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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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_casper 호찌민 도착 후 첫 스케줄! 파라다이스 매거진 화보 촬영장이에요잘하고 올게요♡

#caspervietnam #paradisevietnam 4시간

caspernumber1 우리 홍리더 미모 어쩔ㅎㅎ 베트남 캐스퍼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구 와♡♡♡

hOngShi_casper 홍서 호찌민은 너를 기다려♡♡♡

iaaaam.hwa 홍서 사용한 립 제품 정보 아시는 분 있을까요?ㅠㅠparkhongseo27 @iaaaam.hwa motaebeauty 제품입니다

choice.of.choices @iaaaam.hwa @parkhongseo27 ㅋㅋㅋㅋ자연산이란 뜻 같아요 모태뷰티

honghongcity 뭐야 최홍서 핸드폰 바꿨어???

diamond.dust @honghongcity 헐 진짜네요??? 알뜰살뜰 4년째 쓰던 홍폰이 아니잖아???

layered.forever 홍서 어떻게 된 거???? 홍폰 버리면 안돼ㅠㅠ 액정 빠갈라진 홍폰ㅠㅠㅠㅠ 내가 다 정들었는데ㅠㅠㅠ

best_lida_hong 바꾼 홍서 핸드폰 기종 아시는 분 있나요?ㅠㅠㅠara인 거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안 나와요ㅠㅠㅠ

little_hongsi @lida_hong 이거 아직 출시 안 된 ara 신제품이에요 출시는커녕 언팩 행사도 아직 안 한 신상인데ㄷㄷ 아마 홍서 협찬받은 거 같아요

hongseo @little_hongsi 크으 역시 우리 홍리더 클라쓰오지네요 아직 나오지도 않은 폰 협찬이라니

sweet.hongsi @little_hongsi 혹시 다음 ara 신상 모델이 홍서라는 스포???

fan.fan.layered 뭐야 뭐야 나 약정 18개월 남았는데 폰 바꿔야돼???

xxxxkyu.dalxxxx 엥? 협찬인데 ara 태그 하나 안 건다고? 선물로 받았는데 실수로 노출한 거 아님?

una.style_09 @xxxxkyu.dalxxxx 캐스퍼들 또 김칫국ㅋㅋㅋ내가 다 오그라들어ㅋㅋㅋ

official_crazy.12 @una.style_09 그러니까요ㅋㅋ팔로워 600만 아이돌한테도 안 해주는 출시 전 상품 협찬을 무슨 최홍서한테 해줘ㅋㅋㅋ악ㅋㅋㅋ

itsme.casper @official_crazy.12 ARA 임원 중에 연출이 있어서 받았나 보지ㅋㅋ 600만 팔로워 거느린 너네 오빠도 없는 ARA 임원 연줄ㅋㅋ 렇지 않고서야 아직 언팩 행사 전인 신 외부인이 가지고 있을 수가 없음

made.by.layered @itsme.casper 맞아요 일반 사원들도 아직 실제 제품 구경도 못 해봤을 거고 ARA가 동네 구멍가게도 아닌데 임원직이 노출하면 안 되는 상품을 외부 유출했을 리가 없죠ㅎㅎ 일부러 홍서 통해서 노출시킨 거라고 보는데요? 타돌 계정에 와서 왜 열폭인지ㅋㅋ

official_crazy.12 @made.by.layered 고작해야 200만 원짜리 핸드폰에 의미 부여 쩌네ㅋㅋ 애잔하다

itsme.casper @official_crazy.12 진짜 무식한 거 티 낸다 지금 저걸 가졌다는 건 돈 문제가 아님 200이 아니라 2억을 줘도 지금은 저거 못 가짐

“수고하셨습니다! 깜언(Cám on), 신 깜언(Xin Cám ón).”

마지막 의상까지 촬영을 마친 최홍서는 짧게나마 미리 익혀둔 베트남어로 베트남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3박 4일의 베트남 호찌민 스케줄의 첫날은 잡지 화보 촬영부터 시작이었다.

정오 전부터 촬영이 시작됐었는데 어느새 오후가 한창인 시간이었다. 다른 ‘레이어드’ 멤버들은 먼저 촬영이 끝났고, 최홍서가 개인 촬영의 마지막 순서라 유독 촬영 시간이 길어진 탓이었다.

쉬고 있었던 다른 멤버들까지 모두 모여 스태프들과 단체 기념사진까지 찍고 난 후, 체구가 작은 한 스태프가 머뭇거리며 최홍서에게 다가왔다.

“홍서 씨, 사진… 같이 찍어요? 찍을 수 있어요?”

약간은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그녀는 꽤 괜찮은 한국어를 구사했다. 최홍서는 흔쾌히 요청에 응했다.

“네, 그럼요. 한국어를 잘하시네요.”

“홍서 드라마 보면서 한국어 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다음에 올 때는 베트남어를 더 많이 공부해서 올게요.”

비교적 긴 문장이었는데도 그녀는 다행히 최홍서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기뻐하며 활짝 웃어주었다.

