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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천칭이 기울길 기다리지 않는다-50화 (50/106)

50

4. 천사는 누굴 위해 기도를 올리는가

아무래도 데미안은 자신을 달래 주기 위해 그런 말을 꺼낸 것 같은데 기분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의 신 또한 미카엘과의 행위를 기꺼워한다는 거였다.

데미안의 배꼽 위로 올라붙은 새빨간 성기가 그 증거였다.

“선생님…….”

미카엘이 그 끝을 흥건히 적신 체액을 받아 마시고 싶다는 듯 입을 열고 혀를 내밀자, 한 손으로 그의 허벅지를 내리누른 채 몸 안에서 굵은 성기를 뽑아낸 데미안이 무릎으로 기어가 미카엘의 머리맡에 앉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많이 가는 제자라니까.”

서늘한 말과 달리 미카엘의 입술에 붉은 선단을 물려 주는 손길은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러웠다.

“욕심부리지 말고, 천천히.”

미카엘이 커다란 성기를 다짜고짜 목 안에 깊숙이 찔러 넣으려 하자, 데미안이 그의 이마와 입술 한쪽을 각각 한 손으로 붙잡았다.

“때 되면 어련히 먹여 주는데도 왜 여전히 허겁지겁 먹으려 들까.”

미카엘은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두 눈을 가늘게 떴지만, 데미안이 딱딱한 손끝으로 머리를 가벼이 긁어 주자 속눈썹까지 파르르 떨면서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응? 누가 보면 내가 굶기는 줄 알겠어.”

데미안은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미카엘을 타박하고는 굵은 성기를 느긋하게 그의 안으로 삽입했다.

“응, 응읍…….”

“후우…… 그래, 그래.”

발간 입술이 점점 크게 벌어지고 말간 타액이 그 밖으로 주르르 밀려 나오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데미안의 음심을 자극했다.

“이렇게 사내 자지를 빠는 걸 좋아하니 걱정이야. 헷갈려서 다른 좆을 빨지 않게 조심해야지?”

미카엘이 입안을 가득 채운 벌건 성기 탓에 코로 가쁜 숨을 헐떡거리자, 데미안이 그의 오뚝한 코를 장난스레 검지와 엄지로 쥐었다.

“이를 다 뽑아 버리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면서 안 예쁜 모양이 되거든.”

데미안은 부드러이 웃으며 말했지만, 요컨대 다른 남자 걸 빨다가 걸리면 생니를 죄다 뽑아 버리겠다는 협박이었다.

어차피 그럴 일이 없는 미카엘은 긴 속눈썹을 드리운 채 광신자가 성수를 받아 마시는 것처럼 굵은 성기를 열렬하게 빨아 댈 따름이었지만 말이다. 아니, 그보다는 사람 손가락을 쪽쪽 빠는 새끼 고양이에 더 가까워 보였다. 적어도 데미안의 눈에는 그랬다.

“하아, 읏…….”

뜨거운 손가락으로 미카엘의 뺨과 귓불을 어루만지던 데미안이 돌연 제 성기를 콱 뽑아내자, 미카엘이 불만스러운 얼굴로 젖은 입술을 핥아 댔다. 그러거나 말거나 데미안은 한 손으로 미카엘의 어깨를 쥔 채 그의 발간 유두 위에 하얀 정액을 뿜어냈다.

남은 욕망을 다 짜내느라 잔뜩 일그러진 데미안의 잘생긴 얼굴은 무척이나 맛있어 보였다. 오늘도 저 위에 싸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미카엘은 물었다.

“선생님은 왜 제 얼굴에 싸는 걸 싫어하세요?”

그 직설적인 질문에 데미안은 품위 있는 답변을 돌려주었다.

“난 예술 작품을 더럽히는 악취미가 없거든.”

칫. 미카엘은 혀를 찼지만, 바로 가엾고 사랑스러운 예술 작품을 꾸며낸 채 자기 아래를 가리켜 보였다.

“선생님, 저 여기가 추워요. 왜냐하면 여긴 바깥이잖아요. 선생님이 절 여기로 데리고 오셨잖아요.”

데미안은 추위가 아닌 다른 이유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미카엘의 성기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자기 고추 코트 노릇을 하란 말을 참 돌려서 하는군.

“가엽기도 하지. 내가 안아 줘야겠는데?”

