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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에는 다들 미묘한 분위기로 숙소에 들어섰다. 난 씻고 나오자마자 제이에게 붙잡혔다. 문 형도 팔짱을 끼고 기다리고 있었고, 한새랑 야단이도 나란히 앉아 있었다. 멤버들이 진짜 작정을 했나 보다.
난 방방 뛰었던 주책 없는 심장을 좀 가라앉힌 상태다. 아까 용준이 형과 짧은 대화를 했다.
「이라야. 언제나 그랬듯이 어른스럽게 잘 대처하리라 믿는다.. 사장님과 같이 상의해보고 활동 끝나면 밝히자. 멤버들이 받을 충격도 고려해서 어른스러운 네가 이해해줘.」
용준이 형의 요지는 그거였다. 난 진심 반색을 했다.
「진짜 활동 끝나면 밝히는 거죠, 형? 진짜죠?」
「어,.. 사장님이랑 상의해 보고.」
「나 답답해서 더 이상은 숨기고 싶지 않거든요? 솔직히 열불 터질 것 같은데.」
「일단은.. 멤버들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조만간 사장님과 자리를 갖자. 나도 더 이상은 보고만 있기 답답해.」
그렇게 대화가 끝났다. 나름 성과가 있는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말해봐. 왜 도시락은 안 먹고 컵라면 따위나 먹은 건데?”
“.......”
“머리 굴리지 말고 사실을 얘기해.”
성과가 있는 결론이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아.. 말하고 싶다. 너무 너무 말하고 싶다.
독이 들어 있을까봐 그랬어. 독이..
누가 날 죽이기 위해 청산가리를 넣은 쿠키를 줬어. 그래서 그 후로는 너네 팬이 준 건 먹지 않아. 정말 너무 얘기하고 싶어서 입술을 열면 그대로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멤버들이라면, 제이라면 날 위로해줄 텐데. 껴안아주고, 범인을 잡아줄 텐데. 나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해지고 싶다. 이런 변명 궁리도 그만하고, 내 행동을 모두 이해 받으면서 지내고 싶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도 꾸욱 눌러 참았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니까. 조금만 더..
“솔직히 진짜로 컵라면 땡겨서 그랬어. 조미료 들어간 얼큰한 국물 먹고 싶었단 말이야.”
“그딴 개소리 그만해.”
“아, 이 새끼가 왜 자꾸 개소리 취급하는데? 진짜라고. 거짓말 할 이유가 뭐 있겠냐.”
이런 똑같은 내용의 질답이 세 번 넘게 반복됐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멤버들 전부 내 편이었다.
“야, 이라한테 좀 그만 해라. 애 스트레스 받겠다.”
“형, 이라 형 말 믿어주세요.”
“이라가 그렇다잖아. 그만하자. 활동 중간에 이런 걸로 다툴 일이야, 이게?”
제이는 그런 멤버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지 아주 답답해했다.
“하, 씨발..”
원래 제이는 냉정한 성격인데 오늘의 흑표범은 조금 불같은 성격이 튀어 나왔나 보다. 이럴 때는 자극하지 않고 살살 달래야 한다.
“우리 나중에 활동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응? 그때 천천히 느긋하게 다시 얘기해 보자.”
스킨쉽도 빼먹지 않았다. 제이의 단단한 팔뚝을 붙잡고 눈을 깜빡이면서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조르고 조른 끝에,
“후, 그래. 이번만 넘어간다. 활동 끝나면 네 수상한 짓거리들 다 들을 테니까 준비해.”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결국 내 계략에 함락 당해주는 제이였다. 멤버들도 나만큼은 아니라도 굉장히 안도했다. 자정이 넘어서야 각자 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난 머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삼키고 당분간 도시락 처리는 용준이 형에게 맡길까 고민하고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딱 두 번 들리더니 벌컥 문이 열렸다.
“제이?”
제새끼가 체중계를 들고 들어왔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는 사이 내 앞에 척 내려놓고 “올라가.” 한다.
“아, 넘어가준다매. 이번 앨범 끝나면 들을 거라매!”
“닥치고 빨리 올라 가.”
“아, 싫어. 내 몸무게를 네가 왜 알려고 하는데?”
“이라. 날 보고 똑바로 말해봐.”
“뭘?”
“내가 알 권리가 없어?”
“.......”
