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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29화 (29/225)



〈 29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29화

“하으으으... 대, 대령님... 나... 죽을 거... 같아요... 어서... 칼디르를... 여기에... 데려오세요...! 데려오란... 말이야...!”

“일, 일단 진정하거라, 슈가야. 죽지 않아. 너는 이제 15살이지 않느냐. 스무살도 안 된 애가 벌써 죽느니 사느니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다, 닥치고... 칼디르... 데려오란... 말이야...!”

바니걸 코스튬을 입은 것도 아닌데 태어날 때부터 사람 귀와는 별도로 덧붙이고 다니던 토끼 귀와 두꺼운 눈썹이 인상적인 슬라브계 거유 미소녀, 슈가는 아스트라 대령에 의해 그녀의 집무실 앞에서 발견된 뒤부터 줄곧 그녀의 품안에 안겨 있었다.


엄청난 고통 앞에서 정신줄마저 놓아버렸는지, 평소 예의 바르던 태도는 다 집어치우고 하던 말마저 끊어버리며 대령의 멱살을 부여잡고서 어서 칼디르를 데려오라고 재촉하는 말에도 대령은 딱히 화를 내지는 않았다. 상황이 너무나도 급박했기에, 화를 낼 틈 같은 건 없었다.


군, 군의관이라도 부를까? 아, 아니... 그치들도 상사병을 치료할 방법 따위는 모를 것 같은데. ‘상사 중사 하사’할 때 그 ‘상사’가 맞느냐고 썰렁개그나  치면 다행이지. 아, 이건 상상만 해도 즉결심판 마려워지네.

어쨌거나 의학 쪽으로는 그다지 자신이 없긴 해도, 이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동성 소꿉친구와 며칠 떨어진 것만으로 상사병에 걸려버리다니...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이라 한눈에 알아봐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슈가와 칼디르가 유달리 친하게 지내던  자체는 알고 있었다만, 이 정도일 줄이야...? 아무리 태어날 때부터  하루도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이건 너무나도 심했다. 어째 며칠전부터 몸이 좀 이상하다고 하더라니... 그게 다 이렇게  징조였던 건가!


온몸이 불덩이와도 같고 땀에  절어있는 걸 봐서는 너무나도 아팠던 나머지, 도움을 청할 만한 사람을 찾아서 여기까지 걸어온 모양이었다. 이런 상태로  집무실 앞까지 걸어왔다니... 많이 힘들었을 텐데...


마음이 미약해진다. 군문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죽어가면서 제발 죽여달라고 호소하던 병사를  순간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일까. 대령의 눈동자가 눈에 띄게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군인으로서 다 큰 장병이 죽어나가는 것은 숱하게 봐왔지만, 연약한 민간인 소녀의 고통을 지켜만 보는 것은 그녀에게도 익숙지 않은 일이었다.

주변 친구들을 먼저 찾는 대신 굳이  집무실까지 걸어온 걸 보면, 아무래도 칼디르를 양딸로 거두어들여 키운 나라면 칼디르의 행적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리라. 여기까지 걸어와서는 문고리를 잡고 열어보려고 했지만, 그만 힘을 잃고 쓰러져 버린 결과가 지금 이 상황인 거고.

...미안하다. 사실 나도 잘 몰라서 방금 오로라와 플랑을 대신 마중보낸 참이었어.  순간이동 범위는 이웃 행성계 정도뿐이라서... 칼디르가 어디서 뭘하고 돌아다니는지 직접 알아볼 방법이 없었어...

“으으으... 칼, 칼디르에게... 유언이라도... 전해줄 수 있...나요...?”

“유언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정신 차려보래도!”


상사병에 걸려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던 슈가가 이제 눈에서 진짜 피가 섞인 눈물을 흘리며 기침을 해대는데, 그 기침에서마저 핏방울이 섞여나온 것을 보고는 약한 소리 말라고 소리치던 대령마저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참호족에 걸린 병사들의 발을 보는 것보다도 끔찍한 광경이었다.

