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소꿉친구의 전용 생체 오나홀: 22화
이런 상태에서는 공주님께 그 어떠한 피해를 줄 수 없음에도, 슈가는 제 입으로 항복 선언을 외치는 것을 거부했다. 최악의 최악까지 몰리고서도 항복을 거부하고 끝까지 투쟁하고자 하는 감투 정신만큼은 인정할 만했지만, 전방의 병사라면 모를까 무릎을 반강제로 꿇은 소녀가 그런 걸 지니고 있어 봐야...
“아! 생각났다. 슈가님...은 제 오랜 소꿉친구였지요? 그렇지만... 주인님 앞에서 그렇게 못되게 굴면 안 되지요! 주인님께 사랑받으려면 좀 더 밝게 웃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주인님께 귀염받으면 얼마나 행복한데요!”
“칼디르! 그 새 머리가 이상해져 버린 거야? 헛소리하지 마!”
이윽고 그녀의 오랜 친구, 칼디르가 항복을 권유했으나, 슈가는 살아서 치욕을 당하는 길을 걷기를 거부했으며 공주님의 손길에 의해 브래지어 후크가 열려 맨 가슴이 공기 중에 드러나는 와중에도 입을 앙다물고 공주님을 노려보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네까짓 년의 암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크으윽... 어서 죽여라.”
새로운 능력을 얻고서도 친구를 구하지 못하고 나 역시 친구와 같은 굴욕을 당하며 살아갈 바에는... 슈가가 자기 목을 어서 베어버리라는 듯이 목을 높게 쳐들어 올렸다. 여기 오기 전에 깨끗하게 씻고 온 듯, 때 없고 주름도 잡히지 않은 아름다운 목이었다.
“흐음. 맨 겨드랑이에 이어 맨 가슴까지 노출하고서 그런 말 해봐야 설득력 하나도 없는 거, 너도 알고 있지? 이봐! 오로라! 칼디르의 보지를 공유하는 구멍 동서로 인정해줄 테니 이쪽으로 넘어오는 게 어때?”
일단 우세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오로라 일행이 아직 저편에 남아있는 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공주님은 오로라에게 역제안을 걸어 그녀를 고민에 빠뜨렸다. 설령 넘어오지 않더라도 저쪽에 내분이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나로서는 나쁠 것이 없겠지.
“아이참, 주인님 앞에서 그렇게 눈을 치켜뜨시면 안 된다니까요!”
오로라가 입맛을 다시는 사이, 칼디르가 항복 선언을 거부하는 슈가가 답답했는지, 슈가의 뒤쪽으로 걸어가더니 손가락으로 슈가의 젖꼭지를 잡아 비틀었다. 흐아아앗-! 자궁 문신의 영향으로 평소의 배로 민감해진 젖꼭지를 소꿉친구의 손에 애무당하는 것만으로 슈가는 가볍게 가버리고 말았다.
“칼, 칼디르... 앙, 앙대... 젖꼭지 비틀지 마아아앗... 하지마아아앗...♥”
“나한테는 엄청 살벌한 표정을 보여주더니, 그런 귀여운 신음을 감추고 있었다니. 역시 사람은 첫인상만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법인가 봐?”
공주님께서 슈가를 비웃어주시면서 좀 더 가까이 다가섰다. 오... 가까이서 보니까, 이년 가슴도 칼디르 못지않게 크다. 그래, 결정했다. 이년을 죽인다거나, 어떻게 만들어버리기보다는 철저히 조련해서 내 레즈비언 하렘에 넣는 편이 좋겠다. 칼디르와는 다르게 저항성이 높은 게, 조련하는 맛이 더 좋을 것 같다.
“이 커다란 젖통에서 모유를 퓻퓻 뿜어낸다면, 주인님께서 슈가님을 더더욱 귀여워해 주실 거예요. 그렇지만 슈가님은 저와는 다르게 모유가 저절로 나오는 체질이 아니니까... 도와드릴게요...!”
“그, 그런 도움 필요없엇...♥ 모유 퓻퓻 암퇘지 따위 되고 싶지 않앗...♥”
칼디르가 염동력으로 슈가의 유선을 자극하자, 여태까지 모유 같은 거 내뿜어본 적이 없던 슈가의 젖꼭지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더니 땀방울이 흘러내리듯이 하얀색 액체가 송골송골 맺혀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으아앗...♥ 뭐, 뭐야... 내 가슴... 칼디르처럼 모유 내뿜고 있어...?
