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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광공 길들이기 (56)화 (56/154)
  • #56

    “나는 싫어. 양보 못 해. 포기 못 해.”

    “너…….”

    “아무래도, 다 가져야겠어요.”

    서의우가 손짓하자 염동력으로 날아온 로션이 그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갔다. 평소와 달리 무지막지해 보일 만큼 세찬 이능이었다. 로션 통이 찢어질 정도다.

    서의우가 진득하게 흘러내린 하얀 로션 액을 손바닥에 쥐고 권재진의 몸에 발랐다.

    불순물에 이어 불순물을 치덕치덕. 아주 칠갑을 했다.

    “권재진 내 가이드고. 그 몸, 그것도 당연히 다 내 거고. 당신은 날 좋아해야 하고, 날 굳건하게 믿어야 해! 알아듣겠어?”

    로션을 바르는 손이 아래로 향했다.

    이젠 거칠 것 없다는 듯 서의우는 권재진의 다리 사이에 손가락을 밀어 넣고 주름진 비부를 뚫었다. 불순물이 모자란 것 같아 도로 빼내고 로션을 다시 손에 가득 짜냈다.

    뚝뚝 넘쳐흐르도록 짜낸 로션을 권재진의 뒤에 가져다 연신 쑤셔 넣었다. 구멍 안쪽, 속살까지 죄다 젖도록 꾸역꾸역 험악하게 욱여넣었다.

    언젠가, 권재진이 구멍 찢지 말고 로션 써서 풀어 달라고 했을 땐 개무시했던 서의우가, 지금은 무슨 로션 없으면 권재진을 건드리지도 못할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아! 아윽.”

    젖은 욕실 타일에 미끄러진 재진이 중심을 잃고 무릎을 굽혔다. 서의우는 권재진을 아예 바닥에 주저앉혀 버리고는, 허벅다리를 넓게 잡아 벌렸다. 그러곤 다리 사이에 로션을 또 퍼부었다.

    튜브 형태 로션 한 통을 다 짜내고서, 그것이 다 스며들도록 끈질기고 집요하게 치덕치덕 처발랐다.

    불순물 가득하게, 가이딩 효과따윈 전혀 없도록.

    “재진 씨. 말해 봐요. 이게 가이딩이야?”

    권재진이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서의우가 우악스럽게 안쪽 구멍을 손가락으로 찌르니까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래, 아니지? 가이딩 아니에요. 우린 지금 가이딩 하는 거 아니야.”

    서의우는 반듯한 눈을 한껏 휘면서 재진을 더욱 바닥에 짓눌렀다. 샤워기에서 찬물 세례를 받아 물을 뚝뚝 흘리며 권재진의 얼굴에 입술을 찍어 눌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입맞춤을 거부해야 했다만 이젠 그럴 필요 없었다. 축축한 얼굴을 핥고 아랫입술을 물어 삼켰다. 거칠게 빨면서 젖은 목폴라를 벗었다. 권재진도 서의우의 탈의를 도왔다.

    검은 옷자락이 찢어지듯 그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재진이 손을 뻗어 서의우의 바지 앞섶을 열어젖혔다. 시뻘겋게 달아서 터질 것처럼 빳빳한 그의 성기를 쥐고 만졌다.

    “알겠, 윽, 알겠습니다. 가이딩 안 합니다. 이건 가이딩이 아니야. 의우야, 빨리…….”

    “기다려요. 아직…… 아직 안 돼.”

    욕실 선반에 있던 로션과 오일이 와르르 쏟아졌다. 제품들이 바닥을 난잡하게 구르며 두 사람이 엉켜 있는 곳까지 날아왔다. 서의우는 보지도 않고 바닥을 더듬어 오일 한 통을 집어 들고선 뚜껑을 뜯었다.

    이번엔 권재진의 다리 사이가 아니라 서의우의 아랫도리에 불순물을 짜냈다. 재진이 쥐어 잡고 있는 좆기둥에 대고 완전히 젖어 녹아들도록 아낌없이 오일을 퍼부었다.

    “나, 하아, 나 좀, 알아 달라고요! 답답해서 돌겠어! 이 짓거리 할 바에는 α크리처 천만 마리 죽이고 말지.”

    “알았어. 알았다고요! 서의우 씨 뜻 잘 알겠습니다. 우린, 서의우 씨랑 저는 지금, 가이딩 하는 게 아닙니다. 궈, 권재진이 서의우의 가이드라서 가이딩 하는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이건…….”

    “어. 그래. 맞아요. 우린 지금 섹스하는 거예요.”

    서의우가 오일이 잔뜩 묻은 손가락을 권재진의 입에도 밀어 넣었다. 입 안쪽이 미끌미끌해지도록 온통 칠하며 미친놈처럼 쿡쿡대고 웃었다. 번뜩거리며 날뛰는 눈빛이 예사 모양새가 아니었다.

    “재진 씨가 좋아하는 그거. 섹스. 일반인들 한다는, 애정 표현? 그래, 바로 그걸 하는 거예요.”

    “우, 읍! 아웃…….”

    “나랑 섹스해. 키스도 하고. 응? 애인이랑 이런 거 하는 거라면서. 애정 표현이라면서! 나 재진 씨랑 그런 게 하고 싶어. 가이딩도 하고 싶은데, 이런 거, 예전처럼. 무슨 소린지 똑똑히 알겠어요?”

    “크후, 잠깐, 우, 손가락, 깊어!”

    “권재진이 날 예전 그대로 쳐다봐야 해요. 그땐 재진 씨가 나를 지금 같은 눈으로 쳐다보지 않았어. 좀 더, 깊고, 촉촉하고, 훨씬, 신뢰하는 눈으로 바라봤다고! 내가 뭘 하든, 겉으론 질색하는 척하면서도 본심은 허용하는, 그런 눈이었어……. 그걸 빼앗겼다고 난. 다시 돌려내요.”

