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질투에 눈이 멀어 아이를 범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루에 한번 이상 찾던 황후전도 황제의 발걸음이 닿지 않게 된 것도 일주일이었다.
황제가 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후궁전의 후궁들은 그 소식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지만 황제는 후궁전을 찾지 않았다.
집무실에서 집무를 보지 않으면 자신의 처소에서 나오지 않고 술만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황제는 자신이 일주일전에 행했던 일들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싫다며 황제의 손길을 거부하던 바둥거림도....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던 작은 몸도....
그가 아무리 잊고 싶어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의 손에 의해 짓밟혀버린 작은 아이가 깨어나서 자신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 정액으로 더럽혀진 아이를 그냥 두고 나왔다.
한번으로 부족해서 아이의 꽃잎이 헐어 버릴 때까지 미친듯 박아대었던 자신이 짐승 같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아이가 여자라는 생물에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아이의 관심을 끌어서는 안된다.
오직 자신만을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하는 황제는 술잔을 기울리며 미친듯이 웃어댔다.
“선황비마마. 고정하시옵소서”
“내가 고정하게 생겼어!!!”
“아이고~ 마마!! 제발....폐하께 고하고 나서....”
-쾅!!
“강휘민!!! 네 이놈!!!”
황제는 술로 인해 멍해진 눈으로 갑자기 방문을 부수며 들어온 여인을 바라보았다.
황제의 어머니이자 어미를 잃은 연을 황궁으로 데려온 선황후.
그녀가 연이 아프다는 소식을 전언에 황후전에 갔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는 연의 몸을 살펴보다가 분노가 일어 황제의 처소로 쳐들어 온 것이다.
작은 아이의 몸 곳곳에 나있는 성인 남성의 손자국과 키스마크는 살펴보던 선황후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네놈이.....네놈이....그 아이를....”
황제가 쉬이 허락하지 않아서 한달에 한번 만날까 말까한 아이였다.
지난번 만날 때까지만 해도 환하게 웃으며 어머니라고 부르던 아이가 이제는 어미도 못알아보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손만 닿기만 해도 자지러지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찢어지는 것을 느낀 선황후는 술에 찌든 아들을 보니 기가 막혀 할 말이 안 나왔다.
“아....아이고....”
“선황후마마!!”
“아직 어린 그 아이를 왜....”
“모두 그 아이 잘못입니다”
“휘민아!!”
“제 것인데도 하찮은 것에 관심을 둔 그 아이가 잘못한 것입니다”
어린 아이를 범하고서 아이 탓을 하다니....
주정을 부리듯 말하는 황제로 인해 선황후는 답답함에 한숨이 나왔다.
혹시라도 선황후가 검을 들고 아들에게 덤빌까 싶어 따라서 황제의 처소로 온 선황제는 다행히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
“아연. 그대는 잠시 나가있으시오”
“제율!”
“내가 휘민에게 잘 말할터이니 연이에게 가보시오”
“....으드득....알겠사옵니다”
이를 갈며 선황후가 선황제는 아들에게 다가가 술병을 들어 잔을 채워주었다.
“네가 그 아이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네 황후니까”
“.............”
“하지만 아직 몽정도 못한 아이를 취하다니.....휴.....그건 잘못한 거라 생각하지 않느냐?”
선황제의 질문에 황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선황제와 황제가 술잔을 기울리던 시각, 황후전에서는 어린 황후로 인해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수없이 쓸려서 헐어버린 어린 아이의 것은 빨갛게 달아올라 천에 스치기만 해도 쓰라릴 정도였고, 골짝이 사이에 숨겨진 여린 꽃잎은 장시간 헤 집혀 졌기에 부풀어 올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리를 오므리는 것조차 싫어할 정도로 아파하던 아이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모두 경계하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던 형이 자신을 아프게 한 것이 아이에겐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방구석에 놓여 있는 탁자아래에 자신의 작은 몸을 잔뜩 웅크려 숨긴 아이는 이불을 끌어당겨 차가운 바닥에 깔며 자신을 감쌌다.
구석에서 벗어나면 자신을 아프게 하는 괴물이 나타날 것이라며 아이는 울먹였다.
“연아. 어미다. 이 어미가 너를 이렇게 애타게 부르는 데....”
“..............”
“연아. 이 어미에게 한번만 얼굴을 보여다오. 응?”
자주는 못 만나지만 만날 때마다 자신을 포근하게 감싸안아주던 어머니의 목소리에 아이는 조심스럽게 웅크린 몸을 풀었다.
“괜찮아. 응? 이리로”
“....엄마....”
“그래. 이 어미가 너를....얼마나....너를....”
“엄마!!!!”
아이가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선황후의 품에 뛰어들었다.
선황후는 아이의 작고 여린 몸을 끌어안으며 따스하게 다독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은 아이를 어찌 이리 아프게 했누....
선황후는 한숨을 쉬며 아이를 더욱 꼭 안아주었다.
자신이 잠시라도 놓쳐버리면 아이가 사라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었다.
어른들의 사랑을 전혀 모르는 순수한 아이였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온기를 나누어 주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는 데....
선황후가 아이를 달래는 사이, 선황제의 제의에 황제는 황후전을 찾았다.
많은 것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했건만 황후전은 일주일과 다름없어보였다.
아니, 바뀐 것이 하나 있었다.
언제나 들어서자마자 기분 좋게만 들리던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다.
황제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선 황제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선황비의 품에서 떨어지면 죽을 듯이 필사적으로 메달리고 있는 아이였다.
아이를 다독이던 선황후는 황제가 들어오자 아무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친아들조차 아이를 상처 입히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아.....”
자신을 다독여주던 손길이 멈추자 잠시 선황후의 품에서 나온 아이는 황제를 본 순간 몸이 굳어져 버렸다.
이전에 시험 보다가 틀려서 황제에게 손바닥을 맞은 적이 있었는 데, 그것이 제일 무섭다고 여기던 아이였다.
그런데 아이는 이제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연아!!”
아이의 바짓단을 타고 아이의 오줌이 흘러내려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달달 떠는 것 밖에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아이의 모습에 충격을 먹은 것은 선황후 뿐만은 아니었다.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 황제를 황후전으로 이끈 선황제는 물론이고, 그곳에 시립해있는 나인과 내관들마저 충격 먹은 것이다.
상처입은 어린 짐승이 저런 모습일까?
아이는 제대로 시선을 맞추지도 못하고 달달 떨고 있을 뿐이다.
그런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황제가 나갔음에도 아이는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이 숨지 않아서 무서운 사람이 나타났다고....
한없이 자신을 탓하며.....
“....아....제율....이제 어떻해야하옵니까?”
“아연”
“....저 아이....상처가 깊어서....이제는.....”
선황후는 눈물을 흘렸다.
애처롭게 떨고 있는 아이가 불쌍해서....
아이가 자신만을 봐주길 바라다가 결국 범해버린 황제가 불쌍해서....
선황제는 그저 방관자로서 바라봐야만 했다.
자신의 두 아이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아니 이제 또 일어나야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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