“칼디르에게... 사...사랑했다고... 전해주...”


슈가가 자신의 죽음이 다가왔음을 깨달았는지, 대령의 멱살을 부여잡았던 손에 힘이 풀려 툭하고 떨어졌다. 하지만... 대령으로서는 차라리 그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아! 그런 말은 본인한테 직접하거라! 그, 그러니까... 아! 칼디르가 주고 간 약이 있었지! 어서 삼켜라! 어서! 일단 살고 나서 결혼이든 뭐든 네 마음대로 하거라!”

결혼을 거론하기에는 좀 적절하지 않은 자리이기는 했으나, 소녀를 이승에 붙들어 놓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보는 게 맞았다. 너, 나중에 크면 우리 칼디르랑 결혼할 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다면서? 그러니까 여기서 죽으면  돼지!

머리를 굴리고 굴린 끝에 고통을 호소하는 소녀와 함께 패닉에 빠져버렸던 대령의 머릿속으로 칼디르가 떠나기 전에 주고 간 약을 기억해냈다. ‘제가 자리를 뜨면 슈가한테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그때 이 약을 먹여주세요.’라고 했던 거 같은데...  ‘큰 문제’가 상사병에도 해당되는지는 몰라도, 일단 약을 먹이고 보자.


대령이 주머니에서 허겁지겁 꺼내 자신의 입에 억지로 떠밀어넣는 알약을, 슈가도 힘들게 삼켜 넘겼다. ...기적이 있으라. 그때까지도 발작적으로 쿵쾅거리던 슈가의 심장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잦아들었고, 기침도 멎었다. 40도를 넘어가던 열기도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일단 죽을 고비는 넘긴 것 같았다.

약효가 제대로 먹혀들어간 모양이다. 칼디르는... 이런 일을 예상하고 있었던 걸까. 심술궂은 계집애 같으니라고, 이럴 거면 슈가도 같이 데리고 다니던가... 지나간 버스를 애타게 불러봐야 소용없겠지.


“괜찮으냐? 슈가야? 내 말, 들려?”


“응... 대령님... 나, 졸려... 잘...래...”

칼디르가 챙겨준 약을 먹고 고비를 넘긴 슈가는 혼자 앓느라고 피로가 극심했는지, 눈꺼풀을 닫아버리고 대령의 품안에서 그대로 깊게 잠들어버렸다. 대령은 순간적으로 때가 늦어서 죽어버린 것 아닌가 싶었으나... 코-하는 소리가 옅게 들리는  보니 죽은 건 아닌 것 같았다. 휴우, 그냥 잠에 든 건가. 사람을 하루에도 여러번 식겁하게 만드는군.


잠든 슈가는 조금 전까지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던 소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령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지만- 꿈속에서, 슈가는 본인이 지난밤에 꾸었던 악몽에 관해서 곱씹어보았다. 기분 한번 더러워지는 악몽이었다.  악몽에서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소꿉친구, 칼디르가 다른년과 어울려 히히덕거렸다. 자신은 버려둔 채로. 그리고  악몽이 지금 또다시 반복되려 하고 있었다.


칼디르는 내 거야. 칼디르의 입술은  거야. 칼디르의 혀는  거야. 칼디르의 쇄골은 내 거야. 칼디르의 젖가슴은 내 거야. 칼디르의 젖꼭지는 내 거야. 칼디르의 배꼽은 내꺼야. 칼디르의 겨드랑이는  거야. 칼디르의 보지는 내 거야. 칼디르의 애널은 내 거야. 칼디르의 허벅지도, 발도, 대 내 거야. 칼디르의 처녀막은 내 거야. 자궁도 내 거야. 애액도, 모유도, 땀도, 침도, 오줌도, 대 내 거야.

칼디르넌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내거라고ㄴㅐㄱㅓㄹㅏㄱㅗ


슈가는 이번 꿈에서는 지난밤의 악몽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대신, 여전히 얼굴이 검은색으로 처리되는 ‘나보다 먼저 칼디르를 따먹은 년’의 머리채를 잡아서 침대 밑으로 끌어내고  목을 졸라서 죽여버렸다.


