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상한 나라의 가이드 (18)화 (18/63)

#18

-근데 개취로 나 애쉬 피 토하는사진들 좋아함 개꼴려; 체격 오지는데 오늘내일미 작렬

⤷나도 그런 사진만 저장함

⤷⤷존나 자주하겠네ㅋㅋ

⤷⤷들킴ㅋㅋㅋㅋ

-이슈메이커답다.. 화제성빼면 시체긴 하네 이 새벽에 화력보소

⤷정확히는 얼굴 빼면임. 화제성 얼굴에서 나오는거 누가모름?

⤷ㅇㅈㅋㅋㅋㅋ 우리 앞집에 노망난 할아버지도 애쉬 이름이랑 얼굴은 알더라. 애쉬보고 자기 애비래

⤷⤷ㅅㅂ윗댓개웃김

⤷⤷이건또뭔데ㅋㅋㅋㅋㅋ

-게이트 들어가는 전투 인력보다 애쉬 얘기가 더 많이 나오는 거 나만 이상하다 생각한 거 아닌가보네ㅋ

⤷뭔소리임ㅇㅅㅇ? 애쉬도 같이 게이트 들어갔는데 왜 걔는 전투인력이 아니라고 하는거...? 명색이 A등급 에스퍼인데 기본적으로 다 호신 훈련 정도는 받을걸.

⤷⤷쟤가 지 몸 지키는 거랑 찐으로 전투적합 이능 가진 에스퍼랑 같냐? 존나 지능수준; 빡대가리같은 소리 할 거면 쌉쳐 좀

⤷⤷엥 니나 쌉쳐ㅠ 애쉬정도면 맨손으로도 니 모가지 360도로 비틀어버리는건 가능할듯ㅠ 센터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현장 투입시키는 거지. 게이트가 장난도 아니고;;

-근데 고위 등급 게이트에서도 매번 멀쩡히 살아 나오는 거 보면 솔직히 실력 있는 건 확실한 거 아님?

⤷뭔 실력ㅋㅋ 능력을 보세요. 게이트에서 쓸모가 있나...

⤷걔 이능 텔레포트?라며. 걍 존나 휙휘휙휚 쳐 도망다니는 거 말고 할 게 있음?

⤷내생각엔 이동 셔틀 할 때 빼곤 필요 X ㅋㅋㅋ 다른 에스퍼들한테 민폐나 끼쳤겠지ㅉㅉ

-너네 진심으로 애쉬가 약하다고 생각하는거야? 농담하는거지? ㅋㅋㅋㅋ???

⤷새삼 시간 많이 흘렀구나 싶넼ㅋㅋ

⤷왜?? 쟤 뭐 있음?

⤷뭔데

⤷시간 빠르네ㅋㅋㅋ 살인자가 과거 세탁도하고

⤷⤷이거 무슨 소리야???

⤷⤷?

⤷⤷뭔데? 검색해도 안나옴ㅠㅠ

⤷⤷(삭제된 댓글입니다.)

⤷⤷ㄹㅇ???

⤷⤷이거진짜예요?

⤷⤷엥 저게 애쉬란말이 어딨음?

⤷⤷애쉬한테 유독 억까 심한건 알고있었는데 이런건 처음보네ㅋㅋㅋㅋ 루머유포 좀 하지 마.. 나도 애쉬 안 좋아하고 오히려 싫어하는쪽에 가까운데 이건 좀..; 당시 기사도 몇 개 없고 그마저도 공영 방송사 아니고 유사언론이잖아. 저게 누군지도 제대로 안나와있는데 무슨;

⤷⤷? 그럼 믿지 말든가ㅗ 알려달래서 존나 구구절절 말해줘도 지랄

-아 옆통 개넓음 침나와

⤷같은 남자지만 저 정도면 인정ㅇㅇ

⤷그거 잘할듯ㅎ

⤷⤷근데 왜 쟤랑 해봤다는 가이드는 없냐? 고자아님?ㅋㅋ

⤷⤷고자는 님 아버지고요^^

⤷거기도 클듯

⤷⤷(삭제된 댓글입니다.)

⤷⤷미친놈 왼수납이네

⤷⤷아~ 맛나요ㅋㅋ

⤷⤷다리가 세개ㅎㄷㄷ

⤷⤷형님ㄷㄷ

⤷⤷진짜 거기 사진임?ㅠ 나 못봤는데 댓글 왜 지워...

⤷⤷그런거 아님 걍 사복 사진이었음ㅋㅋ

⤷⤷지들끼리만 보고ㅠ 나도보여줘;

-?? 슬슬 수위 선넘네.. 니네 고소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님? 한 몇 달 뒤에 단체로 고소당했다는글 올라올 때 팝콘 튀겨먹어야지ㅋㅋ

⤷엿

⤷진지충 아웃

⤷애쉬는 패드립 백만번 쳐도 고소 안하던데

⤷저 새키 고소하는 법 모름ㅋㅋ

⤷고소로 수금할거였으면 다른 규모 큰데부터 털겠지ㅋㅋㅋ 동네북이라 atm 지천에 널렸는데 왜 여길 옴??

⤷인터넷 아예 안하는 듯. 폰 갖고 다니는 거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11지부에서 일하는 지인한테 듣기론 비상 연락할 번호도 없댔음

⤷⤷폰없으면 그럼 뭘로 연락함?

⤷⤷그건 나야모르지... 아마 무전기?

⤷⤷텔레파시

⤷⤷텔레파시 이지랄ㅋㅋ

-글 분위기 슬슬 이상해지는 것 같은데요

⤷익게잖아ㅋㅋ 애초에 까려고 쓴 글임

⤷슬슬은 무슨 걍 초반부터 개같았음

⤷뒤지기 싫으면 즐겨

⤷어쩔티비

⤷⤷할아버지 틀니 빼고 주무셔야죠 요즘 이런 말 안써요ㅋ

-새벽이라고 다들 신났네..

