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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줘, 내가 세상을 멸망시키기 전에 (49)화 (49/80)

49. 왜 용사님은 뒤가 더 바쁠까요?

‘욕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오닉스는 태준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듣고 싶어 입과 눈은 움직일 수 있게 두었지만, 용사님은 고집쟁이답게 뭘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 오니 아예 입을 닫아 버렸다.

‘귀엽긴.’

태준이 그렇게 버틸수록 달아오르는 것도 모르고.

‘그나저나, 이렇게 잘 먹힐 줄은 몰랐는데.’

오닉스의 눈이 태준의 발치를 향했다.

태준은 그림자 때문에 신체 제어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듯했지만 이건 그냥 페이크였다.

오닉스가 유도한 대로 그림자에 정신이 팔린 사이 다른 걸 의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가벼운 거짓말.

그는 귀여운 용사님을 해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렇게나 탐스럽고, 당장 삼키고 싶어 욕심나는 존재를 죽인다는 건 범우주적 손해였다.

그런데도 눈밭에서 그림자 마물을 날려 보낸 건 태준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던 까닭이다.

하지만 오닉스가 선물하면 절대 받지 않을 테고, 근처에 떨어뜨려 놓은들 물욕 따위 없는 용사님에겐 관심조차 끌지 못할 터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이템화였다.

인간들로부터 헌터와 인벤토리의 정보를 얻어 낸 오닉스는, 그들이 아이템 정보를 얼마나 맹신하는지 알고 있었다.

태준 또한 헌터였다.

괴물이 보상으로 무언갈 떨어뜨린다면 반드시 그 내용을 살필 것이고 같은 모양의 아이템이 여러 개가 있다면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아이템 중 하나가 거짓 정보가 덧씌워진 미끼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할 테다.

실제로 그 계획은 아주 잘 먹혀들어 갔다.

태준이 그림자 깃털을 습득했을 때만 해도 오닉스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아이템을 합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태준은 어떤 행운을 타고난 것인지, 가짜 더미를 제치고 진짜 미끼를 골라내 자신의 아이템과 합성시켜 버렸다.

그 바람에 오닉스가 심어 놓았던 정보가 어그러졌다.

자칫 계획 자체가 물거품이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행운은 오닉스에게도 찾아왔다.

태준이 합성한 새로운 아이템에게서 ‘삿된 꿈’ 속성이 뜬 것이다.

더욱이 누군가의 개입으로 태준은 아주 잠깐 시공간의 틈새에 머무르게 됐다.

그 무의식의 공간은 꿈과 맞닿아 있었고, 오닉스는 그 안에 결계를 세워 태준의 무의식에 간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꿈에서는 내가 왕이거든.’

행여 태준이 이질감을 느끼더라도 결계가 흔들리기만 할 뿐, 저주로 나약해진 용사님은 결코 부술 수 없을 테다.

물론 거대한 힘이 작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좌표도 없이 표류하는 이 결계를, 하스칼이 찾아낼 수 있을까?

* * *

‘뭘 어쩌려는 거야.’

오닉스는 나를 얼음벽에 기대서게 하더니,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자세에 눈을 크게 떴지만 이어지는 행동에 그러면 그렇지 하는 심정이 됐다.

놈이 내 바지 앞섶에 손을 올리고 포장을 끄르듯 순식간에 버클을 풀어내 음모에 코를 박았다.

그러고는 흉통을 부풀리며 한껏 숨을 들이켜며 감탄하는데….

“하아…. 이 냄새. 너무 그리웠어요.”

그 표정은 일견 황홀해 보이기까지 해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몸은 이렇게나 상처투성이인데 여긴 손 한번 탄 적 없는 것처럼 곧고 깨끗하네요.”

“…….”

이전에도 실컷 만지고 빨고 주물럭거렸으면서.

놈은 굉장히 진귀한 것을 본다는 듯,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내 성기를 어루만졌다.

그러더니 귀두를 잡고 그 위에 촉촉 소리를 내며 키스하기 시작했다.

한참 그렇게 성기 위로 입을 맞춘 놈은 기둥을 둥글게 잡고는 본격적으로 귀두를 할짝거렸다.

말랑하고 촉촉한 혀가 기둥으로 이어지는 귀두의 모든 곳을 꼼꼼하게 핥았다.

따끈한 호흡이 섞여 표피를 간질일 때마다 필사적으로 신음을 삼켜야만 했다.

성기를 받치고 있던 놈의 손이 귀두의 갓 부근을 은근하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작은 자극에도 성기 끄트머리에 투명한 물방울이 맺혔다.

오닉스는 요도에 방울진 쿠퍼액을 혀로 툭 건드렸다.

점성을 띤 맑은 체액은 오닉스의 타액과 섞여 긴 선을 만들며 아래로 늘어지더니 이내 툭 끊어져 내렸다.

그러자 한참 말없이 성기를 탐하던 녀석이 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자꾸 흘리면, 또 막아 놓을 거예요.”

놈은 귀두를 엄지손가락으로 구기더니, 습윤한 혀로 요도를 찌르며 한입에 귀두를 삼켰다.

“윽!”

단박에 거센 자극이 뇌까지 꽂혔다.

눈앞이 번쩍 튀어 오르며 불똥을 본 것만 같았다.

그러자 놈은 아껴 먹던 사탕을 욕심껏 입에 넣었더니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본격적으로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혓바닥의 우툴두툴한 돌기로 귀두 아랫부분, 옴폭 들어간 부분을 한참 문지르다가 귀두와 기둥 사이 예민한 곳을 앞니로 감싼 채 강하게 빨아 당겼다.

