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로망
지금 재영은 매우 심각하고도 합리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상훈을 만난 날, 그는 굉장한 주인님으로 등극했다. 재영이 몇 번이고 쾌감에 잡아먹혀 까무룩 실신할 때마다 깨우고 또 깨워 더 큰 쾌감에 엉엉 울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면 상훈의 말을 들어야 할까. 몸이 시키는 대로 따르자면 당연히 듣는 게 맞지만, 상훈이 구체적으로 지시한 상황이 꽤 난감한지라 곧이곧대로 듣기에는 애매했던 것이다.
“이걸 입고 학원 수업에 가면…….”
재영이 금속 재질의 브라를 손끝으로 집어 들며 으음, 또다시 고민했다. 상훈이 그 이상한 가게에서 사 준 것이었다.
남성용 브라인지라 컵이 큰 편은 아니어서 헐렁한 티셔츠를 입으면 티는 거의 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혹시나 만약에 누가 눈치라도 챈다면? 소심한 재영은 그 상상만으로도 오싹해져 바지 앞이 팽팽해짐을 느꼈다.
자신을 아는 학원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면, 그래서 이 브라를 눈치채면 어떻게 될까.
오늘따라 계집애 같다거나, 암컷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소리를 지껄일지도 모른다. 그러고는 자신이 입은 티셔츠를 들어 올리고, 이것 보라고, 이 새끼는 변태라고, 옷 안에 이렇게 브라까지 차고 있지 않느냐고 욕해 주겠지. 그럼 연이어 다른 놈이 낄낄거릴 거다. 사실 그 새끼 진짜 계집애인 거 아냐? 아래도 벗겨 봐!
자신이 아무리 싫다고 팔다리를 젓고 퍼덕거려도 소용없겠지. 펑펑 울어도 강제로 짓눌릴 거다. 팔다리가 잡혀서 활짝 벌어지고, 티셔츠는 너덜너덜하게 잡아당겨져 늘어지고 찢어진 채, 우는지 웃는지 모를 꼴로, 스무 명이 넘는 사내놈들의 아래에 깔려서 바지와 속옷이 벗겨지고 능욕당하는 거다. 아아, 얼마나 짜릿할까!
망상에 허덕이던 재영이 얼른 답답한 바지를 벗어 던졌다. 속옷도 허벅지 중간까지 끌어내렸다. 한 손으로는 껍질이 겨우 벗겨진 좆을, 다른 한 손으로는 로터를 찾아 들고 뒷구멍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상훈과 짜릿한 첫 경험을 한 그날 이후로 일주일. 재영은 이제 앞을 만지작거리는 자위만으로는 갈 수 없는 암캐가 되어 있었다.
재영의 상상은 이어졌다. 학원생 중 누군가가 재영을 향해 외쳤다. 저 새끼, 아래에는 제대로 좆도 달고 있는 것 같은데? 아냐, 그게 쓸모없으니까 이러고 있겠지. 여길 봐, 이 변태 새낀 여기 이렇게 물이 나오는 보지를 달고 있잖아. 그럼 이 달랑거리는 건 좆이 아니라 클리토리스냐? 온갖 음란한 소리를 지껄이며, 준비되지 않은 구멍이 여러 사람의 손에 강제로 쑤셔지고, 벌려지고, 휘저어지고…… 아아아아!
재영의 손이 빨라졌다. 앞을 흔드는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 뒤쪽에 더 신경이 쓰였다. 웅웅 울리는 로터를 주름 주변으로 문지르다 몸 안으로 꾸욱 밀어 넣었다. 쫄깃한 내벽이 작은 기계를 욕심껏 집어삼키며 우물거렸다. 선이 달린 로터라 나중에 못 빼낼까 하는 걱정은 들지 않았다.
재영의 구멍이 움찔댈 때마다 로터가 조금씩 더 안쪽으로 밀려들어 갔다.
“으읏……!”
재영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바짝 일어난 좆의 끝부분을 빠르게 문질렀다. 몽글몽글 배어 나오기 시작한 선액이 미끈거리며 예민한 부위에 문질러졌다. 재영의 망상이 점점 더해 갈수록 찔걱찔걱 배어 나오는 액의 양도 늘어났다. 앞에서 미끈거리는 액이 질질 흐르고, 뒤에서도 끈적한 액이 뚝뚝 떨어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부로 잡아당겨서 상처 입고 늘어난 구멍에 좆을 들이대 줬으면 좋겠다! 욕구 불만에 찌든 재수생들의 좆은 크고 냄새나고 튼튼하겠지! 급하니까 한 개씩 차례대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두 개, 세 개씩 잔뜩 처넣을지도 몰라!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도 강제로 쑤셔 넣고, 찢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흔들고 제멋대로 추삽질 하다가 함부로 싸질러 줄 거야! 자주 빼내지 않았던 놈들의 정액은 끈적끈적한 젤리처럼 고여서 잘 흘러내리지도 않겠지! 그런 정액이 덩어리져서 질질 늘어지면……!
“아아앙!”
망상을 반찬으로 재영이 사정했다. 탈력감으로 늘어진 재영은 흐려진 눈을 한동안 쉽게 되돌리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린 재영이 방바닥에 흩뿌려진 정액을 닦고 바지를 다시 주워 입었다. 재영은 저 브라를 하고 학원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짜릿한 일이 일어나 주었으면 싶기도 하고,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넘어갔으면 싶기도 했다.
***
“으웃…….”
겨우 참은 신음이 나지막하게 새었다. 금방이라도 혀끝에 맴도는 앙앙 소리가 밖으로 크게 터질 것만 같았다.
참을 수가 없었다. 책상에 고개를 푹 처박은 재영은 브라를 착용한 이후 단 한 순간도 수업 따위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내내 일어서 있는 다리 사이가 이제는 아주 터질 것처럼 아파 왔다. 쉬는 시간마다 몇 번이나 화장실에 가서 좆물을 빼내고 닦았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좆이 또 고개를 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건 아주 미친 쾌감이었다.
