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49화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자기를 불러낼 생각을 하던 중이라는 것을 알고 알아서 황궁으로 찾아와준 빌뇌브의 사례를 보고서, 황제는 아틀란티아에 관한 소문이 널리 널리 퍼져나가는 것을 막는 일을 포기해버렸다.
빌뇌브가 우리나라 문벌귀족 중에서 가장 발이 넓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와 함께 계집년들을 돌려가며 박아대기까지 했으니 다른 귀족들에게 소문이 닿는 것은 시간문제. 최음제의 판로개척을 위해서 협조자들을 구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니, 황제는 이왕에 소문을 틀어막는 것을 포기해버린 김에 태양계에 사는 유력 귀족들에게 싹 다 전화를 돌려버렸다.
“죄송합니다, 황제 폐하... 지금 바쁜 일이... 예? 그, 그런 일이라면... 당장에 지구로 가보겠습니다!”
“공주님께서... 그런...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폐하! 금방입니다!”
처음에는 떡고물 하나 떨어질 것이 없는 허수아비 황제의 지구행 명령을 거부하려던 태양계 귀족들은 아틀란티아 공주님의 사디스트 레즈비언 플레이 사태, 금전적 가치가 매우 높은 최신 최음제의 등장, 수십조 CED 이상의 가치가 있는 칼디르라는 계집의 존재 등에 관해 전해 듣고 나서는 죄다 어그로가 끌려 버려서 눈 깜작할 새에 지구로 달려와주었다.
세 사람이 조정의 신하들이 전부 모일 만한 이 신성한 조례 장소에서 질펀하게 떡을 쳐버리는 바람에 그날 아침 조례는 열릴 수 없었지만, 그 대신이라고나 할까... 호출된 태양계 귀족들이 모두 모인 것은 황제가 마지막 통화를 끝낸 지 채 1시간도 안 된 시점의 일이었다. 당장에 이 자리에 모인 이들만 있어도 국정을 논해볼 법한데...
“허어... 여태 조용히 지내오시던 공주님께 무슨 변고가 일어났단 말인가? 동성애라니... 그건 신의 천벌을 받을 짓이 아니던가?”
그렇게 모인 귀족들은 역시 황제의 호출을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드디어 와준다는 공주님을 기다리며 한담이나 나누었다. 딱히 신심이 깊지 않은 이들에게도 공주님의 동성애적 성향은 재미있는 가십거리나 다름 없었고, 황제의 귀에 들리지 않을 만한 곳에 가서 이 일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그 무슨 편협한 말씀이시오. 내가 일전에 궁녀들이 궁궐 구석에 가서 그짓을 하는 걸 몰래 훔쳐 보고 느낀 게 많은데, 게이는 몰라도 레즈비언은 허용해주는 편이 좋을 것이오. 흐흐흐... 그런 볼거리는 다시는 없었지.”
“공주님의 충실한 대변인 납셨군. 자네가 그런 걸 좋아한다는 건 일찍이 내 알고 있었지만,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이 간단한 것을 어찌 이해하지 못하신단 말이오? 무릇 수컷으로서 야릇한 냄새를 흘리고 다니는 암컷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그런데 예쁜 암컷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면? 그 암컷들이 옷이라고는 한 올도 걸치지 않고 있다면? 그 상태에서 서로 몸을 비벼댄다면? 아, 당장에 바지춤이 묵직해지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소.”
“그것참, 알다가도 모를 소리요.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그로 끌려버려서 황궁에 냉큼 달려와 준 귀족들이 나누는 한담의 내용이란 대개 그런 것이었다. 거기서 더 하는 일이 있다면 그 말로만 들어본 최음제를 계집들에게 꽂아넣고 진탕 놀아나는 상상을 하면서 벌떡 일어서버린 자지를 몰래 슥슥 만져주는 정도.
아마도 조만간 있을 사교계 파티에서도 공주님에 관한 이야기는 가장 큰 화젯거리로 오르게 되리라. 이 이야기를 들은 남정네 중 일부는 정략결혼의 꿈이 꺾인 것을 한탄해 하고, 일부는 분노하거나, 일부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겠지.
