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세 가지가 필요하단다.
사람, 사랑, 돈.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쓸쓸하고, 사랑이 없으면 외롭고, 돈이 없으면 구차해지니까. 본디 엿 같은 인생을 그럭저럭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라고. 그럼 사람도, 사랑도 없는 놈들은 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는 놈들은….
“사, 사장님. 한 번만 살려 주십쇼. 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바로 갚겠습니다, 예?”
“진용아. 치워라.”
“예. 대표님.”
추심 채권 팀장 오진용이 옆에 서 있는 신입들에게 눈짓한다. 몸부림치던 채무자는 결국 양팔을 잡혀 질질 끌려 나간다. 잔뜩 구겨진 후줄근한 와이셔츠가 배까지 끌어 올려져, 바닥에 살갗이 질질 끌려 벌게지는 게 눈에 보인다.
“으아…! 아니야! 이, 씨발! 난 억울해! 억울하다고! 고작 천만 원 빌렸는데, 고작 천만 원이었는데… 이 날강도 새끼들아!”
…뭐, 그마저도 없는 놈들은 독을 품기 마련이다.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발 디딜 곳 하나 없이 인생 나락으로 떨어진 놈들은 대부분 사람도, 사랑도, 돈도 없었다. 아니, 따지고 보면 단 한 번도 아니다.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자잘한 나쁜 선택들을 해 왔을 테니.
그러니 나이 처먹고 남탓하는 것보다 꼴사나운 짓이 없다. 돈이 없다고, 억울하다고, 죽겠다고 핑계를 대 봤자 인생은 달라지진 않으니까.
“신고 들어온다. 조용히 치워.”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자, 오진용이 허둥지둥 따라 들어오더니 괜히 너스레를 떤다.
“하이고… 이 건물에 마가 낏나. 은행 자리라 캐서 왔더니. 채권 매수할 때마다 이 염병을 떨어가꼬… 대표님. 무당 한번 부를까예? 굿 한번 해 보는 게….”
“헛소리하지 말고 할 말만 하지.”
“함 보셔야 할 게 있습니다.”
“뭔데.”
“이번에 새로 매수해 온 채권 중에 엄한 게 섞여 들어왔는데….”
“그런 건 알아서 해. 가 봐.”
띵. 때마침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오진용이 커다란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주춤거린다.
“뭐.”
“채권자 새끼가 작정하고 튀어서, 그 새끼 아들이 대신 갚아야 하는데… 아가 아직 열아홉이랍니다.”
특이 케이스는 아니었다. 이 바닥에서 그런 놈들을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호들갑은.
“특별관리채권입니다.”
특별관리채권. 신체담보채권이다. 아무리 깨끗하게 빨아도 흔적이 남는 불법 사채. 발걸음을 멈추자, 발언권을 얻은 오진용이 눈치를 보며 말을 잇는다.
“그 애비가 아를 담보로 맡겨가 인천항 김 실장한테 넘겨야 하는데… 쓰읍, 영 찝찝해서….”
“서류는.”
“여 있습니다.”
오진용이 갈색 서류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 건넨다.
차용증. 신체포기각서 그리고… 사진 한 장.
교복을 입고 있는 어린애. 학생증용 증명사진인 듯 울퉁불퉁한 벽 앞에서 대충 찍은 사진이다. 꼭, 직접 찍은 것 같았다. 사내새끼치곤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얼굴에서 가난이 보인다. 비슷한 또래 애들이라면 짓지 않을 우환이 있다. 가난이 예쁜 낯짝을 다 조져 버리네. 그런 감상이 들었다.
“그러니까 애비 새끼가 자식새끼 장기 팔아넘긴 돈으로 노름하다 아예 중국으로 튀었다고.”
“예.”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미성년자를 인천항으로 넘겨야 한다고.”
“예. 맞습니다.”
“씨팔. 지랄 났네.”
어디를 가나 아무것도 없는 놈들의 레퍼토리는 도통 변하질 않는다. 그러게, 아무나 믿으면 안 되지. 그게 혈육이라도. 까딱 방심하다가는 이딴 식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장기가 털리는 거다. 이제는 몸의 일부가 된 오래된 흉터가 욱신거리는 것 같다.
“백지오. 열아홉.”
