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공주님의 섹스 전담 메이드: 11화
공주님께서는 역시나 칼디르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칼디르의 새끈한 목에다가 개목줄을 채워주셨다. 오우야, 개목줄을 채워주면서 개 꼴리는 쇄골도 실컷 감상해준다. 이제는 이것도 내 거고 저것도 내 거고...
개목줄 말고도 더 챙겨온 게 있었지. 공주님은 한 손에 개 꼬리 모양 애널비즈를 드셨다. 이걸 이렇게... 집어넣고 쭈욱 밀어주면... 후, 애널비즈를 똥구멍에 박아주는 것도 생각하는 거 하고는 다르게 한 손으론 안 되네. 그래도 본래 오른손잡이지만, 칼디르를 따먹을 궁리를 하다 보니까 왼손도 오른손처럼 잘 쓸 자신이 생겼다.
“으아앗... 공주님... 아, 아니... 주인님... 지금 제 애널 구멍에다가 도대체 뭘 집어넣으시는... 으앗... 그, 그런 걸 집어넣으시면... 다리에 힘이 풀... 아아아앗... 기어갈 힘도 없...”
한쪽 끝에 개 꼬리가 달린 구슬 모양 애널비즈, 굳이 마키와 함께 네발 산책을 나서려는 이 시점에서 이걸 달아주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았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마키를 소개해줄 시간이 다가왔는데, ‘얘는 사람처럼 생겼지만, 어쨌든 사람이 아니라 암캐임. 아무튼 그럼.’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 친히 꽂아넣어 주는 것이다.
“다 들어갔어. 이제 그대로 한번 일어나봐. 괜히 엄살피우면서 요령 부리면 엉덩이 걷어차일 줄 알아.”
“네, 네헤엣... 주인니임...”
바이브레이터처럼 리모컨을 누르면 윙윙 돌아가는 기능까지 달려있으니까 얘가 혹시 말을 안 듣는다 싶으면 바로 전원을 켜서 참교육을 시전할 수도 있다. 어디 보자, 꼬리만 붙어있으면 안 믿어줄 것 같으니까 개 귀 모양 머리띠도 씌워줘 보실까.
“저는 한 마리의 암캐가 아니라 한 명의 인간... 앙!”
“닥쳐! 너는 한 명의 인간이 아니라 한 마리의 암캐야! 알겠어? 알아들었으면 발정난 암캐처럼 한번 짖어봐!”
“멍... 머어헝... 멍멍멍...!”
음, 조금 어색하네. 암캐처럼 멍멍 짖는 연습은 오늘부터 차근차근히 해나가야지. 뭐, 우리 마키를 완전히 길들이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나는 이번 주가 다 지나가기 전에 모든 일을 마칠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덧 자정을 넘어서 토요일 밤에서 일요일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점. 즉, 일요일이 다 지나가기 전에 승부를 보겠다는 소리나 다름 없다. 출사표를 던지고 비장하게 원정이라도 떠나는 기분이네.
공주님은 칼디르에게 꼬리와 귀를 달아주신 다음 똑바로 눕혀 놓은 다음 아랫배에다가 새겨준 하트 문양 문신이 잘 있나 살펴보셨다. 잘 있네. 중앙의 하트 문양을 중심으로 해서 나팔관 형상의 날개가 사타구니 옆으로 뻗쳐 나가는 형태의 문양은 아주 음란해서 창녀나 음마가 아니라면 자의로 새기고 다닐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큰 하트 안에 작은 하트가 들어가 있는 형태의 하트 문양 위에는 ‘아틀란티아 공주님의 소유물♡’이라는 글씨가 추가로 새겨져 있어 이 생체 오나홀이 누구의 것인지를 더욱 확실히 담보해주고 있었다.
