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장 (4/28)

3장

귓가로 젖은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온몸이 아팠다. 집단 구타라도 당한 것처럼 저리고 쑤시고 욱신거리고 무거웠다. 몸을 좀 뒤척이면 괜찮아지려나 싶어 움직이려고 하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위라도 눌렸나.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희미하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

숨소리도 이상하고 목소리는 잔뜩 젖어 있었다. 나는 겨우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희끄무레한 시야 사이로 뿌옇게 뭔가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 뚝 하고 뺨 위로 뜨거운 뭔가가 떨어졌다.

그 순간, 시야가 확연하게 밝아졌다.

“읏, 흑……. 아, 좋아. 선배, 선배.”

“…….”

나는 눈에 힘을 줬다. 잔뜩 힘을 주고 또 줬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어서.

“아, 선배. 선배, 씨발, 윽……. 좋아, 아…….”

정우진이 내 위에서 자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 얼굴 앞에서 거시기를 흔들면서 딸딸이를 치고 있다는 말이었다.

미친 거 아닌가?

꿈인가?

믿기지 않는 현실에 잠시 멍청하게 흉측한 걸 보고만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나는 사지가 묶여 있었다. 양팔은 위로 끌어 올려져 단단히 묶여 있었고, 다리는 안 보여서 잘 모르겠지만, 무릎이 세워진 채 고정되어 있었다.

“흐으……. 흑, 아, 아, 선배, 흐으!”

내 몸 상태를 점검하는 사이에도 정우진은 계속 울면서 헐떡였다. 핏줄이 돋은 거대하고 흉측한 성기를 내 코앞에서 흔들면서 젖은 눈으로 나만 쳐다보고 있다.

성기가 흔들릴 때마다 끝에 매달려 있던 맑은 액체가 내 얼굴 위로 떨어졌다.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기절해 있을 때 이미 한 번 싼 건지 내 가슴과 배 위엔 불쾌한 냄새가 나는 뿌연 정액이 제멋대로 뿌려져 있었다.

내가 왜 이딴 걸 계속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지금 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부터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선배, 사랑해요.”

그때 폐병에 걸린 사람처럼 헐떡이던 정우진의 목소리에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입을 열었다.

“씨발, 너 뭐……!”

내가 입을 여는 순간 나지막한 신음과 함께 얼굴 위로 뭔가가 뿌려졌다. 말을 하던 중이라 입 안까지 튀었고 눈에까지 들어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게 정액이라는 걸 깨닫기도 전에 정우진이 내 입 속으로 제 손가락을 쑤셔 넣고 마치 뒤섞기라도 하듯 안을 마구 문지르기 시작했다.

“삼켜요.”

자기 거시기를 잡고 흔들던 손을 내 입 안에 처넣고 혀를 꾹 눌러 억지로 삼키게 만들었다. 목구멍 뒤로 그게 넘어가자 기침이 나오면서 반사적으로 눈물이 났다.

“읍! 으읍! 켁!”

정우진의 손가락이 내 입천장을 할퀴며 빠져나갔다.

“쿨럭, 쿨럭! 웩!”

입을 가리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고개를 돌리는 게 다였다. 내가 발버둥을 칠 때마다 침대가 삐걱거렸다. 내 기침이 멎을 때까지 정우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날 달래듯 내 머리를 토닥거려 줄 뿐이었다.

“치워!”

내 머리에 닿아 있는 손바닥이 소름 끼칠 정도로 짜증 났다. 내가 버럭 소리치자 정우진이 내 위에서 내려왔다. 나는 잔뜩 경계하며 주변을 살폈다.

또다. 또 거기다. 내가 제일 처음 눈을 떴던 침대!

“이런 씨발. 너 이거 안 풀어? 씨발 새끼야, 너 이거 풀……!”

“아까 바다에 빠뜨린 거 미안해요.”

정우진이 난동을 부리는 날 위에서 꾹 누르며 말했다.

“근데 선배가 먼저 잘못했잖아요.”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음울한 눈동자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이를 딱딱 부딪칠 정도로 떨고 있는데 정우진이 말을 이었다.

“내 허락도 없이 다치면 침대에 묶어 둘 거라고 말했던 거 기억나요?”

“…….”

“선배가 자처한 거니까 화내지 마요.”

정우진은 내가 제 머리를 박살 냈다고 화를 내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멋대로 다쳤다고 화를 내고 있었다. 제대로 된 응급 처치를 하지 않은 건지 그의 이마와 볼엔 피딱지가 굳어 있었다. 정우진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여기 묶어 둘 거예요. 벌이야.”