간략한 신상이 적힌 서류를 검지로 톡톡 쳤다. 벌어진 클립으로 허술하게 고정된 사진이 따라 흔들린다. 사진에 자꾸 묘하게 눈길이 간다. 흐릿한 무표정. 애새끼가 꼭… 한 대 얻어맞으면 처울 것처럼 생겼다. 물론 장기가 뜯겨 나가면 울지도 못하겠지만.
어쩔까….
고민과 달리, 결심은 빠르게 섰다.
“거긴 내가 가 볼 테니까, 다른 곳이나 돌아.”
“직접예?”
“그래.”
“행님. 현장은 저희한테 믿고 맽끼기로….”
“진용아.”
“네. 행님.”
“분명 형님이라고 부르지 말라 했을 텐데… 깡패 새끼 티 내지 말라고 했지, 이 깡패 새끼야.”
“죄송합니다. 대표님.”
눈이 옆으로 쭉 찢어진 오진용이 습관처럼 직각으로 허리를 푹 숙였다, 들었다. 이 새끼가. 하지 말래도. 작게 욕설을 내뱉자, 오진용이 눈치를 슬슬 보며 차 문을 연다.
“차 키.”
오진용의 손에 들린 차 키를 낚아채고, 운전석을 차지했다. 창문을 쭉 내리고 손을 까딱이자, 오진용이 얼굴을 쑥 들이민다.
“박 변한테 연락해. 박 사장, 그 양아치 새끼가 넘긴 채권들 전부 다시 확인하라고. 어디 남의 사업장을 말아먹으려고 미성년자를 넘겨, 씨팔.”
“예. 전달하겠습니다.”
“문제 있는 건들은 적당히 솎아 내고 남은 건만 알아서 들어가라고 해. 계약서에 장난질도 어느 정도껏 쳐야지. 빼먹을 것도 없는 미성년자 건드렸다가 괜히 불똥 튄다. 직접 확인하고 올 테니까, 다른 사업장으로 최대한 빠르게 돌려서 깨끗하게 빨아 놔. 저축은행 등록 심사에 지장 없게.”
“알겠습니다. 대표님.”
“박 변한테도 허튼수작 부리지 말라고 하고.”
박 변호사와 환상의 파트너처럼 붙어 다니는 오진용이 머뭇거렸다. 곤란할 법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 변호사가 불법 추심을 막아 준다는 조건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을 ‘합법적으로’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오진용이 지켜보다가 그 기간이 지나면 나머지 돈을 ‘합법적으로’ 털어먹는 구조니까. 합법과 불법의 기준은 그렇게나 흐릿하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간다. 얼굴 치워라.”
나는 오진용의 뺨을 툭툭 쳤다.
* * *
학교는 꽤 가까이 있었다.
골목길에 주차하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흐릿한 학창 시절 경험을 되짚어 봤을 때, 누구라도 있겠지 싶었다. 없으면 뭐, 죽치고 기다리다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 요량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바 하지 마. 내가 언제 때렸냐, 어? 때렸어?”
주먹을 치켜든 덩치 큰 애.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 벌벌 떠는 작은 애. 삥이라도 뜯는 모양이었다. 그 사이로, 책상 위에 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다리를 정신 사납게 떠는 애도 보인다. 금방이라도 앞으로 엎어질 것처럼.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 같긴 한데… 저래서 도와주겠나?
굳이 귀찮은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다른 애새끼들은 없는지 주변을 확인하는데, 책상 위에 앉아 있던 애가 고개를 든다. 익숙한 무채색의 얼굴. 걔다. 가난에 생기를 죄다 잡아먹힌 애. 고작 열아홉 주제에, 세상 다 산 얼굴이다.
덩치 큰 애와 작은 애를 대충 보냈다. 교무실까지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안녕.”
인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저씨는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교무실에 볼일이 있어서 방문증도 끊고 왔거든.”
안심시키려고 했던 것도 잠시, 애가 눈살을 확 찌푸린다.
“근데요. 우리 학교엔 경비실 없는데요.”
“…….”
“이거 방문증 아니죠. 교무실에 볼일 없죠?”
“똑똑하네.”
상황 파악이 꽤 빠르다. 나는 들고 있던 너덜너덜한 차용증을 백지오한테 넘겼다.
“맞아, 난 너 보러 왔어.”
“누구신데요.”
“아저씨는 너랑 동종업계 사람이지.”
“전 학생인데요?”
“아니야. 지금 보니까 동종업계인데 뭐.”
“네?”
