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54화
“카메라라는 게 참 좋기는 좋다, 이 말씀이야. 지금 생각해봐도 참 신기해. 어떻게 거기에 떡하니 이게 놓여 있을 수가 있었을까? 이 카메라가 나 보고 자기를 주워가서 이렇게 써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니까.”
“흑흑, 주인...님... 이렇게... 자세를 취하면 좋을까요?”
“보지 좀 더 까뒤집고, 다리도 쫙 벌려야지! 그래야 세계 사람들에게 네 암캐 보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지 않겠니! 좋았어! 그 상태에서 손가락으로 제대로 쑤셔!”
공주님께서 칼디르에게 엉덩이를 내민 채로 뒤로 돌아선 채, 보지를 그 자신의 손가락으로 벌려 노출시키는 등 부끄러운 자세를 취하도록 하시면서 사진도 찍으시고, 동영상도 찍으시는 사이 오로라와 플랑은 행성 칼디르의 요새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 쪽에서 계속해서 서성이고 있었다.
“오로라 언니야, 어서 들어가자. 슈가님이랑 주인님의 어머님께서 우리가 가지고 올 소식을 기다리고 계실 텐데...”
“가만히 기다려봐. 이걸 이대로 들고 들어갈 수는 없잖아.”
마치 딜도를 끝까지 넣지 않고 보지 입구에서 머뭇거리는 남정네와 같이 그들이 거기서 계속 죽치고 있는 이유는... 오로라의 어깨에 매달려있는 카넬리안을 어찌 처리할지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탓이었다.
“그냥... 같이 들어가서 살면 안 될까?”
“그건 안 돼. 지금은 주인님께 위협이 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지만, 나중에 또 주인님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거니까.”
플랑은 카넬리안에게 자비심을 베풀 것을 권하였으나, 오로라는 영 마뜩잖았다.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맞을까. 이대로 자비를 베푸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계획했던 대로 ‘처리’해버린 것이 좋을까?
며칠 전부터 줄곧 카넬리안의 운명을 고민해온 오로라였으나, 지금 꼴을 보아하니 주인 년의 유혹 페로몬에 완전히 넘어가서 주인 년에게 더는 위협을 끼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듯한데...
분명 처음에 이것을 마주했을 때만 했어도 ‘이것에게 어울리는 최후’를 떠올려두었지만, 인제 와서 생각해 보니 주인님께 위협이 되지 않게 된 그녀에게 그런 가혹한 운명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느냐 하는 질문을 마음속에서 떨쳐낼 수 없었다.
지금은 인주인님이 주인 년의 유혹에 이끌려서 그녀와는 완전히 갈라선 듯하지만, 카넬리안이 안주인님을 10여 년간 길러온 유모라는 사실 역시 오로라가 실제 행동에 나서는 것을 막아서고 있었다.
“꺄악! 이 눈 내리는 바닥에 내려놓고 뭐하는 짓이야, 언니야!”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있어 봐. 기억을 읽어내는 중이니까.”
이년을 바닥에 내려놓고 홀딱 벗겨서 젖가슴을 주무르며 읽어낸 기억에 따르면... 안주인님과의 사이에서 꽤 애틋한 추억들이 많이 깃들어있는 듯한데... 이걸 이대로 ‘처리’해버린 게 맞을까?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려고 한다.
본래 주인님께서 ‘부탁’하신 일만 끝내고 나면 바로 어떻게든 해버리려고 했을 텐데 말이지. 오로라가 계속해서 고민을 거듭하는 사이, 영원히 전원이 돌아올 것 같지 않아 보이던 카넬리안의 눈동자가 옅게 떨리더니, 이내 기적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으으... 여기는 도대체 어디... 으... 나, 옷을 벗고 있어? 읍! 읍!”
“호오, 며칠 동안이나 시체처럼 가만히 축 늘어져 있기만 하더니, 이렇게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그래도 여기서 저를 보고 놀라서 소리치는 것은 그다지 권장되지 않는 일입니다, 알아들으셨습니까?”
오로라는 카넬리안이 눈을 뜨고 그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재빠르게 그녀의 입을 틀어막아 버리고는 경고를 날렸다. 나, 나... 어떻게 된 거지... 공주님은... 그... 예쁜 소녀는...? 카넬리안은 반라의 몸으로 설원에 누운 채로 협박당하면서도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 지금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분명, 분명히 궁궐에 엎드려 있었는데 영문 모를 곳에 누워있지를 않나, 정신을 잃어버리기 전까지만 했어도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안 보이지를 않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누군가를 묻어버려도 영영 발각될 일이 없을 것 같은 이곳에서 처음 보는 여인에게 협박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두려워서 그만 합죽이가 되고 말았다. 오로라는 겁을 집어먹은 카넬리안이 입을 닥치고 있는 사이, 그녀의 젖가슴을 아무렇게나 만져대며 희롱해대었다.
“아...아... 그만...하세요... 아흣... 처음 보는 분께... 가슴 만져지다니...”
주인 년의 젖통처럼 크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만져볼 만한 젖가슴을 이렇게 주물럭거리며 기억을 읽어보니, 안주인님께서 이 젖가슴에서 나온 모유를 드시는 모습까지 보이는데... 모녀간의 유대관계를 한순간에 파탄내 버린 주인 년이 어떤 의미에서는 참 대단하다 싶었다. 무슨... ‘사랑과 전쟁’도 아니고 말이지...
“처음 보는 분이라... 그러고 보니 제 이름을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제 이름은 오로라. 그리고 저기,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서 있는 아이는 플랑이라고 합니다. 둘 다 당신과 같은 안드로이드에요.”
