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박승혁이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얕고 빠르게 숨을 내쉬는 얼굴엔 막 땀방울이 올라오고 있었다. 긴 다리가 자기 앞에 아무렇게나 쓰러진 남자를 한 번에 타 넘었다.
짧은 복도로 들어서자 비로소 십여 미터를 사이에 두고 지훈이 보였다. 무릎을 꿇고 쓰러진 모습이었다. 빠른 속도로 다가가 본 지훈은 숨을 길게 내쉬고 있었다.
“지훈아.”
“······”
“이지훈.”
가까이 가도 저를 보지도 않고 여전히 바닥을 보는 몸짓에 불러봤다. 묵묵부답이다. 길게 숨을 마셨다가 내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수술 부위를 정통으로 맞은 걸 모르는 박승혁은 의아해 상체를 숙였다.
일단 부축해서 일으킨 다음 어디를 다친 건지 확인해야 할 듯싶어 어깨를 잡았다. 순간 지훈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윽!”
지훈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어깨를 잡은 팔을 움켜쥐듯 붙잡았다. 그제야 들린 얼굴이 박승혁을 확인하고 움켜쥔 손을 놓았다. 박승혁도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풀었다.
“놀랐어?”
어깨를 토닥였다. 지훈이 눈을 감고 안도감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대한 고통을 더는 것에 집중하느라 박승혁이 남자를 때려 기절시키고, 여기까지 걸어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남자가 다시 돌아와 저를 공격하는 줄로 착각했다.
박승혁이 지훈을 부축해 일으켰다. 일어난 후에도 허리를 꼿꼿이 펴지 못하고 반쯤 구부린 모습에 그를 이곳저곳 살폈다. 다친 곳을 찾는 와중에 하얀색 교통과 정복을 갖춰 입고 독수리 마크가 박힌 짙은 색 경찰 모자까지 쓴 그가 내심 신기한 눈빛이었다.
“다쳤어? 병원 갈까.”
“······여긴 어떻게 왔어.”
“다친 데부터 좀 보자.”
“안 다쳤으니까 좀 떨어져. 그냥 한 대 맞은 거야.”
밖에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과 더불어 달빛까지 하얀색 정복을 비추었다. 정말 다친 곳은 없군. 그런 것치곤 너무 아파하는 거 같던데. 박승혁은 의아해하면서도 내내 허리를 잡던 손을 놓았다.
“너 데리러 왔다가 보고 따라왔지. 건물 찾는데 애 좀 먹었다.”
“따라오는 거 못 느꼈는데?”
“뛰는 소리 멀리서도 들리던데. 병 깨지는 소리까지 들리니까 여기로 온 줄 알았지.”
생각보다 요란하게 추격했나 보다. 병까지 깨뜨렸으니······ 하긴, 전속력으로 뛰고, 병도 깨뜨리고, 이 층까지 올라왔다고 난간엔 외투까지 걸어놨다. 여기까지 어서 오라고 빵조각 흘린 거나 다름없던 셈이다.
“함부로 따라오지 마. 괜히 꼬이면 귀찮아져. ······들어오면서 안 마주쳤어?”
“저기 있는 놈?”
뒤를 쳐다보는 고갯짓에 따라 지훈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저 멀리 계단으로 이어지는 코너에 쓰러져있는 남자가 보였다.
“계단 올라가는데 이 층 난간에 외투 걸려 있는 거 보고 여기다 싶더라고. 안에서 소리도 들리길래 들어가서 도와줘야 하나, 하고 있는데 달려오는 소리 들려서 숨어 있다가 막았다. 잘했지?”
잘했지? 라고 말하는 입꼬리가 시원하게 올라가 씩 웃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저 꼴로 널브러졌을 정도면 보통 때린 게 아닐 텐데. 이걸 막았다고 해야 하나, 팼다고 해야 하나.
“그래, 제대로 막아줬네. 고오맙다.”
지훈이 바지춤에서 수갑을 끌렀다. 대화하니 확실히 고통이 빨리 가셨다. 이젠 허리를 꼿꼿이 펼 수 있었다.
“내가 채워줘?”
“아니. 내가 직접 채울 거야.”