금속 재질인 것부터 뭔가 이상하다 했다. 브라를 착용하니 브라 안쪽에 유두와 딱 맞닿는 부분의 감각만 유독 달라 더 의아하다 싶었는데……. 후크 대신 서로 맞물리게 되어 있는 형태의 이음새를 꽂는 순간 재영의 눈앞이 아찔해졌다. 보통의 브라가 아니라, 미약한 전기가 흘러 유두에 계속해서 자극을 주는 기구였다.
재영의 유두는 이미 예민했다. 유두에 약간의 자극만 가해도 순식간에 발기가 이루어지는 재영인데, 하필 이 기구는 그 예민한 유두를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괴롭히려는 것인지 진동이 멈추지도 않았다. 이음새가 닫히는 순간 잠기기까지 해 버린 브라를 다시 풀 수도 없었다. 가슴에서 웅웅거리는 소리는 이제 익숙하다 못해 재영의 머릿속까지 질척질척하게 녹여 댔다.
“……아으응…… 으응…….”
재영이 내내 엎드린 채 끙끙 소리만 내고 있자 옆자리 녀석이 재영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어디 아프냐고 묻는 듯한 시선이었지만 재영은 그저 괜찮다고 손을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가 아픈지 말을 할 수도 없는데, 재수학원 내에 마련된 의무실에 갔다가 옷이라도 벗고 상태를 보자는 소리가 나오면 큰일이었다.
“괜찮으니까 난 신경 쓰지 말고…… 하앙…….”
괜찮다는 말끝에 기어이 콧소리가 섞였다. 다리를 꼬고 있지만 이미 앞이 불룩해져 있었기에 놈이 조금만 더 유심히 재영을 봤다면 티가 날지도 몰랐다.
재영은 상대가 알아봐 줬으면 하는 약간의 기대와, 몰랐으면 하는 약간의 수치에 온몸을 배배 꼬았다. 티셔츠를 끌어당겨 불룩해진 바지를 가렸다. 속옷이 조금씩 축축해지고 있었다. 재영에게 있어 치욕과 굴욕은 쾌감과 곧장 연결되는 통로였다.
다행히 놈은 고개를 돌렸다. 아예 신경을 끈 것은 아니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녀석의 얼굴이 조금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재영의 옷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지 못해도, 재영이 지금 잔뜩 흥분한 상태라는 것 정도는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드, 들켰어……. 흐아아……. 재영의 눈이 풀렸다. 앞에는 손도 대지 않았건만, 이미 팽팽하던 재영의 것은 상황의 수치와 가슴의 자극만으로 사정하고 말았다. 동시에 울컥 터진 뒤의 액이 바지를 더더욱 적셨다.
흐읍! 순간 터질 뻔한 비명을 간신히 삼킨 재영이 티셔츠 밑단을 더 아래로 잡아당겼다. 남들이 다 수업에 집중해 있는 시간이라 다행이었다. 재영은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눈에 띄지 않게 교실을 벗어났다.
재영은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이미 수업을 들을 정신도 아니니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할 생각이었다. 어쩐지 자신이 영상에서나 나오던 ‘음란 소년’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 두근거렸다.
1, 2교시 때는 그나마 수업 시간 동안 달아오른 것을 쉬는 시간 동안 처리할 수 있었는데, 3교시가 되니 더더욱 예민해져 버린 몸이 수업 도중임도 잊고 싸질러 버리게 되었다. 그럼 4교시에는 어떻게 될까. 재영은 자신의 음탕한 상상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화장실까지는 먼 거리도 아닌데 걸을 때마다 몸 안쪽이 욱신거렸다. 누군가 당장에라도 거대한 것을 제 몸 안에 처넣어 줬으면 싶었다.
공부 대신 이런 생각이나 해 대는 자신의 음란함을 한 명 정도는 이미 알아챘을지도 모른다. 옆자리 녀석의 시선이 등 뒤로 끈질기게 따라붙는 것을 느낄 때마다 재영의 구멍이 벌름거렸다.
내일 학원에 나오면 상황이 변해 있을지도 몰라……. 두려움과 기대가 동시에 들었다.
***
결국 재영은 다시 교실로 돌아가지 못했다. 뒤처리를 하려고 앉은 변기에서 첫 경험을 떠올린 것부터가 문제였다.
딱 한 번인데 뭐 어때. 스스로를 빠르게 납득시킨 재영이 자위를 시작했다. 상훈을 생각하다 보니 계속해서 손이 움직였다. 처음으로 자위를 배운 원숭이라도 된 것처럼 손이 아픈데도 멈추지 못하고 연신 줄줄 싸질렀다.
“으응…… 하앗.”
처음에야 소리를 죽이려 입술을 깨물었지만, 나중에 가니 그런 것도 없었다. 흐앙, 아앙 따위의, 야동에서나 보던 소리가 거르지도 않고 쏟아졌다. 누군가 화장실에 들르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정말로 여자애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아래로도 액이 마구 쏟아졌다. 변기 뚜껑을 열고 앉은 탓에 변기 물 안에 후두둑 액이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할 지경이었다.
“아앙……! 아, 아으앙!”
누군가 자신을 봐 줬으면! 잠그지 않은 문을 벌컥 열고, 뒤로 자위하는 자신을 발견해서 변태 자식이라고 욕하며 마구 박아 줬으면……! 자신의 변명 따위는 듣지도 않고, 이 꼴 좀 보라며 모두를 불러와서 제게 뜨거운 정액을 실컷 뿌려 줬으면……!
흐아앙! 절정에 달하자 이제는 따로 닦을 것도 없이 변기 안으로 쪼로록 정액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재영은 자신이 챙겨 온 오늘분의 여자 옷을 살펴보았다. 축축해진 속옷은 아무리 휴지로 닦아 봐도 도저히 다시 입을 수가 없어서, 결국 둘둘 말아 휴지통 밑바닥에 버리고 말았다. 그럼 오늘도 또 속옷 없이 여장을 해야겠구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상훈이 오늘 입으라고 지시하며 주었던 옷은 코스프레 티가 확실히 나는 음란 메이드 제복이었다. 엉덩이를 겨우 가릴 정도의 길이에다 민소매, 가슴까지 훅 파인 코스프레 전용 제복.