“오오, 드디어 와주었구나, 아틀란티아. 내 소중한 여동생아. 칼디르라는 계집도 같이 데려와주었구나?”
흠흠, 못다 한 이야기는 이따 합시다. 그러시게나. 귀족들의 한담은 ‘드디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늑장을 부린 공주님께서 들어오시는 걸 보며 황제가 과하게 친한 척을 구는 소리에 의해 끊기고 말았다. 그들의 시선은 이제 공주님과 그 뒤에 갈가리 찢긴 바니걸 차림의 칼디르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간만에 보기 힘든 최상급품이 나타났다고 하더니만, 그게 과장은 아니었나 보군. 귀족들은 지체 높은 공주님께서 검은색 란제리라는 과감한 차림을 하고 나타나신 것에 한 번 놀라고, 최상급 암 노예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칼디르의 자태에 두 번 놀랐다.
개중에 몇몇은 칼디르를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빼돌릴 생각에 여념이 없었다. 아틀란티스 귀족 중에서는 돈이 가장 많아 계집 노예를 부리자면 얼마든지 부릴 수 있을 빌뇌브조차 일전에 본 적이 없는 물건이라는 평을 내린 판에, 저것을 내 것으로 만들거나 노예 시장에 팔아넘겨 쏠쏠한 수입을 올리려고 드는 치가 나오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흥, 우리가 언제 친했다고 그렇게 친한 척이야?”
“아니, 좋은 말을 해줘도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남정네들이 무슨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공주님께서는 거침없이 황제에게 무안을 안기고 말았다. 황제는 순간 울컥해서 생글생글하던 웃음마저 지워버리고서, 최음제고 뭐고 다 때려치울까 싶었지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셈 치고 한 번 더 굽히고 들어가기로 했다.
“황제니 뭐니 하는 지위도 다 내려놓고 솔직하게 말할게. 일전에 내가 너한테 너무 심한 말을 했던 것 같다. 미안하다. 그러니... 지난밤에 받은 그 물건을 좀 더 얻을 수 있다면 좋겠는데...”
최음제를 강제로 주입 당한 계집 노예들이 지난밤부터 오늘 아침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달콤하게 달라붙어 왔는지를 떠올리며, 황제는 나긋나긋한 투로 말했다. 정략결혼으로 맞아들인 황후를 제외하고 나면, 한 번 안은 여자는 다시 않지 않고 바로바로 갈아치우는 주의인 황제가 그토록 저자세로 나올 정도이니 최음제의 효과를 알 만했다.
그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설 마음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옆에서 눈치를 주는 빌뇌브와 총독을 봐서라도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들 가면을 쓰고 나온 걸 보니 이제 본격적으로 해버릴 모양이네... 뭐, 좋아. 여기에 샘플 100개가 들어있으니, 알아서 받아가든가 말든가.”
공주님께서는 끝까지 황제에게 무례하게 굴었다. 도발하는 듯한 말투 하며, 귀하디귀한 약물이 들어있다는 트렁크 가방을 이쪽으로 노룩패스를 해버리다니... 황제의 여동생이 아니었더라면 당장에 처형대에 목이 올라가게 될 불경죄... 이제 와서 격식을 따져봐야 뭘 하겠는가. 내가 접어주고 들어가야지.
“어, 고맙다. 혹시 네가 원하는 건 없냐? 너한테 빚을 지고 사는 건 싫어서 말이야. 계약이라는 게,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냐?”
“원하는 것? 굳이 내게 뭘 해주고 싶다면... 앞으로 내가 내 궁궐에서 마키와 무슨 짓을 하든 간섭할 생각하지 마.”
으흐으응흥...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안대도, 재갈도, 수갑도, 족쇄도 차고 있지 않고 다만 개 목줄만을 붙이고 있을 뿐인 칼디르가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알몸을 보아주고 있다는 사실에 달아올라서 참지 못하고 내뱉는 신음을 들으며, 황제는 입맛을 다셨다.
