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31화
아아, 주인님의 종인 내가 주인님을 내려다보고 있어... 주인님을 만난 뒤로 이게 도대체 얼마만의 일이람. 아틀랜디의 독한 기운에 취해서 깨어나지 못하고 숨을 가쁘게 내쉬는 주인님... 너무 귀여워어... 어젯밤에 깨달은 마조히스트 본능을 뚫고 사디스트의 인격이 깨어나 버릴 것만 같아...
분위기에 휘말려 착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실신하신 채 내가 아무리 세게 엉덩이를 때린다고 하더라도 때리지 말라는 발악조차 하지 못할 공주님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니 새로운 플레이에 눈을 뜨게 될 것 같아. 어쩌면... 나의 진정한 얼굴이 마조히스트 인격에 억눌려 있다가 이제 조금 깨어난 걸지도 모르고...
하아, 하아...♥ 칼디르는 침대에 엎드린 채 의식을 되찾지 못하는 환자분에게 주사를 놓아준다는 것을 핑계로 삼아 그 아리따운 환자분의 포동포동한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려드렸다. 아니야... 아니라고...! 이건... 그저 주사를 놓기 전에 간호사들이 흔히 하는 의례적인 행위일 뿐이야. 성적인 의미는... 전혀 없어...!
...그런 것치고 모처럼 백옥 같은 색깔로 돌아와 있던 칼디르의 얼굴이 다시 루비와 같은 색깔로 물들어갔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보드라운 엉덩이 살의 촉감에 칼디르는 열기가 가득 담겨있는 한숨을 토해냈고, 그 엄청난 유방이 격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괴뢰국의 공주라고 하더라도, 공주는 공주. 과연 험한 일은 여태 한번 겪어보지 않은 것인지, 엉덩이를 때려봤는데 근육이 잡힌다거나 상처가 만져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완연한, ‘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되어있는 살덩어리였다.
칼디르가 이왕 간호사를 자처한 것, 제대로 하겠답시고 창녀도 거를 차림을 스스로 하고서 공주님의 곁에 다가갔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자기도 그런 차림을 하고 있노라니 간호를 해드리는 건지, 성적유희를 제공해드리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해놓고는... 정작 자신이 그 상황에서 성적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잠시뿐이라고는 해도 주종관계가 역전된 듯한 상황은 15살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자위 한 번 안 하고 살아오다가 어젯밤에 같은 여인의 손길에 이끌려 순결을 잃고 ‘성’에 눈을 떠서는, 이제 섹스 없이 살아가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 칼디르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두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발명품을 창조할 적의 천재성은 그녀의 곁을 떠나 있었다. 지금 칼디르의 멍한 눈동자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오직 공주님의 티 없이 깨끗한 엉덩이와 아침부터 점심까지 내리 4~5시간을 즐겼는데도 새롭게 불타오르는 정욕뿐이었다.
공주님은 아직 어둠 속에 집어 삼켜져 있었기에, 자신의 종이 제멋대로 달아올라 자기 엉덩이를 때리면서, 물결치는 자신의 살결을 구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닌 말로, 공주님께서도 칼디르가 실신해 있을 때 그녀의 몸을 멋대로 탐하고 드셨으니 칼디르도 지금 이렇게 공주님의 엉덩이를 때려두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주인님의 엉덩이에- 붉은 자국도 새겨지지 않을 정도로 앙증맞은- 벌을 내리기를 20여 분, 어느덧 칼디르는 자신이 본래 하려고 했던 일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순간이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급속 알코올 분해제. 술을 진탕 퍼마신 다음 사용하여 정신을 차리고 또 마셔대거나, 술이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맞아두어 술에 취하는 속도를 늦추는 용도로 잘 쓰이는, 술 없이는 못 사는 마초남들이 만들어낸 궁극의 산물. 이것을 주인님의 몸에 놔드리기만 하면 체내의 알코올- 공업용 메탄올 역시 예외는 없었다- 모두 분해될 테고...
