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5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3화 (85/225)



〈 85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3화

카넬리안이 오로라의 손에 의해 떡집에 팔려나가기 전, 칼디르를 향해 냅다 꽂으려고 했던 칼은 컴벳 나이프였다. 그리고 슈가가 벽에 칼디르 그림을 그려놓고 보지 부분에 꽂아넣은  역시 컴벳 나이프였다.

“커, 커헉... 개...새끼... 배에다가 정통으로 칼빵을 꽂아버리다니...”

지금 공주님의 아랫배에 새겨진 자궁 문신을 표적지 삼아 날카롭게 들어간 칼도 마찬가지로 컴벳 나이프라는 사실을 우연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하기는 칼의 종류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과도든, 사시미든, 일단 칼침을 맞으면 졸라 아프거든. 지, 지금 이렇게 칼침을 맞고 보니... 그게 뼈저리게 느껴진다.

울컥, 울컥. 슈가가 있는 힘껏 내지른 컴벳 나이프가 위장을 뚫고 꽤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 듯, 피가 흘러나왔다. 공주님께서는 어떻게든 슈가를 떼어 놓으려고 슈가의 어깨와 칼을 잡고 있는 손을 대고 밀어붙이셨지만, 치명상을 입은 상태에서 그게 될 리가 없었다.


“9살짜리 처녀막을 빼앗겠다느니, 암 노예로 만들어버리겠다느니... 너 같은 년은 네가 태어난 지옥으로 돌아가야 해!”


“괜찮겠어...? 나를 죽인다면...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칼디르도... 죽게 될 텐데...?”


공주님께서는 쿨럭거리면서도 힘겹게 말을 이어나가셨고, 절대음문의 효력을 무력화하지 않는 한 공주님의 말은 참이었다. 아직 능력 무효화에 익숙지 않아 이것을 죽여버리면 칼디르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던 슈가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설탕년아... 이렇게... 혼자서 뒤질 것 같아...? 뒤질 거면 같이 뒤져!”


아아아악! 공주님께서 그 자신의 악마 꼬리 끝에 달려있는 하트 부분을 순간적으로 경질화시켜 그것으로 슈가의 심장을 관통시켜버렸고, 곧이어서 두 날개로 슈가의 등을 찔러 폐를 짓이겨 버렸다.

“아아아! 이제 어찌 되든 상관없어... 죽여버리겠어!”

슈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를지언정, 그 순간에마저 자기가 먼저 침 발라놓았던 칼디르의 처녀막을 빼앗아가 버린 공주님의 목숨을 거두어가겠다는 각오로 공주님의 아랫배에서 컴벳 나이프를 빼내어 심장을 향해  번이고 푹찍 박아댔다.

두 여인이 한 여인을 두고 치정싸움을 하다못해 서로 급소를 찔러대고, 마침내는 피까지 튀기는 장면은 비극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희극이라 할 만했다. 과연 어느 쪽의 목숨이 끊어지게 될까?  와중에 이 모든 싸움의 원인이 된 칼디르는 어쩐 일로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이미 두 사람의 싸움에 개입할 수 없게 된 상태였다.

촤르르륵-!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전투 모듈이 자기 몸에 심겨 있나 한참 살펴보던 플랑이 검은색 사슬을 소환해내 공주님을 묶어 버렸고, 슈가로부터 떼어냈다. 칼디르는 이미 같은 종류의 사슬에 결박당한 다음이었다.


“헤응...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차가운 사슬에 감겨있는 거... 기분 좋아...♥”

칼디르가 헛소리를 해대는 사이, 플랑은 전투 모듈 대신 부착하고 있던 치료 모듈로 치명상을 입은 슈가를 치료해주었다. 순식간에 심장과 폐를 관통당한 중환자치고는 믿을  없는 속도로 빠르게 치유되었고, 덕분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언니에게 달려든 솔트도 안심할 수 있었다.

“비, 비겁한 새끼... 힐러를 데리고 있었다니...”

“이봐, 싸움에 비겁한  어디 있어? 너야말로 정정당당하게 싸운 몸을 투명하게 만든 채로 뒤통수를 쳤잖아?”

