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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광공 길들이기 (89)화 (89/154)
  • #89

    서의우가 짤막한 웃음을 터트렸고, 그 후엔 요란하게 물건 부딪치는 소음이 들렸다. 와장창, 쿠당탕 하며 테이블 위에 있던 모든 접시와 식기, 와인 잔이 바닥으로 쓸려 떨어졌다.

    앉아 있던 의자가 땅을 구르는 동시에, 재진의 몸이 들려 순식간에 테이블 위로 올라갔다. 서의우는 재진을 식탁에 얹어 놓고선 곧바로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엉겨 붙는 몸짓이 갈급했다.

    “나 항상, 4년 후의 내가, 미칠 듯이 짜증 났었는데요. 이제는 좀 가엽네요……. 4년 동안 이건 알지도 못했다니. 불쌍해.”

    ‘기다려’가 끝나고 ‘먹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서의우가 야수처럼 헐떡이며 재진의 옷을 쥐어뜯었다. 끝까지 채워져 있던 셔츠 단추가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각 잡힌 근육이 드러났다. 서의우는 권재진의 맨가슴을 본 것만으로도 발정해서 핏대가 솟았다. 연거푸 거친 들숨을 삼킨 서의우가 권재진의 가슴 정중앙으로 고개를 내려뜨렸다.

    그의 단정한 입술이 가슴골 사이에 파묻혔고, 환희로 턱이 덜덜 떨렸다.

    “하! 이거 봐. 다르, 다르잖아요.”

    가슴에 얼굴을 묻은 서의우가 숨을 크게 들이켜며 탄성을 내질렀다. 영역 표시라도 하듯 안쪽 피부에 짙게 입 맞추며 얼굴 전체를 문댔다. 그의 길고 촘촘한 아름다운 속눈썹이 권재진의 피부를 잘도 간질였다. 높고 우뚝한 콧대가 말랑한 가슴살을 마구 헤집어 댔다.

    “윽, 서의우.”

    서의우가 묵직한 체중을 실어 권재진을 짓눌렀다. 양팔로 허리를 꽉 끌어안고 아주 으스러뜨릴 기세로 온몸을 써서 재진과 밀착하고 비비적거렸다.

    “나 또…… 또 그래요. 막 울컥해.”

    “으윽.”

    권재진이 제 위에 올라탄 거대한 서의우를 끌어안았다. 정신없이 헐떡거리며 가슴에 얼굴을 비벼 대는 게 딱 강아지였다. 그런데 좀 과하게 버거운 대형견.

    서의우가 온 힘으로 작정하고 달라붙으니 아무리 신체 강건한 권재진이라도 폐가 짓눌리고 갈비뼈가 으스러질 것처럼 힘겨웠다. 그래도 그를 밀어 내긴 싫어서 사력을 다해 버티며 그대로 붙들어 안았다.

    모처럼 갖춰 입혀 놓은 서의우의 고급스러운 재질의 검은 셔츠에 손가락을 전부 걸어 득득 긁고 쥐어뜯었다. 그러자 서의우가 고개를 치들고 웃으며 재진의 팔목을 잡아떼었다.

    사나운 날것의 미소였다.

    “재진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뭐 하다니…….”

    “왜 옷을 갉아 대요. 그게 아니라.”

    서의우가 몸에 걸치고 있는 검은색 셔츠 깃을 검지로 툭 쳤다.

    “벗겨야죠, 이걸.”

    서의우가 쿡쿡거리고 웃었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니 권재진도 미칠 것 같았다.

    “앞치마는 잘 벗겨 줬으면서.”

    재진이 붙들린 팔을 뻗쳐서 서의우를 덮고 있는 비싼 포장지를 걷어 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셔츠 단추를 하나씩 푸는 동안, 서의우는 재진의 하의를 벗겼다. 거침없이 벨트를 풀어 젖히고 지퍼를 내린 뒤 살짝 큰 사이즈였던 정장 바지를 속옷과 함께 무릎까지 단숨에 쑥 끌었다.

