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41화
사태를 수습하라고 여자를 올려보내면 하나도 빠짐없이 색욕에 젖어들어 버리고 만다. 황제께서도 언급하셨고, 도저히 수습되지 않는 사태를 어떻게 한번 수습해보려고 달려들어서는 이제 넋을 놓아버린 사람들도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본 카넬리안조차도 어디로 갔는지 모습이 안 보이지 않는가.
공주님의 최근접 시녀인 그녀조차 공주님을 말리는 것에 실패했다면... 그래서 여자들 대신 궁궐 전체에 스며든 이 야릇한 내음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남자들을 올려보낸다면 어떨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서 수습 담당자는 몇 번 그렇게 해보았으나... 그 답은 ‘색욕에 젖어든 여자들한테 덮쳐져서 쥐어 짜일 뿐’이었다.
애초에 남자들을 대신 보내면 별일 없을 거로 생각한 것이 근시안적인 판단이었다. 조금만 생각해봤다면 ‘원래부터 궁궐 안에 돌아다니던 남자 경비병들이나 집사들은 어떻게 되었지?’하는 문제를 떠올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 음... 아마 그들도 지금쯤 한 명당 10번 넘게 쥐어 짜이고 해골이 되어 어디 바닥에 쓰러져있지 않을까?
여자를 올려보내도 안 되고, 남자를 올려보내도 안 되니... 이제 페로몬 같은 것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안드로이드- 물론 후각 센서나 인간의 감정 같은 것이 탑재된 개체는 철저히 배제했다-들을 불러왔는데, 웬걸, 뜬금없이 EMP가 터져버려서 그대로 말아먹었다.
그 범인인 오로라는 카넬리안을 들춰 엎고 머나먼 행성으로 떠나버렸으니, 체포하기에는 이미 글러 먹은 상태. 그나마도 궁궐 사람들은 이번 EMP 사태의 범인이 오로라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포기하면 편하다고. 허허허.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니까 웃음마저 다 나온다.
궁궐 전체가 혼란에 빠져들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터뜨린 EMP의 피해를 수습하는 데까지는 아직 사람을 보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해가 완전히 저문 뒤에야 EMP에 어느 정도 면역을 갖춘 군용 안드로이드를 최후의 수단으로 구해올 수 있었는데, 일단 공주님을 말리는 게 최우선 목표이니 켜질 생각을 안 하는 전등들은... 나중에 고치자, 나중에! 좀!
그는 일찍이 궁궐이 지금과 같이 완전한 암흑에 빠져든 광경을 본 일이 없었다. 루시드 제국의 융단 핵 폭격으로 인해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 와중에도 기어이 살아남은 것이 황궁이요, 황제가 거처하는 황궁만큼은 전기가 1년 365일 내내 공급되어 구석구석까지 환하게 비추어 암살자가 숨어들 틈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EMP탄의 영향을 받아 먹통이 된 전자 장비들의 수효가 그리 많지 않으니, 저건 언제고 수습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제발, 너희만큼은 바닥에 뻗지 말고 저 안에 들어가서 어떻게 좀 해봐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을 거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수습 담당자의 얼굴은 사뭇 비장해져 있었다.
“흐음~? 한창 즐기는 중이었는데... 여태 아무도 안 올라오다가 이제 올라온 게 군용 안드로이드야~?”
공주님께서는 자기 방으로 들이닥친 안드로이드 떼를 보고서도 능청을 떨었다. 그 아래에는 젖통, 아랫배, 보지에 양 촛농의 세례를 받는 칼디르가 있었고, 그 사이에는 반쯤 녹아 사라진 양초가 있었다.
“헥, 헥... 새, 새로운 관람객분들이신가요?”
“아니야, 마키야. 얘네는... 아무래도 내가 벌여놓은 사단을 정리하라고 아래에서 올려보낸 애들인 것 같은데.”