“네 살이 얼마나 많이 빠졌는지, 건강에 위험한 수준은 아닌지 내가 알 권리가 없나.”
그야 물론.. 네게는 있다. 너와 나는 서로에 대한 권리가 있다. 아니, 사실은 ‘있었다’고 표현해야 함이 옳다.
제이의 분노도 이해한다. 제이는 그에게 비밀을 만드는 내게 화가 난 거다. 우리는 서로에게 비밀을 만드는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내가 가만히 있자 제이가 내 팔뚝을 살며시 잡았다.
“너무 얇아.”
제이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이럴 때는 진짜 흑표범의 인간화 같다.
“..알았어. 대신 너도 네 몸무게 알려줘.”
제이는 ‘그건 알아서 뭐하게?’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체중계에 올라갔다. 바늘은 아슬아슬하게 43을 가리켰다.
“42..?”
제이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난 43이라고 정정해줬는데,
“42라고..?”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왜.. 8개월 만에, 어째서 이렇게 빠진 거야.”
“다이어트 열심히 했잖아.”
42kg여도 난 잘만 노래하고 춤추고 걷고 뛰고 다한다. 저체중이긴 하지만, 이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씨발.. 이제 그 좆같은 다이어트 그만해.”
“응, 안 그래도 그러려고. 너무 살이 없으니까 맵시도 안 살고. 슬슬 다시 찌워야겠다.”
안심시켜주기 위해 거짓말했다. 제이는 자기 눈동자가 풍랑 속의 돛단배처럼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는 걸 알까? 잡지 인터뷰에서 15kg 빠졌다고 얘기한 적 있는데.. 그때도 기함을 해놓고서 숫자로 확인을 하니 새삼 충격 받은 모양이다.
난 넋이 빠진 제이에게 네 몸무게도 알려 달라 했다. 제이는 지극히 건강했다. 다행이다.
제이가 나가고 침대에 쓰러져져 지끈거리는 머리를 베개에 뭉갰다. 용준이 형은 이번 활동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조금만 더 참으면 털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참으면.
며칠 후 메시지가 왔다.
권수한 [사과주스 결과가 나왔다.]
[뭐 들어있었대요?]
권수한 [얼굴 보고 알려주지.]
[오후에 끝나요 6시이후에시간됨]
권수한 [6시에 숙소 앞으로 가지.]
[ㅇㅋㅇㅋ]
사과주스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그나저나 이 인간은 서른둘 밖에 안 됐으면서 말투가 왜 이렇게 노인네인지.
바쁜 스케줄 사이 간신히 짬을 내서 권수한을 한번 만났었다. 초밥집으로 갔는데, 맛있게 잘 먹어놓고 후식 타임에 속이 안 좋아져서 게워 내버렸다. 변기를 붙잡고 다 토해낸 다음 나와 보니 권수한이 냉랭한 얼굴을 찌푸리고 서 있었다. 권수한은 혀를 한번 차더니 룸으로 데려가 조용히 오러를 진정시켜줬다.
서른두 살이면 다들 그렇게 침착하고 어른스러워질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용준이 형이 서른셋인 걸 생각하면 권수한이 유별난 게 맞는 것 같다.
대화창을 끄고 인터넷창을 켰다. 제일 첫 화면에 바로 나랑 병아리의 합성 사진이 떠올랐다. 헤헤..
“뭐 하냐. 요즘 폰 자주 보네.”
헤실헤실 웃고 있으니 제이가 왔다. 난 제이에게 병아리 합성 사진을 보여줬다.
“너 이거 아냐?”
“당연히 알지. 너도 드디어 알게 됐군.”
“팬분이 막 합성해주신 거야.”
“그래. 귀여워.”
제이는 여상하게 답했다. 난 답답했다.
“막 잡지 사진 찍고, 병아리 사진도 검색해서 찾아서, 비슷한 포즈 찾기도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찾아서, 시간도 들여서 막 합성해서 올려주신 거라니까?”
“뭐.. 그렇게 힘들진 않았겠지만.”
제이는 시큰둥했다. 열변을 토하는 나를 보며,
“동영상 만들고 인형 만드는 팬들 보면 기절을 하겠군.”
했다.
멤버들은 팬들을 볼 때 언제나 이런 느낌이었던 걸까? 이 정도에는 감격하지도 않을 정도로 당연하게 여기게 된 걸까? 그렇다면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온 건지 본인들은 알려나.