데미안은 가증스러운 요청에 능청스레 답하면서 이미 몇 번이나 사정해 허연 액체로 얼룩덜룩해진 성기를 도로 엉덩이 사이로 이끌었다. 빨갛게 붓고 충혈된 구멍은 너무 굵은 걸 삼킨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는지 여전히 벌어진 입을 빠끔거리고 있었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미카엘의 것을 재차 집어삼켰다.

“아, 천천히…….”

피가 몰린 선단이 말캉말캉한 내벽에 콱콱 처박히자, 두 눈을 일그러뜨린 미카엘이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빨리 사정해 버리는 남자를 조루라고 하던데 미카엘은 그런 게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서 견딜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읏, 응읏, 제발…… 조금만, 흐으, 천천히…….”

미간을 아찔하게 구긴 채 미카엘은 애원했지만, 데미안은 더욱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어 댈 뿐이었다.

“늘 네 좆대로 했었으니, 내 좆대로도 해 봐야지. 둘 다 달렸는데 네 좆대로만 하면, 후우, 내 좆은 뭐가 되나.”

말캉말캉한 살덩이가 잡아먹을 듯이 성기를 콱콱 조여오자, 미카엘은 절로 허리를 바르르 떨었다. 결국 참다못한 그가 두 손으로 데미안의 허리를 잡은 채 제 쪽에서 그의 안을 잘게 올려 박아 댔다.

데미안은 그 근질근질한 움직임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뻐끔 벌어진 구멍 안에서 난폭하게 성기를 팍 빼낸 후 미카엘의 희고 매끈한 목덜미를 커다란 손으로 움켜쥐었다.

“가만히.”

데미안이 엄지손가락으로 지그시 목젖을 누르자, 미카엘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제 요구 사항을 조심스레 전달했다.

“조금, 조금만 천천히…….”

“그래.”

그제야 데미안은 그의 목을 놓아주고는 미카엘의 발간 입술에 입을 맞춰 주었다.

“아, 그런데…….”

미카엘의 부탁대로 숨을 고를 시간을 주기 위함인지 데미안이 늘씬한 등을 일자로 세운 채 말을 꺼냈다.

“정식으로 신의 위상에 오르는 건 2년 뒤라서 말이야.”

두 눈을 크게 뜬 미카엘은 충격받은 얼굴로 말까지 더듬으며 물었다.

“네? 어…… 저, 정말로 신이 되신다고요?”

“그래. 적어도 2년 안에는 승천하게 될 거야. 지상에 머물기엔 내가 지닌 힘과 존재감이 너무 강력해졌거든.”

“승천…… 하늘로 간다고?”

무해한 얼굴로 말가니 데미안을 바라보던 미카엘의 두 눈에 순식간에 독기가 오른 것도 그때였다.

“그럼 나는!”

“진정하고 들어.”

“나를 두고 가겠다고!”

다른 천사나 악마가 감히 데미안 앞에서 이딴 식으로 나왔다면 일단 머리통을 부숴 버린 후에 재생시키고 나서 대화를 재개했겠지만, 그에게 이를 드러낸 건 다름 아닌 미카엘이었다.

“제발, 미카엘. 방금 말했을 텐데. 우린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난폭하게 도리질을 치는 미카엘을 재차 두 손으로 감싸 쥔 데미안이 부드러운 저음으로 말을 이었다. 누구 한정으로는 참 인내심 있는 태도였다.

“네가 어디로 가든 난 그 뒤를 따를 거야.”

“그, 그럼, 만약에, 내가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게 되면…….”

데미안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지옥으로 돌아간다, 라니. 방금 또 빗장이 하나가 열린 건가.

“널 따라 지옥으로 가야지.”

데미안은 더없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미카엘의 눈가를 가만히 손등으로 문질렀다.

“그래. 내가 좆되는 꼴이 보고 싶으면 그리하면 되겠군.”

무서운 경고, 아니, 협박이었다. 내 명줄은 네가 쥐고 있으니 어디 한번 알아서 잘해 보라는 위협. 하지만 미카엘은 도리어 그 협박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전에 네가 속죄하고 나서 천사가 되어야만 하는데…… 아, 그러고 보니 네가 천사가 되면 내 형제가 되는 건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장난스럽게 웃던 얼굴이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른한 웃음을 흘리자 지독하게 색정적으로 보였다.