그러면 내가 주인님의 엉덩이를 이렇게 마음 놓고 때릴 기회를 다시 잡기는 어렵겠지. 그래도 해야만 해. 칼디르가 마음을 굳힌 뒤, 공주님의 엉덩이에 주사를 쿡 놔드렸다. 그러자 주인님께서 몸을 움찔거리시며 반응했다. 으으음...하고 야릇한 소리를 내시는 걸 보면... 분해제가 몸에 들어가자마자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이처럼 주사기라는 옛날 방식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지만, 성적 판타지의 세계에서는 ‘주사기를 친히 놓아주는 간호사’가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무례를 무릅쓰고 주인님의 엉덩이에 주사기를 놓아드리고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앗... 마키... 네가 웬일로 나보다 먼저 일어나 있는 거야? 여기 사후세계는 아닌 거지? 나, 또 우리 할아버지를 만나 뵙고 온 것 같은데... 그러면 사후세계는 아닌가 보다! 마키야! 이렇게 반가울 수가!”
간호는 성공적이었다. 사실 분해제의 효력이 출중하여 간호고 뭐고 힘을 기울일 필요도 없었지만, 주인님께서는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간호사 차림에 주사기를 들고 있는 내 모습을 보시고는 대강 상황을 파악하신 다음 내 행동에 감동하여 나를 꽉 껴안으시고 내 볼에 당신의 볼을 갖다대고 비벼대셨다.
“주, 주인님께서 무사히 깨어나셔서... 저도 기뻐요...”
“우아아앙! 나를 위해서 이렇게 섹시한 간호사 옷도 입어줬구나! 네 모습을 보고 있으니 힘이 절로 나는 것 같아!”
과연, 주인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시는 대로 조금 전까지 죽은 듯 쓰러져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게도 나를 꽉 껴안아오셨다. 으윽... 갈비뼈가 부러질 것만 같아. 초능력자라서 뼈가 부러지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으니 망정이지...
나도 참, 복상사를 조심해야겠노라고 마음을 먹은 게 언젠데 또 이런 실수를 반복하다니. 이번에는 진짜 죽을 뻔했어. 공주님께서는 칼디르를 껴안은 채로 오늘의 태양을 금색 눈동자 안에 한가득 담으시며 진심으로 기뻐하셨다.
“그런데... 내가 쓰던 물건은 어디 갔어? 네 보지랑 애널 구멍에 쑤셔주던... 그... 기다란 딜도 말이야.”
“주, 주인님의 물건...이라면... 저기에 있어요.”
칼디르가 검지로 조심스럽게 가리키는 방향을 공주님께서 돌아보신다. 공주님께서 애용하시다 못해 거의 학대하다시피 했던 딜도는 거기에 기괴한 형태로 널브러져 있었다.
웬만해서는 하룻밤과 아침, 점심을 보낸 정도로 그렇게 망가뜨리기도 힘들 텐데, 독하기로는 이름난 아틀랜디를 속에 꽉꽉 채워서 100번 넘게 써댔으니 더는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기기는 했다.
오히려 저게 남정네들 거시기에 달린 진짜 생자지였다면 100번은커녕 10번도 못 채우고 칼디르의 보지에 눅진눅진하게 녹아나서 금세 써먹지 못할 물건이 되어버리고 말았겠지. 여태까지 버텨준 것만으로도 저 딜도는 제 역할을 다했다.
우리 마키의 부끄러운 모습을 있는 대로 끌어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음... 그런데... 정작 저 딜도를 사용한 장본인은 아틀랜디에 취해서 마키의 엉덩이에 미친 듯이 박아댄 걸 기억조차 못 해내고 있네? 이런 미친, 손해도 이런 손해가 어디 있나.
“...내가 좀 많이 거칠 게 하기는 했지? 이제 저건 더는 못 쓰겠네. 근데... 저게 저렇게 망가져 버릴 정도로 했는데... 오늘 아침부터 있었던 일이 기억이 안 나...”
