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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58화 (58/185)

58화

“안 돼! 지, 지금 안 돼요!... 방금, 막 갔잖아... 싫어! 안 돼, 제발... 으흑, 흡!”

첫 삽입 때와는 달리 단번에 뿌리까지 푹 박혀오는 느낌은 다시 또 새로웠다. 그사이 충분히 젖어 유연해진 최홍서의 아래는 이제 통증이 아닌 쾌감만을 느꼈다. 그러나 한계 이상의 쾌감은 통증보다 더한 고통일 수 있었다.

벌려진 허벅지를 잡아 아래로 꽉 당기면서, 그는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사정 직후 한껏 민감해진 육체에 퍼부어지는 빠른 삽입은 사람을 막다른 곳으로 몰고 갔다. 도망칠 곳이 없었다.

살살하지 말아 달라고, 차라리 강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던 최홍서는 이제 멈춰 주기를 애원하고 있었다. 하반신 전체가 지끈거리면서 아래로 뭔가가 확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조마조마함. 이것이 쾌감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최홍서의 허벅지 한쪽을 가슴에 끌어안았다. 그리고 발목을 어깨에 걸었다. 다리가 위로 들리고, 페니스에 찔리는 각도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자극이 퍼부어졌다.

“아, 그, 그만... 그만, 제발... 아저씨... 잠깐, 만...”

몸을 일으키려 해봐도 왼 다리를 쳐들고 있는 자세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시트 위에서 몸을 뒤틀면서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움켜쥐고 긁어대는 것밖엔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어깨에 걸쳐진 최홍서의 종아리를 잘근잘근 씹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위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골반을 단단히 끌어당겼다. 미안하다는 말과 키스로 달래고 사죄할 뿐, 아래를 들락거리는 페니스는 여전히 흉포했다.

“착하다. 우리 홍서, 착하지? 응? 조금만.”

“거, 거짓말... 흐윽... 조금이라는 거, 흐으, 거짓말이... 하으, 흑.”

거칠게 밀어붙이면서, 그는 최홍서에게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쳐들리는 턱, 팽팽히 당기는 목줄기, 부풀었다 함몰하는 가슴과 아랫배, 시트를 틀어쥐고 허우적거리는 긴 팔, 까부라지는 음경과 덜렁거리는 고환을 전부 핥듯이 주시했다. 그조차도 자신에게는 섹스의 일부, 페니스를 살찌우는 양분이라도 된다는 듯이.

허벅지를 안아 안쪽 살을 자꾸 만지작거리는 손길이 최홍서를 더 느끼게 만들었다. 종아리에 입 맞추고 피부를 잘근거리던 그는 발목 안쪽에도 똑같이 그렇게 했다. 뒤꿈치를 이로 깨물고, 발등에 입을 맞추다, 마지막에는 두 번째 발가락과 세 번째 발가락을 입 안에 넣고 빨아댔다.

“하아, 하윽! 흐윽! 안 돼... 안 돼...!”

안 된다면서도, 버둥거리며 도리질 치면서도, 최홍서 역시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잘 단련된 강인한 육체에 땀을 흘려가면서 하반신의 쾌락을 좇아 탄탄한 허리를 흔들어대는 그의 모습은 지독히 음란해 보였다. 정제된 슈트 차림에, 금욕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평소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전신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단지 애널과 페니스를 서로 비비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이용해 성교하는 기분이었다. 전신이 그를 향해 활짝 열려 있었다.

이보다 더 빠를 수 없을 것 같은, 침대를 부숴버릴 것 같은 속도로 몰아붙인 그는 최홍서의 몸 안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사정하는 동안에도 결코 허릿짓을 느슨하게 풀거나 중단하지 않았다. 끝의 끝까지. 최홍서의 마지막 세포 하나까지 철저히 범하겠다는 듯, 틈 하나 없이 골반을 당겨 꽉 맞붙였다. 그 상태에서 허리를 둥글게 돌려 맞물린 부위를 문지르고 비벼댔다. 입 안에 넣은 발가락을 그대로 끊어내 삼켜버릴 것처럼 이를 세워 씹어댔다.

이제는 거부하고 버둥거릴 기운조차도 남아있지 않아서, 최홍서는 그저 몸을 떨면서 그가 주사하는 쾌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눈가에서는 생리적 눈물이 흐르고 입가로 타액이 흘렀지만, 자신의 모습을 추슬러야 한다는 이성적 의지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리 와.”

