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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광공 길들이기-138화 (138/154)

#138

온갖 감정이 해일처럼 권재진을 덮쳐 눌렀고, 서의우가 표현했던 사랑의 의미가 직관적으로 와닿았다. 서의우는 어느새 권재진과 같은 바닥까지 내려와 있었다.

저 깊은 가슴 아래, 가끔은 고통스럽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헤어 나갈 수 없는 그런 마음의 밑바닥이다. 이곳에 서의우와 함께 나란히 고여 있다고 생각하니 크게 울리는 고동을 견딜 수가 없었다.

물론 서의우는 권재진에게 가이딩 하려면 각오하라고 말했고, 온갖 변태 짓거리는 다 해 재낄 거라고 경고했지만, 당장은 그까짓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마음이었다.

아니, 오히려 뭐든 해 주고 싶었다. 그가 바란다면.

“……의우야.”

권재진이 복합적인 심경을 담아 그를 불렀다.

서의우는 좌표 이동을 마친 자리 그대로 침대 앞에 못 박힌 듯 서 있었다.

당장이라도 권재진을 덮쳐 누르고 옷부터 찢어발겨도 이상하지 않은데, 오히려 그는 미동 없이 멈춰 있었다.

서의우는 솟구치는 살기를 갈무리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거친 숨을 위험하게 삼키고 눈동자를 잔인하게 빛내면서.

핏기 없이 냉랭한 얼굴이 차게 얼어붙어 있었고,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은 눈가를 가렸다. 눈두덩이에 드리운 그림자 안쪽에 핏발이 선 흰자위가 어렴풋이 보였다.

“…….”

권재진이 조심스레 손 뻗어 건드리자, 서의우가 대단한 반사 신경으로 손목을 홱 낚아챘다.

손속에 자비가 없었다.

힘 조절할 정신 따위 없는 듯했다.

피가 몰린 근육이 짐승처럼 사나웠고, 윗옷으로 걸친 검은 목폴라 한 장으로는 가릴 수도 없게끔 울룩불룩한 양감이 두드러졌다.

희번덕 눈알이 돌아간 서의우가 권재진을 손목째로 침대에 짓눌렀다.

눈 깜짝할 새 몸이 눕혀졌고 배 위에 올려진 묵직한 체중이 숨통을 콱 틀어막았다.

“재진 씨.”

“어…….”

“딱 숨 끊어지기 전까지만 해요, 우리.”

“…….”

“빈말 아닌 거 알죠?”

……그래.

권재진이 알아채기도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의우는 뺨에 매혹적인 보조개가 패도록 빙긋 미소 짓더니만 주저 없이 옷을 벗어 던졌다.

검은 목폴라가 눈앞에서 침대 밖으로 훌쩍 날아갔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성난 근육질 몸체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곧은 목선부터 널찍한 어깨, 조각조각 갈라진 가슴, 복근, 그리고 두툼한 허벅지까지 그의 온몸이 바윗덩이처럼 딱딱했다. 무엇보다도 바지통 안쪽에 갇힌 물건이 묵직하게 배를 눌렀다.

“내가요…… 눈앞에서 공명하는 재진 씨를 봤어요.”

재진이 입고 있던 셔츠 자락이 확 딸려 올라갔다.

서의우에게 멱살이 잡힌 건가 싶은 순간, 두세 번째 단추가 우드득 뜯겨 나가며 셔츠 가슴 부분이 헤벌어졌다.

뜯긴 셔츠 틈새로 하얀 가슴살이 튀어나왔고, 곧장 서의우의 손아귀에 틀어 잡혔다.

그가 핵이 있는 왼쪽 가슴을 쥐어짜듯이 힘주어 주물렀다. 굵고 기다란 손가락 사이에 작은 돌기가 걸렸다.

옅게 솟은 젖꼭지를 보자마자 서의우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번들거렸다.

그가 네 손가락을 모아서 젖판 위를 세게 둥글렸다.

꼭지가 발갛게 뭉치기 시작하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비비적댔다.

서의우는 마치 그 작고 동그란 왼쪽 젖꼭지가 권재진의 핵이라도 되는 것처럼 집요하게 굴었다.

작고 불완전한 돌연변이의 핵.

손끝으로 꼬집고, 눌러 대고, 손톱을 찍어 모양을 내고, 끈질기게 괴롭혀 대니 반응하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재진의 가슴이 익기 시작했고, 젖꼭지는 왼쪽만 통통하게 부풀어서 건드리면 툭 굴러떨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숙인 서의우가 재진의 왼 가슴을 한입에 머금었다.

“……아!”

한껏 자극당해서 홧홧하던 꼭지에 뜨끈한 점막이 닿자 새된 소리가 튀었다.

서의우가 혀로 가슴을 눅진하게 핥아 올리자 젖은 젖꼭지가 아리기 시작했다.

혓바닥으로 계속 구슬리며 빨아 주자 그때부터는 한 번 혀로 문지를 때마다 종아리가 움찔거렸다.

재진이 무릎을 세우고 발에 힘을 주었다.

조금 꿈틀거린 것뿐인데도 저항한다고 생각한 건지, 서의우가 이를 세워 젖꼭지를 짓씹었다.

“헉, 윽.”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곳에 그러니까 강렬한 반응이 왔다. 재진이 서의우의 머리칼에 손가락을 파묻으면서 퍼득 몸을 퉁겼다.

“느껴져요?”

“으…….”

“가슴 속까지 만지고 싶은데…… 닿지를 않네.”

그가 비대칭으로 부푼 재진의 가슴을 보고 픽 웃음을 터트렸다.

왼쪽 유두는 혹사당해서 새빨갛게 부풀었는데, 오른쪽은 아직도 작고 옅은 빛깔이었다.