-이상하긴 함..ㅡㅡ 보통 에스퍼들은 B급만 돼도 팀에서 모셔가잖음 진짜 인성문젠가 ㅋㅋ 주어없음

⤷이 글 자체가 주어야 능지수준ㅋㅋㅋㅋㅋ

-돈 잘 벌면 뭐함? 허구한 날 피토하는 인생 나같으면 진작 세상 하직했음

-으이구ㅠㅠ 악귀새끼들아... 댓글 보고 기함했네 잘때가 됐나 싶다ㅋㅋㅋ

⤷ㄹㅇ 새삼 얘들 싸우는 거 보니까 새벽인거 실감나네 ㅋㅋㅋㅋㅋㅋㅋ

(작성자가 추가 댓글 작성을 막아둔 게시글입니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절반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의 말을 통해서도 대충 알 수 있었다. 죄다 욕과 비난뿐이라는 것을. 이따금씩 그 남자를 싸고도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이유는 죄다 그의 얼굴이었다.

“…….”

할 말은 없었다. 확실히 그만큼 눈에 띄는 얼굴이긴 하다. 저렇게 사람 같지 않게 생겼는데도 좋은 말을 해 주는 사람이 하나 없는 게 이상했다.

나인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애쉬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어차피 말을 꺼내 봐야 좋은 소리를 못 듣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에스퍼들은 은인 타령을 그만둔 나인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나인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감사 인사는 얼굴 보고 해야지.’

만일 그 소문들이 진실이라고 해도 그것들과 나인의 마음은 별개였다. 한 번쯤은 직접 얼굴을 보고 고맙다는 말을 전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았다.

* * *

아침부터 센터가 어수선했다. 지난 달 각성자들이 투입되었던 게이트의 핵이 파괴되어, 조만간 공략 팀이 나올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마중 나가는 사람들이 아침 일찍 센터를 나섰고 혹시 누군가가 다쳐서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 의료품들을 실은 차량도 수 대나 오갔다. 센터에 상주하는 인력이 한꺼번에 여럿이나 빠지는 바람에 하루 종일 분위기가 붕 떠 있었다.

그 덕분에 나인도 오늘은 무척 바빴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것보단 바쁜 게 훨씬 나았기에 오랜만에 그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의료품 차량이 센터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어수선하던 분위기도 정리되고 평소와 같은 한가함이 나인을 찾아왔다.

병동 출입문 쪽 데스크에 앉아 있던 나인은 이왕 할 일도 없는 김에 앞으로 그가 해야 할 것들을 수첩 위에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1. 집에 돌아갈 방법.’

거창하게 손에 힘까지 주어 꾹꾹 눌러 적었지만 딱히 쓸 내용은 없었다. 아직 이곳 사람들 대다수에게도 게이트는 미지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다들 아직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나인은 그 아래 ‘차차 단서 수집하기’를 적어 넣고 별표를 다섯 개나 그려 두었다.

‘2. 에스퍼들의 마력 회로 조사’

마법학부 소속이지만 마나를 느끼지도 못하는 반쪽짜리 나인과 달리, 마법사는 마나를 감지하고 그것을 다루는 능력을 지닌 자들이다.

마나는 마도구, 즉 아티팩트라는 매개체를 거쳐 마법이라는 형태로 표출된다.

하지만 이곳의 에스퍼들은 매개체 없이 오로지 본인의 능력만으로 초월적인 힘을 구현해 냈다. 그 사실을 통해 나인은 가설 하나를 세웠다.

‘에스퍼들의 체내에는 자체적으로 형성된 마력 회로가 있는 거야.’

마법사들이 매개체 없이 마력을 다루려다 끔찍한 꼴로 죽음을 맞았던 게 여기서는 ‘폭주’에 해당되는 듯했다. 즉, 에스퍼는 스스로의 몸을 매개체로 해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인 것이다.

‘아예 능력에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

그럼에도 한번 연구해 볼 가치는 충분했다. 그들이 이능을 다루는 체계를 이해하고 나면 길이 보일지도 모르니까.

나인은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설을 증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도구가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기 시작했다.

각종 약초나 실습용 마법 약들, 꾀병 물약, 정령석 부스러기들, 자동 부채나 자동 수기 만년필…. 이런, 하나같이 다 쓸모없었다. 게다가 죄다 지금 상황에 필요한 것들은 아니었다.

“……어.”

종이 위에 엑스 자를 번갈아 치던 펜 끝이 잠시 움찔했다.

마력 반응 용액. 나인은 빈 종이 위에 그렇게 써넣고는 그 위에 동그라미를 여러 번 겹쳐 쳤다.

그나마 이 방법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데다 가장 현실성이 있었다. 필요한 재료 한 가지를 구해야 했지만 아무것도 없던 것보다는 흐릿하게나마 틀이 잡혔다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마력 반응 용액은 마력과 반응하면 희미하게 빛을 내며 마나가 흐르는 길, 마력 회로를 눈에 보이게 해 주는 성질을 지녔다.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시약을 에스퍼의 몸에 바르고 마나의 흐름이 피부 위로 드러나는 것을 관찰하면 될 것 같았다.

병동에는 실험체… 아니아니, 에스퍼가 많다. 나인은 만족스레 웃었다.

‘……그런데 돈이 없네….’

나인은 제 주머니 사정을 파악하고는 금세 미소를 거둔 채 시무룩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라도 실험을 해 보려면 재료를 구해야 할 텐데 재료비는커녕 당장 내일 생활비도 빠듯한 게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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