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집착광공 길들이기 (101)화 (101/154)

#101

성마르게 뇌까리며 서의우가 버클을 열고 지퍼를 젖혔다. 브리프의 허리 밴드를 잡아 무릎까지 내려 두며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

“좋다고요. 권재진.”

“……어, 알아.”

“이미 정신 나가도록 좋은데, 자꾸 더 좋아지면 어쩌란 건지 모르겠네. 아, 지금 넋 놓으면 안 되는데…….”

그가 스스럼없이 권재진의 발치에 몸을 낮추었다. 둘 다 실내복 차림이어서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았다. 서의우는 먼저 재진의 다리를 한 짝씩 들어 바지와 브리프를 벗겨 내고는, 팔을 엑스자로 교차해 자신의 웃옷을 벗었다.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검은색 목폴라가 곱게 반으로 접혔다.

나무 아래에 목폴라를 깔아 주면서 서의우가 당부했다.

“발 상할지 모르니까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아요.”

그가 재진의 발바닥에 묻은 흙을 손으로 툭툭 털어 준 뒤, 발등에 쪽쪽 입 맞추고 제 옷을 밟고 서도록 내려 주었다. 양쪽 발을 다 그렇게 하고는 아래에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얼굴을 쳐들었다.

왼쪽으로 타진 가르마만 보이다가 그의 수려한 낯짝이 들려 보이자 권재진이 숨을 멈추었다.

맨 허벅다리 사이에 서의우의 얼굴이 놓여 있는 광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자극적이었다.

“재진 씨, 그렇게 추워요?”

서의우가 양팔로 권재진의 무릎을 끌어안고 하체를 바짝 당겨 왔다. 차디찬 겨울바람에 솜털이 곤두선 허벅다리 살갗 위로 뜨거운 입술을 문질렀다. 대퇴부 근육 모양을 따라서 혓바닥으로 주르륵 핥아 허리를 떨게 했다.

“앗, 아.”

“왜 이렇게 바들바들 떨어.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를 세운 그가 허벅지를 질근질근 물었다. 재진이 거의 펄떡거리다시피 흠칫거렸다. 이상할 정도로 자극이 과했다. 서의우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했지만, 그조차 쉽지 않았다.

“윽.”

나무줄기에 닿아 있는 등이 멋대로 꿈틀거리고 아래로 내려뜨린 손이 오갈 곳 없이 허둥거렸다. 주변이 신경 쓰였다. 밖에서 이러는 게 아무래도 낯설었다. 거칠거칠한 나무의 촉감도 그렇고, 실내에 비하면 턱없이 차가운 기온도 그렇고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나 바람 부는 소리 등, 본래라면 들릴 리 없는 소리가 자꾸 들려와서 신경 쓰였다.

“아닙니다. 그냥…… 빨리 해.”

권재진이 손을 내려 서의우의 머리카락을 그러쥐었다. 그러곤 허벅지 언저리에 머문 입술이 다리 사이 쪽으로 오도록 약간 힘주어 잡아끌었다. 이런 부추기는 짓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솔직히 버티기 힘들었다.

“……뭐야, 지금 내 머리 당기는 거예요?”

“그…….”

“하하, 벌벌 떠는 주제에 어딜 빨아 달라고 보채는 거야.”

서의우가 회색 눈을 위로 치뜨고 혀를 내밀었다.

“여기?”

추워서 오그라든 권재진의 좆에 대고 보란 듯이 끝에서부터 뿌리까지 살기둥 전체를 핥아 올렸다.

원래 추울 때 핥아지면 이런 건가?

지나치게 강렬한 자극에 재진이 화들짝 놀랐다. 이건 위험했다.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

“……힉!”

권재진이 다급히 서의우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얼굴을 뒤로 물리도록 뜯어말렸다.

“됐어, 아닙니다. 그런 것 하지 마!”

“그런 거라뇨? 그게 뭔데.”