지훈이 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박승혁의 입술이 잠깐 실룩거렸다. 경찰서에서 조폭이 수갑 채웠냐, 경찰이 수갑 채웠냐 따지는 것도 아니면서. 빡빡하긴······
지훈은 실룩거리는 입술은 보지 못하고 쓰러진 남자 쪽을 향해 걸어갔다. 완전히 기절한 남자 앞에 쪼그려 앉아 죄명과 미란다원칙을 중얼거리며 두 손목을 모아 수갑을 채웠다. 천천히 뒤따라간 박승혁이 그 뒤에서 말했다.
“기절한 사람한테 말하면 알아들어?”
“알아서 듣겠지.”
수갑을 채운 지훈이 일어났다. 이제 막내를 불러 이곳으로 오게 해 서로 연행하면 되었다.
“아, 핸드폰.”
주머니를 더듬거렸으나 핸드폰은 없었다. 박승혁 뒤를 쳐다보자,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이 보였다. 혀를 차며 되돌아갔다. 박승혁은 따라가지 않았다.
“······뭐해?”
다시 돌아간 바닥에서 핸드폰을 주워 일어난 지훈이 십여 미터 너머로 박승혁을 보고 한쪽 눈을 찌푸렸다. 박승혁이 난간에 걸쳐진 지훈의 회색 동계 점퍼를 가져와 남자의 머리에 씌운 것이다. 인질극이라도 찍는 것처럼 머리에 점퍼를 씌우더니, 두 팔 부분을 교차해 머리를 꽁꽁 감싸고 남자를 일으켜 벽에 기대어 놓는 그를 지훈이 더 이상하게 쳐다봤다.
“뭐하냐고.”
“됐다.”
“그럴 필요까지 없어. 지금 막······ 팀원 불러서 서로 연행할 거야. 다시 원래대로 풀어.”
“이러면 나중에 정신 차려도 거의 안 들리고 앞도 안 보여.”
“그러니까 필요 없다고······”
말이 끝맺지 못하고 늘어졌다. 박승혁이 저에게 성큼성큼 다가온 것이다. 십여 미터가 긴 다리로 순식간에 좁혀졌다. 바짝 다가온 거리에 지훈이 상체를 뒤로 젖혔다.
“며칠 만에 보는데 안 반가워?”
한 걸음 뒤로 물러날 만큼 가까이 다가온 그가 지훈을 내려다보며 낮게 속삭였다.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하게 바뀌었다. 아니, 바뀌려고 하고 있다. 지훈이 눈을 깜빡였다. 까딱하면 저도 이 분위기에 그대로 휩쓸릴 것 같았다.
“응?”
박승혁이 지훈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고개가 더 위로 꺾이며, 목구멍에서 기침이 나왔다.
“콜록.”
“몸은, 많이 괜찮아졌다고 들었는데.”
“······”
“아침에 커피까지 사고. 너 아침 안 먹잖아. 빈속에 괜찮냐?”
“커피 마시는 것까지 참견이야······”
이철성인지 김철성인지, 그새 윗선에 보고하기는. 지훈은 놀라지 않고 눈을 피했다. 의도가 너무 명확해서 눈길을 피하게 된다.
지훈의 얼굴을 쓰다듬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목덜미를 훑으며 박승혁이 말했다.
“예쁘게 입었네. 누구 보여주려고.”
“지랄. 존나 느끼해.”
늘 보던 양복 차림인데 장소 때문인지, 분위기를 잡아서인지 낯설었다. 팀장에게 잘 보이려고 입은 교통과 정복도 그 앞에선 의도적으로 보이는 듯해 어색하게 느껴졌다.
넓은 손이 목덜미를 쓰다듬곤 다시 위로 올라갔다. 귓불과 턱을 같이 쓰다듬으며 얼굴을 내렸다. 곧 입술이 닿았다.
부드럽게 시작된 키스는 얼마 안 가 깊어졌다. 조급하게 모자를 벗겨 떨어뜨리고, 혀뿌리를 빨아들이고 삼키며 벨트를 푸는 손짓에 지훈이 뒤로 몇 걸음 더 물러났다.
‘막내한테 전화해서 먼저 가라고 할걸.’
지훈이 두 발에 힘을 주어 버텼다. 키스하는 와중에 박승혁 너머로 기절한 남자를 확인했다. 아무리 기절한 상태이고, 점퍼로 얼굴을 꽁꽁 묶어두었다 해도 십여 미터밖에 안 놔두고 정사를 진행하려니 불안했다. 차려입은 하얀색 정복도 이걸 위해 입은 것 같아 민망했다.
“으, 으응!”
