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기면 안 돼요, 나인. 최선을 다해 지켜 줘요. 난 이제 당신 거니까.”
마법사 황실의 마력 없는 황자 나인. 그는 여행을 떠나려는 길 의문의 그림자에 잡혀 다른 세계로 떨어진다. 낯선 세계에 적응하려 애쓰는 나인 앞에 어느 날 능력 좋고 성격 나쁜 에스퍼 애쉬가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나인을 구해냈고, 원래 세계로 돌려보낼 수도 있다며 나인에게 전담 가이드가 되어 달라고 끈질기게 부탁한다. 결국 두 사람은 페어 계약을 맺게 되는데….
과연 나인에게 집착하는 애쉬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미리보기]
“욕구 불만이면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요.”
“…….”
“내가 이 한 몸 바쳐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을지도 모르는데요….”
남자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농담을 하며 금방이라도 셔츠 단추를 다 끄를 것처럼 쇄골 아래로 손을 가져가는 시늉을 했다. 경찰관들이 낄낄 웃는 소리가 요란해진다. 서 내에 웃음꽃이 폈다. 이들의 모욕을 참다못한 나인은 한껏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그런 게 아니라니까!”
나인은 당당했다. 맹세컨대, 그는 마약이니 최음제니 하는 불법 약물을 만든 적이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갑자기 끌려온 것도 어이없는데….
“나인.”
“아시잖아요, 저는 진짜…!”
“그래서 그새 갈아탈 사람은 찾았나요?”
남자가 목소리를 낮추어 소곤거렸다. 역시나 그에게는 용건이 달리 있었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나인의 눈동자에, 남자가 목을 울려 작게 웃었다.
“없었죠?”
“…….”
“내가 그랬잖아요…. 당신에겐 지금 나밖에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