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권재진이 벌려 준 입에 서의우가 봉긋하게 선 분홍빛 자지를 꾸우욱 밀어 넣었다. 각도를 잘못 잡았는지 아니면 일부러 의도한 건지 곧장 목구멍에 똑바로 쑤셔 박는 게 아니라 왼쪽으로 치우쳐 들어갔다. 권재진의 왼뺨이 한껏 늘어나며 속 안에 들이박힌 서의우의 좆머리 모양대로 볼록하게 솟았다.
“웃!”
“아기 입이라 그런가. 되게 살성이 쫀득한 거 같아요.”
권재진은 헛소리를 뱉는 서의우의 입 구멍을 틀어막아 버리고 싶었다.
그렇지만 막상 입 구멍이 틀어막혀 있는 쪽은 재진이었다.
그래서 재진은 서의우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쳤다. 돌처럼 딱딱한 허벅지였다. 서의우는 맞은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으음, 재진 씨는 여기도 작구나……. 안쪽 참 좁네요…….”
서의우는 한참 동안 재진의 양 뺨을 이쪽저쪽으로 부풀려 가며 가지고 놀았다. 재진은 왼뺨이 볼록해졌다가 오른뺨이 볼록해졌다가 하며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성질나서 이를 세우니 그제야 서의우가 웃음을 터트렸다. 재진의 머리카락을 만지작대며 숨을 고르더니만 거친 목소리로 ‘이 정도 봐줬으면 됐죠……?’ 하고 중얼거렸다.
“우으……?”
봐줬다고……?
그 말에 재진이 눈을 위로 치떠 보니 서의우의 회색 눈동자가 욕망에 미쳐 번들거리고 있었다.
“할게요, 제대로.”
서의우가 긴 숨을 내뱉으며 재진의 두 귓바퀴를 손잡이처럼 단단히 잡았다. 그러곤 목구멍을 단번에 꿰뚫어 버리듯 깊게 좆을 쑤셔 처넣었다. 대비할 겨를도 없이 흉악한 자지가 목젖을 비집고 콱 들어갔다.
“……크욱! 우웁, 욱!”
“아하으, 후으…… 좋아…….”
언제 쑤셨는지 재진의 귓구멍에 서의우의 엄지가 들어가 걸려 있었다. 남은 네 손가락으로 귓바퀴를 붙잡고 재진의 머리를 앞뒤로 흔들어 댔다. 목젖 너머까지 박혔던 좆이 빳빳하게 굳은 재진의 혓바닥과 입천장에 마찰하며 주르륵 끄집어져 나왔다.
재진은 아주 잠깐 숨을 헐떡일 틈도 없이 다시 머리통이 흔들리고 방금처럼 좆이 처박혔다. 턱이 한계까지 벌어졌다.
“히, 으쿳……! 우훅! 웁, 응……!”
목 전체에 경련이 일어난 것 같았다.
안쪽이 마구잡이로 발칵거리며 끝까지 들이찬 좆을 세게 조였다. 젖은 살점이 서의우에게 달라붙은 채 떨어지지 않았고, 서의우가 처박으면 처박는 대로 엉겨 붙으며 미친 듯이 타액을 분비했다.
“브, 흐에에…….”
재진의 입가에 투명한 침이 줄줄 흘렀다. 서의우는 넘쳐흘러 버리는 타액을 못내 아깝다는 눈길로 힐긋거리곤 재진에게 환히 웃어 보였다.
“아, 좋다. 이러니까 정말, 후욱, 피가 하나도 안 나네요. 안 다쳤다……. 나 잘했죠.”
들뜬 목소리가 들려오기 무섭게 서의우가 침대에 재진을 쓰러뜨리고 뒤로 눕혀 버렸다.
권재진이 발라당 드러누워 버리는 통에 목구멍에 깊숙이 물려 있던 좆이 일시에 확 빠져나갔다. 겨우 입이 빈 틈을 타 재진이 기침을 터트렸다. 쿨럭거리고 괴로워했다.