재영은 또다시 기대로 몸을 떨었다. 오늘은 또 어떤 음탕하고 짜릿한 플레이로 놀아 줄까! 겉으로야 싫어, 무서워, 하고 잉잉거렸어도 재영은 또다시 상훈의 명령을 기대하고 있었다.
***
부푼 치맛자락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너풀거렸다. 허벅지 위 절반 정도를 덮은 검은색의 치맛단 아래로 속치마의 하얀 레이스가 보란 듯이 대놓고 나와 있었다.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자니 보는 듯 안 보는 듯 힐끔거리는 시선들이 재영을 위아래로 훑었다. 다행히 코스프레를 하는 걸로 생각한 모양인지 아예 변태를 보는 것 같은 눈빛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바람이 불었다. 스크린 도어 너머로 훅 불어온 바람이 재영의 메이드복 치마를 흩날렸다.
아, 이러면 속옷이 없는 걸 들키겠어! 맨 엉덩이가 만천하에 드러날까, 아니면 아직 발딱 선 가랑이가……. 생각하다 얼굴을 붉힌 재영이 다리를 살짝 오므리고 팔랑거리는 치맛자락을 눌렀다. 주변의 아쉬운 시선이 슬그머니 떨어졌다.
상훈이 문자로 보내 온 ‘17:02 지하철 끝 칸’에는 유독 사람이 많았다. 본래 사람이 많은 시간이 아닌데, 한적한 옆 칸과는 달리 이 칸만 유독 설 자리조차 없을 만큼 사람들로 빡빡했다.
그래도 상훈이 시킨 것이니 다른 칸으로 옮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재영이 눈치를 보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여기 어딘가 주인님이 있을 텐데 왜 안 보이지?
재영이 주변을 둘러보며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끈적한 시선들이 따라붙었다. 뭐야, 쟤야? 꽤 귀엽잖아? 얼핏 들린 소리가 자신을 가리키는 것 같아 움찔한 재영이 돌아보면 곧 그런 시선과 말소리는 흩어졌다.
혹시 들키기라도 한 걸까? 두근두근한 재영이 얼굴을 붉혔다. 들킨다면, 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스커트의 엉덩이 부분만 걷어 올려져서, 남들 앞에서 남들 모르게 엉덩이에 커다란 좆몽둥이를 넣고, 변태년은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느냐고 음란한 소리를 들으면서……!
부르르 몸이 떨렸다. 구멍이 어느새 스스로 젖기 시작했다.
상훈은 보이지 않았다. 전화하기에는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언제 연락이 올지 몰라 휴대 전화를 꽉 쥔 재영이 걸음을 조금 더 빨리했다. 이렇게나 남자가 많은데, 자신만 여장을 한 채, 심지어는 수치로 좆이 발딱 일어서서, 속옷 한 장조차 없이 남자들과 부대끼고 있는 건 너무 흥분되는 상황이었다.
언제 찔끔 싸지를지 몰라 전전긍긍한 재영이 또다시 한 걸음 옮겼다. 어느새 칸의 중간까지 와 있는데도 상훈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열차가 출발합니다, 안내 방송과 함께 문이 닫혔다. 그 순간 칸 안의 공기가 급변했다. 그 전까지는 어떻게든 지나갈 수 있던 사람들의 틈이 갑자기 비좁아졌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봐도 재영이 통과할 만한 공간이 나지 않았다.
이 한 칸 안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가? 재영이 고개를 갸웃한 순간, 뒤쪽에서 재영의 허벅지에 낯선 손가락이 와 닿았다.
“……쉬잇.”
힉, 재영이 소리를 내기 전에 먼저 쉰 목소리가 조용히 하라고 속삭였다. 상훈이 아니다!
재영이 움찔하는 것을 느꼈음에도 손은 대담하게 재영의 허벅지를 타고 올랐다. 이, 이러면 속옷을 안 입은 것을 들킬 텐데! 기껏해야 칸의 한쪽 끝 귀퉁이에서 남들 몰래 쿵떡쿵떡 하는 정도를 상상했던 재영은 이처럼 칸 한가운데에서 치한 행위를 당하는 정도까지는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수치와 기대로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좆대가리가 꿈틀꿈틀 더 힘차게 일어났다. 그런 재영을 아는 듯 뒤의 남자가 낮게 낄낄거렸다.
“이렇게 축축하게 적시다니, 귀여운 년이네.”
“이, 이러지 마세요…….”
재영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두려움이라기보다는 흥분이었다. 뒤의 남자는 재영의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주물러 댔고, 그때마다 재영의 구멍은 점점 더 축축해져 갔다. 손 두 개가 재영의 양쪽 엉덩이를 각각 잡고 좌우로 벌렸다.
몸 안쪽에 고여 있던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끈적하게 흘렀다. 갑작스레 공기가 통하게 된 입구 쪽이 예민해진 감각으로 흠칫 떨렸다. 또 다른 손이 다가와 흐르려는 액을 훑어 내렸다. 끈적함이 조금 남은 허벅지가 커다란 손아귀 안에 꽉 잡혔다. 이내 놓여났지만 붉은 손자국이 새겨졌다. 치한은 한 명이 아닌 모양이었다.
“음탕한 년, 누굴 잡아먹으려고 구멍을 벌름거려?”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엉덩이 쪽 스커트가 확 걷어 올려졌다. 부, 부끄러워! 남들이 다 보게 될 거야! 머릿속이 폭발할 만큼 부끄럽고 또 기뻐서 허리에 힘이 쑥 빠졌다.
지금 여러 명이 나를 만지는 거야? 저런 말을 계속 해 주는 거야?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어딘가로 끌고 가서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처박아 주지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후들거리다 못해 주저앉을 만큼 흥분한 재영이 풀린 다리를 가까스로 가누어 섰다.
“누구세요. 왜, 왜 이러세요, 저한테…….”
외양만큼은 귀여운 얼굴인 재영이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흥분한 몸은 솔직했다. 벌어진 엉덩이 사이로 애액이 울컥 흘렀다.
“노출증 변태 주제에 조신한 척하지 말고.”