“아저씨도 너처럼 돈 받으러 다니는 사람이거든.”
“전 삥 뜯은 적 없는데요.”
“그래.”
안다. 삥 뜯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다리를 그렇게 떨고 있는데, 무슨 배짱으로 그러겠냐 싶었다.
“연락처가 바뀌면 바로바로 업데이트를 해 줘야지, 백지오 학생. 진짜 교무실 갈 뻔했잖아.”
“…지난달에 박 사장한테 잔금 다 치렀는데요.”
박 사장. 그 양아치 새끼한테 어지간히 달달 볶인 모양이었다. 껍데기 같은 표정은 사라지고 다양한 표정이 조막만 한 얼굴에 떠올랐다, 사라진다. 이제 보니 표정이 꽤 다양하다.
“이제 빚 없는데요.”
모르나? 하긴. 뒤통수 치는 놈이 뒤통수 친다고 경고하지 않는 법이다. 상황 파악이 빠른 줄 알았더니… 내일 당장 끌려가서 배때지 파여도 모를 놈이네, 이거.
판단은 빠르게 섰다.
아무것도 모르고. 경찰에 신고는 안 할 것 같고.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핸드폰 번호를 받아 대충 마무리 지으려던 참이었다.
백지오가 잔뜩 열이 오른 얼굴로 입을 연다.
“이번엔 얼만데요.”
“뭐?”
“이번엔 얼마 빌려 갔냐고요.”
“알면 뭐. 당장 대신 갚아 주려고?”
“어차피 아버지가 못 갚으면 나한테 오는 거잖아요. 그때 되면 이자도 엄청 불어 있을 거고. 원금이 얼마인지라도 알아야죠.”
이것 봐라. 그래도 갚으려고는 하네. 연 끊었다고 돈 안 갚겠다고 뻐길 수도 있을 텐데. 쓰레기 같은 새끼도 그래도 부모라고 저 나름대로 감싸는 모양이었다. 이야, 사랑이 넘치는 집안이네. 나는 조소한다.
살다 보면 어떤 이는 죽어도 얻지 못하는 애정을, 어떤 이는 쉽게 얻곤 한다. 둘 다 자격 없는 쓰레기인 건 매한가지일 터인데. 역시 인생은 조건을 알 수 없는 불공평한 게임이다.
“학생이 무슨 일을 해서 갚으려고. 깽값이라도 받아 낼 기세네.”
“…뭘 원하시는데요? 교복 입고 자전거 타면서 달리는 차 앞에서 일부러 넘어지는 거요? 아님 오해 받을 법한 상황 만들어서 사진 찍는 거요? 저 동복은 이거 하나밖에 없어요. 찢어지면 안 되니까 진짜 시키실 거면 다른 학교 거 하나 구해다 주세요.”
골 때리는 새끼네, 이거.
흥미가 일었다. 대꾸하지 않고 빤히 응시하자,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린다. 제 딴에는 무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는 모양이다. 축 처진 입꼬리 끝이 자꾸만 바들바들 떨린다. 잔뜩 겁먹은 주제에, 못 하는 말이 없다. 요즘 애새끼들은 하여간 영악해가지고. 뭐… 적어도 쉽게 죽지는 않겠다.
“나도 양심이 있지. 푼돈 벌자고 그딴 걸 시키겠어? 번호나 찍어.”
“저 아직 미자라 술집이나 클럽에서도 일 못 해요. 따로 관리하는 곳으로 보낸다 해도, 경찰한테 들키면 업소 영업 정지….”
“야.”
겁을 주자,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던 애가 얌전히 고개를 숙여 빠르게 핸드폰 번호를 입력한다.
[백철웅 아들]
똑 부러지게 생겨가지고… 멀쩡한 제 이름 놔두고 [백철웅 아들]이라니.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해. 안 들어가고.”
“…정말 번호만 받으러 왔어요?”
“이게 속고만 살았나. 그럼 교복 입은 애 끌고 장기 떼러 갈까.”
전화 꼭 받고. 멀리 나가지 말고. 학교 꼬박꼬박 출석하고. 종 쳤으니까 수업 들어가라.
나는 훈계 아닌 훈계를 하며 [백철웅 아들]을 바로 [백지오] 로 바꿔 저장했다. 그리고 확인차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정상적으로 간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희미한 숨소리가 들린다.
“아. 이걸 말해 준다는 게 깜빡해서.”
