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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천사는 누굴 위해 기도를 올리는가
“선생님, 저 팔이 아파요. 왜냐하면 선생님이 절 혹사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저를 더 예뻐해 주셔도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데미안은 인형처럼 이목구비가 오목조목한 미카엘의 얼굴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미카엘은 평소엔 말을 매끄럽게 잘하는 편인데 흥분하기만 하면 접속어를 잔뜩 집어넣어서 너저분하게 말했다.
어쩌면 귀여워 보이려고 일부러 저러는 걸지도 몰랐다.
데미안의 눈엔 발갛게 부푼 입술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삑삑거리는 미카엘이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으니까.
지나치게 응석을 받아 준다는 인식은 있다.
어머니께서도 이미 여러 번 미카엘이 날이 갈수록 되바라진다면서 그 애가 천사가 되고 나면 어떻게 그를 통제할 거냐고 닦달하실 정도였으니.
물론 데미안은 기도를 통해 어머니의 계시에 충분한 답변을 드렸다.
「한가하신가 봅니다, 어머니. 남의 제자한테 다 기웃거리시고. 그렇게 심심하시면 제 방 쓰레기통이나 좀 비워 주시겠습니까? 아니면 돈을 벌어 오셔도 좋고요. 지금 제 지갑에 1밧밖에 없어서요. 나가서 몸이라도 팔아야 할 지경이거든요. 아, 혹시 몸을 팔게 된다면 남창 이름으로 ‘유리시아의 발걸레’를 쓸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의 발걸레가 당신을 깨끗하게 빨아드립니다, 라고 광고하면 제 몸값이 엄청나게 뛸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어머니의 광신도들에게서요.」
유리시아는 그 망발을 듣고 노발대발하는 대신 무거운 침묵을 택했다.
데미안은 유리시아에게 있어 세상에서 제일가는 충복이었기에 그녀가 명령만 내리면 깨끗한 일이든 더러운 일이든 일절 의심하지 않고 행했지만, 자기 새끼를 건드리기만 하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패륜아로 돌변한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 순또야. 네 마음대로 하렴. 그 애가 네가 데리고 살 새끼지, 내가 데리고 살 새끼니.」
며칠 뒤에 다시 한번 내려진 계시엔 분노와 체념, 그리고 애정 어린 한숨이 섞여 있었다. 오랜만에 데미안을 앙증맞은 애칭으로 부른 걸 보면 상당히 언짢으신 것 같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들이 그러하듯 시간이 지나면 화가 났던 것도 잊어버리시리라.
너하곤 정말로 안 맞는다며 씩씩거리고 돌아간 블람이 수백 년 후에 또다시 슬그머니 찾아와서 내 밑에 들어올래? 하고 묻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니 유리시아가 순정에 미친 또라이 새끼(Badass motherfucker)라는 의미에서 순또라는 별칭을 붙여 줬을 때도 데미안은 “어머니, 전 당신에게 꼴리지 않아서 당신을 박을 생각이 없습니다만.” 하고 대꾸해 그녀의 역정을 샀었는데 말이다. 그때 미친놈이라고 욕하셨던 기억도 이미 사라진 모양이다.
신들이란.
“그래. 여기에서 어떻게 더 예뻐해 줄까.”
미카엘은 남 앞에서 이리 경망하게 굴지 않으니 둘이 있을 때 좀 받아 주면 어떤가. 내가 내 제자를 어떻게 키우든 내 마음이지. 어차피 미카엘이 시건방지게 구는 것도, 말 한마디에 벌벌 떨며 눈치를 보는 것도 데미안뿐인데 말이다.
“이미 세상에서 제일 예뻐해 주고 있는 것 같은데.”
데미안이 섬세한 악기를 연주하듯 미카엘의 몸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말했다.
데미안이 자신을, 아니, 자신만을 아낀다는 걸 무척이나 잘 알면서도 미카엘은 매번 말을 던지고 나서 그의 안색을 살폈는데, 기대하던 대로 데미안이 부드러운 반응을 돌려주자, 꼭 봄볕같이 화사하게 웃었다.