    “좋아해요. 재진 씨.”

    나체가 된 재진이 서늘함에 몸을 떨 겨를도 없이 서의우가 다시 달라붙어 왔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요…….”

    그는 지나치게 흥분해 있어서 권재진이 손바닥으로 그의 맨살을 슬쩍 쓸어 주는 작은 접촉만으로도 위협적인 등을 떨며 기뻐했다. 그런데 재진이 그의 바지 앞섶까지 풀어 주기 시작하자 광포한 신음까지 흘렸다.

    “크흣, 윽.”

    “의우야, 이거, 바지가 안…….”

    “안 벗겨져요?”

    바지춤이 너무 팽팽하게 당겨져서 잘 벗겨지지도 않는다. 권재진이 식사하는 동안 한계까지 발기해 있던 굵직한 좆이 바지통 속에 갇혀 제멋대로 꿈틀거렸다. 재진이 본의 아니게 헛손질을 두어 번 했고, 그때마다 서의우는 낮고 거칠게 헛숨을 들이켰다. 옷 위로 슬쩍 스치는 자극만으로도 사정할 것처럼 좆기둥이 꺼떡거렸다.

    아니, 사실을 짚어 보자면 서의우는 서재에서부터 지금껏 욕정을 참고 있었다. 책장 앞에서 재진의 다리 사이에 하반신을 비벼 댔을 때부터 이미 넣자마자 쌀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지금 당장 폭발하더라도 이상하진 않았다.

    “아, 재진, 헉, 큿!”

    도저히 못 견디겠는지, 서의우가 직접 하의를 뜯어냈다. 그의 수려한 외모에 무척이나 잘 어울리던 고상한 정장이 허물 벗겨지듯 떨어져 나갔다. 이제 됐다는 듯, 앞뒤 가릴 것 없이 서의우가 권재진을 덮쳤다.

    조금 전, 체중을 실어 짓누른 건 장난에 불과했던 듯 제대로 달려들었다. 서의우는 권재진의 온몸을 품에 안고 가두어, 전신의 살갗을 탐하는 것처럼 몸 전체를 붙여 문질렀다.

    구멍을 벌려서 좆을 쑤셔 박는 행위에만 목적을 둔 몸짓이 아니었다. 그냥 닿는 것만으로도 죄다 녹아내릴 것처럼 만족스럽고 좋아서, 가슴이 떨리고 벅차서, 그냥 숨도 못 쉬게 좋으니까 이러고 비비고 있는 것이었다.

    “앗, 아, 아…….”

    “좋아해요. 좋아…….”

    서로의 가슴이 맞닿아 비벼지고, 허벅다리가 사이사이 얽혔다.

    서의우가 재진의 다리 사이에 굵직하고 커다란 좆기둥을 끼웠다. 그건 언제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거의 흉기처럼 위험하게 부풀어 있었다.

    통통한 회음과 발긋한 구멍, 엉덩이골까지 흥분한 좆몽둥이로 죄다 마찰해 대며 농밀하게 치덕였다. 삽입하지도 않고 안쪽에 자지를 비비는 것만으로도 극도로 욕정한 서의우에겐 지나친 쾌감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건 권재진도 마찬가지였다. 비부가 금세 질척해졌다. 누구랄 것 없이 서로에게서 선액이 질질 샜고 찌덕찌덕 찰박거리는 젖은 소리가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한 정액이 터져서 하체를 더럽혔다.

    “흐윽! 으읏…….”

    “하아아, 앗.”

    재진이 서의우를 세차게 끌어안고 잇새로 거친 신음을 뱉었다. 서의우는 그런 권재진의 얼굴을 정신없이 핥아 대며 입을 맞추었다. 혀를 깊게 비집어 넣으며 키스하고, 다시 입술을 빨고, 또 딥키스했다.