“살...려...줘...”

“죽어! 네깟년이 어딜 감히 살고 싶다고 지껄이는 거야! 살고 싶었으면 내게서 칼디르를 빼앗아갔으면 안 됐지! 죽어버려! 죽어! 내 꿈에서 나가! 어디로든 꺼져서 뒈져버리라고!”

그 개년을 죽여버리고  뒤에는, 비디오 테이프 돌려감기 버튼이라도 누른듯 똑같은 꿈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슈가는  개년의 목을 졸라 죽여버렸다. 그 개년이 숨을  쉬어 괴롭다는 듯이 버둥거려도, 슈가는 멈추지 않았다. 몇 번이고, 기꺼이, 처절하게. 자신의 악몽이 나타난 그 개년을 몇 번이고 쳐죽여주었다.

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아무도내게서칼디르를빼앗아갈수는없어ㅇㅏㅁㅜㄷㅗㄴㅐㄱㅔㅅㅓㅋㅏㄹㄷㅣㄹㅡㄹㅡㄹㅃㅐㅇㅏㅅㅇㅏㄱㅏㄹㅅㅜㄴㅡㄴㅇㅓㅂㅅㅇㅓ

찾아내서죽여버린다반드시죽인다죽여버릴거야죽여버릴거라고죽인다죽였다또죽일거야죽이고죽이고그렇게계속해서몇번이고죽여줄거야사지를찢어서죽여버릴거야장기를파내서뜯어먹어버릴거야온몸의구멍으로피를토하게만들어줄거야씨발년이씨발년이씨발년이씨발년이씨발년이ㅆㅣㅂㅏㄹㄴㅕㄴㅇㅣ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01


잠든 소녀의 얼굴은 귀엽고 순수하기 그지없었지만,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꿈은 더는 피로 물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진한 핏빛으로 물들고 말았다. 그 개년을 몇 번이고 죽이고, 꿈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도 칼디르를 안는 순간만큼은 머릿속에 그려낼 수 없었지만, 소녀는 꿈속에서의 살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무기, 독, 도구를 최소한 한번씩은 사용했다.

기관총을 갈겨서 죽이고, 투석기에 매달아 죽이고, 대포를 쏴갈겨서 죽이고, 단두대로 목을 잘라버려 죽이고, 팔다리를 4대의 전차에 묶고 조각조각 찢어서 죽이고, 방사능이 들어간 홍차를 억지로 먹여서 죽였다. 죽인 다음에는, 기꺼이 그 더러운 성기에 온갖 잡동사니를 쑤셔넣어주었다.

감히 나보다도 먼저 칼디르의 몸을 취한 대가는 죽음으로도 치를 수 없다. 한번 죽음은 오히려 가볍다. 일만번, 아니, 일억번 죽어 마땅하다.

나중에 깨어나서 그게 꿈이 아니라, 아틀란티아라는 화냥년에 의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것도 현재 진행형-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소녀의 앞에 펼쳐질 미래가 저절로 그려지는 듯했다.


“여기가 슈가와 칼디르가 함께 자던 방이었던 거 같은데... 응?”

대령은 깊은 잠에 빠져든 소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두 소녀의 방까지 소녀를 안고 걸어갔다. 그리고 문고리를 돌려 방문을 연 순간, 눈앞에 펼쳐진 기괴한 광경에 대령은 또다른 충격을 받고 말았다.

우선, 며칠 전까지 슈가가 칼디르와 함께 지낼 때는 더 깨끗해질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던 방이 완전 돼지우리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저 그림은 뭔지 알아볼  있을 것 같은데... 가장 널찍한 벽에 슈가가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이 붙어있다. 칼디르가 없는 동안... 칼디르의 알몸을 상상하면서 그린 그림처럼 보인다.