오싹거릴 정도로 달콤한 말과 함께 뒤의 사람이 재영을 꾹 밀어붙였다. 그 바람에 조금 앞으로 나아가게 된 재영은 자신이 어느새 앉아 있는 사람의 바로 앞에 섰다는 것을 깨달았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청년은 휴대 전화를 보느라 재영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만약 그가 조금만 고개를 든다면? 겨우 허벅지를 가리는 스커트 아래로 줄기를 이루어 흘러내리는 애액을 눈치챌지도 몰랐다.
아아, 어쩌지! 저 사람이 봐 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죽을 정도로 수치를 줬으면……! 재영이 바르르 떨 때마다 브라 안에서부터 시작된 진동이 유두를 더욱더 키웠다. 한껏 자극을 받은 유두는 예민해지고 둥글게 부풀다 못 해 끝부분이 살짝 까져 있었다. 그 미묘한 아픔마저 쾌락으로 느끼게 된 재영이 찌릿거리는 감각에 몸을 떨었다.
엉덩이를 주물거리는 손이 더 늘어났다. 좌우로 벌리고 있는 손과 허벅지를 만지는 손 이외에 또 다른 손이 재영의 축축한 구멍을 쿡 찔렀다. 흡! 하마터면 소리를 낼 뻔한 재영이 얼른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이제 재영은 구멍을 가볍게 쑤시는 자위만으로도 절정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음탕한 구멍이 타인의 손가락을 맛있게 집어삼켰다. 거리낄 것도 없이, 단단하고 마디가 분명한 거친 손가락이 재영의 뒤를 쑥쑥 파고들었다.
“으으응!”
입을 막았는데도 절로 콧소리가 터졌다. 이게 바로 야동에서나 보던 지하철 치한 플레이……! 짜릿하고 찌릿하고 오싹한 느낌에 온몸이 부들부들 다 떨렸다. 애액은 넘치다 못해 어느새 뚝뚝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스스로의 몸을 지탱하지 못해 휘청거리는 허리에서는 힘이 다 빠져 있었다. 그나마 입이라도 막고 있어서 앞자리 남자가 안 쳐다보니까 다행-.
“이쯤이면 됐지?”
앞자리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얌전해 보이는 안경 너머로 눈이 빛나고 있었다. 휴대 전화를 든 남자는, 한 손으로 재영의 스커트 앞을 걷어 올리며 다른 한 손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히잇! 깜짝 놀란 재영이 다시 스커트를 누르기 전에, 양쪽에서 뻗어 나온 손들이 재영의 양손을 위로 올렸다. 손잡이 부분에 재영의 양손이 매달리는 자세로 묶였다. 부드러운 실크 넥타이였지만 묶는 힘은 단단해서 손목을 조금 비튼다고 해서 풀리지 않았다.
연이어 찰칵, 찰칵, 찰칵.
“부, 부끄러…… 아아아응-!”
연속 촬영음을 따라 재영의 것이 흔들렸다. 손대지 않고도 상황만으로도 완전히 가 버려 좆물을 뿜어내는 광경이 휴대 전화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 한 번의 사정만으로도 극도로 흥분한 재영은 길고 긴 오르가슴의 끝에 닿았다.
아, 아, 아……. 재영이 가쁜 호흡을 헐떡였다. 완전히 흐물흐물해진 재영은 아마 양손이 매달려 있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을 것이었다. 몸에 힘이 다 풀렸다.
소름 끼치도록 기분 좋았다. 누구든 좋으니 자신의 몸속에 커다란 살몽둥이를 박아 흔들어 줬으면 좋겠다……. 양손이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리고, 아무나 볼 수 있도록 스커트의 앞뒤가 함께 걷어 올려져서, 엉덩이 구멍이 푹푹 쑤셔지고, 기구로 가슴을 희롱당하면서 좆물을 사정없이 뿜어내는 음란한 꼴을, 이 수많은 남자들이 희롱해 줬으면!
“원하는 대로 해 주지.”
“‘가게’의 이벤트는 매번 꽤 근사한걸.”
그게 무슨 소리든 상관없으니까 어서……. 헐떡이는 재영의 입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촉촉하게 물기 어린 눈동자가 사내들을 졸라 댔다.
재영에게 뻗어 오는 손의 개수가 늘어났다. 구멍에 닿는 손가락도, 허벅지에 비비적거리는 살덩어리도, 곧 윗옷을 끌어내리고 드러난 철제 브라도, 재영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났다.
“이년 이거 장난감도 그렇고, 완전 변태 아냐?”
“손가락 좀 쑤셨다고 질질 싸는 구멍은 어떻고.”
“입도 뻐끔거리는데. 뭐라도 넣어서 막아 줘야겠어.”
남자들이 자신을 육변기나 오나홀 정도로 취급할 때마다, 히이, 히이이……. 신음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게 흥분한 재영이 헐떡였다.
남자들이 온몸에 비벼 대고 문질러 대고 주물러 대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숨이 가쁜데도 기쁨으로 온 얼굴이 다 풀려 몹시 바보 같은 표정이 되었다.
이렇게 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흥분으로 심장이 너무 세차게 뛰어 가슴이 다 아팠다.
재영의 구멍에 드나드는 손가락은 한둘이 아니었다. 한두 명의 치한 정도가 아니라 준비된 지하철 플레이를 즐기려 일부러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지하철 한 량을 채운 인원이 재영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재영은 곧 더 이상 생각을 이을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해 버렸다. 다정하고 상냥하게 삽입을 위해 구멍을 풀어 주는 동작이 아니라, 사용할 음란 소도구의 성능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푹푹 쑤셔 대는 손가락들이 재영의 구멍을 사방으로 아무렇게나 잡아당겨 벌리고 있었다.
“그렇게 하며언…… 찌, 찢어져어…….”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소하는 것이 오히려 남자들을 기쁘게 하는 모양이었다. 헉헉대는 숨소리가 한층 더 거칠어졌다.
누군가 재영의 귀와 뺨을 물고 빨 때마다 냄새나는 더운 숨이 씩씩거리고 닿는 통에 피부가 다 오싹거렸다. 이어질 능욕이 상상이 갔다. 재영이 어깨를 움츠리면 훅, 훅, 거친 숨이 더욱 커졌다.
그래, 바로 그거야! 나는 당신들이 좋아하는 역할을 흉내 낼 테니까 당신들은 원하는 대로 나를 짓밟으라구!