한 번 시작된 모유의 흐름은 이내 시냇물이 되고 강물을 이루었다. 주르르륵... 주륵... 아, 젖꼭지 달아오른 상태에서 모유까지 나와버리면... 안 돼... 사상 첫 모유 분출 경험에 슈가는 그만 정신줄을 놓고 행복한 표정을 지어버리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 공주님을 죽여버리겠다고 아득바득 달려들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플, 플랑... 어떻게 하면 좋지? 나, 이 권총... 한 번도 쏴본 적이 없어... 맞출 자신이 없는데... 혹시 좋은 방법 없어?”
“아으... 아아... 오로라 언니야도 우리를 배신해버릴 것 같고... ‘그것’을 쓰는 수밖에 없나... 웬만하면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로라가 자신에게 성적으로 모욕을 주어도, 때려 눕혀도, 너무 잔다고 타박을 주어도 오로라에게 보복 한 번 가하지 않았던 플랑이었다. 하지만 옆에서는 솔트가 간곡히 부탁해오고 있고, 그 자신도 슈가가 공주님의 암 노예로 전락해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마침내 결심한 플랑이 품 안에서 리모컨 모양의 컨트롤러를 하나 꺼내더니 오로라를 향해 조준했다.
“좋아요, 공주님. 구멍동서가 되는 걸 허락해주겠다는 제안, 받아들이겠...”
마침내 오로라가 일행을 배반하기로 하고 공주님 쪽으로 걸어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칼디르는 그 자신의 손에서 태어난 인공지능의 반란을 우려하여 그들을 한순간에 멈출 수 있는 컨트롤러를 만들어둔 바 있었고, 지금은 플랑의 손에 들려 있었다.
지금처럼 특정 대상만을 상대로 하여 쓸 수도 있었기에, 사실 원한다면 언제라도 오로라 언니를 멈출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꼴에 언니라고 이렇게까지 하기는 싫었던 플랑이 최후의 수단에 손을 대고 말았다.
심장 대신 끼워져 있는 반물질 반응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이 끊어지자, 오로라는 언어를 잃고 차가운 쇳덩어리가 되어 그대로 공주님을 향해 쓰러져 버렸다. 어? 어? 어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공주님은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깔려 버리고 말았다.
무게 자체는 보통 지구인들과 비슷해서 빠져나오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빠져나올 수는 있었지만, 솔트와 플랑은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플랑은 공주님이 오로라 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섬광탄을 터뜨려 공주님의 시야와 움직임을 묶어 버렸고, 플랑의 보호막의 가호를 받은 솔트는 멀쩡히 공주님을 향해 달려갔다.
“우리 슈가 언니가 얼마나 착한데...! 언니 괴롭히지 마! 이 못된 악마 같으니!”
아무리 사격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반동을 견뎌낼 수 없는 소녀의 몸이라고 하더라도 이 거리에서 쏜다면...! 아아앗...! 공주님의 곁에 달라붙은 솔트가 리볼버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지만, 때마침 그 칸에 총알이 들어있지 않았던 것인지 탁하는 소리만 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쓰러지는 오로라에 한 번 당하고 플랑의 섬광탄에 두 번 당한 공주님은 이제 악에 받쳐서 솔트를 향해서 자궁 문신을 날렸고, 언니보다도 가벼운 솔트는 저만치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사이 공주님은 낑낑 꺼리며 어떻게든 나오려고 했고, 잠시 몸의 여유를 찾은 슈가는 칼디르를 뿌리치고 공주님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아앗! 슈가님! 주인님을 그렇게 강하게 덮쳐 버리면...!”
“에라이! 뭐라고 하는 거야! 너 죽고 나 죽자, 아틀란티아!”
칼디르에게서 멀어지자 모유를 줄줄 흘리던 슈가의 젖통에서 모유 방울이 뚝 끊어졌고, 뒤이어 공주님의 몸 위에 슈가가 포개어졌다. 칼디르가 태어난 화성보다도 중력이 가벼운 행성 칼디르에서 나고 자라온 슈가의 몸무게는 지구인인 공주님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오로라의 체중이 더해지니 공주님을 묶어두기에는 충분했다.
“아아악! 이년아! 비켜! 어서 비키란 말이야! 안 비키면 죽는다!”