날개 문양도 하필이면 천사 날개가 아니라 악마 날개로 새겨놔서 내가 무슨 소악마... 아니, 대악마로서 현실공간에 강림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으레 서큐버스라는 게 그런 일족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 하트모양 문신은 서큐버스 세상에서만 통하는 물건이 아니었다. 레즈비언 비밀 연회장에 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모양의 문신은 인간사회에서도 ‘암 노예’라는 의미를 지녔다. 출처는... 역시나 외국의 모 망가 사이트다. 참으로 칼디르, 아니, 우리 마키에게 잘 어울리는 문신이 아닐 수 없다.
왠지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더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내가 직접 새겨준 이 절대음문이라는 게, 서큐버스 특유의 초능력이라서 아예 지워버릴 수 없을지는 몰라도 초능력의 효과를 무효화하는 능력자가 나타난다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릴 터. 칼디르를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려고 보니 머리가 참 팽팽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러면 그에 대한 대비로... 너무나도 위험한 나머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고대 주술을 꺼내보실까. 물론,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다. 초능력의 효과를 무효화하는 초능력자가 있다면, 타인의 주술을 해제하는 주술도 존재하기 마련. 하지만 일단은 이것부터 하나씩... 천천히...
“자, 착하지. 마키. 네발로 침대 위에서 내려가.”
칼디르에게 침대 밑으로 내려가라고 명령을 내린 다음, 나지막하게 영창을 읊어서 오른쪽 엉덩이 아랫쪽에다가 눈깔 모양 문신을 추가로 채긴다. 이 문신도 ‘암 노예’라는 의미를 지닌 문신이었다. 문신에 대한 지식이 있으니까 막 아무 모양으로 새길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개 꼴리는 문신을 각인해줄 수 있어서 좋다.
이 고대 주술은 각인당한 사람이 어디에 있든 간에 그 주인이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위치 추적기라고 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서는 그냥 각인당한 사람 앞에 떡하니 나타날 수 있게 해주고, 엉덩이에 새겨주면 애널의 성감을 증폭시켜주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아주 만능 주술이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고대 주술이라면서 내가 어떻게 이걸 알고 있느냐고? 이런 주술의 존재 자체는 배워서 알고 있었고, 사용법은... 그냥 우리 마키를 어떻게 하면 잘 따먹을 수 있을지를 강렬히 생각하다 보니까 배운 적도 없는 주술이 써지던데? 초능력이든 주술이든 다 쓰는 사람 마음먹기에 달린 건 상식 중의 상식 아니겠어?
과학자들에 따르면 초능력자는 보통은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 한계를 탈피하게 되지만, 내 경우는 서큐버스 혈통의 영향으로 누군가를 쟁취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힘이 세지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문신은 일단 이걸로 다 새긴 것 같고... 마키라는 이름을 지어줬으니까 개 목줄에다가 붙일 인식표도 만들어야겠지? 마키, 그것은 칼디르에게 공주님이 손수 붙여주신 애완견으로서의 이름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암컷에게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작가도 공인하는 칼디르 특징: 여자가 아니라 암컷임)
아까 마키에게 읽으라고 던져줄 글을 쓸 때와는 다르게 이름표는 정성스럽게 만든다. 다 만든 다음에는 인식표를 걸게 되어있는 고리에다가 걸어준다. 애완견을 입양한 후로 첫 네발 산책이다. 우리 마키가 황궁은 잘 모를 테니까 겸사겸사 황궁 소개도 해주고... 아! 이 얼마나 자비로운 주인님이란 말인가!
“첫 산책이라 그런지 준비하는 데 오래 걸렸네. 이제 준비는 다 됐으니까 사람들 만나러 나가보자. 문은 네 손... 아니, 앞발로 열어.”
“아아... 공, 공주님... 이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하아앙♥ 깁자기 애널비즈 작동해버리는 주인님... 비겁해애앳...♥”
“암캐 주제에 감히 주인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토를 다는 거야? 너는 앞발로 문 열고 앞으로 가기나 해!”
