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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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기력했다. 억지로라도 지어 보였던 미소도 이제는 만들기 힘들었다. 멤버들은 내가 감기에 걸려서 그런 줄 알고 이해해주었다.

 이번 활동의 마지막 샌드 싱잉을 앞두고, 식사 시간이 다가왔을 때쯤 바람 좀 쐬겠다는 핑계를 대고 대기실을 빠져나왔다. 복도 쪽 계단으로 나가 구석에 쭈그려 앉았다.

 아..

 머리가 어지럽고 속도 메스껍다.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제 활동은 공식적으로 오늘이 마지막이고, 내일 비하인드 캠 촬영 하나만 하고 나면 끝난다.

 그럼 사장님과 얘기를 해봐야겠다.

 눈두덩이를 꾹 누르다 휴대폰을 꺼냈다.

 권수한 [오늘 스케줄 몇시에 끝나지.]

 사실은 전화를 걸고 싶었다.

 [저녁쯤.ㅜ 오늘 오러해주세요]

 권수한 [그래. 점심은 먹었고?]

 [넹. 권수한씨는 먹었어요?]

 권수한 [안 먹었군. 제발 식사 좀 해.]

 헐, 어떻게 알았지..

 [결과는 나왔어요? 건강검진]

 권수한 [ㅇㅇ]

 뭔가.. 권수한의 문자투가 조금 변하니 귀여워졌다.

 [생각보다 늦게 나오네요 알려줘요 멀쩡하대죠?]

 권수한 [나중에 얘기하지.]

 [헐ㅡㅡ 지금 말해줘여]

 [빨리]

 [빨리]

 권수한 [스케줄 끝나면 바로 숙소로 가나?]

 권수한 [숙소로 데리러갈게]

 내 질문은 씹고 다시 물어보는 게 아니꼬워서 나도 씹기로 했다. 그래도 오늘 치유한다고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얼른 권수한이 보고 싶다.

 데뷔 동기 아이돌 모임 단챗방에 들어갔다. 마침 누가 재미있는 농담을 던져서 다들 웃길래 나도 웃음을 남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틴 [오 이라다]

 미리 [이라 오랜만이네ㅋㅋㅋㅋㅋ]

 순한 [저 자식은 맨날 웃고 그냥 나가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웅 잘아네 빠빠이! ㅋㅋㅋㅋ]

 에이틴 [미친ㅋㅋㅋ]

 송하 [저 새끼 와..]

 미리 [너 나중에 만나면 보자ㅋㅋㅋㅋ]

 그 뒤로 올라오는 글들을 보는데 또다시 눈앞이 흐릿해졌다. 또 눈물이 고였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오려 해서 미치겠다. 후다닥 카톡창을 나왔다. 손가락이 사진첩을 배회했으나 그냥 화면을 꺼버렸다.

 “콜록, 콜록.”

 기침이 튀어 나왔다. 아, 진짜 안 되는데. 공연 중에 기침하면 안 되는데. 기침약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다 허탈해졌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다들 내가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는데. 부모님께 키워주신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아이돌을 하겠다고 집을 뛰쳐나와서. 미움은 있는 대로 받으면서. 그래도 아이돌을 하겠다고. 다들 나를 미워하는데. 내 팬은 한 명도 없는데. 아무도 없는데.

 아.

 눈알이 찌잉 했다. 손등으로 눈두덩이를 거칠게 비볐다.

 그때 옆에 철문이 철커덕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기침하던 채로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인영이 훌쩍 나타났다.

 “.......”

 눈이 마주쳤다. 제이는 내 옆에 앉았다.

 “오랜만에 단챗방에 나타나더니 그런 슬픈 표정으로 크크크 하고 있었던 거냐.”

 그 목소리에 어린 따뜻한 걱정이 여실히 느껴져서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오러로.”

 “.......”

 “속 안 좋다는 애가 왜 여기 혼자 있냐. 궁상맞게.”

 나는.. 제이에게 위로 받고 싶었다. 내가 눈물을 흘리면 제이는 당황해하며 왜 우느냐 물을 것이고, 그럼 나는 울면서 제이의 품에 파고들고, 제이가 한 번 더 물으면, 그때는 북받치는 서러움을 못 이기고 다 털어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제이는 나를 안아주면서 위로를, 위로를.

 “..어휴, 혼자 좀 있으려니까 왜 또 쫓아 나와서.”