“……가이딩 아닌 거…….”

“응? 이것도 가이딩인데요.”

서의우는 머리카락이 뜯기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해사하게 웃으며 재진의 자지 끝을 입에 물었다. 아직 발기하지 않아 말랑말랑한 표피를 마음껏 물고 빨아 대며, 요도 구멍이 콕 박혀 들어간 선단을 혀끝으로 후볐다.

권재진이 버둥거리며 머리통을 밀치는데도, 서의우는 양쪽 다리를 꽉 붙들고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을 더 들이밀어 입 안에 공간이 허락하는 데까지 기둥을 욱여넣었다. 말랑말랑해서 잘도 들어갔다.

“아, 아! 윽!”

“후으, 음……. 큿.”

서의우는 막무가내였다. 숨도 쉬지 않고 좋아 죽겠다는 듯이 기둥을 물고 빨았다. 거의 통째로 삼키고 싶은 눈치였다. 재진이 평소보다 더 심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진작 알아챘기에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밖에서 하는 것만으로도 권재진이 이렇게 흥분할 줄 알았다면 집 안에 가둬 두기는커녕 진작 밖으로 끌고 질질 다닐 걸 그랬다. 틈날 때마다 정원이라도 데려가서 나무만 보이면 세워 놓고 해 댔어야 했다.

“하아, 으읏, 의우야, 윽…….”

금세 발기한 자지 끝에서 프리컴이 똑똑 새었다. 서의우는 습기가 맺히는 족족 재진의 자지를 빨아 먹으며 사정할 때까지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수치스러운 줄도 모르고 잘난 낯짝을 써서 권재진을 먹어 치웠다.

버티지 못한 재진이 보통 때보다 빠르게 끝을 보였다. 곧 쌀 것 같아 서의우의 머리를 또다시 힘주어 밀었지만, 서의우는 역시나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한 방울이라도 흘리지 않으려는 듯 엷은 입술에 힘을 주어 기둥을 단단히 고정하고 혀로 좁은 좆구멍을 계속해서 사정없이 쑤셨다.

“으윽! 그만, 이제, 됐…… 앗! 하!”

권재진이 하반신을 부르르 떨었다. 좆기둥이 꺼떡하고 튀어 오르며 서의우의 입천장을 때리고 사정했다.

입 안 가득 권재진의 맛이 돌자 서의우가 흡족하게 웃었다.

그렇지만 재진을 자유롭게 뱉어 준 건 아니었다.

요도에 남은 정액까지 죄다 짜낼 기세로, 이전보다 더 집요하게 기둥을 빨았다. 민감해진 요도 구멍도 집착적으로 후비적댔다. 안쪽에 찐득한 느낌이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해 댔다.

“그만! 흐, 그만하라고, 좀……!”

속구멍에 들러붙은 액까지 전부 뽑아 입에 문 뒤에야 서의우가 고개를 들었다.

“이거 봐요.”

입을 벌리고 붉은 혀를 내밀어 권재진이 힘겹게 싼 하얀 정액을 자랑하듯 보여 주었다.

“재진 씨 구멍 적실 거예요. 한 방울도 남김없이 모았어요.”

“……미, 미친.”

아무래도 자극이 과했다.

돌아 버릴 것 같았다.

하얗고 조형적인 얼굴로 저렇게 대놓고 정액으로 젖은 혀를 내밀다니. 그것도 재진이 갓 싸 낸 걸……. 더군다나 서의우가 한 마디 뱉을 때마다 입김이 나오는 날씨였다. 하얀 액체로 범벅인 혓바닥 주위로 뽀얀 입김이 피어오를 때마다 이게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선정적이었다.

“이제 다리 하나 올려요. 뒤에 넣어 줄 테니까.”

“뭐? 어?”

“내 어깨에, 재진 씨 다리 한짝 걸치라고요. 엉덩이 벌어지게.”

