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그래. 여기까지 삼킨 거군.
좁디좁은 입구를 비집어 열기 위해 성기 끄트머리가 조금씩 힘을 받았다.
하지만 아무리 미끈한 윤활액이 나오고 그 체액이 태준의 서혜부와 하스칼의 귀두를 몽땅 적신 상태여도 뻑뻑한 마찰만 조금 줄었다 뿐이지, 버거운 건 버거운 거였다.
선단을 꾸욱 밀어 넣는 것만으로도 태준의 구멍에서 주름이 모두 사라졌다.
팽팽하게 벌어진 입구는 귀두를 모두 품지 못하고 끄트머리만을 조금 씹고 있었다.
하스칼이 접합부를 슬쩍 매만져 보자, 얇디얇은 피막 사이로 둥근 양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다 벌어진 모양부터가 귀두 둘레를 모두 담지 못할 만큼 비좁았다.
조금 버티자 힘껏 벌린 입구가 파르르 떨렸다.
하스칼은 아주 잠깐 멈췄다가 태준의 넋 나간 얼굴을 힐긋 살폈다.
놈이 제정신이었다면 지금 이 정도만으로도 개좆같은 새끼라며 욕설이 튀어나왔을 텐데.
그 개좆을 직접 품게 된 기분은 어떻느냐고 묻고 싶어서 송곳니가 근질거렸다.
“흠.”
하지만 영 김이 샜다.
저 멍청해 빠진 얼굴만 보면 아무렇게나 처박고 흔들어 대고 싶지만, 이대로 마저 밀어 넣으면 반드시 찢어져 피를 볼 것이다.
뭐, 찢어진다 해도 저주의 힘으로 오래지 않아 아물 걸 알지만 이상하게 내키지 않는 게 문제였다.
하스칼은 불만스레 입술을 핥았다.
아직 입 안에 남아 있는 태준의 피에서 달짝지근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찢어진 구멍 사이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면 아물기도 전에 너덜너덜 망가뜨리고 싶어질 텐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그는 억지로 밀어 넣었던 귀두를 천천히 뽑았다.
잠시나마 귀두에 들러붙었던 붉은 점막이 슬슬 딸려 나왔다.
이내 완전히 뽑아내자 허전한지 구멍이 잠깐 빠끔대더니, 그마저도 언제 열렸냐는 듯 옴팡지게 닫혀 버렸다.
“쯧.”
하스칼은 복원력 좋은 구멍을 보고는 습관처럼 혀를 한 번 더 찼다.
그러고는 제 양물을 잡은 채, 태준의 샅굴을 슥슥 비벼 올렸다.
처음엔 가볍게 문지르던 허리 짓이, 중간중간 회음부를 쿡쿡 찧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것만으로도 태준의 성감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성기가 도톰한 회음부를 찍을 때마다 태준의 성기가 위아래로 까딱대며 반응하는 것이, 아주 예민한 몸임에는 틀림 없었다.
입으로는 매번 싫다 하지만 적어도 몸만큼은 흡족할 만큼 솔직했다.
하스칼은 상벌에 확실한 왕인지라 예쁜 짓을 하는 몸에게 상을 내리기로 했다.
그는 흐물대는 태준을 고쳐 끌어안고,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가볍게 만졌다.
아주 약간 힘을 조절하지 못해 살덩이가 짓눌리며 붉게 부어올랐지만 그도 곧 능숙하게 매만질 수 있게 되었다.
사타구니 안쪽에서부터 허벅다리와 회음부, 고환까지 매만진 하스칼의 손은 어느새 함빡 젖어 있었다.
그 손은 멈추지 않고 태준의 아랫배로 향했다.
오닉스에게 실컷 빨린 이후 오래도록 배출하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던 성기를 살짝 훑자 그것만으로도 움찔대는 게 느껴졌다.
하스칼은 귀두를 두른 가죽의 이음새를 툭 끊어냈다.
요도 안쪽이 부어 마개를 빨아들이고 있는지 금속 막대는 나오지 않았다.
하스칼은 조금 삐져나온 막대를 손톱 끝으로 쿡 눌렀다.
“흐으….”
그러자 무성의하게 벌어져 있던 태준의 다리가 바르르 떨리더니 시트를 밀어 내며 허우적댔다.