“아파요?”

서의우가 왼 가슴을 툭 건드리며 물었다. 엄지로 꼭지를 지장 찍듯 눌러 후비자, 잇새로 희미하게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 안 아파.”

“그럼요?”

“……저릿해.”

“나랑 공명하는 것처럼요?”

“…….”

답을 모르겠어서 재진이 눈가를 조금 찡그렸다.

서의우가 낮은 호흡을 뱉었다.

“하…….”

어둑어둑한 눈을 내리뜬 그가 아랫입술을 느른하게 핥았다. 타액으로 젖은 입술 위에 혀가 훑고 지나는 모습이 관능적이었다.

“이리 와요.”

그의 손이 옆구리를 타고 내려갔다. 구겨진 셔츠 자락을 헤치고 바지 버클을 성마르게 잡아 풀었다. 지퍼를 내린 뒤, 속옷째로 하의를 잡아서 무릎까지 내려 버렸다.

권재진은 잠시 얼어붙어 있다가 흠칫 정신을 차리곤 다리를 한 짝씩 들어 옷을 벗기는 데 동조했다.

현관을 거쳐 집에 들어온 게 아니라 아직 신발을 신고 있었다. 발을 들어 구두를 벗자, 서의우가 갈취하듯 신발을 빼앗아 가서 침대 밖으로 던졌다. 그런 뒤에는 양말까지도 난폭하게 벗겼다.

깨끗한 나체가 된 몸을 그가 바짝 끌어당겼다.

권재진은 저항 없이 사지 육신에 힘을 풀며 서의우를 연거푸 불렀다.

“의우야, 의우야…….”

서의우는 권재진이 자신만을 봐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불러 달라고 그랬다. 그래서 권재진은 그렇게 했다.

두 눈 가득 서의우를 담고, 서의우 이름을 부르며, 서의우 생각만 했다.

천지가 온통 서의우였다.

만일 권재진이 공명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조차도 서의우였을 터였다.

“네, 재진 씨…….”

서의우가 재진의 엉덩이 밑에 팔뚝을 끼워 하체를 위로 한껏 들어 올렸다.

다리가 들려 그의 어깨 너머로 넘어갔고, 허벅지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닿았다. 간지럽다고 느끼려는 찰나, 다리 사이에 입술이 와 닿았다.

서의우가 성긴 음모에 코를 파묻고 중심부를 입 안 가득 삼켰다. 한쪽 가슴이 빨린 것만으로 자지가 이미 반쯤 서 있었는데, 입 속으로 먹혀 들어가니 기둥이 금세 힘을 받았다.

입천장까지 깊게 삼켜져서 쭉쭉 빨리니까 버틸 재간이 없었다.

“핫! 악!”

재진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서의우가 엉덩이골 사이를 굵은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둥글게 휘어진 척추를 따라 꼬리뼈 밑까지 반복해 쓸어 만지다가 둔부 안쪽까지 쑤석거렸다. 좁게 다물린 주름이 세게 눌렸다.

재진이 발끝에 힘을 주고 허리를 뒤틀었다.

들린 몸뚱이를 제대로 가눌 수가 없어서 그의 머리칼을 쥔 손을 놓쳤고, 대신 침대 시트를 쥐었다.

재진이 자꾸 바르작대자 서의우가 입에 넣고 있던 좆을 내뱉고 고환을 빨기 시작했다.

부푼 고환에 입술을 우물대면서 자지 기둥에 코끝을 비볐다. 뒤이어서는 회음에 대고 혀를 놀렸다. 오므라든 항문까지 예민한 곳마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양껏 빨아 대면서 살냄새까지 삼켰다.

그냥 하체 전체가 빨아 먹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서의우는 젖어서 미끄덩한 곳을 또 손가락으로 헤집어 댔다.

뒷주름이 움찔하며 힘이 들어갔고, 배 안쪽이 벌써 멋대로 조였다.

“아, 잠깐만. 잠깐…….”

사정감이 올라와서 앓는 소리를 내자, 그가 바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안 돼, 아직 싸지 말아요.”

서의우가 권재진의 엉덩잇살을 넓게 쥐어 벌렸고, 힘주어 꼭 다물린 곳에 혀를 얹었다. 그 상태로 가만히 요구했다.

“허리 움직여 봐요.”

“뭐……?”

“재진 씨가 내 혓바닥에 대고 엉덩이 비벼 보라고요. 허리 움직여서.”

뭐라고?

미, 미쳤나 보다.

그런 짓을 어떻게…….

못 하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엉덩이만 들려서 허공에 반쯤 떠 있는 자세, 이것만으로 이미 수치스러운데, 여기서 허리를 움직…… 아무리 생각해도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못 하겠다고 거절할 수도 없었다.

다른 때면 모를까, 차마…… 오늘은 그럴 수는 없었다.

얼굴을 베개에 푹 처박은 권재진이 떨리는 팔로 침대 시트를 찢어 버릴 듯 꽉 그러쥐었다.

그러곤 천천히 허벅다리에 힘을 주었다. 뱃가죽에 땀이 배어나고 있었다.

“욱…….”

경직된 움직임으로 움칠움칠 허리를 들려고 시도하다가, 엉덩이 안쪽에 물컹하고 닿는 촉감 때문에 기겁했다.

“힛!”

혀…… 혀가 닿았나?

방금, 뭐가…….

“입술이에요.”

머릿속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서의우가 정답을 알려 주었다.

“다시 잘해 봐요. 나 재진 씨 구멍 핥아 주고 싶으니까.”

“어……. 으응.”

“허리만 움직이면 돼요. 할 수 있잖아요? 좆 넣고 흔들라는 것도 아닌데.”

“……할 수 있……으니까. 그런 말, 안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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