“자, 잠깐. 잠깐만. 정우진, 너 뭘……. 뭐, 뭐 하는 거야!”

정우진이 내 다리 사이에 앉았다. 그는 축 처져 있는 내 성기를 잡았다. 그러곤 아무런 거리낌도 없다는 얼굴로, 아니 오히려 약간 상기된 얼굴로 내 성기 끝에 입을 맞췄다.

미쳤나? 또라이 새낀가?

내가 기겁하는 것도 모르고 정우진은 거기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더니 한입에 삼켰다.

“흣!”

성기 전체가 뜨거운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입 속에 이가 없는 것만 같았다. 정우진이 머리를 움직이며 목구멍 끝까지 내 성기를 빨아들일 때마다 몸에 힘이 빠지면서 허리가 뻐근해졌다. 내가 커다랗게 숨을 들이켤 때, 정우진이 내 성기를 입에서 뱉어 냈다. 반쯤 선 성기와 정우진의 혀끝에 기다랗게 선이 생겼다.

“처음부터 느낀 건데, 선배 진짜 예민한 거 같아요. 조금만 만져 줘도 발기하고 질질 싸고.”

“미쳤냐? 뭐 하는 짓, 씨발. 씨발, 그만해! 그만 좀, 윽!”

사색이 된 얼굴로 애원하듯 말하는 나를 보며 정우진이 보란 듯이 시선을 맞추고 혀를 내밀었다. 귀두를 건드리고 기둥을 핥던 혀가 점점 밑으로 내려가더니 불알과 기둥 사이의 틈을 집요하게 빨았다.

“미, 미친, 미친, 윽……. 아!”

입을 열면 신음밖에 나오질 않아서 결국 입술을 깨물 수밖에 없었다. 핏발이 선 눈으로 나를 보고 있던 정우진이 불알을 입에 넣고 공을 굴리듯 굴리다가 다시 더욱 밑으로 내려갔다. 회음부를 혀로 쿡쿡 찌르고 길게 핥아 올렸다가 쪽 입을 맞췄다. 그리고 더, 더 밑으로 내려가 내 항문까지 닿았을 때 나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만! 그만해! 하지 마!”

쭈욱 하고 살덩어리가 빨렸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정우진은 개처럼 핥았다. 정말 한 마리의 발정 난 개새끼 같았다. 끊임없이 핥고 빨기를 반복했다. 항문이 완전히 풀리고 흐물흐물해지고 끈적끈적하게 젖을 때까지.

나는 계속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스스로에게 묻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면 더운 숨을 토해 내고 비명을 지르고 그만하라고 소리쳤다. 정우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끈질기게 빨고 이를 세워 허벅지 안쪽 살을 깨물었다.

그냥 핥고 물고 빠는 행위만 반복했을 뿐인데 내 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력해졌다. 몸이 떨리고 허리에 힘이 빠지고 눈물이 나오고 손가락 끝이 저리고 다리 사이로 열이 몰렸다.

10분? 아니 어쩌면 20분이 지났을지도 모른다. 이젠 항문이 간지럽다 못해 뜨겁고 아프기까지 했다.

“윽……. 흣, 흐으…….”

질척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 끈적이는 소리가 머릿속을 그득하게 메웠다. 제발 그만하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그때, 정우진이 혀를 꼿꼿하게 세워 구멍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작게 숨만 들이켜던 나는 다시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씨발 새끼야, 그만 좀! 흐아……!”

꾹 닫혀 있던 항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만져 본 적 없는, 만져진 적도 없는 곳을 정우진이 핥고 있었다.

“아으, 그만……. 힉!”

뜨거운 혓바닥은 살아 있는 것처럼 안에서 벌리고 헤집었다. 제멋대로 움직이고 넓히기라도 하는 것처럼 천천히 열고 있었다. 꺽꺽거리면서 숨이 넘어가기 직전, 정우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제 입술을 핥곤 날 쳐다봤다.

“좋아요?”

“헉, 흐아…….”

“선배, 좋아요?”

나는 반쯤 눈을 감고 천장만 쳐다봤다. 마약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약 먹었을 땐 혓바닥 넣어 주니까 금방 쌌었는데. 손가락 두 개 넣어 줬을 땐 찌를 때마다 쌌어요. 그리고 내 자지 물고 있을 땐 오줌 싸는 것처럼 줄줄 쌌는데……. 정말 거짓말 안 하고 계속 줄줄 싸서 나중엔 제가 꽉 잡아 줬었는데, 혹시 기억나요? 선배가 제발 싸게 해 달라고, 안쪽 찔러 주면 싸야 하는 거라고 울면서 말했었잖아요. 약 먹었을 때라 기억 못 하나?”