살얼음이 진 조심스러운 눈동자가 사르르 녹아 수백 개의 별이 떨어진 찬란한 바다처럼 반짝이는 모습은, 몇 번을 봐도 스승을, 그리고 연상의 연인을 흐뭇하게 했다.
“쭈쭈 주세요.”
쭙쭙이 다음은 쭈쭈인가.
열두 살 땐 오히려 자존심을 세우느라 선보이지도 못했던 애교를 대거 방출하면서 미카엘은 푸른 바다 빛 눈동자로 데미안을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제가 팔이 아파서요. 선생님이 절 안아서 먹여 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그 바다는 겉으로는 맑고 깨끗해 보였지만, 그 속은 시커멓고 흉포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이미 그 바다에 선선히 뛰어들겠다고 약조했으니 팔자에도 없는 소꿉놀이에 어울려 줘야 했다.
“팔이 아프다니 어쩔 수 없지.”
미카엘의 뒷머리를 살짝 위로 들어 올린 데미안이 그의 연분홍색 입술에 자기 유두를 물려 주었다.
유리시아가 흔히 데미안을 비꼴 때 자기 제자를 젖 먹여서 키운 스승이라고 욕하곤 했는데 그게 예언이었나 보다.
오늘 현실이 된 걸 보니 말이다.
“그래. 착하지?”
착하기는 개뿔.
사양하는 기색도 없이 데미안의 선홍색 유두를 덥석 입에 문 미카엘은 음란한 혀 놀림으로 그의 유두를 핥고 빨아 대다가 이로 자그마한 살덩이를 문 채 고개를 마구 흔들어 댔다.
안 그래도 커다란 가슴이 세게 잡아당겨 지며 뾰족한 모양으로 변해 가자, 미카엘은 손바닥 안에 안정감 있게 들어오게 된 것을 이번엔 집요하게 주물러 댔다. 그러고도 만족스럽지 않은지 아예 데미안의 가슴께를 혀로 핥으며 타액을 듬뿍 묻히다가 꽉꽉 잇자국을 남겨 댔다.
“후우…….”
기분 나쁜, 아니, 지나치게 기분 좋아서 짜증 나는 감각이 가슴께와 아랫배를 시큰시큰 자극하자, 데미안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자지를 아프게 주물러 대면 좋겠는데, 직접 성기를 주무를 때와 달리 온몸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듯한 쾌감은 정말 불쾌하면서도 좆같이 기분 좋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좀 더 아프게, 좀 더 집요하게 말캉말캉한 입술로 깨물어 줬으면 하는 바람과 이제 됐으니까 좆이나 난폭하게 흔들어 달라는 욕망이 천칭 위에서 비등비등하게 오르내렸다.
“이제 만족했나?”
하지만 데미안은 제 가슴께를 잘근잘근 씹어 대며 여기저기 선명한 자국을 남겨 대는 미카엘을 그저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기만 했다.
선단에 몰린 열기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지만, 데미안은 신조차 놀랄 만한 인내심으로 그 욕망을 내리누르면서 미카엘의 두피를 뜨거운 손가락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하, 선생니임…….”
서로 온몸을 핥고 깨물고 어루만지면서 탐구한 끝에 최근 발견한 성적인 부위였다.
미카엘이 한창 욕정에 사로잡혔을 때 데미안이 손끝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문질러 주면 그는 중심부를 움찔거리며 어쩔 줄 몰랐다.
더 어루만져 달라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고양이처럼 데미안의 손가락에 깊숙이 머리를 들이밀어 대면서 촉촉하게 젖은 음성으로 선생니임 하고 졸라 댔다.
아, 그 정욕에 물든 깨끗한 얼굴이 어찌나 자극적인지.