“왜들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 아아잉.”
“이렇게 부드러운데, 설마 찢어지겠어? 응?”
“시, 싫…… 흑. 무서워요오…….”
“겁쟁이 주제에 변태 꼴을 할 여유는 있고?”
“그건, 협……박…… 협박을 당해서. 흐으윽.”
고개를 젓고, 울먹울먹하며, 협박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변태 복장을 하게 된 가련한 게이를 가장했다. 그럴수록 재영의 몸을 더듬는 손은 수가 더 늘어났다.
세상에 변태는 많고 취향도 다양한 법이지만, 보통 남자의 본능은 비슷하기 마련이었다. 암컷이 먼저 발정 나서 헐떡이며 달라붙는 것보다는 도망치는 사냥감이 되어 달아나려는 시늉을 하는 쪽이 남자들을 더 동하게 하는 법이었다.
하라는 공부 대신 자신을 덮쳐 줄 남자에 대한 상상만 몇 년이나 잔뜩 해 댔던 재영의 판단은 정확했다. 재영이 도리도리 눈물 바람까지 하자 엉덩이를 쥔 남자의 손에 더 힘이 들어갔다.
엉덩이가 좌우로 크게 벌어지며, 한 남자가 재영의 한쪽 다리까지 쑥 들어 올렸다. 그 바람에 남은 한쪽 다리로만 체중을 지탱하게 된 재영이 히잇, 놀란 비명을 울렸다. 빠끔거리는 구멍이 벌름거리며 한순간 붉은 속살을 드러냈다. 부스럭거리고 바지를 벗는 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그대로 퍽 소리가 날 정도로 강력하게 밀어붙여졌다.
“아, 아아아앗!”
“이거, 안으로 꽉꽉 물어 당기는데? 더 넣어 줄까?”
“흐아, 아, 아저, 아저씨이.”
“명기야, 명기. 아무리 파티라지만 이런 년은 처음이야.”
파티? 이벤트에 이어 의아한 단어가 또 들렸다. 크게 신경 쓰지 못한 재영이 눈물 어린 눈으로 헐떡이며 아저씨, 아저씨 애타게 불렀다.
재영의 몸은 일주일 내내 첫 경험을 돌이키며 흥분과 쾌감과 욕구 불만이 쭉 이어진 상태였다. 직접 갖지 못한 사내의 좆이 그립고 애탔다. 꿈에서도 갖고 싶던 수많은 좆을 드디어 받아들이게 된 기쁨으로 재영의 구멍이 벌렁거렸다.
하지만 애처로운 재영의 표정을 바라보는 이들은 다른 생각을 했다. 아무리 ‘그 가게’에서 보장하고 벌인 일이라지만, 지금 재영을 보면 싫다고 우는 아이를 범하는 것만 같은 은밀한 배덕감이 느껴졌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남아 있는 어린 재영의 외모와, 그 입에서 나오는 ‘아저씨’라는 표현 때문에 더 꼴릿하기도 했다.
재영은 움찔거리는 그들이 자신을 동정해 강도를 낮추도록 그냥 둘 생각이 없었다. 이런 로망은 평생 살면서 두 번 이뤄지기도 힘들 것이니까.
자신의 손목을 묶어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고 있는 넥타이가 다 구겨질 정도로 꽉 쥐어 잡은 재영이 한층 더 가늘어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저씨이, 몸이, 제 몸이 이상해요. 구멍이 뜨거워어……. 말의 끝에는 겨우 모으고 있던 눈물을 한 방울 똑 떨어뜨리기까지 했다.
그 효과는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콧김이 씩씩거리는 박자에 맞추어 재영의 구멍을 퍽퍽 쳐올리는 소리가 빨라졌다. 굳이 스팟을 찾으려는 노력 없이 함부로 구멍을 넓히고 아무렇게나 쑤셔 대는데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 흐, 아앗, 아, 아……! 재영은 개개풀리려는 얼굴을 필사적으로 찡그린 표정을 유지하려 들었다. 벌써부터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았다.
“이년, 이거, 쫀득하게, 물어뜯는 게.”
“아흐, 응, 으응……! 커, 커요, 아저씨이!”
“보통, 솜씨가, 아니야. 응? 암캐 년아.”
말이 끊어질 때마다 푹푹 쳐올리는 박자에 맞춰 재영의 몸 안쪽이 확장되었다. 남자가 강하게 쳐올릴 때마다 공중에 조금 떠올랐던 재영은 남자가 빠져나갈 때면 스스로의 체중까지 더해져 더 깊이 내려갔다. 치고 빠지는 길이가 너무 깊어서 배 속이 다 뚫릴 것 같았다.
더 이상 표정 관리를 하지 못한 재영의 얼굴 근육이 다 풀어졌다. 흐앙, 아아앙, 콧소리도 숨기지 못하고 다 터졌다.
“고개 들고 똑바로 봐, 음란암캐.”
한쪽 다리는 진짜 암캐처럼 들어 올려진 채, 다른 쪽 다리는 체중을 다 지탱하지 못하고 흔들렸다. 자세 때문에 남자의 몽둥이가 이전보다 더욱 깊이 드나들었다.
어느새 구멍에서 배어 나온 질척한 액이 삽입을 도왔다. 남자가 추삽질을 할 때마다 쑤컹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울렸다. 재영의 허벅지에도, 단추가 뜯긴 셔츠 사이로 드러난 배의 피부에도 몇 개나 되는 사내들의 좆이 비벼졌다.
아아, 좋아서 죽을 것 같다.
손도 대지 않은 재영의 좆은 자신도 모르는 새 한 번 사정을 해서 지하철 바닥을 희게 더럽히고 있었다. 재영은 남자가 뭐라고 말하는 것을 한 번에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또다시 닥쳐오는 쾌락에 대비하듯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가랑이 사이에서 분수라도 터진 듯 애액이 질질 흘러내렸다.
“벌써부터 이렇게 맛이 가면 곤란하지. 널 쑤시는 게 우리뿐인 것 같아?”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재영이 이번에야 말을 알아들었다. 간신히 초점을 모으고 상황을 살펴보니, 어느새 지하철이 역에 멈춰 있었다. 반대편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사람들과 재영의 시선이 마주쳤다.