 나는 바닥에 닿지도 않은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오래 쭈구려 앉은 탓에 비틀거리자 제이가 허리를 잡아줬다.

 “왜 그래? 현기증 나?”

 “아니, 다리 저려.”

 “얼마나 오래 이러고 있었길래. 바람 쐬러 간다더니.”

 제이는 인상을 쓰고 혀를 한번 찼다.

 “밥 먹으러 가자. 돈가스 배달시켰어.”

 “...배달?”

 오늘은 팬들의 도시락이 없었나?

 “어, 배달. 가자. 다들 너 꼭 먹여야한다고 성화다.”

 배달.. 배달이구나. 그런 거라면.

 “그랭. 가자.”

 난 먼저 문을 열었다. 제이는 눈을 갸름히 뜨더니 따라 나왔다. 복도에 나왔는데도 손길이 허리에 머물러 있어서 탁 손등을 때렸다. 제이는 피식 웃음 지었는데 너무 근사했다.

 식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돈가스는 부드럽고 소스는 달짝지근해서 속이 느글느글해지지도 않고 맛있었다. 소스 찍은 돈가스에 밥 조금, 피클 한번 해서 계속 먹고 있는데 문득 주위가 조용하고 시선이 느껴졌다. 하나를 입에 넣고 고개를 들었다.

 “.......”

 다들 나를 보고 있었다. 멤버들, 스타일리스트 누나들, 매니저 형들.. 놀란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복잡해 보였다. 심지어 한새 녀석은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는 나를 향해 제 휴대폰을 들이댔다.

 찰칵.

 “..뭐하냐, 너?”

 “네가 방송국에서 밥 먹는 모습이 백만 년 만이라 감개무량해서 사진 좀 찍었다. 큽.”

 “오버하기는.”

 “사진 단톡방에 올려줘. 너무 오랜만이라서 나도 저장 해놔야겠어.”

 “전 오늘 기념일로 지정하려고요, 형.”

 “하하.. 다들 그만 놀리고 얼른 드세요??”

 “응응, 이라야. 빨리 먹어. 아니, 천천히. 많이 먹어.”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왜들 이러지.. 아무튼 나는 속살이 부드러운 돈가스를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허기지지 않은 상태로 무대에 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뒷정리를 하는 사이 제이가 토실토실하게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꺼내줬다.

 “이건 어디서 난 거야?”

 “돈가스집에서 줬어.”

 “요즘엔 배달할 때 후식까지 주나?”

 “..주더라고. 먹어.”

 “웅.”

 제이가 입에 직접 넣어주려는 듯 집고 가까이 다가왔다. 난 입술을 벌려 입가에 배회하는 방울토마토를 앙 하고 입에 물었다. 제이의 손가락이 살짝 스쳤다.

 “마싯네.. 탱탱하구..”

 우물우물 씹는 내게 제이가 방울토마토를 반찬통 째로 건넸다. 난 제이한테도 한 알 집어줬다. 제이는 고개를 숙이고 내가 했던 대로 입술만 벌려 받아먹었다.

 “맛있지?”

 “...응.”

 “야, 너네만 입이냐? 우리도 줘라, 줘!”

 눈새새끼가 끼어들었다. 이렇게 불쑥 얼굴을 들이밀 때는 날 팔 받이로 쓰면서 어깨를 누르고는 했는데 제이가 하도 뭐라고 하니 이제는 터치가 없어졌다.

 난 한새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케이크 때문에 다투기도 했고, 조금은 어색해질 법도 한데 이 녀석은 하룻밤만 자고 나면 싸움은 없었던 일이 된다. 진짜 단순한 놈이다. 사실 나는 아직 어색한데 말이다.

 “자.”

 제이와 나눠 먹었던 대로 손가락으로 집어주자 눈을 휘며 아~ 입을 벌린다. 그런데 어떤 잘생긴 손가락이 중간에서 토마토를 낚아채갔다.

 “너는 네가 집어 먹어라.”

 “아씨.. 왜!”

 “좀 눈치 좀 챙기고.”

 제이는 보란 듯이 토마토를 입에 넣고 한새의 어깨를 톡톡 두들겼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한 표범처럼 느릿하고 여유롭게 뒤쪽 소파에 앉는 제이를 보고 한새는 저 새끼 왜 저래? 라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나는 대답 없이 방울토마토나 먹다가 폰카로 사진을 찍었다. 7시부터 숙소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대화 이후로 멈춰있는 카톡창에 방울토마토 사진을 보냈다.