“히익! 아, 그, 그만, 그만해, 아! 힉!”

정우진이 비누칠을 하는 것처럼 내 항문을 문지르고 있었다. 꼬리뼈에서부터 회음부까지. 정우진이 손가락으로 뒤를 문지를 때마다 손가락 끝이 내 불알을 찔렀다.

“이제 약 안 먹어도 내가 만져 주면 잔뜩 젖게 될 거예요.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아, 흑, 힉! 아, 아으으으!”

“하루라도 내 좆 없인 살 수도 없게 만들 거야. 내 자지 물고 줄줄 싸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게 만들 거라고요. 그럼 이제 도망갈 생각은 못 할 거야. 나 없인 못 사니까. 내가 쑤셔 주고 찔러 줘야 하니까, 그럼 선배 도망 안 갈 거죠? 응?”

쉬지 않고 쏟아지는 음담패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차라리 이대로 기절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시야가 흐려졌다. 사리 분간을 할 수가 없었는데 정우진의 새카만 눈동자가 젖어 있는 건 똑바로 보였다. 마치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가가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손가락 넣어 줄까요? 지금 뒤에 벌렁거리고 있는데.”

“아, 으으읏! 힉……! 아윽!”

손가락 끝이 항문을 비집었다. 끝만 살짝 넣은 채 손가락이 진동하고 있었다. 내가 허리를 뒤틀자 정우진이 웃으며 천천히 손가락을 넣었다. 완전히 다 들어오기도 전에 손가락이 커다랗게 원을 그렸다. 항문이 벌어지는 느낌에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젖혔다.

“아으으으!”

“선배 여기 진짜 작아요. 몰랐죠? 그렇게 잔뜩 빨아 줬는데도 이렇게 좁아서…….”

“하지 마! 씨발, 하지 마……! 흑, 흐익!”

“잘 때 내 거 끼우고 잘래요? 그럼 좀 넓어질 수도 있으니까.”

손가락 하나가 두 개가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손가락 두 개가 미친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나는 그저 헐떡대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손가락이 세 개가 됐을 땐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기묘한 이물감과 배설감, 그리고 고통, 쾌락에 머릿속이 밀가루 반죽이 됐다.

이대로 죽을 것만 같을 때, 항문을 쑤시던 손가락이 쑥 빠져나갔다. 손가락이 빠져나갈 때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내가 허리를 덜덜 떨자 정우진이 다시 한번 내 항문을 쭉 빨고 핥았다.

“눈 좀 떠요. 아까부터 계속 감고 있네.”

나는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힘겹게 올렸다. 그건 거의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내가 힘겹게 눈을 뜨자 정우진이 혓바닥으로 내 눈을 핥았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혀로 눈알을 몇 번 핥아졌더니 세상이 선명해졌다. 정우진은 내 다리를 제 어깨 위에 올리더니 벌겋다 못해 시커멓게 변한 흉기 같은 성기를 내 항문에 슬슬 문질렀다.

“선배.”

“헉……. 흐윽, 흣…….”

“선배.”

나는 정신없이 숨만 내쉬면서 정우진을 쳐다봤다. 땀에 젖은 얼굴로 정우진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야엔 오로지 나뿐이었다.

“우진이 자지 뒤에 넣어 줘.”

“……뭐?”

“말해 봐요. 그럼 쑤셔 줄게요. 안쪽이 흐물흐물하게 풀려서 다물어지지도 않을 때까지, 밤새도록.”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이게 무슨 미친 소린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감금당한 뒤로 정우진이 제정신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이번엔 진짜 저 씨발놈이 미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저런 미친놈은 만난 적도 없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저놈은 내가 저 말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웃고 있는 정우진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달아올랐던 몸이 싸늘하게 식는 것 같았다.

“빨리요.”

정우진이 다시 내 항문에 성기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뜨겁고 미끄러운 게 항문에 문대질 때마다 절로 이가 악물렸다.

“윽, 큭……. 아, 씨발, 하, 하지……!”