“이, 이거부터 놔! 씨발년아! 내 물건에 손을 댄 게 누군데, 누가 누구보고 지랄이야!”
여인들의 싸움은 머리채 쥐어뜯기로 변질하기 쉬웠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난전 상황에서는 머리채가 좀 더 길고 정수리에 바보 털까지 삐죽 튀어나와있는 공주님 쪽이 더 불리했다. 서로 칼디르의 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추하게 머리채를 쥐어뜯고 싸우는 장면은 너무나도 추했다.
멀찍이 날아가 버린 솔트는 플랑의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서더니, 자기 아랫배에 새겨진 자궁 문신은 신경도 쓰지 않고 바로 언니 쪽에 가담했다. 증원군의 존재를 확인한 공주님이 이번에는 플랑을 향해 자궁 문신을 날렸지만, 플랑은 생명체가 아니라 로봇이었기에 통하지 않았다.
“마키가 왜 네 물건이야아아아! 처녀막 따먹었으면 내 물건이지!”
공주님께서는 그렇게 소리치며 그때까지 몸에 걸치고 있던 란제리- 서큐버스 신체의 일부-를 밧줄 삼아 슈가를 묶어 버렸고, 자궁 문신에 다시 주문을 걸어 슈가 자매를 멈춰 세우는 데 성공했다. 전투 능력이 없는 플랑이야 가볍게 밀쳐서 떨어뜨려 놔주고...! 섬광탄 때문에 침침해졌던 시야도 서서히 돌아오고 있었다. 상황은 아직 나쁘지 않다.
“생각이 바뀌었어... 네년, 당장 항복하지 않으면 네 동생년의 처녀를 빼앗아주겠다. 아무리 악독한 년이라도 제 가족이 다치는 건 두 눈 뜨고 볼 수 없겠지...!”
공주님은 이제 몽마의 권역을 아예 휴대용 인벤토리 취급하면서, 그 안에서 생체 에너지를 좆물로 치환하는 기능이 없는 딜도를 하나 꺼내어 사타구니에 붙이고는 솔트의 바지를 확 벗겨버리고 들어 올려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 딜도 위에 솔트의 엉덩이를 떡하니 놓으시고는 슈가를 협박했다.
“언, 언니...! 살려줘어...! 이 이상한 문신 때문에 저항할 수가 없어...!”
솔트가 언니를 뒤돌아보면서 그렇게 외쳤지만, 슈가 역시 전처럼 무릎을 꿇고 팔을 들어올리고 있느라 솔트를 구해주러 달려갈 수 없었다. 제기랄...! 9살짜리를 앞에 두고 40cm짜리 딜도로 협박하다니...! 저런 악랄한...!
“으으으... 으아아아...! 나를 이따위 잔재주로 묶어둘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그런 급박한 상황에 몰려 또다시 새로운 능력을 각성하게 된 듯, 슈가가 자력으로 아랫배에 새겨진 자궁 문신을 지워버리고는 두 발로 섰다. 이에 공주님이 당황하면서도 다시 자궁 문신을 각인해주려고 했지만, 퉁!하는 소리와 함께 밀려나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슈가의 아랫배는 멀쩡했고, 자궁 문신을 각인 당한 것은 공주님의 아랫배였다.
그랬다. 슈가의 능력은 ‘능력 봉인’에서 그치지 않았고, ‘대 능력자용 능력 각성’이야말로 슈가의 진정한 능력이라 할 수 있었다. 당장 이미 전개된 능력을 지워버리는 ‘능력 무효화’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초능력 공격을 되받아치는 ‘반사’를 시전하지 않았는가? 이, 이런 거 있으면 빨리 좀 나올 것이지...!
“사, 살았다...! 고마워, 고마워, 언니야!”
어쨌거나 다행이다. 일단 솔트는 내려놓아 준 다음 자궁 문신을 지워주고... 이걸로 저 개년을 쓰러뜨리고 칼디르를 되찾을 수 있게 됐어! 힘 겹게 승기를 찾은 슈가가 확인사살을 위해 쓸 만한 무기를 찾기 시작했다.
리볼버는 아까 불발된 것 때문에 왠지 불길해서 손이 가지 않는다. 대신 트렁크를 뒤적여 컴벳 나이프를 꺼내 든 다음, 아틀란티아년의 배때지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