데미안이 성인군자이니 봐준 거지, 그걸 반추하며 몇 번이나 사정할 수 있을 정도로 하반신에 유해한 얼굴이었다. 만일 데미안이 상대가 심각한 장애를 입든, 정신적인 충격을 받든 좆도 신경 쓰지 않는 남자였다면 진작 잔인하게 깔아뭉개고도 남았을 정도로 색정적인 얼굴이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은가? 칠칠치 못하게 침까지 흘리고.”
입술을 반쯤 연 채 헐떡거리던 미카엘이 맑은 타액을 입 밖으로 주르르 흘리자, 데미안이 그걸 손가락으로 긁어 제 입으로 가져갔다.
미카엘은 그가 요절할 당시의 나이, 그러니까 스물두 살 때의 모습이지만, 워낙 눈이 커다란 데다 턱이 짧아 원래 나이보다 더 어려 보였다.
하지만 몸까지 그렇지는 않았다.
데미안 못지않게 크고 늘씬한 체구에 잔 근육이 붙은 탄탄한 몸매를 지닌 그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데미안의 유두를 쪽쪽 빨아 대면서도 예쁘게 갈라진 복근을 구겨가며 허리를 음탕하게 앞뒤로 흔들어 댔다.
데미안이 그 자극적인 광경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엄지와 검지로 미카엘의 자그마한 유두를 비틀었다.
“읏, 하아, 선생님…….”
미카엘이 좋아서 미치겠다는 듯 밭은 숨을 헐떡거리자, 데미안이 그 얼굴 위에 입맞춤을 퍼부으며 그의 목덜미와 어깨를 쓸어내렸다.
“귀엽기도 하지.”
평소 같았으면 닥치라고 지랄을 했을 텐데 새빨간 정염에 사로잡혀 눈동자가 야릇하게 돌아간 미카엘은 그저 아랫배를 움찔거릴 따름이었다.
커다란 성기로 허공에 허릿짓을 하던 그가 새빨갛게 피가 몰린 귀두로 우연처럼 좁은 구멍을 쿡쿡 건드리자, 데미안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 미약한 소리를 바로 알아들은 미카엘은 아까 뿜어낸 정액과 새로 흘린 선액으로 흥건히 젖은 선단을 꾸역꾸역 데미안의 몸 안에 밀어 넣었다.
“선생님, 선생니임, 저, 저…….”
너무 흥분한 탓인지 미카엘이 손을 떨어 대자, 데미안이 그를 대신해 굵은 뿌리를 움켜쥐었다.
두 눈을 크게 뜬 미카엘은 한 손을 등 뒤로 돌린 데미안이 자기 성기를 스스로 엉덩이에 밀어 넣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이마를 찌푸렸다.
“웃! 흐, 하아…….”
허벅지를 움찔거리던 미카엘이 참지 못하고 허연 정액을 울컥울컥 토해 대자, 데미안이 가늘게 웃었다. 그는 미지근한 체액을 뿜어내느라 헤벌어진 요도를 엄지손가락으로 둥글게 문질렀다. 발갛게 피가 몰린 구멍은 꼭 주인처럼 귀엽게 움찔거려 댔다.
“빠느라 바쁘고 싸느라 바쁜 한 살짜리 아기로군.”
그 웃음기 서린 조롱을 듣고 더욱 흥분한 듯 미카엘은 벌건 손자국이 생기도록 데미안의 엉덩이를 주물러 대며 졸랐다.
“선생님, 제발 넣어 주세요…….”
누가 들으면 내가 제자를 따먹는 줄 알겠는데. 자기 몸에 넣어달란 게 아니라 스승 몸에 자기 자지를 넣어달라는 건데 말이야.
데미안은 약한 척 하나는 일품으로 하는 미카엘을 관대한 눈길로 바라보며 아직도 뻣뻣하게 선 미카엘의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엉덩이에 뿌려진 미끈거리는 정액을 긁어 구멍에 듬뿍 바르는 행위는 수월한 삽입을 위한 게 아니라 수월한 피스톤질을 위한 거였다.
어차피 이 굵은 걸 집어넣으면 아무리 조심해도 입구는 찢어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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