열린 지퍼 사이로 침범한 손이 성기를 잡았다. 흠칫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다른 생각하지 마.”
박승혁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축축하고 뜨거운 입술이 귀에 닿는 감촉이 낯설었다.
“아니, 자, 잠깐만, 여기 말고 안쪽으로, 흣.”
“일어나도 안 들린다니까. 끝날 때까지 안 일어날걸?”
그럴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도 지금은 환하게 다가왔다.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주택가라 창문 너머로 건물 대신 밤하늘 아래 옹기종기 모인 주택 지붕들이 보였다. 안심되면서도 여전히 불안했다.
계속 주변을 훑는 불안한 얼굴에 박승혁이 투덜거렸다.
“섹스 중인데 신경 참 많이 쓰네.”
‘그럼 너 같으면 신경 안 쓰이겠냐.’
엄연히 공무집행 중이고, 바깥인데다 정복도 입고 있는데, 퍽이나 신경 안 쓰이겠다. 지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깥과 박승혁 너머로 기절한 남자를 번갈아 살폈다.
박승혁은 짜증이 나 두 손을 뒤로 둘러 지훈의 바지춤 안으로 손을 넣어 아래로 내렸다. 벨트에 버클까지 풀린 바지가 손쉽게 아래로 내려갔다. 지훈이 팔을 틀어잡았다.
“아니, 씹, 좀!”
“왜.”
“바지 더러워져.”
“하- 쯧.”
박승혁은 드물게 정사 중에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 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거부의 표시로 팔을 틀어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몇 초간 흐른 침묵 뒤에 박승혁이 말했다.
“그럼 뒤로 가. 저기 옆에서 하자.”
나름대로 생각해서 내놓은 절충안이었다. 지훈이 뒤를 돌아보니, 몇 미터 뒤에 테이블과 테이블을 구분해 놓은 가림막이 보였다. 불투명한 유리의 가림막을 보니 마음이 좀 놓였다.
박승혁은 두 손을 바지 속에 넣은 채로, 지훈은 그 두 팔을 잡은 채로 뒤로 이동했다. 엉거주춤한 자세의 두 사람은 마치 이인삼각 경기라도 하듯 하나로 움직였다. 우스운 느낌에 지훈이 작게 웃었다.
“웃지 말고.”
가림막 옆으로 이동하자마자 박승혁은 한 손을 지훈의 바지춤에서 꺼내 입에 넣었다. 지훈이 침을 삼켰다. 곧 침을 가득 묻힌 손가락이 다시 바지 안으로 들어갔다.
“-윽······”
축축한 손가락이 애널로 들어오는 느낌이 불쾌했다. 입술을 깨물어 참았다. 앞뒤로 몇 번 움직인 손가락이 바로 두 개로 늘어났다. 손짓에서 조급함이 느껴졌다.
“그냥 넣을까? 하나 더 해?”
“몰라, 씹······”
물어보는 거 보니 하나 더 넣지 않고 바로 넣고 싶은 거다. 지훈은 매달리듯 두 팔 아래 허리를 감싸 안고 숨을 내쉬었다.
“헉, 그냥 하자. 천천히 넣을게.”
장소도 장소거니와, 처음 본 연인의 하얀색 정복 차림이 생각보다 자극적이었다. 흥분이 올라온 목울대가 빠르게 뛰었다. 거칠게 내벽을 쑤신 손가락 두 개가 빠져나가고, 바지를 벗겨냈다. 지훈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니, 바지 더러워지면 안 된다고!”
“아 씨, 쯧, 세탁해줄게.”
“저놈 데리고 서로 복귀해야 한다······ 으응······”
목에 입술을 대고 깊게 빨아올렸다. 지훈이 목을 움츠리면서도 쾌감에 몸을 떨었다. 그 틈에 박승혁의 손이 바지 한쪽을 재빨리 벗겨냈다. 바지가 벗겨지며 한쪽 신발도 벗겨졌다.
박승혁은 목에 입술을 댄 채로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맨살이 드러난 허벅지를 잡고 위로 들어 올렸다. 중심을 잃은 지훈이 박승혁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으, 읏, 자국 남는다고.”
입술을 떼고 혀를 내밀어 핥았다. 지훈이 쾌감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박승혁이 들린 다리를 지탱한 채로 벨트를 빠르게 풀었다. 한 손만으로 버클까지 풀고 이미 단단하게 기립한 성기를 끄집어냈다. 내내 갇혀 있던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승혁이 성기를 잡고 입구에 대며 내뱉듯 말했다.
