 적당한 방이 없나 구경을 나섰다.

우리가 무슨 모델 하우스에 놀러 온 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숙소를 구해야지. 아,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 있길래 붙잡고 안내를 부탁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둘은 인민정부로부터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지만, 우리랑 마주친 군인 아저씨가 그렇게 모진 사람은 아니었는지 흔쾌히 우리의 안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군인 아찌... 우리 피곤한데... 따뜻한 침대 방이 어디 없을까요?”

“어? 허허, 어디서 온 게냐?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두 사람이 지낼 만한 침대 방이라면 얼마든지 있지. 나를 따라오거라.”

속은 음흉해도 겉으로 봐서는 토끼 귀에 볼살까지 달고 있는 귀여운 초딩과, 그에 만만찮게 어려 보이는 로리 로봇에게 매정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몆 없을 것이다. 아닌 말로, 여기서 당장 신원을 밝히라고 소리치면서 총을 겨누면 완전히 개새끼가 되는 건데, 군인 아저씨도 차마 그럴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여기다. 침대는 하나뿐이지만, 너희 둘이 함께 지내기에는 넉넉할 게다. 화장실도 있고, 간식거리가 들어있는 냉장고도 있단다.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여기, 연락처를 남기고  테니 안에 있는 전화기로 연락을 남겨주려무나.”

“네, 감사함니다! 군인 아찌! 항상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솔트는 교활하게도 늙은 장교가 상대로 혀를 짧게 굴리면서 애교를 팍팍 부렸고, 방에 들어서면서는 허리를 깊숙이 숙여가며 감사인사를 남발해댔다. 얼떨결에 그 둘의 안내를 맡게 된 장교가 오히혀 당황해할 정도로. 그래도 우리를 지켜줘서 감사한다는 말에는 늙은 장교의 마음도 사르르 녹아내렸는지 밝은 미소로 화답해주고 길을 나섰다.

역시 군인들에게는 이게 직빵이라니까. 요즘처럼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왔다 갔다 하는 시대에는 더더욱. 이 나이에 벌써 세상만사를  깨달은 것처럼 구는 것도  못할 짓이네, 하...


“하아, 피곤해. 감사고 뭐고 간에, 잠이나 자자.”

친절한 군인 아저씨가 도로 발걸음을 돌린 걸 본 솔트가 문을 닫으면서 언제 애교를 부렸다는 듯, 세상에 찌들어버린 직장인이 넥타이도 제대로 풀지 않고서 침대에 털썩 몸을 던지며 잠을 청하듯이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 버렸다.


이 방의 침대는 서기장이 그의 딸과 손님을 위해 긴급히 구해준 방의 그것보다는  푹신푹신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잠을 청할 법도 했다. 코... 솔트는 침대에 몸을 맡긴 지 3초도 채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플랑이 그 뒤를 따랐다. 눈꺼풀도 감기 귀찮아... 이제 늦잠 잔다고 뭐라할 오로라 언니야도 없으니... 전원 버튼만 내리면... 끝...


이불도 덮지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두 명의 어린이는- 여태까지 겪어온 사건들에서 떼어놓고 본다면-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들처럼 보였다. 지금쯤 책가방 메고 같이 손잡고 초등학교에나 가면 딱 맞을까?

“응? 이것들은 또 어느 틈에  데로 새어버린 거야... 애들은 잘 시간이기는 한데... 우리가 너무 시끄럽게 굴었나?”

슈가는 플랑과 솔트가 오로라와 공주님을 엎어서 데려간 사실을 한참 나중에야 깨달았는데, 그나마도 비오듯 내리는 땀을 한 번 쓸어내린 뒤에 신경 꺼버리고 다시 섹스에 몰두했다. 솔트가 피로 이어진 가족이라고는 해도, 내게는 칼디르가 더 중요하다. 배우자는 무릇 영원을 함께 할 동반자인 법, 그만큼이나 중히 여길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뭐, 때 되면 어련히 알아서 돌아오겠지. 아까 보니까 전투 능력이 없는 줄 알았던 플랑이 사슬도  소환하더만.”

내게는 조금 더 중요한 의식이 남아있었기에,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찾으러 다닐 시간은 없었다. 먼저 칼디르의 눈앞에서 번쩍이던 컴벳 나이프로 진짜 칼디르의 살갗을 아주 조금만 베어내고...  맛을 보았다. 애액이나 모유 못지않게 환상적인 맛이었다.

곧이어 내 손가락을 살짝 베어내어 내 피를 칼디르의 상처에 뚝뚝 떨어뜨렸다. 이는 모두 진정으로 ‘하나’가 되기 위한 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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