어느 정도 했다만, 저런 암컷 중의 암컷을 내가 안을 수 없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깝군. 칼디르, 네년도 당장 내 우람한 자지에 안기고 싶어서 그렇게 애액 리필하면서 어필하는 것 아니겠느냐? 흐헤헤헤... 그래도 앞으로도 물건을 뜯어내야 하니만큼, 내어줄 건 내어주기로 한다.
“그래라, 그러면. 네가 네 좆집이랑 네 방에서 뭔 짓을 하든 나는 관심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다.”
공주님께서도 지적하셨듯이, 이 자리에 모인 황제와 귀족들은 모두 입만 드러내고 얼굴의 나머지 부분은 가려주는 형태의 가면을 착용한 상태였다. 아틀란티스 귀족사회에서는 ‘가면을 쓰고 떡을 칠 때는 체면이고 뭐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국룰이 통용되고 있었고, 그런 만큼 황제는 좆집이니 뭐니 저급한 어휘를 쓰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우리 귀족사회의 국룰이 한 가지 더 있다면, 그것은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떡을 칠 일이 있을 때는 우선 불을 다 꺼놓고, 다만 스포트라이트 따위의 불만 켜놓은 채로 난교 파티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 있었다.
어젯밤에는 미처 가면을 챙길 정신이 없어서 맨얼굴을 드러낸 채로 계집들과 어울리며 땀을 뺐는데, 이제는 한 사람 앞에 적어도 세 명은 붙을 수 있을 만큼 계집 노예들을 사들여놓기도 했으니 황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즐길 겸,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을 지켜나가기로 했다.
루시드 제국에서 온 이들도 그 전통만큼은 흥미롭게 여기며 기꺼이 동참해주었다. 그래. 아틀란티아 보고 소돔의 창부니 뭐니 지껄이기는 했지만, 나와 귀족들의 성욕 역시도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들뿐인 것이 사실이다.
“아, 오빠가 한 말 중에서 하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내 사타구니에는 자지가 달려있지 않다는 거. 그러니까 우리 마키는 내 좆집이 아니라 내 봊집이라고 해야 맞지.”
자신의 오빠를 향해 강력하게 쏘아붙이는 공주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면을 쓴 상태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맨얼굴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는 것은 느껴버리다 못 해서 두 다리를 흔들거리는 칼디르밖에 없었다.
“알 거 없고, 어서 네 방으로 돌아가라. 여기서부터는 어른들의 시간이다.”
“기꺼이 그렇게 하지.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공주님께서 대량의 샘플을 제공하시고 나서 익살스럽게도 허리까지 숙여가며 인사를 하시고 나서- 헐렁한 란제리가 조금 풀려버리는 바람에 저 산머슴 같은 여동생의 가슴골과 유두가 내 눈에서 스쳐 지나간 것은 기분 탓이겠지- 자리를 비워주자 황제와 더불어 협조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와있던 남정네들은 바로 트렁크 가방을 향해 달려들었다.
곧이어서 불이 꺼지면서 칠흑 같은 암흑이 드리운 가운데, 황제와 총독, 빌뇌브가 모닝 섹스를 끝마친 뒤 심사숙고하여 사들인 계집 노예들이 스포트라이트의 불빛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하였다. 남정네들은 그것을 보며 자지를 빳빳하게 세웠다.
흑흑... 여기는... 어디지... 나,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야...? 어제만 해도 집에서 평범하게 지내다가 노예상들에게 붙들려 여기까지 팔려오게 된 평민 소녀들은 난생처음 높으신 분들께 둘러싸여 눈총을 받게 되자, 그저 온몸을 덜덜 떨 뿐이었다.
그것도 잠시뿐이다, 이것들아. 온몸으로 공포를 표현하는 것도 한순간의 일. 칼디르의 페로몬을 추출하여 만든 최음제가 그들의 몸에 들어가자, 그들은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고 남정네들에게 먼저 매달려왔다. 기대 이상이로군... 황궁에 와보기를 잘했어...!
자신의 몫으로 할당된 계집들에게 레즈비언 민달팽이 섹스를 강요하는 변태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로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보지 구멍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