“형, 우리 사진 좀 부탁할게요.”

매니저에게 촬영을 부탁한 뒤 그녀와 포즈를 취했다.

그 외에도 몇 명의 스태프들과 개인적으로 촬영을 한 뒤에야 최홍서는 옷을 갈아입고 스튜디오를 떠났다.

네 시간 정도 이어진 촬영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문화와 근무 환경이 서로 다른 해외 스케줄 시에는 훨씬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았다. 혹시라도 무의식중에 실례되는 행동을 하게 되지는 않을지 내내 긴장을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국내 스케줄보다 정신적으로 피로감이 더 강했다.

자동차에 올라탄 최홍서는 시트에 털썩 몸을 기대며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누군가 어느 멤버가 조수석의 매니저를 향해 물었다.

“형, 이제 호텔로 가서 인터뷰 한 건만 하면 오늘 스케줄은 끝?” “아니, 저녁에 내일 공연 리허설 있다고 했잖아.”

“아… 그거 까먹고 있었다.”

“그래도 두세 시간은 쉬다가 나갈 수 있어. 니들 그사이에 좀 일찍 저녁 먹어둬야 할 것 같은데. 뭐 먹을래?”

“기사님한테 맛집 여쭤보자! 현지 기사님들 추천 맛집이 성공 확률 높다니까.”

매니저들과 멤버들이 저녁 메뉴를 논의하는 사이에 최홍서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가리는 음식이 딱히 없는 최홍서는 메뉴 선정 토론에서 늘 뒤로 빠져있었다.

화보 촬영에 집중한 네 시간 동안 ‘당근판매자님’에게서 메시지가와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메시지를 확인하며 힐링하고 싶었다. 셀카 보내주신 거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메신저 앱을 실행했을 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당근판매자님:〈사진 전송 완료〉

당근판매자님: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기 아이돌이 우리 회사 핸드폰을 쓰나 봐요

당근판매자님:노출되자마자 반응이 대단한데요?

당근판매자님:그런데 이 아이돌 누군지 참 잘생겼네요

당근판매자님 : 왠지 이미 남자 친구가 있을 것 같지만^^

당근판매자님:그것도 아주 독점욕 강한 남자 친구가

그가 첨부한 사진은 최홍서의 SNS 계정이었다.

화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업로드한 게시물 아래에는 새 핸드폰에 대한 폭발적인 댓글들이 이어져 있었다.

의자에 파묻히듯 몸을 눕히고 있었던 최홍서가 천천히 상체를 세웠다.

호찌민으로 출국하기 전, 어젯밤 이해성이 숙소로 찾아왔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10분 정도만 보자고 해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그의 차에서 잠깐 시간을 같이 보냈다. 그리고 그는 곧 출시될 ARA 핸드폰의 새로운 기종을 선물해 주었었다. 바로 개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정식 제품이었다.

별생각 없이 거울을 통해 찍은 셀카를 올렸던 건데…

출시 전 제품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사람들이 그것에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 사실 출시 전 핸드폰을 미리 사용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몰랐다.

그의 말투가 전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큰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댓글들을 훑어보다 보니 걱정이 됐다. 별일 아니겠지 싶었던 작은 일이 삽시간에 큰일이 돼버리기도 하는 것을 그간 이 업계에서 많이 목격해온 탓이었다.

《저 실수했나 봐요ㅠㅠ

이거 핸드폰 노출돼도 괜찮았던 거예요?ㅠㅠ

10분 정도 뒤에 숙소 도착하는데 그때 잠깐 통화하실 수 있어요?》

업무 중이었는지 차량이 호텔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당근판매자님’으로부터 답장이 도착했다.

《물론^^

실수한 거 전혀 없으니 ㅠㅠ하지 말구요》

호텔 정문 앞에서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주 만날 수 없는 해외 팬들이라 짧게라도 손을 흔들어주고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다른 호텔 이용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인사를 하는 등의 팬 서비스는 금지되었다. 최홍서가 할 수 있는 일은 조금이라도 느리게 걷는 것뿐이었다.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호텔 이용객으로 잠입한 팬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에서 터졌다.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들도 들려왔다. 가장 많이 들리는 이름은 물론 ‘홍서, 홍시, 홍리더’ 등이었다.

“이따 리허설 갈 때는 지하 주차장 통해서 왔다 갔다 해야겠다.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인기가 더 늘었어. 호텔 로비까지 들어와서 저러면 어떡하냐.”

엘리베이터에 탄 뒤 매니저는 투덜거렸다. 그러나 불평을 하면서도 얼굴은 흐뭇해 보였다.

17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복도를 걸어가면서 최홍서가 매니저에게 물었다.

“형, 인터뷰까지 1시간 정도 여유 있지?”

“여유는 있는데, 너희 화보 메이크업도 지우고 옷도 다시 입어야돼. 퍼질러있다 자면 안 된다?”

“안 자․ 나 통화만 잠깐 할게. 중요한 통화니까 내 방에 들어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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