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어린황후-8화 (9/42)

08. 길들이는 사내와 길들여지는 아이

황제가 서류를 가지고 황후전에 방문하기 시작하였다.

대신들은 황제가 황후전에서 서류를 처리하는 것이 법도에 어긋난다면서 난리를 쳐댔지만 황제의 싸늘한 눈길에 입을 다물었고, 황제는 당당하게 황후전에 있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간 것에 어리둥절하며 휩쓸리던 아이는 황제가 자신이 있는 방에 들어오자 자지러질듯 놀라 기절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일 뿐....

몇날 몇일이고 함께 있다보니 아이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이가 자신을 경계하며 구석진 곳에 숨어있어도 상관하지 않으며, 황제는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아이는 조심스럽게 구석진 곳에서 나와 황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화들짝!

아이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황제가 아이를 바라보자 아이는 화들짝 놀라 다시 구석진 곳으로 숨었다.

아이의 작은 몸이 가구에 가려 보이지 않아도 황제는 태연하게 있었다.

사냥감이 곁에 돌아다녀도 태연하게 있다가 사냥감이 방심한 사이 낚아채는 포식자처럼 황제는 아이를 가만히 두었다.

그런 황제를 모르는 아이는 몇일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황제를 보며 안심하였다.

-슬금 슬금

“송내관”

-화들짝

“예”

“당과와 과일을 가져오라 일러라”

“예. 페하”

-움찔

아이는 슬금슬금 움직이며 황제의 주변으로 가다가 놀랐다.

하지만 황제가 자신이 좋아하는 당과와 과일을 가져오라 이르자 도망가려던 것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황제가 몸을 일으켜 손을 뻗기만 해도 붙잡일 수 있는 장소에 앉아있는 것도 모르고, 아이는 가만히 앉아 당과와 과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송내관이 나인과 함께 당과와 과일을 가져오자 아이의 눈은 당과와 과일을 따라다녔다.

그것을 예상했던 황제인지라 아이의 시선이 당과와 과일을 따라다니는 것에 피씩 웃었다.

황제의 웃음을 본 송내관은 놀랐지만 오래전부터 황제를 모셔온 사람인지라 놀람을 지우고 뒤로 물러났다.

아이는 당과와 과일을 먹고 싶어 물끄럼히 보았지만 황제가 있어서 쉬이 다가가지 못했다.

“먹고 싶은 게냐?”

-화들짝

황제의 물음에 화들짝 놀란 아이는 황제를 바라보다가 뒷걸음을 쳐서 자신이 생각하는 안전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아니 몸을 숨겼다고 생각하는 건 아이뿐이다.

아이가 숨고 있는 곳은 황제의 시선에 훤히 들어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리 오너라”

-도리 도리

황제의 말에 도리짓을 한 아이는 몸을 숨긴 채로 가만히 있었다.

쉬이 다가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 황제는 아이가 보고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척 하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연이 너는 먹고 싶지 않은 게구나”

-빼꼼

“그럼 짐이 다 먹지”

아이의 귀여운 행동에 황제는 속으로 재미있어하면서 과일 한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

황제가 과일을 집어먹기 시작하자 아이와 달리 속도가 빠른지라 순식간에 과일 한 접시가 사라지고 아이는 그 것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황제의 손이 당과로 향하자 아이는 당과라도 지키고 싶었는 지 얼른 구석진 곳에서 나와 황제를 향해 달려갔다.

“먹고 싶나”

-끄덕 끄덕

눈치를 보며 황제에게 끄덕이자 황제는 아이에게 당과 하나를 쥐어주었다.

당과의 달콤함이 아이의 입안에 퍼지고 아이는 그 달콤함에 사로잡혀 황제의 손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모른채 당과를 오물오물 먹었다.

황제의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아이는 황제가 자신을 들어 무릎위에 앉게 하자 익숙한 자세에 자신도 모르게 황제의 옷을 잡았다.

“떨어지면 위험하니 꼭 잡고 있거라”

“....당과....”

“아! 그렇군....당과를 먹어야하는 군”

아이가 당과를 향해 손을 뻗자 황제는 아이의 허리를 붙잡던 손을 놓았다.

그러자 아이는 떨어지는 게 무서워 황급히 황제의 옷을 잡았다.

당과를 먹으려고 손을 놓으면 떨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황제의 옷만 잡기엔 당과의 유혹이 크고....

아이가 고민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자 울상을 짓는 것을 본 황제가 태연하게 당과를 집어 아이의 입에 넣어주었다.

-오물 오물

“맛있나?”

-끄덕 끄덕

황제는 아이의 순진한 눈이 자신을 바라보자 장난을 치고 싶었다.

아이의 입으로 향하던 당과를 자신의 입에 쏙 집어넣은 것이다.

아이는 자신에게 오던 당과가 황제의 입으로 넣어져 사라지자 울먹거렸다.

아이의 울먹거림을 보던 황제는 아이의 입에 당과를 넣어주었다.

당과가 자신의 입에 들어오자 울먹거림을 멈춘 아이는 맛난 당과에게 빠져 황제의 손이 자신의 하체로 향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작고 작은 아이의 엉덩이가 황제의 커다란 손에 한 번에 잡혔음에도 아이는 상관하지 않은 채 황제의 다른 한손이 주는 당과에 집중했다.

아이가 당과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황제는 더욱 과감하게 손을 움직여 아이의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사심이 가득담긴 은밀한 손길이 아이의 옷 안에서 배회하기 시작하자 당과를 먹던 아이가 손에 쥐고 있던 당과를 떨어뜨렸다.

황제는 아이가 당과를 떨어뜨린 것을 알고는 당과에 있는 꿀을 손가락에 적셔 아이의 입안에 넣었다.

아이는 달디단 꿀이 입안에 들어오자 황제의 손가락에 혀를 대고 빨기 시작했다.

마치 어미의 젖을 먹는 것처럼 아이가 빨기 시작하자 황제는 아이에게 잘했다는 듯이 엉덩이를 톡톡 토닥였다.

황제의 손가락이 아이의 입안을 간질이며 움직이자 아이는 간지러움에 움츠러들었다.

“옳지. 그렇게 혀를 움직이는 거다”

황제는 손가락을 빼고 싶어 혀로 밀어내는 아이의 귓가에 은밀하게 속삭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황제의 속삭임에 혀를 움직이며 황제의 손가락을 할짝였다.

“콜록 콜록 콜록”

황제의 손가락이 너무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기에 아이는 황제의 손가락을 뱉어내며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아이의 콜록거림을 가라앉게 하기 위해 황제는 아이를 안아 올려, 어깨에 머리를 기대게 하고는 등을 쓸어내렸다.

아이는 황제의 쓸어내림에 진정하고 가픈 숨을 내쉬며 황제에게 기대었다.

“잘했다”

아이는 무엇을 잘했는 지 모른다.

과거 자신에게 주었던 따스한 손길에 이미 길들여진지 오래인지라.....

아무리 자신을 아프게 했었던 무서운 괴물이라고 해도 피할 수는 없었다.

길들여져 버린 따스함을 벗어나기엔 너무도 어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황제는 아무도 모르게 아이를 길들여놓고 있었다.

황제가 의도하였던 것보다 더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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