“……!”
재영의 눈이 커졌다. 지하철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반대편 승강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거의 벗겨진 채 여러 남자들의 손길을 받아내며 엉덩이까지 벌리고 앙앙대는 재영과 눈을 마주하고 경악한 얼굴이 되는 이들이 분명 있었다.
그럼 혹시 이번 역에서 이 칸에 탄 사람도 있는 게 아닐까. 많은 사람들 틈을 헤집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이렇게 음란한 꼴을 한 자신을 보게 되는 게 아닐까!
“히이잇!”
재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온몸에 커다랗게 덮쳐 오는 수치가 이내 쾌락으로 바뀌자,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쉽사리 감당할 수가 없었다.
눈이 까드득 뒤집히며 이전에 그랬듯 재영이 정신을 놓으려 했다. 그 순간 뒤의 남자가 쿵, 깊이 쳐올렸다. 아아앙! 높은 신음을 터뜨린 재영의 정신이 다시 돌아왔다. 헐떡거리는 재영은 온몸이 쾌감의 통로가 된 것처럼 예민해져 있었다.
뒤의 남자가 크윽! 소리치며 재영의 몸 안에 싸지르는 순간, 재영 역시 부들부들 떨며 건드리지도 않은 좆에서 질질 물을 흘렸다. 오만 가지 감각이 들이닥친 재영의 좆은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끝도 없이 정액을 주룩주룩 흘려댔다.
***
재영의 몸 안에 정액을 뿌린 남자가 곧장 다음 남자와 자리를 교대했다. 재영이 움찔거리며 몸 안에 든 것을 흘려낼 틈도 없이, 다음 남자의 거대한 좆이 마개라도 막듯 재영의 구멍을 꾸욱 파고들었다.
흐윽! 재영이 젖은 숨을 들이켰다. 아직 사정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들이닥치는 뜨거운 흉기 때문에 그러잖아도 예민한 감각이 더욱 예민하게 일어났다. 재영은 이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였다.
“으, 아, 아앙, 아으응……!”
재영이 신음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마다, 두 번째 남자는 욕설까지 뱉으며 속도를 더 높였다. 퍽퍽 소리가 요란했다. 꽉 틀어쥐어진 골반 언저리가 아픈데도 그것마저 기뻤다. 쿵, 쿵, 쿵! 남자가 거세게 쳐올릴 때마다 재영의 몸이 따라 흔들렸다. 재영의 음란 메이드복이 눅눅하게 젖은 채로 아무렇게나 구겨지고 휘날렸다.
이런 능욕, 너무 좋아……! 뒷구멍에 싸질러졌던 정액이 추삽질을 할 때마다 하얗게 밀려 나왔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액체가 흐를 때마다 재영이 허벅지를 떨며 오싹하게 몸을 떨었다. 히익, 으아아, 아아아앙! 재영은 힘이 풀린 다리 대신 매달린 자신의 팔에 체중을 지탱했다.
“좋, 조아아, 아저씨잇!”
아저씨, 아저씨, 풀린 혀로 웅얼거릴 때마다 뒤에서 쳐올리는 속도가 빨라졌다. 일정한 박자로 들이치던 것이 곧 정해진 규칙 없이 푹푹 쑤셔 대는 추삽질로 변해 갔다. 철썩거리는 소리가 지하철 한 칸 전체를 시끄러울 만큼 울려 댔다. 히이이! 재영이 부들부들 떨며 그 짜릿한 치욕을 견뎌냈다.
또 다른 남자가 재영의 묶인 손목을 풀어 주었다. 이제 이 칸 안의 누가 치한이고 누가 일반인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후들거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재영은 손이 풀리기 무섭게 고꾸라지려 했다. 힘으로 붙든 뒤의 남자가 허옇게 젖은 재영의 몸을 문질렀다.
엉덩이만 내밀고 있는 재영을, 한 남자가 턱을 잡아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멍하니 벌리고 있는 재영의 입에 남자의 기다란 좆이 물렸다.
보통보다 길이가 긴 편인 좆은 귀두도 큼지막했다. 길고 굵직한 물건이 단숨에 재영의 목구멍을 깊숙하게 치고 들어왔다.
“으웁-.”
목구멍 안쪽을 둔탁한 귀두가 쿡쿡 건드릴 때마다 생리적인 눈물이 퐁퐁 솟았다. 그때마다 목 깊은 곳의 근육이 꽉꽉 조여 왔다. 남자는 개처럼 헐떡이며 재영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더 깊이 박아 넣었다. 좋아, 명기야, 하는 소리가 칭찬으로 따라붙었다.
신음 소리도 새지 못할 만큼 입 안을 꽉 채운 것이 재영의 볼 안쪽을 여기저기 찔렀다. 얇은 뺨이 불룩거렸다. 재영은 남자의 사타구니에 매달리는 것이 제 몸을 가누는 방법인 것처럼 열심히 쪽쪽 빨았다. 묶였던 자국이 남은 재영의 양손에 서로 다른 남자의 좆이 쥐어져 문질러졌다.
“으윽!”
“큭……!”
여기저기서 남자들의 신음이 터졌다. 입 안에 다 담지 못한 남자들의 정액이 재영의 온 얼굴을 끈적끈적하게 뒤덮었다.
엉덩이에 와 닿는 좆도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셀 수가 없었다. 배 속이 꽉 차다 못해 부풀어 오른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한가득이었다.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하니 구멍에서부터 줄줄 흘러내린 정액이 재영의 다리 사이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울퉁불퉁한 좆, 작대기처럼 긴 좆, 대가리가 큰 좆, 유난히 굵은 좆……. 재영의 몸 안은 온갖 종류의 좆을 맛볼 때마다 기뻐서 경련을 일으키며 좆들을 물어 씹었다. 더, 더, 더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 온 피부를 좆물로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줬으면-!
“한 명씩 하는 건 시간만 오래 걸리고.”
“으웅……?”