    서의우는 빈틈없이 권재진의 입 속을 기름칠해 두고선 손가락을 끄집어냈다. 젖은 곳에 입을 맞추며 그토록 바라던 재진의 혓바닥을 담뿍 빨았다. 권재진도 팔을 뻗어 서의우의 목에 팔을 감았다. 젖은 머리카락에 젖은 손가락을 파묻고 한껏 달라붙어 키스했다.

    “흐으, 으.”

    “하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농밀하게 혀를 섞으며, 서의우가 재진의 허리를 들어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 앉혔다. 등줄기를 더듬어 만지다가 엉덩이를 크게 쥐어 좌우로 잡아 벌렸다. 좁은 구멍이 벌어지고 그 속에 가득 들이찬 로션이 줄줄 새어 나왔다.

    아깝게 흘리지 못하도록 서의우가 짐승의 물건 같은 흉포한 좆을 구멍 마개처럼 바로 들이밀었다.

    몇 주간 하지 않아서 권재진의 뒤가 매우 좁아져 있었지만, 서로 몸에 로션이며 오일을 잔뜩 처발라서 어거지로 밀어붙이면 삽입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서의우는 젖어서 미끄러운 권재진의 몸뚱이를 놓칠세라 꽉 움켜잡고는 무리하게 속을 꿰뚫려 시도했다. 덜 풀린 주름 입구를 굵직하고 퉁퉁한 좆대가리로 꾹꾹 쳐올리니 빠듯하게 물렸다. 저릿한 통증을 느낀 재진이 신음을 뱉었다.

    “끄흑, 아윽, 씨!”

    힘들어 보였지만 서의우는 멈춰 주지 않았다. 권재진도 멈추길 바라진 않았다. 내빼지도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골반을 아래로 내려 삽입에 동조하려 했다.

    “후우, 큿……. 재진 씨, 예전처럼은, 그렇게는 절대 안 되는 거예요? 내가 지금 이렇게까지 애쓰는데도?”

    “하아, 몰라. 나도 몰라, 마음 같지 않단 말입니다…….”

    “모르는 게 어딨어. 그거, 기억 없으면. 가족 없으면, 나 다시는 못 믿어 주겠어요? 정말 그래?”

    “모른다고, 윽! 말했잖아!”

    “그럼, 모르겠으면, 지금 답을 생각해!”

    퍼억! 살덩이가 세차게 배 안을 파고들었다.

    긴장으로 굳어 있는 구멍을 제멋대로 비집고서 단숨에 안쪽 깊숙이 쑤셔 박혔다. 재진이 다시금 신음을 터트렸지만 서의우는 도통 그의 사정을 봐줄 여유가 없었다.

    서의우가 문란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무릎에 앉은 자세 때문에 권재진은 그가 처박는 대로 덜컥덜컥 뒤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체중이 실려 한 번 쑤셔질 때마다 점점 삽입이 깊어졌다.

    “나 오래 기다렸잖아요. 몇 주 동안, 군소리 한번 없이 재진 씨가 원하는 대로 다 참고 기다려 줬잖아. 솔직히, 이 정도 했으면…… 재진 씨도 억지 그만 부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아흑! 헉! 아아, 끄윽! 응!”

    “기억 빼앗겨서 충격받은 거 알겠어요. 뒤통수 맞은 기분인 것도 잘 알겠어. 그런데, 그것도 어지간히 해야지!”

    서의우는 권재진의 몸속 내벽에 빈공간이 없도록 제 좆으로 가득 메꿔 놓고서는 불룩하게 튀어나온 그의 아랫배를 번들거리는 살벌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저 꼴을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권재진 배 부르게 만들지 못해서 그간 얼마나 애가 닳던지.

    서의우는 미치광이처럼 탄성 어린 웃음을 흘리며 재진의 배를 손바닥으로 덮어 문질렀다. 명치부터 배꼽까지 꾹꾹 힘주어 누르며 제 좆이 어디까지 박혔는지 거듭 확인했다.

    “하하, 흐으, 그냥, 나한테, 그냥! 다 주면 되잖아요…… 목숨이고 뭐고, 가족이고 뭐고! 따지지 말고 다 나한테 넘기라고.”

    “그게, 되, 되겠…… 끄윽! 아, 숨 막혀. 으, 윽응!”

    “왜 못 해? 왜 안 돼! 나는 원해요……. 권재진이란 인간. 과거고, 기억이고, 가족이고, 몽땅 다! 권재진의 인생, 그걸 전부 다 갖고 싶어요.”

    아랫배를 짓누르는 손힘이 과했다.

    재진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로 떠밀려 넘어갔다. 서의우는 권재진을 일으키지 않고 그대로 손바닥에 힘주어 짓눌렀다. 물이 흥건한 욕실 바닥에 아예 나자빠지도록. 그러고는 그대로 허리를 콱콱 찍어 댔다.

    “물론, 그거, 내가 다 멋대로 빼앗아도 되겠지. 재진 씨가 싫다고 해도 내가 다 갈취해 갈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런 방식 말고, 재진 씨가 원해서 나한테 내주는 걸 원해요.”

    눈알이고 기억이고 다 허락해 줬던 것처럼.

    “항상 그랬잖아? 재진 씨는, 말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결국은 다 해 줬잖아. 이번에도 그러라고요…….”

    바닥이 미끄러워 권재진의 몸이 자꾸 뒤로 떠밀렸다. 서의우는 재진의 손목을 잡아 쥐고 제 쪽으로 당기면서 엉망으로 박아 댔다. 권재진이 내뱉는 신음으로 넓은 욕실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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