아무래도 나는 마키에게 자기 처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줄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마키의 지장이 찍힌 암 노예 계약서를 그 앞에 내밀어 보이면서 이건 네가 실신해 있을 때 만든 계약서이기는 한데 아무튼 네 지장이 찍혀 있으니까 계약은 성립되었노라고 선언하고는 그나마 이년의 몸에 걸쳐져 있던 옷가지를 마저 찢어버려 알몸으로 만들어주었다.
암캐 년에게 사람들이나 입고 다니는 옷은 사치지, 암. 이제야 마조 암캐에 걸맞은 모습이 된 우리 귀여운 마키의 목에 걸린 목줄을 휘어잡고 네발 산책시켜주러 방에서 나선다.
“하으으읏... 으으으응... 부, 부끄러워...”
그런데 이 암퇘지년이 홀딱 벗은 채로 네발로 기어 다니려고 하니까 부끄러웠는지 자꾸 뭐라고 토를 다는데... 그럴 때는 엉덩이를 한 번씩 걷어차 주면 신음을 내지르다가 자기 갈 길을 계속 간다.
언젠가 궁궐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앞에서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을 소개해야겠노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언젠가’가 이렇게나 빠르게, 또 이렇게나 부끄럽게 찾아올 줄은 몰랐다.
손목을 결박한 수갑은 내가 손을 앞발 삼아 한 발자국씩 내디딜 때마다 쩔렁거리는 금속음을 내고, 발목을 묶은 족쇄에서는 수갑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더한 중량감이 느껴진다. 내 목에 채워진 개 목줄은 끈이 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별다른 소리가 나지 않는다.
개 귀 모양 머리띠와 개 꼬리 애널비즈까지 달았으니, 이거야말로 완전한 암캐의 형상이 아닌가. 물론 공주님께서는 나를 자신과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 한낱 암컷 내지는 성욕 풀이용 도구쯤으로 생각하고 계실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인간의 심성을 유지하고 있는 나로서는 수치심은 정말 어쩔 수 없었다.
“도망쳐! 궁궐에 웬 이상한 년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저 서큐버스한테 붙들리면 그날로 레즈비언 암 노예가 되고 말 거라구! 그러면 시집은 다 간 거야! 어서 도망가!”
그나마 이렇게 아무런 옷도 걸치지 채 네발로 걸어가는 나에게만 시선이 집중되지는 않아서 부끄러움이 조금이나마 덜어진다. 왜 내게 시선이 모이지 않느냐고? 그야 물론... 내 목의 초커와 연결된 줄을 부여잡고 계시는...
“역시 다들 우리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는 눈치네. 앞으로는 좀 익숙해져야 할 텐데, 벌써 후끈하게 달아오르는걸?”
공주님은 이제 자신의 정체를 더는 숨기실 생각도 없으신 건지, 서큐버스로의 모습으로 변신한 채로 태연하게 궁궐을 걸어 다니신다. 지금의 공주님은 그 누가 봐도 ‘평범한 인간’이라고 쳐줄 수 없을 터였다.
등에서는 악마 날개가 계속해서 퍼덕거리고 있고, 엉덩이 위에서 시작되는 꼬리에는 하트가 달려 있고, 머리 위에 솟은 뿔은 아무리 봐도 악마를 연상케 하고... 그나마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깔만이라도 평소와 같았으면 모를까, 진분홍색이니...
옷차림은 또 어떠한가. 연회장에서 처음 마주하였을 때 입고 오신, 신랑 컨셉의 검은색 란제리다. 가슴골과 배때지가 훤하게 드러나고, 가터벨트 위쪽 부분으로 허벅지 살이 삐죽 튀어나온 가운데 티팬티는 국소부위를 제대로 가려주지 못할 정도로 얇은... 분명 나랑 섹스하실 때 거의 다 벗으셨을 텐데 언제 다시 챙겨입으신 거지?
호오... 암캐 주제에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려는 것 좀 보소. 아주 앙큼한데? 이 옷차림이 사실은 서큐버스 신체 일부라서 언제든지 복원할 수 있다는 걸 네가 알고 있으려나 몰라? 근데 알고 있으면 뭐하게? ‘저한테도 옷 입혀주세요’하고 반항이라도 하게?