정우진이 발기한 성기로 내 뒤를 계속해서 문질렀다. 성행위를 하는 것처럼 허벅지 사이에 끼우고 문지를 때마다 비참한 기분에 눈물이 흘렀다. 더 좆같은 건 내 몸이 그걸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만져져서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것과는 달랐다.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런 행위에 익숙한 것처럼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내가 이를 악물자 정우진이 고개를 숙여 내 눈물을 핥았다.

“큭. 으윽, 흑…….”

정우진은 내 귓구멍까지 들어가는 눈물마저도 핥으며 속삭였다.

“우진이.”

“으읏…….”

귀에서 질척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젖은 소리를 내면서 구멍이 핥아질 때마다 조금 전 다리 사이를 빨렸을 때처럼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선배.”

“하지 마, 하지 마, 우, 우진아, 우진아!”

내가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듯 제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정우진의 표정이 펴졌다. 그는 천사처럼 웃으며 허리를 흔들었다. 커다란 성기가 항문에 비벼질 때마다 찌걱찌걱 물소리가 났다.

“우진이 자지.”

“윽, 흐아, 아으으, 씨발, 씨발, 씨……!”

머리가 어지러웠다. 자꾸만 눈앞이 까맣게 물들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몸의 모든 감각이 아래쪽으로 몰렸다. 나는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앵무새처럼 정우진이 하는 말을 따라 했다.

“우, 우진이, 아으으!”

“우진이 자지 안에 넣어 줘.”

“흑, 크으읏! 아, 으, 우, 우진이 자지, 아, 안에……. 흐으으!”

성기 끄트머리가 항문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불로 달군 꼬챙이로 쑤셔 박는 것 같았다. 나는 정신없이 울면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정우진은 내가 제 이름을 부를 때마다 성기를 안으로 쑤셔 넣었다. 우진이 자지 안에 넣어 줘, 그 말을 한 열 번쯤 중얼거렸을 때 정우진이 내 허리를 세게 붙잡고 밀어붙였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반으로 쪼개지는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다.

“으아아아아!”

“아, 씨발.”

“아, 으아, 아으으, 으아아!”

나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입을 벌리고 침만 흘렸다. 내가 무슨 소리를 내는지도 모른 채 그저 나오는 대로 괴상한 소리만 질러 댔다. 그때 뚝 하고 얼굴 위로 뭔가가 떨어졌다. 헉하고 숨을 들이켜자 코앞에서 정우진의 얼굴이 보였다. 뿌연 시야 사이로 정우진의 눈동자에 눈물이 그득하게 고여 있는 게 보였다. 정우진은 내가 비명을 지르고 우는 것처럼 똑같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어떡해, 씨발. 너무 좋아. 아, 선배, 선배…….”

“흐……. 씨발, 우, 움직이지, 아으읏!”

정우진은 성기를 박아 넣은 채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단지 쑤셔 넣고 허리만 돌릴 뿐이었는데도 항문 안쪽이 죄다 찢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읏, 큭! 으아, 아, 아으윽! 씨, 씨발, 아파, 아프, 크으으으!”

그때 정우진이 허리를 뒤로 빼며 성기를 쭈욱 뺐다. 내가 이를 악물고 파르르 몸을 떠는데 다시 그의 성기가 푹 박혔다.

“흐아아아아!”

“여기, 여기 맞죠? 여기 좋아요?”

“아, 아, 윽! 아, 앗, 흑! 아, 아파, 아, 씹, 흑, 흐앙!”

“아프기는 씨발, 읏, 좋다고 물을 질질 싸고 있으면서. 흐, 씨발. 지금 안쪽이, 아으, 얼마나 질퍽거리는데, 흐, 힘 좀……. 아, 씨발, 힘 좀 빼요, 싸겠, 읏!”

철썩 하고 정우진이 내 엉덩이를 후려쳤다. 아픈 건 아니었지만 갑작스러운 충격에 화들짝 놀라 항문에 힘이 들어갔다. 정우진은 이를 악물고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하……. 선배, 씨발, 제발 힘 좀……. 윽, 내 좆이 그렇게 좋아요? 안쪽 살이 벌벌 떨릴 만큼?”

“씨, 씨발, 그만해……. 그만 좀, 흑, 흐아앙!”

정우진은 제 입술을 핥으며 다시 강하게 쑤셔 박았다.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몸이 제멋대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씨발, 이렇게 질질 싸고. 읏! 좋아요? 응? 내가, 쑤셔 주는 게, 그렇게, 흐!”

“아, 아, 아으! 아아아……!”

“말을, 좀, 아, 씨발. 말을 해야 내가, 알지, 아, 윽! 여기, 응? 여기, 여기……! 여기 쑤셔 주는 거, 좋아요? 응?”