목구멍도, 뒷구멍도 정액의 맛과 냄새로 꽉 찼다. 멍한 재영이 흐려진 눈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이 정신이 없어서 바라는 걸 혹시 말로 해 버렸던 것일까? 재영의 생각이 읽힌 것처럼, 이미 한 남자의 좆을 물고 있는 구멍에 다른 손가락이 닿아 왔다. 연달아 하나, 둘, 셋. 강제로 자리를 넓히듯 꾹꾹 주름을 당기고 넓힌 남자들이 히죽 웃으며 서로의 눈빛을 교환했다.
“뭐, 이만하면 되겠지. 안 괜찮아 봤자 찢어지기밖에 더 하겠어?”
그런 소리에도 재영은 가볍게 어깨를 떨며 닥쳐올 일을 기다렸다. 내 구멍에 두 개를 한꺼번에 처박아 주겠다는 말이지? 눈앞이 핑핑 돌 정도로 좋을 거야……!
곧, 재영의 양다리가 뒤의 남자에게 안기듯 들어 올려졌다. 앞의 남자가 남자들의 벽 사이 약간이나마 빈틈을 뚫고 다가왔다. 당연히 손으로 조금 당긴 정도로는 구멍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지금도 밑에서 질금질금 흐르는 정액이 윤활유 대신이 되어 주었다.
온 얼굴과 온몸에 남자들의 정액을 받아 낸 재영이 몽롱한 눈으로 배시시 웃었다. 눈앞에 보이는 남자의 좆을 끌어당겼다. 불뚝 일어선 딱딱한 좆에 홀린 것처럼 재영의 손가락이 향했다.
“하아……. 좋아…….”
그 말에 남자의 좆이 싱싱하게 벌떡 튀어 올랐다. 배꼽에 닿을 정도로 뻣뻣하게 일어선 몽둥이가, 이미 하나를 가득 물고 있는 재영의 구멍을 쿡쿡 찔렀다. 간 보는 듯한 동작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제대로 벌어지지 않은 곳에, 남자의 큼지막한 살몽둥이가 강제로 비집고 들어왔다. 재영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성욕 해소를 우선시하는 태도였다.
정말로 깜빡 넘어갈 정도로 좋았다! 마음속으로 그를 응원한 재영이 엉덩이를 살랑 흔들었다.
“흐아! 아, 아!”
충분히 풀려 있는 재영의 구멍이라 해도 두 개를 한꺼번에 쑤셔 넣는 건 허용 범위 바깥인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더한 압박감에 재영이 경련하듯 부들부들 떨었다.
조금 찢어졌는지, 몇 번이나 사내를 받아들이고도 끄떡없던 구멍이 쓰라려 왔다. 허옇게 엉겨 떨어지는 정액 덩어리에 약한 핏빛이 묻어 나왔다. 두 개는 재영의 상상보다 더 아팠다! 처녀를 잃을 때보다 더!
“아아아…….”
신음 소리에 눈물이 묻어 나왔다. 하지만 재영은 아픔 뒤에 따라오는 것이 강렬한 쾌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온 얼굴을 뒤덮은 정액을 제 눈물로 씻어내면서도 재영이 꾸욱, 엉덩이를 조였다. 가득 들어 있던 뒤의 남자의 좆과, 반쯤 파고든 앞의 남자의 좆이 좁아지는 재영의 내벽에 자극받았는지 동시에 으으, 하는 신음을 흘렸다.
연신 히끅거리면서도 재영이 다시 한 번 구멍을 조였다가 풀어냈다. 힘이 풀어지는 순간 앞의 남자가 자극을 받았는지 끝까지 푹 치고 들어왔다.
“아으응……. 배가 꽉 차 버렸어…….”
나른하게 스스로의 배를 쓰다듬는 재영이 정액으로 허연 스스로의 입술을 핥았다. 더는 기다리지 못한 뒤의 남자가 개처럼 재영에게 달려들었다. 격렬한 왕복 운동이 시작되었다. 철썩철썩 살이 붙는 소리가 요란했다.
앞과 뒤의 남자가 엇박으로 움직이며 각자의 쾌감을 좇았다. 이미 온몸이 성감대처럼 변한 재영은 푹푹 찔러 올리는 두 남자 모두에게서 자극을 받고 있었다. 한 명이 빠지면 다른 한 명이 극점을 자극하고, 그 한 명이 빠지면 들어온 다른 한 명이 쾌감의 스위치를 마구 눌렀다. 쉴 틈 없이 몰려오는 쾌감의 파도는 재영이 숨 쉬는 것조차 잊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으아! 아, 흑. 좋아, 좋……! 하악!”
고양이처럼 날카로운 교성을 지른 재영이 바르르 몸을 떨었다. 아무도 만져 주지 않고, 심지어는 재영에게도 좆이 달려 있다는 사실조차 무시하듯 방치되어 있던 조그만 좆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사정을 반복했다.
짜낼 만큼 다 짜내어진지라 희뿌연 색만 겨우 띠고 있는 정액은 이제 거의 물과 비슷한 질감이었다. 재영은 자신이 이제 제 조그만 좆을 주무르는 것보다 뒷구멍을 푹푹 쑤셔 대는 다른 이의 좆에 의해 더 쾌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기꺼워했다.
“아아아-!”
사정의 순간 꽉 조여 오는 재영의 안쪽에 맞추어 앞뒤의 남자 역시 이미 흠뻑 젖어 버린 재영의 내벽에 또 한 번의 정액을 더해 주었다. 몸 안쪽이 뜨끈해지는 것조차 이제는 쾌감으로 느껴졌다.
헉헉대는 남자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순간, 재영의 구멍이 뻐끔 열렸다. 하도 큰 것을 물고 있었던 탓에 쉽사리 오므려지지 않는 것이었다. 구멍은 재영이 힘을 주어 억지로 오므리려 할 때마다 오히려 열렸다 닫혔다 벌름거리며 사내를 조르는 모양이 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또 다른 남자가 다가왔다. 재영은 널브러진 자신의 바로 앞에 와 서는 남자의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이미 너무 해 대서 기운이 없다고 변명하기에는 이 상황이 너무 좋았다. 기절할 정도로 휘둘러 주었으면 싶었다.
재영은 얼굴을 뒤덮은 정액이 끈적거려 눈을 뜨지도 못하면서 남자를 조르듯 엉덩이를 흔들었다. 새로운 남자가 제 앞에 쭈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추자, 재영이 남자의 목에 팔을 걸쳤다. 애교를 부리듯 콧소리가 나왔다.