“힘 빼.”
“자, 잠······ 악······”
귀두가 입구를 뚫자마자 다리를 고쳐 감싸 안고 제 쪽으로 당겼다. 퍽, 하며 굵고 긴 성기가 한 번에 끝까지 들어가며 애널을 가득 채웠다.
허억. 지훈이 소리 없이 입을 벌렸다. 절로 아래에 힘이 들어가며 발가락이 오므라졌다. 수축한 애널이 성기 전체를 빈틈없이 조였다.
박승혁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 성기를 빼냈다. 성기가 죽 빠져나가며 내벽도 같이 딸려 나가는 듯한 느낌에 입에서 헐떡대는 숨소리가 나왔다. 귀두가 애널 입구에 걸쳐졌을 때, 와락 껴안으며 허리를 쳐올렸다. 지훈의 성감대가 정확히 후벼 파였다.
“하, 아, 윽······”
내벽이 움찔움찔 경련했다. 젖힌 고개가 파르르 떨렸다. 벌려진 입에 침이 고이는 것도 모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박승혁의 등을 끌어안은 지훈의 손가락이 덜덜거리며 등을 훔켜쥐었다.
“참아.”
“바, 바지······”
박승혁은 무시하고 허리를 다시 뒤로 당겼다. 이번엔 성기가 반쯤 빠져나가자마자 끌어안았다. 지훈의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행위가 반복적으로 찌걱거리는 소리를 뱉어내며 폐건물 안을 메웠다. 장소와 복장에 어울리지 않는 음탕한 소리가 두 사람을 더 흥분하게 했다.
지훈의 두 눈이 눈물을 쏟아내고 벌려진 입에선 침이 새어 나왔다. 스스로 뭐라고 중얼거리는지도 몰랐다.
“아, 앗, 바, 바, 지, 이, 잇, 힉.”
“씨발.”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행위에 집중하던 박승혁이 욕설을 내뱉었다. 그놈의 바지. 하얀색 정복 셔츠 안 더러워지게 서서 하고 있는데 뭘 자꾸 중얼거려. 내 바지가 더 더러워지고 있는데.
그의 생각처럼 바지는 격렬한 행위로 이미 바닥까지 내려가 있었다. 내려간 바지가 두 다리의 움직임을 제약시켰다. 그게 바지가 더러워지는 것보다 더 신경 쓰였다.
혀를 차며 바지에서 두 발을 차례대로 빼냈다. 두 다리가 자유로워진 박승혁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지훈이 혼자서 허리를 들썩이며 신음을 뱉었다.
“아, 아흑, 읏.”
“좋아? 흐.”
오늘따라 감도가 좋다. 아닌 척해도 색다른 공간과 복장에 분명 저도 흥분한 것이리라. 다리를 들지 않은 팔도 다른 다리 아래로 마저 넣었다. 힘들여 한 번에 들어 올리자 지훈이 당황해 감탄사를 외쳤다.
“-아윽!”
“이러면 됐지? 어?”
두 다리를 끌어안고 들어 올려 시야가 높아졌다. 이젠 박승혁의 등이 아니라 어깨를 끌어안게 되었다. 박승혁은 지훈을 크게 한 번 고쳐 잡아 자세를 취한 다음, 행위를 재개했다. 둔부가 성기를 삼키며 들썩거렸다. 자의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지훈은 어깨를 끌어안고 교성만 질렀다.
“아, 아, 아, 아! 아!”
“허억, 헉, 흣.”
“아으, 응, 읏, 히, 잇······”
뒷골을 찌르는 쾌감이 오싹했다. 바들바들 떨며 굵은 성기를 그저 받아 낼 수밖에 없는 자신이 무기력하면서 동시에 흥분됐다. 고개가 천장을 향해 꺾인 채로 눈물을 쏟아냈다. 행위의 반동으로 둔부가 골반에 철썩거리며 부딪혔다 떨어졌다.
“아, 앙, 아, 아, 하윽······!”
절정에 달하는 순간, 박승혁이 지훈을 세게 끌어안고 멈추었다. 내벽에 정액이 뿌려졌다.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하아, 하아, 응, 음.”
몇 번 내쉰 숨이 격렬한 키스로 막혔다. 몸을 들고, 몸이 들린 채로 서로 잡아먹을 듯이 키스하는 두 사람의 형체가 하나처럼 보였다.