퍽, 퍽, 퍽! 사정 봐주지 않고 쑤셔 대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입에서 터지는 생경한 소리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너무 이상하고 낯설었다. 아파서 죽을 것 같았고,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고, 좋아서 죽을 것 같았다. 나는 이를 악물고 벌벌 떨다가 정우진이 내 성기를 꾹 잡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꼈다.

“흐으윽!”

“말 좀, 선배. 말 좀 해 봐요. 좋아? 응?”

“흑, 흐앙! 아, 아, 아앙! 아, 조, 좋아, 좋은, 힉! 으아앙!”

“어디가? 여기? 여기 찔러 주는 거 좋아요?”

“거기, 거기, 아, 아, 아으으응! 히이잇! 아, 안 돼, 아파, 흑! 씨발, 아프, 흐아앗!”

정우진이 내 성기를 꽉 쥐고 놔주질 않았다. 내가 도리질을 치며 비명을 지르자 정우진이 피스톤질을 멈추고 잠시 이를 꽉 물었다. 사정을 참는 듯 잠시 이를 물고 있던 정우진이 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숙였다.

“자꾸 질질 싸니까 그러잖아요.”

“흑, 흐어엉……!”

“이거 봐, 씨발, 읏!”

찔꺽. 정우진이 허리를 크게 돌렸다.

“보여요? 선배가 질질 싸서, 우유 흘린 거같이……. 읏!”

찔꺽, 찔꺽, 찔꺽. 항문에 깊게 처박힌 성기가 점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기가 순식간에 빠졌다가 안으로 처박혔다. 퍼억, 하는 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나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고개를 크게 뒤로 젖혔다. 정우진은 벌어진 내 입 속을 핥다가 윗입술을 슬쩍 깨물었다.

죽을 것만 같았다. 마치 온몸이 성기가 된 것 같다. 뜨거운 성기가 빠졌다가 쑤셔 박힐 때마다 눈앞에 불이 번쩍번쩍 튀었다. 정우진이 언제 내 팔을 풀어 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정신없이 흔들리기만 했다.

“안에, 정액 싸 줄까요?”

“정액, 힉! 아, 아으응! 싸, 싸 줘, 싸 주, 흐아앙!”

“얼마나?”

내가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내가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려고 하면 피스톤질이 더욱 빨라졌다. 접합부에서 물이 줄줄 나오는 게 느껴졌고, 철벅철벅 물이 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내가 눈물을 흘릴 때마다 정우진은 고개를 숙여 내 눈물을 핥고 입술을 물었다 놨다, 혀를 빨았다 핥았다 하면서 날 정신없게 만들었다.

“내가, 아, 씨발. 선배, 내가 안에 싸 주면, 흣! 뜨거워, 뜨거워하면서, 울어야, 으읏!”

“아응, 앙, 아, 아으으, 히이익!”

“이름, 흑, 선배, 내 이름 좀, 아, 아, 씨발, 나 쌀 거 같…….”

코앞에서 정우진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어째서인지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새카만 눈동자가 축축하게 물기로 젖어 있는 게 좆같을 정도로 애처로워 보였다. 아니, 사실 지금은 그딴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다. 이름 불러 달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중얼거리는 정우진을 보며 나는 반사적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신음에 묻혀 제대로 발음도 하지 못했는데, 내가 제 이름을 부를 때마다 정우진은 눈물을 흘렸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피스톤질이 멈췄다. 콱 하고 가장 깊은 곳까지 박힌 성기 끄트머리에서 뜨거운 것이 퍽 하고 터졌다. 그 기묘한 감각에 부르르 몸을 떨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정우진이 정액을 줄줄 싸면서 다시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히이익!”

“말 안 해요? 처음부터 다시 할까?”

“뜨, 뜨거워, 뜨거워, 뜨겁, 히익! 아, 으앙! 뜨거어, 뜨거워어!”

“뭐가?”

“저, 정액, 정액이, 으앙! 아, 아으, 흑! 흐아, 힉!”

“누구 정액?”

“으어엉, 우, 우진이, 아응! 으으읏! 우진이, 우진이 정, 아앙! 아, 아아아……!”

귓가로 나지막하게 ‘잘했어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로 두 번이나 더 사정한 정우진이 성기를 빼냈다. 정우진이 세 번째로 사정할 땐 헛구역질까지 했다. 온몸이 성기가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지독한 쾌감에 머릿속은 이미 진창이었다. 축 늘어진 내 몸을 어루만지며 정우진이 내 성기를 잡았다. 나는 정우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파들파들 떨면서 제발이라는 말만 애원하듯 내뱉었다.