공주님께서 그 말씀을 하시면서 잠시 양초를 거두어들여 주신 덕분에, 칼디르는 전통적인 SM 플레이 복장을 하고서 양 촛농 고문을 당한 끝에 혼절해버릴 뻔한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니, 지금 그렇게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는 걸 보면 그냥 그대로 누워있다가 양 촛농으로 가버리는 편이 더 나았을 거 같아. 실시간으로 흑역사를 만드는 중이잖아, 너. 음... 아니다. 애무도 아니고 이거로 가버리는 쪽이 더 추한가?
누가 보냈는지는 몰라도 지금 이 꼴을 보고도 멀쩡히 서 있다니, 역시 인간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안드로이드는 재미가 없어요. 몇 시간을 바닥에 뻗어있는 저 메이드들이나, 궁궐 바깥사람을 붙들어 세우고 양 촛농을 떨어뜨려 주고 있는 공주님의 모습을 보면 좀 놀라주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툭... 공주님께서 다시 양초를 칼디르의 보지에 가져다 대셨고, 곧 뜨거운 눈물이 방울져서 떨어졌다. 뽀얀 속살에 잠깐 닿았다가 딱딱하게 굳어서는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보지 표면에서 떨어지는 동안에도 안드로이드 떼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잠자고 서 있을 뿐이었다.
뭐지? 나를 뜯어말리고 이 사태를 어떻게 좀 정리해보라고 보내진 애들 아니었어? 그런데 왜... 아! 나 지금, 서큐버스로 변신한 상태였지. 그럼 잠시 변신을 풀어보실까. 아니나 다를까, 내가 변신을 풀자마자 안드로이드 떼는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명령을 내려달라고 간청해왔다.
“이제야 나를 알아봐 주는 거야? 섭섭한데... 뭐, 좋아. 그러면 일단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내 방을 정리해주고, 겸사겸사 기절해있는 메이드들도 데려가서 치료해줘. 내일 아침까지는 다 해놓을 수 있지?”
“예! 공주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깨끗이 치워놓겠습니다!”
공주님의 명령이 떨어지자, 저 복도 너머에까지 늘어서 있던 안드로이드 떼가 우르르 몰려와서는 깨어진 꽃병이나 헝클어진 이불 따위의 것들을 쓸어 담고 메이드들은 의무실로 데려가는 등, 작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메탄올을 억지로 받아들인 탓에 완전히 망가져 버린 딜도나,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싸질러져 있는 가짜 좆물, 애액, 오줌 따위의 것을 보고도 정신을 멀쩡히 지킬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로서 공주님의 명령에 의심을 품거나 더럽다며 거부해버리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 그저, 명령에 따라 바닥을 닦고 물건을 치울 뿐이었다.
잘 하네. 근데 아까는 다들 왜 그랬어? 정말 내가 서큐버스로 변신 중인 상태였다고 못 알아본 거야? 안면인식장애... 뭐 그런 거야? 악마 뿔, 날개, 꼬리가 좀 달려있다고 못 알아보...는 것도 당연하긴 해! 사람들한테는 그런 게 없으니까. 저 혼자 따지다가 이윽고 수긍해버린 공주님이었다.
아무래도 조금 전에는 서큐버스 변신 상태의 공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칼디르를 인간으로 인식하였지만, 칼디르에게는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었으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멈춰 서 있었던 모양이었다.
여기가 앞으로 나와 마키가 지낼 신혼 방이니까, 먼지 하나 남기지 말고 청소해놔야 해. 알겠지? 이게 다 내가 해놓은 짓거리이긴 하지만, 사실 나도 내 손으로 이걸 다 정리하는 건 좀... 귀찮았거든. 마키에게 시키기에는 다 끝나기 전까지 내가 섹스를 참을 자신도 없고 말이야.
“응... 주인님의 명령을 따르겠다니... 이상해요... 주인님의 섹스 수발을 들어드릴 수 있는 건 저뿐인데... 제가 아닌 누가 주인님의 명령을 따르겠다는 거죠?”
“왜? 너도 거들어주고 싶어서 그래? 그러면 너는... 혀로 바닥을 핥아서 닦고 다니든지!”
“네,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인님.”