한참 이어진 키스가 끝나고 입술이 떨어진 후에야 지훈이 바닥에 두 발을 내디뎠다. 한쪽만 덜렁거리며 움직이던 바지가 바닥에 닿아 먼지와 함께 발에 밟혔다. 지훈이 나머지 신발도 벗어 던졌다. 이내 나머지 한 다리마저 바지를 완전히 벗겨냈다. 두 사람의 바지가 폐건물 바닥에 나뒹굴었다.
“셔츠만 안 더러워지면 되잖아.”
“하아, 음.”
그런가. 이미 쾌감을 맛본 뇌가 제대로 사고하기를 꺼렸다. 지훈은 박승혁이 하자는 대로 등을 돌리고 허리를 숙였다. 정액으로 더러워진 입구가 박승혁의 중심부와 맞닿았다. 박승혁이 제 성기를 쥐고 흔들며 말했다.
“바닥에 정액 떨어져도 되나? 나중에 여기 조사하면 어떡하려고.”
“으, 응.”
“안 떨어지게 잘 오므리고 있어.”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지만. 박승혁이 피식 웃으며 긴 음경을 엉덩이골에 대고 천천히 비볐다. 긴장감이 들어 입술을 깨물었다.
“흐윽······”
빳빳한 성기가 좁은 입구를 뚫고 들어왔다. 원래대로 좁게 오므라든 내벽은 일전의 행위로 수월하게 굵은 기둥을 집어삼켰다. 차가웠던 성기가 따뜻하게 녹아드는 느낌이 소름 돋게 좋았다.
“하아······ 죽인다.”
박승혁이 등에 가슴이 닿도록 상체를 숙였다. 두 손이 지훈의 배와 가슴을 지분대며 쓰다듬었다. 늘 사복만 입던 터라 이렇게 넥타이까지 매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모습이 상상 이상으로 자극적이고 좋았다. 어깨에 달린 계급장까지 전부. 지훈이 새삼 경찰이라는 실감이 났다. 더불어 교통과로 인사 이동해서 잘됐다는 생각까지.
어깨에 턱을 괴자 저 앞에 거울이 보였다. 좀 전에 지훈이 남자를 쫓으러 들어갔던 화장실 옆에 달린, 얼룩지고 모서리가 깨진 전신거울이었다.
어둠이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지고 창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을 정면으로 비추어주었다.
어두워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는 것조차 더 자극적이었다. 흥분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애널 안에 들어간 성기가 부풀어 올랐다.
“읏, 뭐, 뭐야······”
더 부풀어 오르고 딱딱해진 성기가 내벽을 밀어내는 느낌이 생소했다. 지훈이 당황해 손을 뒤로 해 박승혁을 밀어냈다. 당연히 끄떡도 하지 않았다.
“앞에.”
“뭐? ······씹······”
고개를 든 지훈도 이내 거울을 알아봤다. 어두워도 얼굴 이목구비는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흥분보다 당혹감이 올라왔다.
“좋지?”
“좆 까. 아 씨, 씨발 좀!”
“앞에 가 봐.”
박승혁이 허리를 잡고 앞으로 이동했다. 얼결에 지훈도 앞으로 몇 걸음 이동했다. 거울에 적나라한 모습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하, 됐다.”
“뭐가- 악!”
몽둥이가 퍽, 치고 올라오는 느낌에 허리가 튕기고 고개가 젖혀졌다. 고개를 젖히며 본 거울 속엔 박승혁이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짓궂음과 욕정이 올라온 얼굴이었다.
저도 모르게 애널에 힘이 들어갔다 말았다. 애널이 반복적으로 조여지자 박승혁의 입에서도 달뜬 신음이 나왔다. 골반을 잡고 뒷걸음쳐 자세를 더 안정적으로 잡았다.
지훈이 엉거주춤 따라가자, 거울에 정수리가 비추어졌다. 정수리도 예쁜 놈. 박승혁이 생각하며 히죽거렸다.
골반을 잡았던 넓은 손이 풀어지고 앞으로 이동했다. 허공을 젖는 두 손을 각자 하나씩 잡았다. 허리를 뒤로 빼냈다가 앞으로 세게 밀었다. 퍽, 소리와 함께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지훈이 앓는 신음을 뱉었다.
“으응!”