공주님께서는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이 호기롭게 아틀랜디를 들이켠 다음 머릿속에서 뭔가 픽 하고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뿐이었노라고 털어놓으셨다. 이건 설명하고 자시고 할 문제도 아니었다. 주당도 아닌데 술을 그렇게 들이켜고 필름이 끊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아니, 주당이라고 하더라도 아틀랜디에는 넘어갈 수밖에 없을 터였다.
결국,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광란의 섹스는 취중의 겁탈이었노라, 공주님께서는 솔직하게 고백하셨다. 지금은 초능력으로 온몸을 씻은 듯이 고친 모양이었지만, 내가 그토록 거칠게 대했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끔한 마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왠지 모르게 미안함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적인 감정은 잠시뿐. 칼디르의 가슴골에 고여있던 페로몬이 공주님의 코를 자극하자, 공주님께서는 다시 성욕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술도 깨고 점심시간도 되었겠다, 오늘의 두 번째 끼니를 들어보실까.
“주, 주인님... 방금 깨어나셨으니... 조금이라도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계시는 게... 어젯밤부터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닌지...”
“무리... 내가 무리하고 있다고? 웃기지도 않는 소리! 그리고... 너를 눈앞에 두고서 안정을 취하라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칼디르는 간호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자 했으나, 심영의 자지도 벌떡 세울 음란한 몸을 한 채로 환자에게 안정을 취하라고 말하는 것은 솔직히 양심이 없는 소리기는 했다. 그것도 칼디르의 안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직접 체험해보신 공주님께 하는 소리라면 더더욱.
“뭐, 좋아. 네가 싫다고 하면 나도 여기서 그만두고 네 말대로 안정을 취하겠어. 아니면... 여기서 저녁까지 계속해댈 거야.”
공주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동안에도 손가락을 움직여 칼디르의 보지에 가져다 대셨다. 손가락이 그 안을 비집고 들어가기도 전부터 흥건하게 젖어있었던 것인지, 손가락 끝에서 끈적한 감각이 전해져왔다. 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자기를 또다시 범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거지. 공주님께서는 그것을 거의 확신하셨다.
“아... 저기... 그게... 그러니까... 저...는... 간호사고...”
공주님의 말씀에 칼디르가 뭐라 대답하려 했으나, 당당하기 그지없는 공주님에 반해 칼디르의 목소리는 기어들어다가 못해 아주 땅을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결국, 칼디르는 하고자 했던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 끝까지 했다고 하더라도 공주님께서 암 노예 따위의 부탁을 들어주실 리도 없을 테고.
“흥. 역시 딱 잘라 거절 같은 거 못 하잖아. 그런 식이니까 ‘나 같은 년’한테 처녀를 빼앗기는 거야.”
공주님께서는 명백한 비웃음을 칼디르에게 날려 보냈지만, 칼디르의 몸은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마키를 흥분시키기 위해서는 ‘사랑해’나 ‘좋아해’ 따위의 말들보다는 ‘마조 암캐’, ‘암 노예’ 따위의 말을 사용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듣자마자 화를 냈을 것을, 마키는 보지를 뻘 밭으로 만들기 바쁘구나.
“읏... 으으... 주인...님...”
칼디르는 분명 거절의 뜻을 피력하고자 했다. 하지만 해내지 못했다. 해낼 수 없었다. 간호사로서 주인님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과, 암 노예로서 지금 온몸으로 자신을 덮쳐오고 있는 주인님께 마땅히 응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충돌하고 있었다.
“뭐, 네가 정 그런 식으로 머뭇거린다면... 나도 음문의 지배력을 쓸 수밖에 없어.”
칼디르가 머뭇거리는 틈을 타서, 공주님께서는 그동안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었던 음문의 지배력을 발동했고... 칼디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베베 꼬고 있던 두 다리를 주인님을 향해 활짝 벌려드렸다. 하읏...? 이...이건...? 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