“선배.”

정우진이 손가락으로 내 뺨을 톡톡 두드리며 반쯤 기절한 날 깨웠다. 떠지지 않는 눈을 힘겹게 뜨자 정우진이 내 코를 슬쩍 깨물었다.

“우유 짜 줄까요?”

제발 그만해. 죽을 거 같아. 하지 마, 제발……. 정우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나오지 않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다시 눈을 감았다. 터진 수도꼭지처럼 내 눈에서 물이 줄줄 흘렀다. 정우진이 내 눈가를 핥으며 다시 말했다.

“우유 짜 줄까요?”

“제발…….”

제발 그만해. 내 목소리가 낯설었다. 다 쉬고 갈라져서 괴물 같은 목소리였다. 내가 부들부들 떨며 말꼬리를 흐리자 그걸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정우진이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렇게 싸고 싶었어요? 그럼 진작 말하지.”

내 코앞에 있던 정우진이 사라졌다. 다시 눈을 감았다 뜨자 정우진이 내 성기에 입을 맞추고 있는 게 보였다. 다리를 오므리고 싶었는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때, 정우진이 내 무릎 뒤로 손을 넣어 내 몸을 반쯤 접었다. 내 종아리를 제 어깨에 올린 정우진이 내 다리 사이를 보며 말했다.

“흘리지 마세요. 싸 준 거 흘리면 처음부터 다시 할 거니까.”

“아으읏!”

“쌀 때 내가 뭐라고 하라고 했어요?”

정우진이 내 성기 한입에 물었다. 나는 진저리를 치며 몸을 뒤틀었다. 아픈 건지 좋은 건지, 간지러운 건지 알 수 없는 감각이 온몸을 덮쳤다. 제발 그만해. 죽겠어. 진짜 죽을 거 같아. 제발 그만, 그만 좀…….

“우, 우진아. 우진아, 사, 사랑해, 사랑해, 우진, 으큭!”

혀가 굳어서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았다. 뜨거운 점막에 감싸인 성기가 크게 요동치는 게 느껴졌다. 나는 양손으로 이불을 쥐어뜯으며 도리질 쳤다. 무언가 말을 할 틈도 없이, 정우진이 내 성기를 쭉 빨아들이는 순간 사정했다. 막을 수도 없었다. 내 몸은 이미 내 의지를 벗어났다.

“흐어어엉!”

애처럼 엉엉 울면서 사정했다. 사정을 하는 게 아니라 마치 오줌을 싸는 것 같았다. 정우진은 내가 사정하면 사정할수록 점점 더 내 성기를 깊게 삼켰다. 사정이 끝났을 즈음에 내 성기는 그의 목구멍까지 박혀 있었다. 정우진은 입이 아니라 목구멍으로 내 성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몸의 모든 구멍에서 배출을 하고 있었다. 눈물, 침, 정액, 그리고 정우진이 내 항문에 싸 놓은 정액까지.

정우진이 천천히 제 입에서 내 성기를 빼냈다. 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았다. 내가 지금 숨을 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죽을 것 같다.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죽고 싶다. 힘들어서, 쪽팔려서, 좆같아서, 그리고 절망적이라서.

사정을 하니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제정신이 아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절망적이진 않았을 텐데. 너무 오랫동안 울어서 그런지 눈알이 빠질 것 같았고, 눈꺼풀은 불에 지진 것처럼 뜨겁고 아팠다. 내가 미동도 하지 않자 정우진이 내 손을 치우고 날 내려다봤다.

“선배, 괜찮아요?”

“…….”

멍청한 얼굴로 정우진을 쳐다봤다. 저게 나랑 똑같은 사람인가. 나랑 똑같은 인간이 맞긴 한 걸까.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우진.”

내 부름에 예의 그 새카만 눈동자에 이채가 돌았다. 나는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말을 이었다.

“넌 진짜 좆같은 새끼야.”

“…….”

“좆같고 더럽고 이기적이고 불쌍한 새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냥 나오는 대로 내뱉고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들춰 얼굴을 가렸다. 시야가 가려지자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던 눈물이 다시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를 악문 채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부들부들 떨었다. 자꾸 이런 말을 하기도 지겨웠지만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고, 또 믿고 싶지도 않았다. 이게 정말 현실일까? 현실이기는 한 건가?