허리가 찌르르 떨렸다. 고개를 더 숙이고 쾌감을 참아내는 사이, 박승혁이 손을 꼬물거리며 지훈의 손과 손깍지를 꼈다. 지훈의 등에 상체를 숙여 바싹 붙이자, 손깍지를 낀 두 팔이 자연스럽게 제 쪽으로 굽혀졌다. 스스로 자기 어깨를 잡은 것처럼 보였다.
허리를 마음껏 움직이기에 더없이 안정적인 자세가 되었다. 박승혁은 올라오는 흥분을 참기 위해 입술을 여러 번 핥았다. 대놓고 거칠게 쉬어대는 숨소리보다 숨죽이고 흥분을 감추는 숨소리는 사람을 더 긴장하게 했다.
손깍지를 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낀 지훈이 눈을 감았다. 동시에 허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아!”
저절로 감긴 눈이 떠지며 고개가 위로 쳐들렸다. 전초전 없이 단번에 빠르게 성감대를 찔러대자 당황 섞인 신음이 튀어나왔다. 찌푸린 눈에서도 물기가 차올랐다.
“아응, 아, 아, 빠, 빠, 르, 응, 읏.”
“흐, 윽, 죽여, 진짜······”
박승혁이 한쪽 눈을 찡그렸다. 자세도 자세이거니와, 정면에서 보이는 연인의 얼굴에 더 흥분되었다. 거울을 통해 본 연인은 예고 없이 닥치는 쾌감에 어쩔 줄을 모르는 표정이었다.
어두워도 목과 귓불이 점점 달아오르는 게 보였다. 감은 눈에선 그새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리는 게 보였다. 어쩔 줄 몰라도 쾌감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는 증거였다. 더 밀어붙이면 항상 정사 중에 지훈이 보이던 반응대로 입에서도 침이 나올 것이다. 속도를 더 올렸다. 아래로 늘어뜨려진 넥타이가 더 거칠게 사방으로 흔들렸다.
빠르다고 말했는데, 속도를 늦추기는커녕 더 올리는 행동에 당황스러워 지훈은 눈을 떴다. 거울 속에 낯선 모습이 마구 흔들려 보였다. 수치심에 입술을 깨물었다. 등에 달라붙어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연인의 모습도 만만찮게 흥분한 모습이었다. 말해도 못 듣겠구나, 생각이 들어 다시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은 대화 없이 쾌감을 좇는 행위에 집중했다. 점차 지훈의 미간에 구김이 갔다. 정액이 찬 내부는 더 야릇하고 이상한 쾌감을 주어 이따금 허리가 불규칙적으로 튕겼다. 서 있는 두 다리도 안으로 모아 절정을 요구했다. 허리를 비틀자 박승혁이 소리 내어 웃었다.
“막상, 헉, 시작하니까, 더 좋아, 윽, 죽네.”
“씨, 발, 진, 짜, 응, 읏, 흐으, 으-”
지훈이 짜증 섞인 신음을 냈다.
“안에, 이, 이상, 하다, 고, 응.”
“안에? 한 번 싸서 그래.”
“씹, 그걸 누가 몰- 아, 아, 아! 아! 아!”
손깍지를 더 강하게 쥐고 피스톤질을 했다. 철떡대는 소리의 간격이 좁혀지며 두 사람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 어느새 땀범벅이 된 지훈의 눈이 초점을 잃었다.
“아, 아으, 처, 천히, 좀- 아아! 아! 아!”
“크윽······”
박승혁이 눈을 질끈 감았다. 몸이 부르르 떨리며 내부에 정액을 쏟아냈다. 동시에 손깍지 낀 손을 뒤로 당겼다. 숙였던 허리가 단번에 뒤로 꺾이며 펴졌다. 지훈의 성기에서도 정액이 튀어나왔다. 천장을 향해서 젖힌 고개가 빳빳하게 굳어갔다.
“허, 억······”
막힌 목에서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위로 치켜뜬 눈에서 눈물이 흘러 턱을 타고 내려갔다. 눈앞이 순간 점멸할 정도로 강한 쾌감이었다. 손깍지가 풀리며 상체가 힘없이 앞으로 굽혔다. 박승혁이 배를 감싸 안고 지탱해줬다. 고인 침이 바닥에 실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힘들어?”
“······”
“지훈아.”
기절했나. 난 아직 멀었는데. 박승혁이 재차 불렀다.
“지훈아.”
“왜······ 씹······”
“정신 차려야지. 서로 복귀해야 한다며.”