얘도 딱히 그림을 배운 일은 없을 텐데, 도대체 다들 어디서 이런 잔재주를 배워오는 거야? 슈가가 그린 칼디르의 나체화는 낙서가 아니라 차라리 예술작품이라고 불러줘야 할 정도로 정교했다.  한면을 통째로 캔버스로 삼아버리는 대담함에서부터 시작해서, 얼굴의 묘사와 성기의 표현까지. 그 모든 것이 환상적이었다.

다만, 실제 칼디르의 모습보다는 좀더 성숙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우리 칼디르가 가슴이 좀 크긴 해도 저 정도로 크지는 않은데 말이지? 저건... 사람 머리통보다... 나보다  큰 것 같은데?

어, 저건  같은데... 저런 게  벽에 꽂혀있는 거지? 그림의 성기 부분에 웬 칼이 꽂혀 있기에 대령은 뭔가에 홀려버린 듯 그림을 향해 가까이 다가섰다. 사타구니 부분에 어떤 글귀가 새겨져 있기에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칼디르의... 처녀막은... 내...것이다...?”

하필이면 제손으로 그린 그림의 성기 부분에 칼을 꽂은 것은 그런 의미였던 건가. 이쯤 되니 소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은 싹 사라지고 등에 소름이 쫙 돋는다.

그림에서 등을 돌려 방을 다시 한번 돌아보니, 벽과 천장과 바닥이 온통 칼디르를 모델로 삼아 그린 그림이나 칼디르 몰래 부끄러운 순간을 찍은 듯한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림들은 하나 같이 다 저쪽벽에 붙어있는 것처럼 칼디르의 젖가슴을 실제보다도 몇 배로 부풀려서 묘사하고 있었다. 슈가가 제 취향을 노골적으로 그림에 담아낸듯 보였다.


방을 한가득 메우고 있던 잡동사니들도 다시 한번 살펴보니, 그것들은 영 쓸모없는 잡동사니들이 아니었다. 그것은 슈가가 칼디르가 없는 며칠동안 칼디르를 그리워하며 만들어낸 칼디르를 닮은 인형, 이불, 쿠션, 피규어, 망가 책, 야설, 실제 크기의 동상- 등등이었다.


이제는 소녀가 입고 있는  옷가지마저도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게 된다. 이제야 깨달은 건데, 이 아이... 알몸에 와이셔츠 한장만 걸치고 있었네. 땀에 푹 젖어서 속이 다 비쳐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와이셔츠? 분명 슈가가 입고 다니던 옷 중에서는 와이셔츠가 없었는데? 와이셔츠를 즐겨 입고 다니던 건... 슈가가 아니라...칼...디...르... 그제야 와이셔츠의 카라 부분에 새겨져 있던 ‘Kaldir’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도대체 얼마나 칼디르에 푹빠져들어버린 거냐... 칼디르가 돌아오면... 이  상태에 관해서는 어떻게 해명하려고? 대령은 더는 이 방안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소녀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이불만 덮어준 다음 서둘러 방을 나섰다.


급하게 움직이다 보니 뭔가가 발에 채여 나뒹굴었지만, 무의식중에도 베개에 제 머리를 의지한 소녀에게서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는 않는다. 이건... 뭐지? 소녀가 깨어나지 않았음에 안도의 한숨을 흘리던 대령이 자신의 발에 걷어차인 일기장을 무심코 열어보았다.

열어보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은 이 우주 역사에 기록될 만한 사디스트의 계획표였다. 언제 어디서 칼디르와 함께 어떤 플레이를 즐길지에 관한 계획이 초단위로 기록되어 있었고, 그 묘사 역시 매우 상세했다. 도저히 순수한 소녀가 남긴 일기처럼 보이지 않는다.

개중에는 칼디르의 속살을 잘라내어 자기가 그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 칼디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기가 칼디르 그 자체가 되고 싶다는 내용도 있... 우욱... 이런 구역감은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것 같군. 표지에 ‘50권’이라고 쓰여있는 걸 보면 이런 게  두권도 아니라 적어도  방 안에 수십 권은 있는 모양이었다.

대령은 거기서 구역감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뛰어가서 속을 게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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