“선배.”

그때 정우진이 내 이불을 들췄다. 나는 발작하며 소리쳤다.

“씨발 새끼야, 그만, 쿨럭!”

고함을 치다가 마른기침을 했다. 목이 따가웠다. 몇 번 더 기침이 나왔는데 정우진은 내 기침을 멎을 때까지 가만히 머리를 쓸어 줬다. 기침이 멎은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정우진이 훨씬 더 빨랐다. 나는 다시 침대에 눕혀져 정우진을 똑바로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놔.”

“내가 흘리지 말라고 했잖아요.”

“뭐?”

“그럼 처음부터 다시 할 거라고.”

장난기라곤 조금도 없는 목소리에 나는 진심으로 죽고 싶어졌다. 정우진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아들은 나는 팔목을 비틀었다. 하지만 내 몸에 힘이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정우진은 내 팔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내가 불쌍한 새끼예요?”

정우진이 울 것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날 빤히 봤다. 하얗고 창백한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내가 불쌍해 보이긴 해요?”

“이거…….”

“선배, 내가 진짜 불쌍해 보이긴 해요?”

“놔, 이거 놔!”

정우진이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새카만 머리 꼭대기가 떨리는 게 보였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가슴 위로 뜨거운 물이 툭툭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저 씨발놈이 또 울고 있나 보다. 갑자기 구역질이 나는 것 같아 눈살을 찌푸리는데 정우진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볼 새도 없었다. 정우진이 날 뒤로 엎었기 때문이다.

“뭐……!”

“내가 그렇게 불쌍해 보이면 동정 좀 해 주세요. 불쌍한 새끼가 좆같은 짓만 하고 이기적인 말만 한다고 동정하면서 날 좀 달래 주란 말이에요.”

“야, 씨발! 이, 이거, 흐윽!”

제대로 다물어지지도 않는 항문을 비집고 다시 뜨거운 불덩이가 들어왔다. 세 번이나 싸질렀는데도 그의 성기는 처음처럼 단단하고 뜨거웠다. 살겠다는 일념하에 나는 짐승처럼 네 발로 앞으로 기어 나갔다. 하지만 정우진은 내가 앞으로 나가기도 전에 내 아랫배에 팔을 감고 날 끌어당겼다. 퍽! 하고 성기가 끝까지 처박혔다.

“흐아아앙!”

“내가 얼마나 노력한 줄 알아요?”

퍽, 퍽, 퍽! 뜨거운 성기는 처음부터 빠르게 내 안을 후볐다. 나는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꺽꺽거렸다.

“흑, 흐, 악, 아, 큭! 아, 으, 아아! 빠, 빠르, 힉! 잠시, 으앙!”

“내가, 얼마나, 어떻게, 무슨 마음으로……!”

정우진이 다시 날 거세게 끌어당김과 동시에 내벽이 짓뭉개졌다. 나는 내가 오줌을 싸는 것처럼 정액을 질질 흘리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나도 내가 불쌍해.”

“헉, 흐억, 아……! 흐으으, 히!”

“포기할 수 있었으면 나도 무슨 짓을 해서라도 포기했을 거예요.”

“으, 아! 자, 잠깐만. 잠깐, 안 돼, 시, 싫……!”

쭈욱 하고 성기가 완전히 빠져나갔다. 나는 숨이 들이켜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까부터 계속 그랬던 것처럼 다시 성기가 항문을 파고들 줄 알고 눈을 꾹 감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정우진을 돌아봤다.

“아흐윽!”

내가 돌아보자마자 정우진이 다시 추삽질을 시작했다. 나는 엉덩이만 위로 들고 침대에 얼굴을 박은 채 그가 흔드는 대로 흔들렸다. 정신이 아득해져 가는 게 꼭 기절하기 전의 느낌 같았다.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기절하자. 기절이라도 하면 이 끔찍한 지옥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감는데 화끈한 통증이 온몸을 덮쳤다.

“크윽!”

“계속 질질 싸네.”

“아, 아읏! 응, 하윽! 앙, 아, 그, 그만! 아하으!”

“선배.”

“흑, 흐어엉! 앙, 아……! 흐앙, 아! 흑!”

“선배, 나한테 사랑한다고 해 주세요.”

커다란 손바닥이 내 성기를 감쌌다. 아니, 감싼다는 표현보다 짓눌렀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내 성기를 손바닥으로 꾹 눌러 잡고, 엄지로는 요도를 슬슬 긁고 있었다. 나는 눈앞에 별이 튀는 듯한 착각에 비명을 지르며 도리질을 쳤다.