다리를 놓아준 그는 축 늘어진 최홍서의 팔을 당겨 등허리를 받치고는 일으켜 품에 안았다.

찔걱, 찔걱...

누워있던 몸이 일으켜지자, 그가 몸 안에 쏟아놓은 정액이 위에서 아래로 느리게 흘러내렸다.

그는 최홍서의 젖은 속눈썹과 눈물이 말라붙은 관자놀이를 손으로 닦아내 주었다. 울음을 추스르는 건지 호흡을 다잡는 건지, 할딱거리는 벌린 입술을 삼켜버렸다.

“으으음... 음...”

키스하는 동안에도 그는 연결된 부위를 계속 비비면서 사정의 여운을 진하게 즐겼다. 그러는 사이 최홍서 안에서 그의 음경이 다시 또 단단해지고 있었다.

혼자서만 열심히 봉사하거나, 혹은 멋대로 험하게 다뤄지거나. 그런 극단적인 관계밖에는 가져 본 적이 없어서, 그의 섹스에 그저 느끼기만 하고 있는 이 상황이 뒤늦게 불안해졌다.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열심히 젖꼭지를 빨고 있는 그의 머리를 안고 쓰다듬으면서, 최홍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아저씨 정말 좋아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니.”

그가 최홍서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쥐고 양쪽으로 벌리면서 손으로 구멍 가장자리를 더듬었다. 그의 것을 물고 있는 구멍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움칠, 오므라들었다.

“으으, 음...”

“리액션이 얼마나 좋은데.”

“흐윽, 으... 응...”

“계속 발정하는 거 보면, 모르겠어?”

두 팔과 몸통을 꽉 껴안아 결박한 채 마주 보고 앉아있는 체위 그대로, 그가 아래에서 위로 찔러 올렸다.

탐욕스럽다는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는 대충 음경만 발기시킨 채 삽입하고 문질러 사정에 이르는, 그런 간략하고 시시한 섹스를 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는 최홍서의 전부를 원했고, 전부를 일깨웠고, 그렇게 해서 기어이 전부를 가졌다.

뜨거움과 안타까움, 간지러움과 폭발, 미칠 것 같은 질주와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헐떡거리는 해방감... 그가 주는 모든 새로운 감각들 속에서 최홍서는 이제야 진짜 섹스를 알았다.

손안에 있다는 것, 품 안에 있다는 것. 온 전신을 이용해 바라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상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그것에 감동했고, 감사했다. 그를 만난 것에 감사했다.

몇 번째인지도 모를 사정 후, 몸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았다. 섹스를 통해 그런 기분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철저하게 비워지고 텅 비어서, 그렇게 새로 태어난 것 같은, 오히려 맑아진 기분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이해성, 그에 의해서.

손이 덜덜 떨려서 그가 대신 병뚜껑을 열어줘야만 했다. 팔을 드는 것도 힘들어서 몇 번이나 입가로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생수 한 병을 거의 다 비웠다. 도중에도 그가 두세 번 물을 먹여줬던 것 같은데, 다시 또 목구멍 안쪽까지 바싹 말라 있었다.

측은하게 바라보는 그에게 병을 건네준 후에는 곧바로 쓰러지듯 침대에 파묻혀버렸다. 탈수되어 서로 뒤엉킨 채 비비 틀린 수건이 돼버린 기분이었다.

엎드린 알몸 위에 시트가 내려앉고, 슬리퍼를 끄는 그의 발소리가 이어졌다. 잠시 후에는 침실에 딸린 욕실 쪽에서 물소리도 멀게 들려왔다. 다시 그가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

그가 만들어내는 소리들은 백색 소음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스르륵. 시트가 벗겨지고, 엉덩이에 부드러운 손길과 함께 따뜻한 물기가 느껴졌다. 온수에 적신 타월이었다.

“괜찮은데...”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좀 봐야겠어.”

따끈한 물수건으로 최홍서의 다리 사이를 한번 훔쳐낸 그는 상체를 숙여 하반신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거긴, 정말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은데!”

섹스 중에는 도중부터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니 별말을 다 하고 별짓을 다 할 수 있었지만, 지금 그에게 하반신을 공개하기는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는 최홍서의 등허리를 지그시 눌러 다시 엎드리게 했다.

“잠깐이면 되니까 협조 좀 해주시죠, 최홍서 씨.”

“으으... 으.”

애널 입구가 양쪽으로 부드럽게 당겨졌다. 최홍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았다. 주르륵... 구멍이 벌려지자 안에 고여있던 그의 정액이 흘러나왔다. 그 야릇한 감각을 견디지 못하고, 시트를 손으로 그러모아 그 위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그러나 더듬더듬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손가락 때문에 다시 고개를 쳐들어야만 했다.