“좋은데. 잘하면 근친상간도 할 수 있겠어.”

“서, 선생님…….”

“형님이라고 불러야지.”

데미안은 미카엘의 죄를 사해 주고, 미카엘이 죄를 짓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혀, 형님?”

미카엘이 요염하게 눈가를 붉게 물들인 채 어쩔 줄 모르자, 두 손을 그의 양어깨에 짚은 데미안이 나지막한 웃음을 흘리면서 허리를 앞뒤로 잘게 흔들기 시작했다. 미카엘이 바라던 대로 유연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이는 허리가 그를 잘근잘근 씹어 먹을 듯이 자극해 댔다.

“형, 윽! 읏! 혀읏님…….”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좁은 내벽이 성기를 꽉꽉 물고 오물오믈 조여 대니 미카엘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네가 범한 사람이라고는 단 하나뿐인데 그게 스승이자, 형이자, 천사이자, 신이라니.”

제발, 제발.

미카엘은 그가 콱콱 밀어 박는 것보다 아름답게 미소 짓는 게 더 무서웠다. 몸이고 영혼이고 무엇이든 죄다 데미안에게 빼앗길 것만 같아서 두려웠다.

“후우…… 너 정말 큰일 났는데?”

잔혹하게도 데미안은 또 한 번 미카엘에게 근사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더는 줄 것도 없건만, 그는 미카엘의 눈물도, 피도, 정액도, 영혼도, 몸도, 심지어 가치관조차 앗아가 버렸다.

“좋아. 이제 어머니가 알면 우린 나란히 지옥에 가겠군. 빌어먹게도, 근친상간은 아직, 읏, 죄거든.”

내뱉은 말과 달리 여유로운 웃음을 지은 데미안이 꼭 새끼 고양이를 어루만지듯이 미카엘의 턱을 간질이며 물었다.

“두렵나, 미카엘?”

미카엘이 말없이 고개를 젓자, 데미안은 빙긋 웃으면서 숨을 한 번 가다듬었다.

“그래, 뭐 어떤가. 어머니께 마음으로 효도를 못 할 것 같으면 몸으로 봉사하면 되지. 너는, 흐우, 하, 돈으로 효도하면 되고 말이야.”

데미안이 못을 박듯이 허리를 아래로 콱콱 내리찍어 대자, 미카엘이 낮은 숨을 헐떡거렸다. 꼭 쾌감이란 망치로 얻어맞는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 아, 선…… 흐읏, 읏, 형님…….”

아, 이번 건 정말 과했다.

살짝 울음기에 젖은 미카엘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아랫배를 꽉 물어 버린 듯하여 데미안이 저도 모르게 안을 조이며 몸을 앞으로 쏠았다.

“흣, 하아…….”

동시에 뜨거운 정염을 담은 액체가 미카엘의 매끈한 가슴 위로, 데미안의 붉게 부어오른 몸 안으로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하아, 하…….”

“후…….”

미카엘이 현실로 돌아와 끈적거리는 죄악감을 덮어쓰기 전, 빠르게 숨을 가다듬은 데미안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먼저 말을 꺼냈다.

“재미있는데. 다음엔 다른 상황극도 도전해 봐야겠어.”

“저기, 혹시…….”

“미카엘, 이런 것도 죄냐고 묻지 마라. 정말로 중세 시대 인간이라고 불러 버릴 거니까.”

그건 정말로 싫은지 미카엘은 입을 꼭 다물었다.

신을 가장 중시하느라 아주 꽉 막히게 살았던 중세 시대 사람도 잠자리 유희를 가지고 뭐라고 하진 않았는데 미카엘은 예민해도 너무 예민했다.

‘저러니 지옥에나 가지.’

애틋한 연인에게 하기엔 지나치게 냉담한 평가를 하면서 데미안은 젖은 몸을 일으켰다.

성질이 많이 죽어서 그렇지, 원래의 데미안이라면 본인 면전에 대고도 말할 사람이었다. 아니, 사실은 지금도 다른 사람에게는 여전히 그랬다.

이전엔 굳은 얼굴로 독설을 퍼부었다면, 지금은 느물느물하게 웃으면서 돌려서 조롱한다는 게 좀 달라졌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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