한 마디 쏘아붙이려다가 관뒀다. 제이도 멤버들도 이런 사랑과 열정을 받을 가치가 있다. 이런 열의를 당연히 여겨도 될 만한 멋지고 완벽한 아이돌이다.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그런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은 자유롭게 팬심을 표현하고, 인터넷에 글을 쓸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괜찮을까. 나 같은 걸 좋아한다고 비난받고 있는 건 아닐지. 이런 글을 인터넷에 올려서, 어떻게 이라 같은 걸 좋아하냐며 악플도 달리고, 비난 쪽지도 받고, 신상도 털릴까봐 걱정스럽다. 제이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겠다.
“왜 또 표정이 심각해졌어?”
“어? 아니, 그냥. 광고 아직 안 끝났냐? 넌 왜 나와 있어?”
“곧 끝나. 들어가자.”
“응.”
폰을 주머니에 넣고 부스로 들어갔다. 보이는 라디오라서 한새나 문 형은 광고 나가는 동안 열심히 팬서비스를 했는데, 난 서비스할 팬이 없다시피 하니까 그냥 밖에 나와 있었다.
복잡한 마음에 머리도 아파와 관자놀이를 꾸욱 누를 때 2부가 시작됐다.
“자, 광고 나가는 동안 어떤 신청곡이 들어왔는지 볼까요? 엔돌핀 분들도 같이 보면서 곡 골라주세요.”
DJ 선배님의 말에 화면을 봤다. 두 사람 당 하나라 제이랑 같이 얼굴을 맞댔다.
┗..혐이라..
자꾸 이런 단어만 보여서 제이 보기 민망했다.
“‘힘내라’ 불러달라는 문자가 월등히 많네요. 이라 군, 어디서 ‘힘내라’ 부른 적 있나 봐요?”
“이라가 오디션 볼 때 불렀던 곡입니다. 얼마 전에 라디오에서도 불렀고요.”
제이가 냉큼 답했다. 아주 좋다고도 덧붙였다. 멤버들도 부르라고 거들었고, 선배님도 듣고 싶어 해서 무반주로 한 소절 불렀다. 나는 하나도 못 봤는데 언제 신청 문자들이 왔다는 건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불렀는데 너무 애처롭고 슬프다고 난리였다.
정식 신청곡은 문 형이 불렀다. 제이가 문자가 올라오는 화면을 보고 있다가 날 톡톡 쳤다. 입모양으로 왜냐고 묻자 씨익 웃으면서 내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또 그거구만. 이게 왜 ‘팬서비스’인지 영문은 모르겠고.. 순식간에 귓가가 빨개지는 걸 느꼈지만 티 안 내고 고개를 돌렸다.
문 형의 노래가 끝나고 다시 사연 읽어주기 시간이 왔다.
“엔시티에 사는 우진 군이 보내온 사연이에요. 안녕하세요, 전 열다섯 살 인문계 중급에 다니고 있는 학생인데요. 사실 공부보다는 노래하고 춤추는 게 더 좋아요. 저도 형들처럼 멋있는 아이돌이 되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을 안 해주세요. 형들은 부모님 허락 어떻게 얻었는지 알려주세요. 우진 군, 고민이 크겠네요. 하고 싶은 꿈과 부모님이 원하는 미래가 다르면 힘들죠. 우리 엔돌핀 분들은 어땠어요?”
“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절 연예계에 보내고 싶어 하셔서 해당이 안 되네요.”
“아, 문 군은 아역 배우 했었죠. 우리 한새 군은요?”
“어우, 반대 심했죠. 근데 제가 공부를 너무 못하다보니까 얘는 그냥 얼굴로 먹고 사는 수밖에 없다 해서 허락해줬어요. 크흐흐흐.”
“하하하, 웃픈 얘기네요.”
선배님은 이어서 다른 멤버들에게도 물었다.
야단이는 어머니가 연예계 종사 하셔서 문제없었고, 나랑 제이는 꽤 갈등을 겪은 케이스다.