이렇게 되기 전, 공주님께서는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는 심정으로 슈가를 꿈속- 서큐버스인 그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공간-으로 끌고 가려고 했지만, 플랑이 사슬을 소환해내  둘을 떼어내는 바람에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플랑, 일단 죽이지는 말고 말끔히 고쳐 놓되 수면제 같은  먹여서 푹 재워둬. 그년과는 나중에 따로  일이 있으니까.”


“네, 슈가님. 저... 공주님...이시죠...? 제가 고쳐드릴게요! 다만... 슈가님 말씀대로 잠재우는 건 양해해주세요. 그것도 서큐버스의 능력을 발동할  없을 정도로 깊은...”


“개소리하지...! 읍읍읍!”

플랑의 긴급 치료를 받고 겨우 여유를 되찾은 슈가가 명령을 내리자, 플랑은 잠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다가 말이 끊기자 그즉시 사슬로 공주님의 몸을 더더욱 강하게 묶되 상처를 고속으로 치유-슈가에게 그랬던 것처럼-해주었다. 단지 상처를 고쳐주기만 하면 탈출할 염려가 있었으므로 강력한 수면제를 꺼내 잠재워버린 것은 덤이었다.


“후우, 후우... 하아, 정말 오래 걸렸네. 하지만... 마침내 이기고 말았어...! 최후의 승자는 나라고...! 이건 ‘의지의 승리’다! 아하하하!”

공주님께서 날카롭게 치켜뜬 눈동자를 감은 채로 털썩 쓰러지는 걸 마지막으로, 자신의 승리를 확인한 슈가가 미친 듯이 웃어댔다. 하는 거로 봐서는 무슨 크렘린에다가 하켄크로이츠를 꼽은 히틀러나 백악관에 일장기를 올린 히로히토가 보일 법한, 사악한 웃음이었다.


“하... 다 좋은데... 왜 ‘저것’까지 묶어놓은 거야, 플랑?”


웃음을 그친 슈가가 여전히 사슬에 묶여있는 칼디르를 발견하고 그 점을 지적하자, 플랑은 조금 찝찝하다는 투로 대답했고, 솔트가 플랑을 옹호해주었다.

“그건... 혹시 제 주인님께서 공주님을 도와주려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맞아, 언니! 언니도 칼디르 언니의 마조 본능을 잘 알고 있잖아!”

네 오랜 소꿉친구이자, 또한 연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눈에도 칼디르는  답이 안 나오는 마조 암퇘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몰렸는데, 덜덜 떨기는커녕 홍조 붉히고 가쁜 숨을 내쉬고 있어? 아, 몸을 덜덜 떨고 있기는 하네. 가랑이 사이로 애액 질질 흘려대면서 말이야.


“도적을 징벌하는 건 나중 일로 미루고... 이제 괘씸한 불륜 보지에 벌을 내릴 시간이다. 플랑, 어서 칼디르를 풀어줘.”


슈가는 공주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둬들인 겸, 본인의 승리를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서 방안에 널브러져 있던 딜도 중 하나를 장착하고는 그것을 바로 테스트해볼 요량으로 플랑을 재촉했다.

그동안 오로라에게 못된 짓을 많이 당하면서 처음의 순수함을 어느 정도 상실하고 속세에 찌들어버린 플랑이었지만, 초딩 특유의 감성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기에 처음에는 그 명령에 따르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슈가는 자기가 플랑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명령을 밀어붙여 끝끝내 관철시켰다.

사슬 속에 갇혀 있다시피 하던 칼디르가 풀려나오자, 란제리처럼 얇은 교복은 그대로 쓸려 나가 전라가 되고 말았다. 어차피 지금부터 이 딜도를 가지고 칼디르를 참교육해줄 참이었으니까, 차라리 이게 낫다.

“저 개년이  아랫배에다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해놓은 거냐... 이거, 이대로 칼디르 보지에 삽입하면 안  것 같은데...?”