 [(사진)]

 권수한 [돈가스 먹고 후식인가]

 [헐 돈가스 먹은 거 어케 알았어요]

 권수한 [멤버가 SNS에 올렸더군]

 이 사람 엔돌핀 멤버의 SNS를 팔로우하고 있었다니.. 귀여워.

 쿠쿡 웃자 제이가 뭘 보냐며 관심을 표했다. 또 카톡 감시를 하려는 기세이길래 얼른 주머니에 넣었다.

 양치질하던 와중에 누군가 대기실을 노크했다. 용준이 형이 열어주니 그룹 에이제트 멤버들이었다. B급 모셔너 1명을 보유 중인 그룹으로, 엔돌핀이랑 데뷔 시기도 비슷하고 나이도 비슷해서 서로 친한 사이였다.

 “야, 진짜 오랜만이다. 다들 잘 지냈냐?”

 “일주일 전에 게임에서 봤잖아. 시발놈아. 크크크.”

 “실제로 보는 건 오랜만이잖아, 새끼야.”

 “너네랑 활동 못 겹칠 뻔했네. 겨우 하루 딱 겹쳤어.”

 “솔직히 안 겹쳐서 존나 다행. 니네 무대 너무 쩐다고. 모래사막이랑 파도 환영을 존나 막 만들어내고 그 와중에 노래를 그렇게 부르냐.”

 “우리 멘보가 좀 장난이 아니지.”

 “그러고 보니 이라 이 새끼, 넌 단챗방에 ㅋㅋㅋ 말고 다른 말도 좀 남겨봐라.”

 “뭐 내가 뭐. ㅎㅎㅎ 남겨주리?”

 “이 새끼가 어우, 말라비틀어져서 이걸 때릴 수도 없고.”

 대기실에 청년들 10명이 모이자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매니저 형이 바로 엔돌핀 리얼리티 캠을 꺼내들었다. 에이제트 녀석들은 평소처럼 거친 언행을 하려다가 빨간 불이 켜진 캠을 보고 허허허 웃었다.

 에이제트 중 게임덕후로 유명한 그린이 가상현실 게임기를 가지고 왔다. 얘네도 다섯, 우리도 다섯이라서 대결하기로 했다. 다른 놈들은 승부를 가르는데 5분은 걸렸는데 난 1분도 안 돼서 결판이 났다.

 “이라는 게임 진짜 못한다.”

 “존나 명불허전이네, 이 새끼.”

 에이제트 놈들이 카메라 있는 것도 까먹고 큰소리로 웃으며 놀려댔다. 다른 애들이 시합할 때도 계속 깔깔거리며 나를 놀렸다.

 “노래에 능력치 몰빵했냐. 푸하하.”

 “게임고자새끼. 흐흐흐.”

 멤버들이라면 1절로 끝냈을 텐데 이 새끼들은 계속 약올려서 날 놀리려고 게임기를 가지고 왔나 싶을 정도였다. 확 비하인드에 편집하지 말고 다 올려버리라 할까보다.

 우리팀이 최종으로 이겼는데도 계속 나만 놀렸다. 그러자 한새가 역정을 냈다.

 “아, 그만해. 씨발놈들아. 이 정도면 잘 하는구만.”

 “우리 이라 형은 게임을 안 하는 거지 못 하는 게 아닌데요.”

 “맞아. 본격적으로 게임 하면 잘할 걸? 그리고 좀 못하면 어때. 사람이 못 하는 게 하나쯤 있어야지. 다 완벽하면 인간이게?”

 멤버들이 한 마디 씩 하고, 제이도 가만히 분위기 잡고 노려보자 에이제트 애들도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방송 시간이 다가와서 에이제트가 나간 후,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웃으며 말했다.

 “지들은 엄청 약올리면서 다른 애들이 놀리니까 네 편을 들어주네. 까도 내가 깐다는 심리인가. 후후. 역시 멤버들밖에 없지?”

 그런 걸까.. 모르겠다. 평소 같으면 멤버들을 귀여워하는 마음이라도 들었을 텐데 지금은 너무 지친 상태여서 그런지 그냥 그렇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마지막 샌드 싱잉 스테이지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했다. 나는 당장 권수한이 보고 싶어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대충 메이크업을 닦았다.

 “콜록..”