“아프니까, 조금만 살살…….”
아프다는 건 사실이었다. 하도 여러 사람에게 시달린 데다 한꺼번에 두 개를 받기까지 한 구멍은 이제 주름이 펴지고 땡땡 부어 있었으니까.
치마가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예쁜 얼굴을 하고, 아직 교복도 잘 어울리는 앳된 나이의 재영이 정액 범벅으로 이 같은 부탁을 하면 다른 남자들은 조금이라도 사정을 봐 주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번 남자는 달랐다.
“거짓말.”
“……응?”
재영이 잘 떠지지 않으려는 눈을 겨우 떴다. 딱 잘라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익숙했다. 피식 웃으며 재영을 매도하는 말투도.
“그렇게 좋았어?”
“주, 주인님.”
“칠칠치 못하게 아무 데서나 질질 싸지르고 암캐 같은 구멍 내돌리라고 허락한 적 없는데.”
“잘못…… 잘못했어요.”
재영이 얼른 잘못을 고하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가누었다. 무릎을 꿇는 자세라도 취하고 싶었지만 온몸에 힘이 없어 거기까지는 무리였다.
이성적으로야 이런 상황을 만든 게 바로 상훈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상훈이 아니라고 하면 그만일 정도로 근거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상훈에게 혼나는 게 기뻤다. 재영은 그의 발치에 제 아랫도리를 비비적거렸다. 저도 모르게 끙끙 앓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재영은 상훈에게 달라붙은 팔을 떼지 않았다.
정말로 암캐 같군. 창녀를 하래도 잘하겠어. 피식 웃어 버린 상훈이 여태껏 재영의 가슴에 달라붙어 웅웅 진동하는 철제 브라를 풀어 주었다.
“히잇……!”
재영의 등이 꼿꼿해졌다. 한계까지 자극받고 잔뜩 예민해진 유두는 공기 중에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쾌감을 안겨 주었다.
잔뜩 붉어진 유륜이 이전보다 자리를 넓히고 있고, 이미 발딱 선 유두는 더 이상 남자의 것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볼록하게 자라 있었다. 보통의 남자라면 어지간한 자극을 한다 해도 이렇게 되기 쉽지 않을 텐데 재영은 달랐다. 암캐의 성질을 타고난 모양이었다.
상훈이 재영의 한쪽 유두를 손끝으로 집어 올리자, 재영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강렬한 쾌감에 퍼뜩 뛰어올랐다.
“흐아앙!”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지르며 발발 떠는 몸이 절정에 도달했다. 이전에는 안 된다 했지만 이제는 가슴으로도 갈 수 있는 모양이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재영이 금방이라도 더한 것을 물고 싶다고 엉덩이를 흔들었다. 상훈의 매서운 손길이 내리쳐졌다. 찰싹! 이미 흠뻑 젖은 엉덩이인지라 손바닥이 내려앉는 소리도 더 크게 들렸다.
“참을성도 없고.”
“죄송해요…….”
“조신하지도 못하고.”
“죄, 죄송…… 아앗!”
찰싹! 또 한 번, 이번에는 반대쪽 엉덩이가 내리쳐졌다. 아으아앙! 비명인지 신음인지 모를 것을 터뜨린 재영이 얼른 참을성 없고 조신하지 못한 자신의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잔뜩 벌어졌던 구멍이 가까스로 다시 다물렸다.
이번에는 상훈이 반대편 젖꼭지를 꽉 집어 올렸다. 히이이……. 거의 새는 듯한 교성과 함께 구멍에서 힘이 풀렸다. 바로 조금 전에 참을성 없고 조신하지 못하다며 한 소리 들었지만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반쯤 넋이 나간 채 쾌감에만 잠식당한 재영의 구멍이 스스로 빠끔 열렸다.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재영의 몸이 상훈의 손길에 의해 일으켜졌다. 상훈에게 밀착하게 된 재영이 스르르 다리를 벌렸다. 기대하듯 반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달뜬 숨이 새어 나왔다.
“자, 네가 좋아하는 거다.”
이전의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흉폭한 상훈의 좆몽둥이가 재영의 벌어진 구멍을 힘차게 박아들었다.
“우아아아아……! ……으응.”
재영의 소리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기어이 까무룩 정신을 놓아 버린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게, 크고, 길고, 굵고, 튼튼한 상훈의 좆은 지금 울룩불룩한 링이 불규칙한 간격으로 잔뜩 돋은 콘돔까지 씌워져 있는 상태였다. 그냥 쑤셔도 쉽게 가 버릴 텐데 자극이 더해지면 견딜 수 없는 게 당연했다.
한순간 새까맣게 잦아들었던 재영의 시야는 곧 다시 돌아왔지만, 그 잠깐을 눈치챈 상훈은 묘하게 심술궂은 얼굴이 되어 재영을 쑤셔 댔다.
“그렇게 느낄 정도로 좋아? 헐렁한 암캐 구멍 주제에.”
“좋아……. 좋아, 좋아요. 가득, 아, 힛, 좋, 좋아아…….”
스스로 뭐라고 말하는지도 알 수 없게 된 재영이 상훈의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정액투성이인 내벽을 드드득 긁다시피 자극하며 쑤욱 파고 들어오는 감각이 기절할 정도로 좋았다.
재영은 더 이상 느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누구도 닿지 못한 깊은 곳이 상훈의 좆에 의해 유린당했다. 제대로 호흡도 하지 못해 헐떡이며 달한 쾌감에 재영의 정신이 둥둥 떠다녔다. 기분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뇌가 다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미친 쾌감이었다.
곧이어 다른 남자들의 좆이 또다시 재영의 몸 곳곳을 찔러들었다. 입 안과 손바닥, 손등, 옆구리, 겨드랑이, 허벅지, 종아리, 심지어는 발바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좆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재영의 몸에 정액이 뿌려지지 않은 곳이 없을 지경이었다.
온몸에 정액을 새하얗게 뒤집어쓴 재영이 다 풀린 얼굴로 겨우 입술을 움직였다.
“더, 더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