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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원수를 공략합니다-66화 (66/93)

66화

04. 상상하는 모든 이야기는

또 이런 말……! 입술을 때려주고 싶었으나 그럴 겨를이 없었다. 몸이 점점 더 달아오르며, 곧 배 속과 아래가 간질간질하고 뜨거워서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아테올은 가만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시선마저 묘한 자극이 되어 몸의 열을 높였다.

빌어먹을 특별한 향유는 차츰 더 점막에 스며들었고, 몸의 간지러움이 점점 심해졌다. 나는 모로 누운 채 다리를 배배 꼬며 끙끙거렸다. 곧 아테올이 나를 만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체감하기에 상당히 긴 시간이 지나도록 그는 나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결국 나는 씨근거리며 두 손을 아래로 뻗었다. 아테올이 그제야 움직였다. 하지만, 내가 원하던 방향이 아니었다.

“뭐……!”

그는 내 두 손목을 각각 붙잡아 침대에 내리눌렀다. 나도 모르게 다리를 버둥거렸고, 그 결에 안쪽의 점막이 서로 스치면서 온몸에 전류 같은 자극을 흘려보냈다. 눈을 질끈 감으며 그 애매한 쾌감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아래가 지끈지끈하고 뜨거웠다. 체온에 묽게 녹은 향유가 계속해서 구멍 밖으로 흘러나온 탓에 허벅지 안쪽이며 엉덩이가 말도 아니었다.

상체는 양쪽 손목을 눌려 위를 향하고 하체는 옆으로 비튼 채 아테올을 노려보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눈꼬리만 슬쩍 접어 웃었다.

“웃지, 마, 읏…….”

가만히 있으려 해도 몸이 저절로 움찔대며 비틀렸다. 애매하고 느슨한 쾌감이 배 속을 뭉근하게 끓이면서 전신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자극이 더 있으면 좋겠는데, 스스로 다리를 조금씩 움찔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했다. 아테올은 여전히 나를 감상만 하고 있을 뿐이다. 손목을 쥔 힘이 어찌나 강한지 뿌리칠 수도 없었다.

“이것 좀, 놔.”

이성이 오락가락했다. 안이 너무 간질간질하고 뜨거워서 스스로라도 만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아테올이 보고 있거나 말거나. 하지만 아테올은 픽 웃으며 이렇게 대답할 뿐이었다.

“싫습니다.”

“이익……!”

화가 치밀어서 온몸을 버둥거렸으나 곧 오싹오싹한 저릿함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아테올이 붙들고 있는 손목에 멍이 들 게 분명했다. 멍이고 뭐고, 지금 당장 이 욕구를 해소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향유는 자꾸만 축축하고 미끄럽게 살에 스며들고 있었다. 흘러나온 향유로 흠뻑 젖은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까지도 안쪽처럼 민감해진 느낌이다. 나는 헐떡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마, 만지게, 해줘, 나 정말……, 흐윽…….”

눈이 부옇게 흐려졌다. 딱 애매한 지점에서 멈춰 더 이상 부풀지 않는 쾌감이 머리를 마비시켰다. 더 큰 자극을 얻고 싶다. 안을 마구 문질러서 이 간지러움을 해소하고 싶었다. 아테올이 몸을 굽혀 내 뺨에 키스했다. 어깨가 움칫 튀었다.

“만지게 해줘, 가 아니라 만져줘, 라고 부탁하셔야죠.”

“읏…….”

“어서요.”

뭐든, 아무렴 어떤가. 나는 손을 꾸물꾸물 움직여 내 손목을 쥔 아테올의 손에 대며 빌다시피 말했다.

“만져……, 만져줘, 못 참겠어, 응?”

“좀 더.”

“읏, 너 이럴 때 정말 싫어…….”

“이럴 때만 싫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아테올은 능글거리며 나를 놀렸다. 반감이 치밀어 입을 다물었으나, 수수깡처럼 나약한 의지는 반감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나는 본능에 쉽게 져버리는 사람이었다. 아테올의 손이 손바닥을 쓸며 올라와 내 손에 깍지를 끼자, 얼른 그 손을 마주 잡으며 우는소리를 했다.

“아, 안에, 만져줘……. 안이 너무 가, 간지러워. 이 향유 이상해. 너무 이상해…….”

“원래 그런 기능을 하는 향유라서요.”

변태, 진짜 변태. 머리 한구석에서 화가 치밀었지만 역시 본능이 감정을 쉽게 억눌렀다. 아테올이 손깍지를 낀 채 내게 키스했다. 짧은 키스 후에 떨어져 나가는 입술을 혀를 내밀어 좇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붉은 눈이 불이라도 붙인 것처럼 뜨겁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한 손은 여전히 맞잡은 채 그가 다른 손을 내 아래로 가져갔다. 흥건하게 젖은 구멍 입구를 더듬은 것만으로 신음이 튀어나왔다.

아테올은 손가락으로 입구 근처를 얕게 드나들었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안쪽까지 넣어 안을 비틀고 벌리며 만지는 손길에 물처럼 되어버린 향유가 질금질금 흘러내렸다.

“잔뜩 젖으셨군요.”

“이……상한, 말, 하지, 마아…….”

“이상하긴요. 제 손까지 적실 정도로 줄줄 흘리고 계신데.”

말과 동시에 손가락이 뿌리까지 안으로 푹 들어왔다. 한 병을 다 부었던 액체는 내가 계속 흘려대고 살에 스며든 탓에 구석구석에 고이는 정도로만 남아 있었다. 덕분에 간질간질하고 뜨거운 내벽에 손가락이 밀착했다. 온몸이 확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아……! 으응, 더…….”