“씨발, 양심 어디 갔냐······”
“숨 쉬어.”
지훈은 얼굴을 구기면서도 숨을 들이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목구멍에 들어가며 기침을 내놓았다.
“콜록, 콜록.”
지훈은 기침하며 손바닥을 펼쳐 들었다. 손깍지를 너무 세게 쥐어 행위 하는 내내 손에 피가 안 통하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팠다. 지금도 군데군데가 붉어지고 노래진 손이 아리고 욱신욱신했다.
“하, 씨발······”
손바닥을 쭉 폈다가 오므리기를 반복했다. 보통 떡 치면서 손깍지 낀다는 건 부드럽게 한다는 뜻 아닌가. 이건 뭔 고문도 아니고······ 지훈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팔을 들어 눈물과 침으로 축축해진 얼굴을 닦았다.
“놔둬. 나중에 내가 닦아줄게. 옷 더러워진다.”
“됐어. 뭐가 나중에야. 지금 비······”
‘우우웅- 우우웅-’
두 사람이 멈칫했다. 근처에서 진동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근원지는 바닥이었다. 정확히는 지훈이 벗어 던진 바지. 키스하며 지훈이 뒷주머니에 넣어놨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지훈의 안색이 당황함으로 물들었다. 맞다. 막내. 지금까지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기다리고 있는 팀원이 있다는 것까지 박승혁은 알고 있을까. 언제부터 저를 보고 따라온 건지 몰라 알 수 없었다.
박승혁은 모르는 듯했다.
“왜. 급한 연락이야?”
“저놈 잡는다고 막내한테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거든. 기다리고 있을 거야.”
막내? 아, 지금 팀의 막내. 박승혁이 잠깐 눈썹을 찌푸렸다 폈다. 그래도 듣기 좋은 단어는 아니었다.
“신경 쓰지 마. 이미 서로 돌아갔겠지.”
“쯧, 지랄하지 마. 걔는 기다리라고 하면 끝까지 기다려.”
매몰차게 받아치는 입이 밉살스러웠다. 급한 상황이라 스스로 필터를 거르지 않고 말해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선배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순리인 검경 분위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선배도 아니고, 막내인데 당연히 기다리라고 했다고 지금까지 기다렸을 거다. 참다 참다 전화하는 거겠지.
흥분보다 짜증이 난 손이 허리를 강하게 쥐었다. 손길을 느낀 지훈이 말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선배가 기다리라고 했는데 중간에 가버리면 모가지야. 싫어도 기다려야 해. 조폭도 똑같잖아.”
허리를 쥔 손 위로 손을 포갰다. 아직 내부에 성기가 있어 자극하지 않는 게 좋았다. 지금 주변을 정리하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가도 한참 걸릴 거다.
“다음에 더할 테니까 오늘은 여기서 끝내.”
“······”
“빨리. 나 배고파.”
아. 퉁명스러운 얼굴이던 박승혁이 눈썹을 으쓱거렸다. 명준에게 시켜 식당을 예약한 게 기억났다.
“지금 가면 바로 퇴근할 수 있어?”
“좀 걸릴······ 일단 좀 빼 봐. 빨리. 퇴근 늦어져.”
그제야 허리를 길게 쓰다듬던 손이 떨어졌다. 젖은 성기가 내벽을 끌며 나갔다. 지훈이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박승혁의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그 손수건을 돌려받은 박승혁이 뒤처리한 정액이 묻은 손을 닦아내는 동안 남자가 조금씩 꿈틀거렸다. 정신이 돌아오는 듯해 속옷과 바지를 입고 먼지를 털어내는 지훈이 속도를 올렸다. 발바닥을 털고, 신발을 신는 걸 끝으로 정리가 끝났다. 바닥에 묻은 정액은 신발 굽을 문질러 대충 닦아냈다.
박승혁이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 출발해도 시간을 좀 넘겨 도착할 거다.
“어? 지금 가면 바로 퇴근할 수 있냐고.”
“원래는 그런데, 지금은 저놈 끌고 가야 해서 좀 걸릴걸.”
불만에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내일 못 만나고 내일모레 지훈의 비번 날에도 온종일 같이 있을 수 없다. 평소처럼 퇴근 후 저녁이 되어서야 같이 있을 수 있다. 그것도 설명하지 못했다. 여기 오자마자 정복 보고 달려든 제 탓도 있지만······ 어쨌든 여러모로 아쉬웠다.