제이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아슬라 공국 정의원이시기 때문에 제이가 정치 쪽으로, 이미 깔려있는 카펫을 밟으며 순탄하게 성장하기를 바라셨다. 더구나 S 모셔너이니 공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으로 기대가 컸을 것이다. 다만 제이는 부모님의 바람 따윈 상관없는 독불장군 스타일이라서.. 카리스마 있기로 유명한 라한돈 의원께서 엔돌핀 숙소 입성하는 날 제이의 옷자락을 붙잡고 “다시 생각해보면 안 되겠니..?” 라면서 애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사실 하고 싶었던 게 따로 있진 않았습니다. 뭘 하든 상관없었는데, 유진 형이 절 이쪽으로 데리고 왔죠. 연습생 때 두어 번 무대에 섰는데, 꽤 적성에 맞더군요. 검무라는 것도 흥미롭고 해서 아이돌을 선택했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선배님은 제이가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분들에 대해서는 이 정도 언급으로 그쳐야 했다.
“그러고 보니 유진 씨는 결국 연예계를 떠나고 정치 쪽으로 갔죠..”
결국 또 유진이 형 얘기가 나왔다. 문 형이 말했다.
“아쉽긴 하지만 신념이 있어서 그 길을 택한 거니까요. 서로 응원하고 있어요.”
“그렇네요. 그 덕분에 우리 이라 군도 들어오고.”
“아.”
난 가만히 듣고 있다가 벼락이라도 맞은 듯 고개를 들었다. 다들 미소 짓고 있었다. 제이는 웃고 있지 않았지만, 다른 멤버들은 즐거운 분위기였다. 선배님은 뭔가 답변을 바라는 것처럼 나를 보았다. 난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그, 유진이 형이.. 나가서 무척 아쉽고, 제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순 없겠지만 거슬리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데뷔 초 때 입이 닳도록 했던 멘트가 무의식중으로 흘러나왔다. 멤버들은 방금 로봇 같았다며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난 심장이 지끈거려서 일그러뜨렸다가 다시 웃는 척 하느라 표정이 괴상해졌다.
“지금 5764님이 이라 오빠는 부모님 허락 어떻게 받았는지 아직 답 안했어요!! 라고 문자 주셨네요. 물론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저 이런 거 까먹는 어설픈 DJ 아닙니다. 후후. 이라 군, 대답해주시죠.”
“저는, 그,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어머니는 허락해주셨고, 그..”
난 병신머저리처럼 버벅거렸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이라, 너 졸았냐? 왜이래. 푸흐흐.”
“제가 대신 대답 드리자면, 이라는 저희 중에 가장 갈등이 많았어요. 부모님 두 분 다 반대하셨는데, 이라와 우리 사장님이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어머니께서 허락 해주셔서 겨우 겨우 데뷔를 결정지을 수 있었구요. 이 자리를 빌어서 이라 어머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라 어머니!”
멤버들이 카메라에 대고 고개까지 숙였다. 그 모습에 잃어버렸던 정신줄을 조금 찾았다.
“이라 군, 어머니께 영상 편지 한번 남겨요. 지금 듣고 계실 텐데.”
“안 듣고 있을 거예요. 엄마 있는 곳은 지금 아침이라서.”
“아, 외국에 계세요? 가족이 다?”
“네, 이지비디에 이민 가가지고.”
“이라가 기러기 아들이에요, 하하하.”
한새가 재미없는 농담을 했다. 그 뒤로는 다른 사연으로 넘어갔다.
라디오를 마치고 폰을 보니 가족 단톡방이 깜박이고 있었다.
엄마 [엄마는듣고있었네]
아침 9시일 텐데 듣고 있었구나..
[아이돌허락해줘서고마웡>////]
답장을 보내자 안 읽은 표시가 0이 됐다. 이 단톡방엔 아버지도 있다. 엄마랑은 자주 통화하는데 아빠랑은 연락한지 꽤 됐다. 단톡방에서 엄마랑 나랑 동생 대화는 말없이 다 보시긴 하는 것 같은데 데뷔 후 한 마디도 안 하셨다. 여전히 아빠는 아이돌을 반대하시는 모양이다.
「이 일이 알려지면 네 부모님께서 허락하시겠어? 잘 생각해봐라, 이라야. 지금 간신히 데뷔했는데 다 엉망으로 만들 생각이니?」
청산가리 사건을 밝히지 않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막 데뷔한 아이돌의 이미지 보호와 더 이상의 구설수는 곤란하다는 점, 그리고 부모님의 반대..
나는 너무나 아이돌이 하고 싶었고, 간신히 허락을 받았는데 이 일이 알려지면 몽둥이를 들고 와서라도 아이돌 못 하게 하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이 결정이 맞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