굵은 손가락이 들어왔음에도 안은 부족함을 호소했다. 그 정도로 향유는 이상한 효과를 불러왔다. 부드럽고 고운 가루가 점막에 달라붙어 온통 스며드는 느낌. 뜨겁고 간지럽고 자극적인. 그런 안이 내내 손길을 갈구하며 방치되어 있다가 간신히 이물을 만나 목이 타는 것처럼 움찔거렸다. 나는 아래를 꽉 조이면서 아테올에게 더 안을 긁고, 만져달라고 요구했다.

“아, 읏! 아윽……, 으……!”

아테올이 숨을 몰아쉬는가 싶더니 아래의 압박감이 한 번에 강해졌다. 어느새 굵직한 손가락 세 개가 한꺼번에 안을 파고들어 있었다. 순간 호흡이 턱 막히면서도 머리가 아찔해졌다. 손가락이 내벽을 살살 긁기 시작했다. 명치끝에서부터 가쁜 숨이 치고 올라와 신음이 되어 뱉어졌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어지럽고, 몸이 떨렸다.

“으응, 흐, 으응……! 흣, 아아, 좋, 아…….”

“젠장…….”

짧게 욕설을 내뱉은 아테올이 손을 확 빼냈다. 안이 텅 비자 아쉬움으로 입구와 속살이 마구 움찔거렸다. 아테올을 올려다보며 왜, 하고 호소했으나 답은 곧바로 돌아왔다. 그는 내 다리를 넓게 벌리고 흉흉하게 발기한 자기 것을 가져와 입구를 눌렀다. 좁다란 길이 성기의 모양을 따라 빠듯이 벌어지고, 큰 무리도 없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워낙 젖어 있던 탓이었다. 미끌미끌한 향유에 젖은 커다란 성기가 안으로 푹 밀려 들어왔다.

“아……! 아아, 흐으윽, 응, 읏!”

“……적당히, 조여요.”

아테올의 손이 탓하듯이 내 볼기를 움켜쥐었다. 그런다고 힘이 빠질 리 없었다. 오히려 온몸이 바르르 떨리면서 안쪽이 한층 더 조여들었다. 아테올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숨을 내쉰 그가 나를 바짝 끌어당기더니 거세게 허리를 치대기 시작했다. 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배 속이 온통 꿰뚫리는 느낌이 선연했다.

“아윽, 아, 앗, 아! 아아……! 흐, 윽, 천천히……!”

“큭…….”

거친 움직임을 따라서 몸이 마구 흔들리며 위로 떠밀렸다. 아테올은 밀린 내 몸을 계속해서 자기 쪽으로 끌고 가 성기를 찔러 넣었다. 간신히 뜬 눈에, 여유가 하나도 없어 보이는 아테올의 모습이 비쳤다. 그의 턱 끝에 매달린 땀방울이 뚝 떨어졌다.

나는 침대 위에 내팽개쳐지다시피 했던 두 팔을 힘겹게 들었다. 내가 팔을 들자 아테올은 상체를 굽혀주었다. 그의 목을 팔로 감고 매달리자 결합이 더욱 깊어졌다. 내게 몸을 딱 붙인 아테올이 하체를 뭉개듯 문질렀다.

“으응, 으, 으으읏……! 그, 그렇게 하지, 하지 마, 아……!”

안쪽 깊은 곳까지 닿은 성기가 예민한 부분을 세게 짓눌렀다. 때리고 마찰하는 자극에 부어오른 내벽이 물결치듯 경련하며 비명을 질렀다. 전신이 불이 붙은 것처럼 화끈거리고 저릿저릿했다. 머리가 녹아내리는 듯했고, 눈앞이 마구 깜빡거렸다. 하지 말라는 내 말을 쉽게 무시한 아테올이 허벅지에 잔뜩 힘을 주고는 한층 더 힘껏 안을 눌러 비볐다.

“아……! 아읏, 아, 아, 싫어, 으응, 하윽……!”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튀어나왔다. 힘이 풀리고 땀에 미끄러져 팔이 떨어지려 해서, 두 손으로 아테올의 등을 붙들었다. 손톱이 탄탄한 등을 파고들자 손 밑에서 근육이 움찔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아테올은 내 몸을 고쳐 잡고는 다시 빠르게 하체를 쳐대기 시작했다.

“하아……! 아, 앗, 아, 아아……! 응, 읏, 으읏!”

“후, 윽…….”

대체 언제 사정했었는지 배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거기에 다시 사정감이 쌓였다. 배 속이 근질근질하면서 머리가 지끈거렸다. 숨이 턱턱 막히고 울음이 터져 나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저 구명줄이라도 잡듯이 아테올의 몸을 힘주어 끌어안을 뿐이었다. 높은 파도 같은 부유감과 함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아, 흑, 아……, 아……!”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어질어질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사정하면서 안이 바짝 조여들었다. 아테올이 욕설을 내뱉으며 나를 꽉 끌어안았다. 몸속으로 뜨거운 액체가 쏟아졌다. 나는 벌벌 떨며 그것을 받아냈다. 안을 가득 적신 정액이, 아테올이 성기를 조금씩 빼냈다가 집어넣을 때마다 거품을 일으키며 질컥거렸다. 반쯤 정신이 나간 내 몸을 아테올이 추슬러 안았다.

“읏……, 빼줘어…….”

하지만 아테올은 웃기만 할 뿐이었다. 몽롱한 머리에 불길한 예감이 퍼뜩 스쳤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내 몸을 틀어잡더니 그대로 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아윽……!”

커다란 손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퍽퍽 소리가 나도록 부딪쳐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하던 살을 잡히니 둔해진 감각이 확 되살아났다.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아테올을 노려보자 그는 내 눈가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설마 이대로 끝이겠습니까?”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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