공주님께서는 서큐버스 변신에 더해 아주 음란한 복장을 하시고서는 내 걸음이 둔해질 때마다 ‘너만 그렇게 부끄러운 건 아니니까 불평불만 하지 말고 계속 걷기나 해’라고 명령을 내리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공주님... 바닥이 대리석이라 손바닥이랑 무릎이 너무 아픈데... 조금만 쉬었다 가면 안 될... 헤으윽...”
공주님의 명령이 있었다고는 해도, 계속해서 대리석 바닥만 나오는 궁궐을 네발로 기어 다니고 있으려니 손바닥이 다 얼얼하고 무릎은 금방이라도 깨질 것만 같았다. 그러한 고통에서 전해져 오는 쾌락은 둘째 치더라도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서 공주님께 말씀을...
“암캐 주제에 감히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거야? 그리고 뭐? 조금만 쉬었다 가자고? 암캐 따위가 주인님의 명령을 거스르고 편해지려고 했겠다?”
말씀을... 컥, 커억... 괜히 말했다. 공주님께서 한 손에 부여잡으신 개 목줄을 강하게 집어 당기시자, 상체가 들어 올려지며 숨이 턱 막혔다. 오랫동안 기어다니느라 힘이 쭉 빠진 팔로는 그런 자세에서 몸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었다.
“헤엑... 케엑... 숨... 숨 쉬... 흐으윽... 공, 공주님...”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눈물이 그렁거리고, 입에서는 침이 줄줄 흘러나온다. 그런데 내 뇌의 성욕 센서는 이 상황을 극도로 반기는지, 내게 극상의 쾌락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아... 중독될 것 같아...
호흡곤란 오르가슴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이런... 나쁜 버릇이 들면 안 되는데... 허으윽! 공주님께서 무슨 짓을 하셨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아랫배에서부터 수십 배는 더한 자극이 전해져 온다.
아아악... 더... 참을 수 없어... 터져나온다...! 결국 나는 칠칠치 못하게 호흡이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 것만으로 성대하게 가버려서, 홍수로 터져버린 싼샤댐처럼 대리석 바닥을 향해 애액을 마구잡이로 뿌려대기 시작했다.
무의식중의 일이라서 애액을 싸대는 와중에 오줌까지 참지 못하고 배출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공주님께서는 내가 형편없이 망가지는 것을 보시고 나서야 만족하셨는지 개 목줄을 부여잡은 손에 힘을 풀어주셨다.
이... 이제...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어... 컥, 컥... 하지만 막 가버린 탓인지 전신에 찌릿찌릿한 감각이 사라지지 않아서 이대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공주님께 또 벌을 받게 될 텐데... 가야... 해... 가야... 한다구...
“앞으로 또 내가 내린 명령에 자꾸 토를 달면 이렇게 벌을 줄 테니까, 똑똑히 기억해두라구. 그리고 이제 되도록 나를 ‘공주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주인님’이라고 부르도록 해. 알겠지?”
“네, 네... 공주... 아니, 주인...님.”
“그러면 계속 가자. 저 앞에 또 사람들 기다린다.”
아마 공주님께서 내 아랫배에 새겨진 음문의 효과를 실험해보기 위해 음문에 자신의 힘을 흘러 넣으셨나 보다. 아마 조금 전에 그렇게 형편없이 가버린 것도 음문의 효과로 성감이 극대화된 탓일 게다. 그래, 난 절대로 호흡곤란 오르가슴 따위로 가버리지 않... 흐으응...
“아... 그러고 보니... 또 인간의 언어를 사용했네? 제대로 안 해?”
나는 공주님께 엉덩이를 한번 걷어차인 뒤에야 개처럼 짖기 시작했고, 공주님께서는 그제야 내게 벌주는 걸 그만두시고 목적지를 향한 걸음을 재촉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