그 흡입되는 감각에 아랫배가 저릿해졌다.

자꾸만 놈의 숨결이 닿는 샅굴도 간지러웠다.

발바닥에서부터 시작된 미약한 전류가 혈관을 타고 사방으로 번져 나갔다.

정신을 놓을 만큼 강한 자극은 아니었다.

다만, 신경이 거슬릴 정도로 작은 스파크가 자꾸만 튀어 오르고, 그 자잘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목줄기까지 흘러오는 기분이었다.

“…?”

처음엔 자각하지 못했지만.

점점 쌓여 가는 성감 뒤로, 해소되지 못한 불만족스러움이 몸집을 불렸다.

그제야 오닉스가 의도적으로 다른 부분을 배제한 채, 오로지 귀두만을 핥고 문지르고 빨아 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마다 성기가 부풀며 힘이 들어갔지만 실수로라도 닿지 못했던 지점이 안달 날 정도로 간지러웠다.

“개으…!”

나는 욕설과 신음, 애원 그 중간 지점의 무언가를 감쳐물었다.

차라리 손으로 입을 막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꼼짝할 수 없는 몸 때문에 오로지 내 의지만으로 참아 내야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흐흥-”

내가 자신의 수작을 눈치챘다는 걸 녀석 역시 알아챈 모양이었다.

우물대던 입술 새로 짓궂은 웃음이 묻어났다.

한참 귀두를 가지고 놀던 오닉스는 입술을 오므렸다.

그러고는 작은 요도 구멍 주변을 막고 강하게 빨아 당겼다.

“흣!”

배 속에 고여 있던 희뿌연 정액이 단박에 뿜어 나왔다.

그러자 오닉스는 주스에 빨대를 꽂고 마시는 것처럼 성기 속 씨물을 남김없이 빨아 먹었다.

놈의 목울대가 쉴 틈 없이 꿀럭거리고 입술이 우물거리며 귀두를 끊임없이 자극했다.

그렇게 모든 씨물을 토하자 기다란 손가락이 여태 방치하고 있던 고환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안에 든 것을 더 내놓으라고 종용했다.

다시금 끊임없는 자극이 시작되고 방금보다 이른 절정감과 함께 정액이 사출됐다.

하지만 놈은 만족하지 못했는지 이번에는 유려한 손으로 내 성기를 잡고는 슥슥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만 좀…!”

다시금 힘을 받은 성기가 파르르 떨렸다.

짧은 고조와 지독한 하강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쉴 새 없이 몰아붙여지는 쾌락 때문에 온몸이 긴장 상태였다.

허벅지와 아랫배가 파르르 경련하고 근육이 일순간 경직되는 느낌에 주저앉고 싶었다.

무엇보다 하스칼이 싸지른 정액이 어느새 엉덩이 사이에서 흘러나와 허벅지를 타고 오금을 지나 발목까지 길게 떨어졌다.

바닥 위로 투둑투둑 떨어지는 소리에 눈꺼풀이 버르르 떨려 왔다.

그제야 요사스러운 혀가 튀어나와 입술을 핥으며 물러섰다.

“이상하네요. 저는 앞이랑 친해지고 있었는데.”

놈은 야살스럽게 웃으며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정액을 쓸어 올렸다.

“왜 용사님은 뒤가 더 바쁠까요?”

하얀 손이 질척한 체액으로 함빡 젖어 있었다.

그 끔찍한 광경에 시선을 돌려 현실을 회피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마왕님의 정이 이렇게 묽지는 않을 텐데.”

놈은 제 손에 쥔 체액을 비비며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아하?”

그러다 이내 무언갈 깨달은 듯 허벅지 위로 줄줄 흐르는 음액을 모두 훔쳐 내 아랫배에 치덕치덕 발랐다.

이어서 내 둔부를 받쳐 안아 얼음벽에 반쯤 걸터앉게 만들고 내 목티를 들어 올렸다.

그러더니 쿡, 대뜸 제 좆을 꺼내 내 배꼽을 찔렀다.

“!!”

그 기괴한 좆질에 놀라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당황하며 배에 힘을 주었지만, 놈은 내 엉덩이를 당겨 안고 다시금 허리를 추어올렸다.

놈의 귀두가 아랫배를 긋고 오목한 배꼽 안쪽까지 푹 미끄러져 박혔다.

부르르-

그 자극에 배 속에 있던 슬라임이 놀랐는지 지잉지잉 떨리기 시작했다.

“아으…! 미친놈아, 윽! 대체 뭐 하는 건데!”

배 속에 고여 있던 체액이 떨리면서 마치 단말기 진동음처럼 부우우- 하고 진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짜르르한 진동에 배 속이 움칫움칫 떨렸다.

“슬라임 씨가 주제도 모르고 용사님 식사를 모두 훔쳐 먹은 것 같네요.”

“아니, 그게 왜 이런 흑!”

“현장에서 검거했으니, 도로 토해 내게 해야죠. 그 힘이 제대로 흡수되어야 용사님 신체 밸런스가 유지되는걸요.”

놈이 다시금 허리를 물리자, 녀석의 좆이 아랫배로 스르르 미끄러졌다.

뒤이어 철퍽하는 소리와 함께 단전을 얻어맞고 말았다.

그 타격에 슬라임도 화가 났는지, 안에서 이리저리 펄떡였다.

“읏…!”

아랫배가 울럭거리며 불룩 튀어나왔다.

그때마다 자극되지 말아야 할 곳이 눌리며 눈앞이 번쩍거리더니.

끼유우우-!!

난생처음 슬라임이 우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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