“크으, 욱! 크후, 서의, 으, 그마…… 기, 깊어, 하으……!”
“하나도 안 깊어. 내 거 절반도 안 들어가던데요, 뭘.”
“우욱, 더 하면 진짜 토할 것 같…….”
“자꾸 엄살만 부리면 나 화내요. 수갑 가져올까요?”
서의우가 침대에 누운 재진의 위에 올라탔다. 겨드랑이 양옆에 무릎을 대고 입술에 도로 좆 끝을 물렸다. 재진이 고개를 흔들어 피해 보려 했지만 더는 눈깔이 돌아 버린 서의우를 막을 수 없었다.
“농담이에요. 이 집에 수갑 같은 거 없어요. 좌표 이동해서 바로 구해 올 순 있겠지만…… 굳이 그렇겐.”
흥분으로 들뜬 안광이 위험하게 번뜩거렸다.
얇고 가련한 속눈썹에 비해 터무니없이 흉포한 눈빛이었다. 서의우가 재진을 빤히 내려다보며 재촉했다.
“나 잘했잖아요.”
“머……. 뭐를.”
“여기. 다치지도 않았고, 충분히 적셨고, 많이 봐줬어. 제대로 잘 참았다고요.”
서의우가 깔아 눕힌 재진의 머리채를 당겨 턱을 뒤로 젖히도록 했다. 입 구멍과 목구멍이 한길로 쭉 펴지도록 해 놓고 깊은 입 동굴에 흉악한 좆방망이를 한껏 욱여넣었다.
“이젠 재진 씨가 참아 줄 차례예요, 네? 조금만. 응?”
꾸역꾸역 들이찬 것이 말뚝처럼 재진을 꿰뚫어서 권재진은 입을 다물 수도, 고개를 돌릴 수도, 하물며 바르작거릴 수도 없었다.
그 상태 그대로 서의우가 하체를 마구잡이로 치받기 시작했다.
“앗, 하…… 좀 버텨 봐요.”
“우웅! 욱! 커, 흐우웁……!”
“흐으, 찌릿찌릿해라…… 어떡해, 좋아요…….”
권재진이 어떻게든 위기에서 살아남고자 본능적으로 이를 세웠다. 하지만 서의우는 제 것이 송곳니에 긁히는 고통보다도 가이딩의 쾌감이 훨씬 큰지 아랑곳하지도 않고 난폭하게 날뛰었다.
재진의 낯빛이 흙빛이 됐다.
어쩔 수 없이 헛구역질이 났다.
‘그만, 그만, 그만…….’
권재진은 거듭 욱욱거리며 서의우의 자비를 바라고 그의 허벅지를 긁어 댔다. 그래도 멈춰 주지 않아 손에 잡히는 것을 아무것이나 움켜쥐고 당겼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어 붙잡은 것이 침대 시트인지 서의우의 옷자락인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아, 안 돼, 안 돼.”
금세라도 속을 게워 낼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을 보고서 서의우가 손으로 집게를 만들어 재진의 코를 꼬집었다.
“뱉지 말고, 삼켜요. 제발. 아직 싫어. 조금만 더 도와줘요.”
가뜩이나 호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숨통이 완전히 틀어막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았다.
“흐후윽! 우……!”
“오옳지…… 착해. 예뻐.”
권재진이 연신 목을 발칵거렸다.
본의 아니게 틀어박힌 좆을 조이고 자극하는 꼴이었다.
쾌감이 극에 달한 서의우가 낮게 숨을 죽이고 헐떡였다. 허리 짓이 멈추는가 싶더니만 굵은 허벅지와 엉덩이의 근육이 딱딱하게 각졌다.
“크흣.”
절제된 신음을 내뱉은 서의우가 침대에 팔꿈치를 짚고 엎드렸다. 그의 굵직한 검은 눈썹이 깊게 일그러졌고 내리깔린 긴 속눈썹도 가늘게 떨렸다.