그래서 특별히 마키에게는 청소를 면제시켜주려고 했는데, 제 발로 나서는 것은 나도 말리지 않았다. 그래, 그 아기들처럼 작은 혀로 바닥을 핥아서 얼마나 빠르게 바닥을 닦을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고.
마키로 하여금 청소 작업에 합류하도록 한 나도 가만히 서 있지만은 않았다. 혼자 보냈다가 내 시야의 사각에서 누군가에게 납치당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오로라의 경우처럼 NTR당한 거로 보지 꼴리는 것도 어디 한두 번이어야지, 그게 몇 번이고 되풀이되면 그건 주인님으로서 소유권을 주장하고 말고 할 자격도 없는 거다.
마키를 결코 홀로 두지 않으려는 내 마음은, 내가 개 목줄을 단단히 부여잡고 마키는 네발로 기어 다니며 혀로 먼지를 닦고 가짜 좆물과 애액을 빨아 들이키는, 인간의 로봇 청소기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로봇 청소기와는 다르게 쓰레기들을 빨아들이는 성능은 영 좋지 않았다. 보지는 진공청소기처럼 잘만 빨아들이더니, 여기서는 힘을 못 쓰네. 그래도 보통 청소기와는 다르게 눈요깃거리는 된다는 아주 강력한 장점이 있다. 전원선처럼 휘감고 다니는 저 검은색 스트링과 새하얀 나신의 조합!
어차피 마키에게 제대로 된 청소기로서의 활약상을 기대하지는 않았으므로 딱 그 정도만 해줘도 되었다. 굳이 나서지 않아도 안드로이드가 알아서 다 해줄 텐데, 뭘. 그리고 지금처럼 혀로 핥고 다녀봐야 청소한 거 티도 안 나고 오히려 바닥에 침이 묻어서 닦아야 할 걸 늘려주는 셈이 되니까 우리는 슬슬 비켜주자.
“이 방을 다 청소하려면 좀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오늘밤은 다른 곳에서 자자. 이미 해도 져버린 모양이고...”
내 말이 끝나자마자, 마키는 군말 없이 방바닥에서 혀를 뗐다. 마지막으로 주워 먹은 쓰레기는... 누가 챙겨왔는지 알 수 없는 콘돔이었다. 나는 피임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마키가 임신할 때까지 진짜 좆물을 싸질러줄 각오가 되어있었기에, 일단 내가 챙겨온 물건은 아니었다.
그러면 누가 흘리고 간 모양인데... 남녀간의 섹스에 흔히 쓰이곤 하는 콘돔이 나와의 질펀한 레즈비언 보빔 섹스에서 밑에 깔리는 펨섭 역할을 담당하는 마키의 입에 물려 있는 걸 보니 기분이 오묘했다. 내가 남자였다면 아마도 섹스를 조르는 듯한 저 마키의 몸동작을 보고 바로 자지를 바지에서 꺼내 들어 입에 물려줬겠지.
애초에 청소를 한답시고 왜 그런 걸 입에 물고 다니는 거야... 나는 그 콘돔을 손으로 집어서 마키의 입에서 빼내고 양초와 함께 바닥에 아무렇게 던져두었다. 그러자 충성스러운 안드로이드 하인들이 알아서 그것을 집어갔다.
이제 잠자리나 구하러 나가보자. 오늘밤만 어디 다른 데 가서 자고 오면 다시 깔끔해져 있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키와 함께 실외정원으로 나갔다. 지난 새벽에 열기로 가득한 야외섹스를 즐겼던 정원보다는 좀 더 넓어서 몸을 숨길 수풀도 많은 그런 정원이었다.
실외정원에는 비록 푸근한 침대는 없을지 몰라도 부드럽게 몸을 감싸줄 만큼 큼지막한 나뭇잎은 있었기에, 이걸 두 개씩 떼어내서 하나는 밑에 깔고 하나는 덮고 자면 되었다. 물론 이대로 잠이 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젯밤에 이어 아마 오늘 밤에도 이 부근에 온 사람들은 한 쌍의 여인이 골반을 맞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