하지만 내게는 능력 무효화가 있지! 슈가는 우선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던 절대음문의 효력을 끊어 어두컴컴하게 재워버렸고, 그 위에 새로이 자궁 문신을 덧씌워주었다. 그새 능력 복제까지 터득해버린 건가? 나도 내 성장 속도가 무섭다. 오로지 칼디르를 따먹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이 모든 능력을 손에 넣다니...


“슈, 슈가...? 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 흉폭한 딜도는 뭐야...?”

절대음문의 마수에서 벗어난 칼디르가 슈가를 향한 애당초의 마음을 되찾은 듯, 슈가에게 그렇게 물었지만 슈가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다만 자기가 사타구니에 차고 있는 딜도를 맛깔나게 빨아보라는 듯이 들이밀 뿐이었다.


“이, 이러지 마, 슈가... 우리는... 친구잖아... 친구끼리 이런 짓하면...”

감히 나를 배신한 칼디르와 정면으로 맞딱드리게 되면 엄청나게 화날 것 같았는데, 처음에는 뜻밖에 그렇게까지 화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데...! 칼디르가 지껄인 그 말을 듣자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서 꼭지가 돌아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친구... 친구라고...! 하, 그래서 아까는 내 젖가슴을 조종해서 너처럼 모유 퓻퓻하는 젖소로 만들어버리려고 했어?”


“그, 그건...! 미안해... 미안해, 슈가. 내가 정말 잘못했... 우우웁...!”

슈가는 우격다짐으로 용서를 구하는 칼디르의 입에다가 굵직한 딜도를 밀어 넣었고, 공주님의 손에 철저히 개발 당한 칼디르의  보지는 기습 공격을 당했음에도 그것을 능숙하게 휘감고 돌았다.

“저 개년하고 같이 들러붙어 먹으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막... 오만가지 플레이를 다 해봤지?  말이 틀렸어, 칼디르?”


칼디르가 뭐라 대답하려고 했지만, 딜도를 입에 물고 있는 상태에서는 모든 단어가 ‘웁’으로 치환될 뿐이었다. 솔트와 플랑은 그런 슈가의 심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말릴 생각을 하지 않았고, 아예 등을 돌리고 앉아 자기네끼리 잡담을 나누기까지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알아? 드라이아이스야, 드라이아이스.”


“으엑... 솔, 솔트님... 그건 사람이 먹는 음식이 아닌  같은데요... 애초에 그건 음식조차 아니잖아요?”


“그 정도는 기본이지. 애초에 영하 200도 정도의 추위에 죽어 나간 것들은 우리  최약제에 지나지 않았어. 우리처럼 막 요새 밖에 나가서 드라이아이스도 퍼먹고, 고체 수소 구경 나갔다가 냉동인간도 되어보고, 그렇게 놀아야 제대로 노는 거지.”


그들의 대화주제 상태도 정상은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칼디르의 머리통을  붙들고 허리 운동을 시작한 슈가에게는 아무래도 좋을 소리였다.  정신을 딜도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인데, 쟤네가 뭐라고 하건 내가 뭔 상관이람?

“어서 저년한테 해줬던 것처럼... 내거 제대로 빨아줘 봐! 이빨 세우지 말고... 혀도 쉬지 말고...”


생체 연동형 딜도인 줄은 모르고 집어 들었는데, 딜도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고 보니 극상의 쾌락을 느낄 수 있었다. 오오옷! 이거 존나 좋아! 울먹이면서도 나를 차마 거부하지는 못하고 정성껏 내 것을 빨아주는 칼디르의 표정부터 시작해서 뭐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혀는 부드러워서 딜도를 턱 하니 올려놓고 수저 받침대 취급하기 좋았고, 입천장과 목젖은 미묘한 굴곡으로 작용하여 넣었다 뺐다 할 때 금방이라도 쌀 것만 같은 극치감을 안겨주었다. 침샘에서도 끊임없이 윤활유를 뱉어내어 삽입을 도와주었다. 고진감래! 아아, 고난 끝에 취한 칼디르의 입 보지는... 이 얼마나 달콤한가! 슈가의 표정이 서서히 풀려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