 기침을 하며 현관문을 나서는데 거센 손길이 목덜미를 붙잡았다.

 “어디 가게.”

 제이 눈에서 불길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다.

 “어댑터 만나러. 오늘 치유받기로 했어.”

 “치유?”

 “아, 아. 치유가 아니라 오러 증폭.”

 난 제이의 미간에 생긴 주름을 살피며 웃어보였다.

 “너도 데려가고 싶은데 이미 S니까.. 야단이는 친구들이랑 약속 있고.”

 “저녁은 먹고 가지.”

 “만나서 먹기로 해서. 이미 지금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여기 와 있다고?”

 “응.”

 제이는 눈을 지그시 찌푸리더니 내 손을 잡은 채 현관문을 탁 닫고 나왔다. 이 새끼는 왜 나오지?

 “배웅해줄게.”

 “...어..”

 결국 제이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 손을 계속 잡고 있는 채였다.

 “중독되지 않게 조절하가며 받고 있지?”

 “당연하지. 내가 애냐.”

 “그 인간은 친절하게 잘 해줘?”

 “응, 보기보다 친절하고 다정해.”

 “.......”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차갑고 냉정한 줄 알았는데 다정하더라. 그때 다들 내 안티인 줄 알았었잖아. 근데 날 싫어하지도 않고 진짜 어른 같고 괜찮은 의사야.”

 말을 끝마쳤을 때 엘베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1층 정문에는 분명히 엔돌핀 팬들이 있을 터라 주차장으로 출입한다.

 제이는 여전히 손을 놔주지 않고 있었다. 난 놔달라는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봤다.

 “우리 내일 활동 끝나.”

 “응.”

 “다 얘기해줘. 난 내일만 기다리고 참고 있으니까.”

 “알아. 나도 그래. 아마 내가 너보다 더 내일을 기다리고 있을 걸.”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너무 희미해서 제이가 못 봤을지도 모를 정도로.

 권수한에게 전화를 걸면서 주차장을 나오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 몇 명이 서성거리는 게 보였다. 아이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서 저렇게 어린 여자아이들이 몰래 들어오고는 한다.

 -이라, 어디야.

 “저 지금 주차장 쪽인데...”

 “앗, 저기 이라 오빠다!!”

 “우와 이라다. 제느님은 없어??”

 ...하필 엔돌핀의 팬들인가. 여학생들 세 명이 우르르 달려왔다. 난 구겨지려는 표정을 애써 풀었다.

 “형 어디에요?”

 -후문. 옆에 누구 있어?

 “그쪽으로 갈게요.”

 -주차장 나왔어?

 “네, 제가..”

 “오빠, 누구랑 통화해요?”

 “왜 오빠 혼자 나왔어요?”

 “약속 있어요? 어디가요?”

 정신이 사나워서 일단 전화를 끊었다. 엔돌핀의 팬들은 꺄르르 웃으며 내게 누굴 만나는지 캐물었다.

 나는 너네 때문에 정신이 병들어서 치유 받으러 가.

 “아는 사람이랑 밥 먹으러 가요. 식사는 다들 했어요? 늦었는데 이만 집에 가서 밥 먹어요.”

 “오빠, 이거 우리 먹으려고 산 건데 오빠 드세요.”

 “오늘 샌드 싱잉 완전 멋있었어용. 오빠가 최고에요.”

 “고마워요. 얼른 다들 돌아가요.”

 난 여학생들을 잘 달래서 보냈다. 환하게 웃으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다가 손에 쥐어준 빵 봉지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이 먹으려고 샀다는 단팥빵.

 “.......”

 이제는 감흥도 없다.. 난 주차장 출구 쪽 쓰레기통에 봉지도 뜯지 않고 버렸다.

 권수한은 후문 바로 옆에 차를 바짝 갖다 대고 있었다. 내 모습이 보이자 재빨리 나와서 조수석 문을 열어줬다. 왜 이렇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지? 카톡은 매일 주고받고 통화도 가끔 했는데 얼굴을 너무 오랜만에 본다. 권수한은 늘 그렇듯 내가 안전벨트를 다 매기를 기다리고 차를 출발시켰다.

 “네 팬들이랑 마주쳤나 보지?”

 “아뇨, 엔돌핀의 팬들이요.”

 “.......”

 “왜요?”

 권수한은 날 할 말이 많은 복잡한 눈으로 바라봤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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