정신이 나간 와중에도 짙은 쾌감은 착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태준의 둥근 귀두를 문지르다가 갓을 살짝 벌리니 막대가 느릿하게 올라왔다.
그 끄트머리를 잡아 쑥 당기자 살짝 빡빡하게 딸려 오다가 이내 모두 빠져나왔다.
그간 고여 있던 백탁액이 조금 새 나오긴 했지만, 영 시원하게 싸지르지는 못했다.
하스칼은 태준의 아랫배를 꾹꾹 누르며, 성기를 몇 번 추어 올려줬다.
하지만 요도가 벌름대고 기둥이 고통스럽게 움찔거릴 뿐, 사정하려는 낌새는 없어 보였다.
‘여기는 망가졌나?’
저주에 잠식된 뒤 악마화가 진행되며 배뇨감도 없어졌을 거라 사정하지 못하면 이 성기는 이제 영 쓸모없는 기관이었다.
인간을 오래도록 연구해 온 오닉스가 어련히 잘했겠지 싶다가도, 그가 연구하던 인간 중 살아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생각하면 그다지 신뢰가 가진 않았다.
모난 데 없이 하얗고 말랑한 감촉이 마음에 들었는데.
쓸모를 다했다면 조금 안타까운 일이었다.
하스칼은 태준의 성기에서 관심을 끄고는, 다시 그의 몸을 뒤집어 엉덩이 살을 잡아 벌렸다.
“만져주기는 앞을 만져줬는데, 왜 뒤가 더 난리야.”
언제 이렇게 줄줄 흘렸는지, 태준의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이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인간 사내놈은 씨를 품어도 잉태하지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애액을 줄줄 흘리는 걸 보면 또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스칼은 제 귀두를 다 삼키지 못하고 결국 뱉어 낸 구멍에 가장 굵은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슬라임의 알도 품었던 구멍이니만큼 이 정도는 무리 없이 삼켰다.
그는 내벽의 모양을 살피듯, 손가락을 둥글게 굴렸다.
그것만으로도 손바닥에 고여들 만큼 묽은 체액이 흘러나왔다.
하스칼은 잠시 손을 빼낸 채, 검지와 엄지를 비볐다,
그러자 끈끈한 체액이 주욱 늘어나다가 툭 끓어지는 게 제법 야했다.
일반적인 양이 아니라서 얼핏 슬라임이 내뿜는 게 아닐까 싶을 수도 있지만 태준에게서 나오는 액체는 모두 같은 향취를 뿜고 있던 까닭에 착각하기도 어려웠다.
이 미끈한 물은 분명, 코가 예민한 악마를 유혹하고자 태준이 흘리는 게 맞았다.
하스칼은 그 기특한 구멍 속으로 손가락 두 개를 밀어 넣었다.
엄지손가락보다 더 깊이 파고들어 오는 감촉에 놀란 내벽이 우물우물 씹어 대고 난리가 났다.
그 구멍 안쪽 깊은 곳.
유독 불룩 튀어나와 손에 걸리는 곳이 있었다.
하스칼은 본능적으로 그곳을 찔렀다.
그러자 태준의 성기가 꺼덕대며 크게 움직였다.
앞을 만져줄 땐 뒤를 적시고, 뒤를 쑤셔줄 때는 성기를 움찔대다니.
대체 어떻게 되먹은 몸인 건지.
그래도 성기가 영 못쓰게 된 것 같지는 않아서 하스칼은 태준이 좋아하는 지점을 연거푸 쿡쿡 쑤셔 댔다.
그때마다 성기가 움찔움찔 튀어 오르더니 애써 풀어준 허벅지며 엉덩이 따위가 바짝 긴장해서 오그라들었다.
덕분에 태준의 목빗근이 먹음직스럽게 불룩 튀어나오고 신음을 참아 내듯 배가 옴폭 들어가며 전거근과 복근이 두드러지게 튀어나왔다.
그러다가 긴장의 끈을 놓은 듯, 들썩이던 태준의 몸이 툭 가라앉았다.
하스칼이 태준을 뒤집자, 아주 진하고 탁도가 높은 씨물이 그의 가슴과 배 위로 줄줄 쏟아졌다.