    그러면서 서의우는 쉬지도 않고 또 흉흉한 좆몽둥이를 딱딱하게 세워 권재진의 하체에 비벼 댔다. 자지끼리 부딪치게 문대다가 정액으로 떡칠된 회음을 다시 쑤석거렸다. 둥그런 엉덩이 밑살과 붉은 항문 주름이 이리저리 밀리고 당겨졌다. 구멍 안쪽이 멋대로 옴칠거렸다. 속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아랫배 깊은 곳이 홧홧했다.

    “나, 꼭, 재진 씨랑 처음 하는 기분이야…….”

    땀에 젖은 서의우가 으르렁댔다. 그의 이마에 수를 놓은 것처럼 젖은 머리카락이 몇 가닥 붙어 있었다.

    “이거…… 이게 처음으로, 제대로 하는 기분이라고요.”

    권재진이 눈가를 잘게 떨며 동의했다. 표정을 다잡을 수도 없게끔 온몸이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었다.

    “시, 신기하군요. 저도 그렇, 읏, 그런 기분입니다.”

    “하아, 재진 씨도 그래요? 응……? 이거 그래?”

    “으흣, 예……. 아, 흐으.”

    “그러면, 그럼, 우리 오늘이 처음이라고 해요. 그냥 그렇다고 해.”

    서의우가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격렬한 열락에 들떠 허덕이면서도, 희고 앳된 얼굴에서 빛나는 저 눈빛은 청춘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듯 싱그러운 향기를 풍겼다.

    서의우는 간혹 섬뜩하고 무자비하지만, 진실로 순수했다.

    “재진 씨랑 나랑, 다 처음인 거야.”

    여태껏 4년 후의 자기 자신에게 권재진의 경험을 모두 빼앗겨 질투하고 견제해 왔던 게 사실이다. 미래의 자신을 넘어서고자 대뜸 요리를 하겠다는 둥, 눈알을 핥겠다는 둥, 재진이 겪지 못했던 부분에 부러 집착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로가 오늘이 시작이라면 구태여 그럴 필요도 없었다.

    “재진 씨는 내 처음이에요.”

    “…….”

    “권재진이 서의우 처음이라고요.”

    “흐, 아윽, 그래…… 의우야.”

    재진이 어렵사리 숨을 삼켰다.

    목이 멨다.

    “그거 네 거 해.”

    무너지고 누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권재진이 순순히 허락했다. 열린 마음에 서의우를 들여놓았다.

    “너, 내 처음이야.”

    고작 말 한마디 뱉는 것뿐인데 충격이 대단했다. 안간힘을 써야 했다. 가슴 속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감정이 온통 뒤집혀서 쥐여 짜였다.

    말한 권재진도 이럴 지경인데 들은 서의우는 더했다.

    또 과호흡 온 것처럼 헐떡이면서 마구잡이로 키스하고 몸을 부딪쳐 왔다.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할 방법을 이것밖에 모르는 것처럼, 서의우가 절절하게 몸을 던졌다.

    “하하, 나, 좋아요. 너무 좋아, 나 정말 너무, 조, 좋아……. 이러다, 진짜, 울, 울 것 같아요.”

    “울든가……. 안 말립니다.”

    “조, 재진 씨, 좋아요. 좋다고요! 의우, 너무, 좋아, 크흣, 좋…….”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듯 서의우가 우악스럽게 권재진의 다리를 벌렸다. 힘을 조절할 정신이 없었다. 성난 몸을 한껏 수그린 서의우가 주인에게 복종하듯 재진의 다리 사이에 미려한 낯짝을 처박았다. 질척한 정액투성이 비부에 서슴없이 입을 대고 게걸스럽게 핥아 대기 시작했다.

    “아아! 힛! 으윽……!”

    서의우가 붉고 말캉한 혀로 정액을 삭삭 긁어 입 안에 모으고, 그것을 비좁은 구멍에 흘려 넣길 반복했다. 한 번만 당해도 민망할 짓을 서의우는 아무렇지 않게 몇 번이고 반복해 대며 권재진을 흐느끼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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