“읏. 보, 보기만 한다고 했으면서.”

“야한 거 하려는 거 아닌데? 안쪽이 괜찮은지 보려는 거지.”

그는 야한 의도가 없더라도, 예민해진 최홍서의 내부는 그렇지 않았다. 부드럽게 안을 문지르는 손길에 느끼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구가 조금 부었다.”

“......”

“귀찮아도 좌욕만 하고 자자. 응?”

엎드린 최홍서 위에 몸을 숙이고 귀와 뺨에 입을 맞추면서 그가 다정하게 달랬다. 하루 쉬고 나면 일도 해야 하니까 그의 말을 듣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상체를 일으켰다.

“업어줄까, 안아줄까.”

스스로 걸을 수 있다고 하고 싶었지만, 서너 번의 사정을 마치고 190이 넘는 남성의 왕성한 성욕까지 받아낸 하반신은 마음 같지가 않았다.

두 팔을 내민 그의 손을 잡고 침대 위에서 일어나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최홍서를 업고 욕실까지 실어 나르면서 그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계속 피식거렸다. 짠맛이 느껴지는 그의 뒷목에 가만히 입술을 묻고 최홍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욕조 안에 조심스럽게 최홍서를 내려놓았다. 곧바로 욕조 안으로 따라 들어와 허리를 안고 조심스럽게 앉혀주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를 대하듯, 그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직접 해주고 싶어 했다.

그의 다리 사이에 앉아서, 최홍서는 등 뒤의 가슴에 느슨하게 기댔다. 노곤하게 몸이 풀려서 그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을 적신 그의 손이 얼굴을 훑어주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었다. 기분 좋은 손길이었다.

관자놀이에 입을 맞추고, 가슴을 껴안은 손으로 유두를 부드럽게 쓸면서, 그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힘들게 해서 미안해.”

최홍서는 아래를 내려다본 채 여러 번 고개를 저었다. 그가 가슴을 더 꼭 안으면서 귓가에 입술을 묻었다.

“정말 좋았어.”

“......”

“상상했던 것보다 더.”

감상을 들려주는 달콤한 목소리에 최홍서의 드러난 뒷덜미와 귓바퀴가 붉게 물들었다. 이해성은 눈앞에 드러난 도드라진 솟을뼈에 입술을 묻고 부드럽게 문질렀다.

“지금도 더 하고 싶을 정도로.”

“......”

최홍서의 몸이 저도 모르게 흠칫 굳는 것을 느꼈는지, 그가 등 뒤에서 낮게 웃으며 어깨를 떨었다.

“알아. 오늘은 이제 그만 괴롭힐 거야.”

“......”

그만 괴롭힐 거라는 말과 다르게, 등 뒤에서는 다시 단단해진 그의 음경이 등허리를 찌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엉덩이에 뭔가 딱딱한 게 느껴지더라도 무시해요.”

그가 어깨 위에 입술을 비비면서 가볍게 얘기했다. 생각을 읽히기라도 한 것 같아서 최홍서는 깜짝 놀랐다. 뭔가 다른 화제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에 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을 꺼내놓았다.

“근데...”

욕실에서는 형편없이 갈라진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에 최홍서는 다시 말했다.

“근데, 아저씨는 담배를 안 피우시네요.”

“예전엔 피웠는데 어렵게 끊었지.”

“언제 끊으셨는데요?”

“어머니 먼저 돌아가시고, 얼마 안 돼서 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그때서야 이혼을 제대로 마무리했는데. 그 무렵에 끊었어요.”

“......”

“고등학교 때부터 피웠던 거라 끊기가 쉽지 않더라고.”

“고등학교 때부터요?”

“음... 반듯한 후계자의 거의 유일한 일탈이었지.”

그는 농담조로 얘기하면서, 최홍서의 귀 뒤로 머리카락을 꽂아 주었다.

‘재벌 3세 모범생’이라는 그의 별명이 떠올랐다. 얼굴도 체격도 반듯하고 이상적인 고등학생 이해성이 흠잡을 데 없이 모범적인 교복 차림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왠지 그는 고등학생 때조차 이미 결정권자이고 최고 책임자였을 것 같았다. 교복 속의 지성과 정신은 이미 성숙한데, 주어진 역할에 맞춰 모범적인 학생다움을 연기하는 그의 피로함을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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