열락에 들뜬 서의우의 얼굴은 배덕한 구석이 있었다.
하얗고 청순한 귀공자 같은 낯짝이 잠시나마 무력한 빈틈을 보인다.
신기루 같은 찰나가 지나고, 서의우가 엎드린 몸을 거칠게 일으켰다. 목구멍 안에 난폭하게 박혀 있던 좆기둥이 딸려 나오고 많은 양의 정액이 주르륵 흘렀다. 입천장이고 혓바닥이고 끈덕한 탁액으로 진탕이었다.
“……아, 아…….”
권재진은 쉬이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턱을 벌린 채 벌벌 떨었다. 서의우는 한차례 사정을 마쳤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재진의 윗입술과 인중 근처를 늘어진 좆 끄트머리로 아쉽게 문질렀다.
“이것 봐요, 재진 씨……. 나 너무 흥분해서 금방 갔나 봐요.”
서의우가 애교 부리듯 속삭이며 젖은 눈을 휘었다. 그러며 여태 꼬집고 있던 재진의 코끝을 톡 놔주었다.
권재진이 급히 숨을 들이켜며 고개를 돌렸다.
“……욱!”
헛구역질하더라도 토하지 않으려고 끝끝내 버티고 있었는데, 입 속이 정액 범벅이 된 지금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재진이 침대 옆에 놓인 휴지통에 얼굴을 드밀고 입에 든 것을 죄다 뱉어 냈다.
콜록대며 기침하다가 결국엔 속까지 전부 게워 내고 말았다.
“웨에……, 우에헥.”
그 와중에 미친 놈의 서의우는 등을 다정하게 두드려 주었다. 주먹으로 통통거리는 손길에 짜증이 치밀어 재진의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
“아이, 이러면 어떡해요. 바로 이어서 한 번 더 하려고 했는데…… 끝이잖아.”
진한 아쉬움을 담아 속삭인 서의우가 등을 두들기다 말고 허리를 만졌다. 여러 갈래로 찢어져 너덜거리는 흰 티셔츠 안에 커다란 손바닥을 밀착하고 쓸어내렸다.
“음. 입 쓰는 건 영 안 되겠네요.”
서의우가 빙긋 웃으며 재진의 뒤통수에 입술을 찍어 눌렀다.
“그냥 하던 대로 할까요, 우리?”
불쑥 그가 고무줄 바지 안으로 손을 쑤셔 넣었다. 그러곤 곧장 엉덩이 살을 가득 쥐어 잡았다.
“너, 흐, 그 손, 놔아…….”
노골적으로 둔부를 주물거리기 시작하자 권재진이 정색하고 죽일 듯 서의우를 노려보았다. 삐죽삐죽 잔뜩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재진을 대신하여 서의우를 찔러 주었다.
“놓으, 라고…… 이 씹새야.”
욕하는 말에 서의우가 토끼 눈을 떴다.
“왜 그런 심한 욕을 해요? 못 참고 토한 건 재진 씨면서.”
“너, 큭, 내가 처음부터 살살 하라고 했잖아. 무, 으욱…… 무리하게 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조금도 무리하지 않았어요. 뿌리까진 넣지도 않았다고.”
서의우가 툴툴대며 엉덩이 골 사이를 벌렸다. 재진은 하체를 뒤로 빼며 소릴 질렀다.
“서의우! 너 그거, 안 멈추면 후회한다.”
“후회를, 제가요?”
“경고했어. 난.”
에라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곱게 가려 했더니 이 미친 애새끼가 천지 분간도 못 하고…….’
해 달란 대로 가이딩에 순응해 줘서 시간을 빠르게 아끼려 했건만, 더는 빡쳐서 못 해 먹겠다. 처음부터 좋은 관계를 쌓아 나가려는 건 역시 무리한 생각이었나 보다.
‘좋은 관계는커녕 좆 된 관계만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