“시, 싫어어! 싫, 히익! 으아, 아으윽! 하, 하지 마! 싫어, 시, 으아, 앗! 아, 앙!”

“내가 싫고 좆같고 불쌍해도 나한테 정 좀 붙여 봐요.”

“흐어엉, 흐엉! 흐응, 읏! 흐악! 앙, 아! 그, 그만, 힉!”

“이제 선배가 죽을 때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을 텐데, 계속 나 싫어하면 선배가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나 좀 좋아해 줘요.”

정우진이 내 뒷목에 키스했다. 그리고 삽입한 채로 내 몸을 돌렸다. 돌려질 때 항문을 긁는 지독한 감각에 나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을 부릅떴다. 정우진은 엉망이 된 내 얼굴을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러더니 혀를 내밀고 내 입술을 핥았다.

내 허리를 붙잡은 정우진이 다시 거세게 내 항문을 쑤셨다. 내 성기는 여전히 정우진의 손에 잡혀 있는 상태였다. 성기가 떨어질 것 같았다. 정말 잘리거나 쪼개질 것같이 고통스럽고 아팠다. 머릿속을 지배하는 쾌감과 공포에 나는 정우진이 시키지도 않은 말을 혼자서 지껄여 댔다.

“우진아, 우진, 힉! 아, 사, 사랑해, 사랑, 흐어엉! 그만해, 흑, 그만, 으앙! 으어엉!”

“싸고 싶어요?”

“흐어어엉!”

밑이 빠질 것 같았다. 불에 달군 꼬챙이가 안을 후비고 꽁꽁 언 송곳이 내벽을 쑤시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도 성기가 안을 빠듯하게 채우면 묵직한 쾌감에 허리가 저절로 벌벌 떨렸다. 정우진은 커다란 손으로 내 눈가를 닦아 주며 말했다. 허리 짓은 여전히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좋아요? 안쪽 찔러 주는데 자꾸 질질 싸는 거 보니까 엄청 좋아 보이는 거 같은데.”

“흑, 힉……! 아, 아, 아!”

“이제 내가 쑤셔 주는 거 아니면 선배는 사정도 못 할 거예요. 나중엔 사정하지 않아도 느끼게 만들 거고.”

“흐아! 아, 조, 좋아, 조, 으응……! 힉! 우진, 아, 아앙, 아! 사, 사랑……!”

성기가 터질 것 같았다. 사정하고 싶어서 죽을 것 같은데 정우진이 놔주질 않았다. 나는 울고불고하면서 애원했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면 내 얼굴만 봐도 질질 싸게 될 거예요.”

“흐아악!”

더 이상 넣을 수 없는데도 정우진은 자꾸만 밀어붙였다. 이러다가 항문 안으로 불알까지 쑤셔 박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들 정도였다. 정우진은 내게 매달리듯 추삽질을 계속했다.

“진작 이럴걸.”

“흑, 흐아, 악! 아, 앙, 아, 나, 주, 죽을……!”

“진작 이럴 걸 그랬어요.”

“흐어어엉! 죽어, 나 주, 죽을 거 같, 히이익!”

“선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랬더라면 우린 지금보단 더 친해져 있었을 텐데.”

“큭, 흐아! 아, 아, 우, 우진아, 우진아, 사랑, 사랑해, 사랑, 히이이! 으아아앙!”

콱 하고 성기가 안쪽 끝까지 박혔다. 정우진이 사정하고 있었다. 벌써 네 번째 사정인데도 아직도 나올 게 있는 건지 뜨겁고 끈적한 것이 배 속을 그득하게 채웠다.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소리도 내지 못하고, 나는 그의 사정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퍽!

“흐아앗!”

사정이 끝나 갈 때쯤, 정우진이 다시 안쪽을 후벼 팠다. 항문에 힘이 들어가 그의 성기를 쥐어짜자 다시 정액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어쩌면 결혼했을 수도 있고.”

“흐이익……!”

“어쩌면 평범한 연인들처럼 사랑했을 수도 있고.”

“아흐윽!”

“사랑한다고 해 주세요.”

툭 하고 얼굴 위로 눈물이 떨어졌다. 나는 눈을 뜨지도 못하고 앵무새처럼 사랑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정우진이 내 성기에서 손을 떼는 순간, 나는 사정하지도 못한 채 기절해 버렸다. 아니, 사정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기절한 채로 사정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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