나는 고개만 돌려 백지오를 바라보았다. 저 멀찍이 서 있는 애가 차렷 자세로 몸을 뻣뻣하게 굳히는 게 보인다. 이 거리에서는 본인이 잘 안 보일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다시 보니, 잔뜩 겁먹고 깡깡거리는 꼴이 영락없이 몸집 작은 개새끼나 다름없었다.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자신을 버리고 간 부모도 끝까지 감쌀지. 아니면 증오할지.
“네 애비 도망갔다.”
—뭐요?
“그러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 학생.”
—뭘 부탁해요. 씨발, 진짜… 진짜 도망갔어요?
“그래.”
—그걸, 그걸 왜 이제 말해요! 아, 미친.
…애가 혓바닥에 독을 품고 있네. 질질 짜는 것보단 낫긴 하지. 바들바들 떨면서도 본인을 이용해 깽값 사기를 칠 거면 교복이나 구해 오라는 말이 떠올라 참지 못하고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일순, 수화기 건너편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진짜… 지랄이야.
학생. 그거 나한테 한 건 아니지? 한마디 하려는 순간 전화가 뚝 끊겨 버렸다. 저를 비웃은 줄 아는 것 같았다.
“이거 웃기는 애새끼네.”
딱히 다른 감정은 없다. 부모 잘못 만난 새끼가 한둘인가. 그러게 누가 그런 집에 태어나라 했나.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다 자기 복이다.
쓰레기 같은 부모를 만났다고 해서 저따위로 살면, 걔가 할 수 있는 짓은 딱 하나뿐이다.
남의 피 빨아먹고 사는 양아치 짓.
양아치가 되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 그러다가 까딱 잘못하면 양아치 새끼가 아니라, 깡패 새끼 하고 그러는 거지만… 걔는 남 삥 뜯기는 거 보고 다리 달달 떠는 거 하며, 피죽도 못 얻어먹은 듯한 삐쩍 말라비틀어진 체구를 보아하니 깡패 짓도 못 할 것 같다. 배때지에 칼을 맞아서라도 도망치지도 못할 것 같고. 칼 맞으면 과다 출혈로 그 자리에서 즉사할 상이다.
“…씨팔, 진짜.”
거슬린다.
과거의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연민에 빠져 있을 만큼 감정이 풍부하지는 않다. 살려 달라고, 자기 잘못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모자랄 판에 갚겠다고 발발 떨면서도 따박따박 덤벼드는 통에 거슬리는 거다.
이대로 다른 사업장에 넘겨 버리면… 쟤는 틀림없이 뒤질 텐데. 다른 선택권도 없이.
[백지오]
통화가 종료된 화면을 응시했다. 밝은 액정이 검은 화면을 뱉어 낼 때까지.
나는 다시 최근 통화 목록을 뒤져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신호음이 두 번 가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용건을 읊었다.
“백철웅 번호로 오는 모든 전화들, 다 내 쪽으로 돌려.”
아직 인생 시작도 못 한 애새끼 하나 때문에 순항 중인 저축은행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는 없다. 그러니까 이건… 단순히 사업을 위해서다. 언제까지 시장통 깡패 새끼 노릇을 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그래. 다른 사업장으로 넘기지 말고. 따로 빼놔. 저축은행 심사 통과될 때까지는 일단… 지켜봐.”
한번 도와줬으니… 그 이후에는 알아서 하겠지. 정신 차리고 야반도주를 하든, 성인이 된 후에 계약서대로 성실히 채무 이행을 하든 간에.
헛짓거리만 안 한다면, 저 핏덩이랑은 다시는 만날 일도 없을 거다. 애초에 인생의 궤도 자체가 다르니까. 그렇게 생각했다.
“백지오.”
경찰서 안에서 잔뜩 얼어붙어 울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진짜 보호자마냥 올려다보는 걔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돈, 돈 안 갚고 도망가려고 한 거 아니에요! 갚으려고 일한 거예요! 나 써 주는 데가 없어서, 단기간에 돈 많이 주는 데가 없어서 잠깐 일한 거라고요. 한 달만 바짝 일해서 당장 월세랑 이자랑….”
조막만 한 게 제 몸집보다 훨씬 큰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는 걸 볼 때까지는.
걔는 변명을 하지도, 억울해하지도, 남 탓을 하지도 않았다.
거슬렸다.
고작 열아홉 주제에, 씨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