“…하.”
졸지에 영역표시를 당한 하스칼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 나왔다.
“주인에게 마킹이라니.”
태준은 생각할수록 발칙하고 발랑 까진 인간이었다.
* * *
하스칼은 이후로도 몇 번 더 태준을 사정시켰다.
그러는 동안 구멍도 녹진하게 풀려서는, 하스칼의 손가락 네 개쯤은 이제 거뜬히 삼켜 냈다.
가끔 그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우물우물 씹으며 조여 무는 구멍을 보고 있자면 하스칼도 제법 동했다.
이미 끊어졌던 인내심을 억지로 이어 붙인 채 태준을 매만진 터라 한껏 약 오른 좆이 이전보다 더 크게 부풀어 있었다.
하스칼은 자잘하게 경련하며 흠칫거리는 태준의 허벅지를 잡아 벌리곤 다시금 귀두를 입구 끝에 맞췄다.
그간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구멍은 하스칼의 귀두를 제법 야무지게 물었다.
조금 더 밀어 넣자, 귀두가 구멍 속으로 쯔으읍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두껍던 지점을 지나 귀두 전체가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아, 헉….”
태준은 고통스러운지 허공을 휘젓다가 하스칼의 가슴을 밀어 냈다.
하지만 하스칼은 그런 태준의 궁둥이를 한 손으로 받치고, 남은 손으로 허리를 잡아 제 상체 쪽으로 당겨 안았다.
그러자 체중에 눌린 태준의 몸이 조금 더 아래로 주저앉았다.
하스칼이 슬쩍 허리를 추어올리자, 성기가 대번에 쑥 밀려들어 갔다.
“음.”
귀두를 감싸는 뜨끈뜨끈한 감각에 하스칼은 작게 침음을 흘렸다.
온 내벽이 한껏 들러붙어서는 제 성기를 기쁘게 해주겠다고 옴찔거리는 게 만족스러웠다.
하스칼은 태준을 칭찬하듯 그의 몸을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는 동시에 다시금 허리를 추어올렸다.
“컥!”
태준은 내장이라도 얻어맞은 양 둔탁한 신음을 흘리며 허둥지둥 하스칼에게 매달렸다.
거의 살기 위한 생존 본능 같은 거였다.
“기왕 매달린 거, 잘 잡고 있어 봐.”
하스칼은 태준의 본능적인 움직임에 흡족한 기색을 내보이고는. 그의 궁둥이를 받쳤던 손에서 조금 힘을 빼냈다.
그만큼 체중이 쏠리며 태준의 구멍이 하스칼의 성기를 반이나 품었다.
그러자, 태준의 내부에 자리 잡았던 슬라임킹이 하스칼의 귀두에 꾸국꾸국 짓눌리기 시작했다.
본디 마물은 자기 영역에 집착하는 편이지만 상대는 본능밖에 남지 않은 마물도 겁을 집어먹을 마왕.
슬라임킹은 제 주제를 알고 태준의 내부를 넓히며 조금 더 안쪽으로 말려들어 갔다.
그만큼 공간에 여유가 생기자, 하스칼의 성기는 좀 더 태준의 내벽을 탐했다.
그러면 슬라임킹이 조금 더 기어들어 가고, 다시금 하스칼이 진입하고.
그걸 몇 차례 반복했더니 어느새 태준의 아랫배가 불룩 솟아나 있었다.
그 즈음이 되어서야 하스칼의 삽입도 멎었다.
“그래. 여기까지 삼킨 거군.”
하스칼은 버거워하면서도 제법 잘 삼켜 낸 태준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거의 배꼽 아래였다.
비록 좆 뿌리를 모두 밀어 넣지는 못했지만 하스칼의 본래 목적은 그의 내벽에 씨물을 먹여주는 것일 뿐.
본격적으로 즐기는 건 태준이 정신을 차린 뒤여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이 스르륵 밀려 내려와 태준의 볼기를 잡았다.
그리고 덜컥덜컥 태준의 몸을 흔들었다.
“…아.”
하스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채, 태준은 힘없는 신음만을 짧게 뱉었다.
그때마다 뜨겁게 달아오른 숨이 토해지며 하스칼의 가슴을 간지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