“누, 누가 부끄러워한다고 그래, 언니야! 나도 다 커서 알 건 다 알고 있다고!”
플랑은 오로라의 말에 열을 올리면서도 등을 돌려 카넬리안의 젖가슴을 탐하고 있는 오로라를 똑바로 마주 보지는 못했다. 그 사이에 못 볼 꼴을 많이 당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누군가가 성적 행위를 오롯이 당하는 장면을 이 두 눈으로 보기에는... 플랑의 정신연령이 너무나도 낮았던 것.
“두, 두 분 다... 저와 같은 안드로이드... 그, 그나저나 여기는 어디죠! 어서 주인님과 그 아이가 기다리고 있을... 궁궐로 돌아가 봐야 한단 말이에요!”
“궁궐, 궁궐이라... 안심해... 영영 그곳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야.”
기적적으로 정신을 다시 차라기는 했어도,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지는 못한 카넬리안을 향해 오로라는 잘도 독설을 날려댔다. 네가 돌아갈 일이 없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너 따위가 없어도 네 주인님 되시는 분은 행복하게 살아가실 수 있다는 말 등등... 이제 막 깨어난 카넬리안에게는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그녀가 일어나기 전까지 그녀를 ‘처리’할 방법에 관해 한참을 고민해온 오로라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사실, 그녀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보고 오로라의 심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과연 이대로 ‘처리’해버리는 게 맞느냐는 쪽에서, 역시 ‘처리’해버리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오로라의 생각이 기울고 만 것.
물론, 카넬리안이 칼디르에게 위협이 될 요소는 완전히 제거되었다 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지고 말았는데, 그 상태에서 어찌 다시 칼을 들이밀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오로라에게는 카넬리안을 ‘처리’해야만 하는 이유가 오히려 한 가지 더 늘어났다 할 수 있었다.
주인 년의 보지를 둘러싼 싸움에 한 년이라도 더 끼어든다면... 내가 골치 아파져. 내가 주인 년을 따먹을 기회도 줄어들어 버릴 테고 말이야...
마침내 방침을 정한 오로라가 가슴골에서 막대 형태의 EMP탄을 꺼냈다. 궁궐에서 사태를 수습하고자 몰려오던 안드로이드 부대를 보고 터뜨려서 훼방을 놓을 때 썼던 물건과 똑같은 물건이었다.
“으... 돌...돌려보내주세요... 제발... 뭐든지 드릴게요...”
“뭐든지, 뭐든지 드린다... 글쎄, 내가 원하는 걸 네가 줄 수는 있을까?”
카넬리안은 이제 눈물까지 흘리면서 오로라에게 애원하고 있었지만, 오로라의 움직임에는 자비가 없었다. 막대 형태의 EMP탄이 카넬리안의 보지에 쑤욱하고 들어가버렸다. 끄으읏... 이, 이런 걸 왜... 내 안에 집어넣은 거...야...?
아무래도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질 근육의 감각만큼은 정상상태로 되돌아온 듯, 오로라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이게 막대 형태로 되어있어서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건 참 좋네. 고통스러워하는 카넬리안과 대조되게, 오로라가 속으로 씨익 웃어 보인다. 역시 나는 누군가에게 괴롭힘 당하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괴롭히는 쪽이 더 좋다.
“으으... 빼, 빼주세요... 용서...해주세요... 뭐든지... 제가 잘못했으니까...”
“잘못을 한 건 아는구나? 그런데... 애석하지만, 너를 용서해줄 생각은 없어.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방금 네 안에 들어간 거... 민수용 안드로이드 따위는 일격에 날려버릴 수 있는 EMP탄이거든...?”
“E, M, P...? 그, 그런 걸 이 거리에서 터뜨려버리면... 당신도 무사하지 못할...!”
“나랑 플랑은 너와는 다르게 EMP 방호처리가 되어있어서 이런 거로는 끄떡도 안 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EMP에 전선 타버리면서 가버려도 좋아...”
자기 안에 들어온 물건이 EMP라는 말을 듣게 되자, 카넬리안은 더더욱 필사적으로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고자 했지만... 하다못해 네 발로 기어갈 수도 없는 상태에서, 그것은 생각으로 그칠 뿐... 실제 행동이 되어 나올 수는 없었다.
이제 카넬리안의 운명은 최후의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막대 형태의 EMP탄이 자지나 딜도를 대신하여 카넬리안의 보지 안팎을 계속해서 왕복하며 안쪽에 고여있던 뜨거운 물을 퍼올렸고, 카넬리안은 이에 느끼고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표정이 풀어졌다.
“네가 가버리는 순간에 맞춰 EMP를 터뜨려줄 테니까... 가는 길에 최상의 경험을 하고 가기를 바라...”
“안...돼... EMP로 가버리는 거... 싫...싫어...”
카넬리안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서 내뱉은 말에, 오로라가 막대를 쥔 손에 힘을 더 실었다. 퍽, 퍽, 퍽... 찌걱, 찌걱, 찌걱... 이제 누가 봐도 카넬리안은 절정 직전의 상태에 이른 듯, 얼굴이 완전히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오로라는 카넬리안이 가버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눈꺼풀도 꿈뻑거리지 않고 있다가, 분위기가 물씬 달아오른 그 순간을 노려 버튼을 눌러 EMP를 터뜨려 버렸다. 보전깨... 보전깨로 가버려라, 제 주인의 손으로 해고당한 메이드여!
아아아악-! 카넬리안이 마지막 비명을 내지르더니, 이내 그 몸에 남아있던 전력이 완전히 나가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전신의 회로가 완전히 불타버린 모양이었다. 다시 깨어난 뒤에는, 이전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럼, 이만. 영원히, 안녕히. 다시는 이렇게 만나게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