“…….”

“빨리 해요. 나 이거 삼켜 버리기 전에.”

“…….”

권재진은 다시는 야외에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왼쪽 다리를 힘겹게 들어 올렸다. 종아리 밑이 덜덜 떨렸다. 경련이라도 난 것 같아 수치스러웠다.

일단은 어떻게든 태연한 척 인상을 쓰며 서의우가 시키는 대로 그의 어깨에 다리를 걸었지만 이제 한계였다. 여기서 조금만 더 부끄러운 짓을 하면 얼굴이 시뻘게질 것 같았다. 어디로든 숨고 싶었다. 침대가 그리웠다. 저번에 침대 질렸으니 식탁에서 하자는 둥, 괜한 망발을 지껄여 벌을 받는 것 같았다.

“하아, 잘했어요. 이제 적셔 줄게요.”

서의우가 고개를 젖혀 들고 권재진의 다리 사이에 턱을 묻었다. 가이딩을 하려면 불순물이 섞여 들어가선 안 되고, 필연적으로 구멍을 핥아야만 넣을 수 있다는 게 문제였다.

서의우와 할 때마다 몇 번이고 리밍을 받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이지 지나치게 힘들었다. 정액을 그득 품은 혓바닥이 추위에 오그라든 뒷주름을 헤치고 들어왔다.

“흐웃!”

재진이 워낙 얼어붙었고, 또 부들부들 떨고 있어서 엉덩이가 꽉 다물렸다. 속이 도통 열릴 기미가 없었다. 조금 풀리나 싶다가도 서의우가 혀를 후빌 때마다 뭉글한 안쪽 속살이 멋대로 발칵대며 뜻하지 않게 심하게 조였다.

더군다나 온몸이 주체할 수 없도록 떨렸다. 그의 어깨에 걸친 왼 다리가 퍼드득댔고, 체중을 버티고 선 오른 다리도 휘청거렸다. 가슴이 턱 막힌 것처럼 숨도 잘 쉬어지질 않았다.

서의우가 자꾸만 처음 타령을 해 대서 그런지, 가이딩마저 처음 하는 기분이었다. 지난번에 첫 섹스라고 정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게 첫 가이딩인 그런 기분이었다.

“진짜, 재진 씨 왜 이렇게 떠는 거야……? 재진 씨가 자꾸 이러면 나 못 참아요.”

“흐, 으으, 뭐, 뭘…….”

“모르겠어요? 절제 중인 거.”

오므라든 주름을 핥으며 서의우가 뭉개진 발음으로 대꾸했다. 구멍 주변이 질척해지게 정액을 처바르고선 입술을 뗐다. 들어 올린 얼굴, 번들거리는 눈빛에 음욕이 가득했다. 못마땅하게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쯧…… 가이딩, 되도록 빠르게 하고 끝내 주려고 하잖아요. 급한 상황만 아니었어도 나 재진 씨 가만 안 뒀어요.”

“…….”

“더는 좆물 안 나올 때까지, 자지 서너 번은 빨고 우는 소리 내게 했을 거야. 구멍 빨다 자지 빨고 또 구멍 빨고, 그 짓거리만 반복했을 거라고.”

서의우가 마뜩잖게 투정 부리며 높은 콧등으로 수그러든 자지를 쿡쿡 찔렀다. 거기 대고 냄새를 맡듯 킁, 하더니만 역시나 좋아 죽겠다는 듯 녹아내린 미소를 지었다.

“의우야가, 애써 힘들게 참고 있으니까, 재진 씨도 좀 협조해요. 응?”

“아니, 어떻게 협조를…….”

서의우가 불안정한 자세인 재진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쥐어 잡았다. 엉덩잇살을 옆으로 벌리고, 정액을 처발라 둔 구멍을 중지로 꾹 눌러 속살을 풀었다.

“나 그만 흥분시키라고요. 엎어트리고 싶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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