대놓고 삐죽 튀어나온 입에 지훈이 왜 저러냐는 표정을 지었다. 저보다 나이 한참 많은 남자가 나 삐졌다고 있는 게 웃기면서 이상했다. 하긴, 그런 자신도 그에게 반말을 일삼는다.
어디 갈 데가 있어서 저러나. 한 번 물어봤다.
“어디 갈 데 있어?”
“응. 식당 예약해 놨는데.”
역시. 지훈은 대수롭지 않게 계단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내일 가. 내일모레 비번이니까 술 한잔하든지.”
“내일 못 만나.”
“어?”
앞서가던 지훈이 뒤를 돌았다. 느리게 따라가던 박승혁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삐딱하게 서서 멈췄다.
“왜······ 아, 그래 뭐.”
바쁜가 보지. 근데 못 만나면 못 만난다고 미리 말해주는데. 왜 못 만나냐고 먼저 물어보는 게 애단 연인이라도 된 것 같아 머쓱하게 뒷덜미를 쓸었다. 박승혁이 눈치채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저녁 먹으면서 말하려고 했지.”
“됐어.”
“삐졌어?”
“좆 까.”
지훈이 핸드폰을 꺼냈다. 막내에게 전화부터 해서 이곳으로 경찰차를 끌고 오게 해야 했다.
핸드폰엔 부재중이 세 통 와 있었다. 언제 두 통이나 더 전화했대. 전화기 모양 아이콘을 누르려는데, 박승혁이 물었다.
“근데 이제 형사도 아닌데 이놈은 왜 쫓았어? 교통 범죄 담당이라 그러나?”
“전에 있던 동료가 알려줬어. 내가 담당하는 구역에 수배범이 목격됐다고. 한 번 살펴보려다가 발견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
“아- 그럼 네가 담당하는 일도 아니네?”
박승혁이 묘하게 들뜬 목소리로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예약 시간 늦춰볼게. 저놈 담당 부서에 넘겨주고 바로 나와. 뭐 해야 한다고 하면 퇴근 시간 넘겨서 내일 하겠다 하고.”
“일단 전화 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이내 막내가 전화를 받았다. 놀란 목소리였다. 막내에게 상황설명을 하고 이곳 위치를 알려주는 동안 박승혁이 그를 웃음기를 머금고 쳐다봤다. 저에겐 어리고 까칠한 연인에 불과한데, 경위 계급장에 나름 선배라고 무게 잡고 말하는 게 귀여웠다.
전화를 끊은 지훈이 말했다.
“곧 여기로 올 거니까 먼저 나가.”
“알겠지? 담당 부서에 넘겨주고 바로 나와.”
박승혁이 지훈의 허리를 감고 귀에 속삭였다.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자 부끄러움에 허리를 비틀었다. 이거보다 훨씬 적나라하게 뒹굴면서 이런 걸 더 부끄러워하는 게 어불성설이다. 박승혁이 낮게 웃었다.
“너 올 때까지 안 먹고 기다린다. 어?”
“······알겠어.”
지훈이 그를 밀어냈다.
“빨리 가.”
“진짜야. 연락 안 하면 오늘 굶을 거야. 내일 왜 못 만나는지도 안 알려준다?”
“하든지 말든지.”
“간다. 조심하고.”
박승혁이 계단을 내려가다 멈췄다. 지훈이 그를 내려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거 말고 다른 정복도 있지?”
“뭐, 이거 말고? ······아, 청록색? 기본 정복?”
“그래.”
박승혁이 씩 웃었다.
“다음엔 그거 입고 보자.”
지훈의 얼굴이 확 구겨졌다.
“좆 까네.”
“그거 입으면 원하는 거 다 들어줄게.”
대답 대신 가운뎃손가락을 들었다. 박승혁이 소리 내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따 봐, 자기.”
“자기는 지랄······”
박승혁이 계단을 내려갔다. 지훈은 손짓으로 빨리 가라는 표시를 냈다. 구둣발 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깨진 창문 너머로 골목길을 거슬러 나가는 형체를 보던 지훈은 무언가 생각난 듯 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맞다. 점퍼.’
몸을 돌려 남자의 머리에 꽁꽁 감긴 외투를 벗겨냈다. 막내가 오기 전에 풀어 원래대로 입고 있어야 했다. 이 꼴로 묶어놓은 걸 보면 선배가 매뉴얼도 잘 모른다고 여길 게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