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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게 된 건 좋지만 내가 여자가 되어버렸다-536화 (536/542)

〈 536화 〉 이세계 첫 취미생활­1

* * *

미네르바가 약간의 의혹을 남긴 새벽이 지나고 해가 천천히 뜨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햇살의 감촉에 눈을 뜨다가 미네르바가 나체로 자기를 껴안고 새근거리자 얼굴을 붉히면서 미네르바의 볼에 입을 맞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비척거리면서 잠에서 깨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좀 더 자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레이시를 꽉 끌어안고 목덜미에 키스마크를 새기기 시작했다.

“으응, 간지러워요오오.”

“쪽, 쪽……. 다른 애들도 오늘 온다고 했다.”

“그래요?”

“응, 오늘 점심 때 온다고 했다.”

“걔들은 눈에 띄니까 단번에 찾을 수 있겠네요.”

미네르바의 말에 눈웃음을 짓다가 미네르바의 볼에 입을 맞추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입맞춤에 입술을 내밀며 애교를 부려봤지만,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막으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아직 양치 안 했잖아요. 입 냄새 나서 싫어요. 부끄러워요.”

“으응.”

레이시의 설명에 시무룩하게 있다가 이내 자기 목을 드러내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애교에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며 목에 자신의 자국을 새겨주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를 껴안고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멍이 생기는 느낌에 헤실 웃으면서 옷을 차려입었다.

그러자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다음 양치만 한 다음 축사를 다시 한번 더 점검한 다음에 저택에 들어왔고, 에일렌과 만난 레이시는 에일렌을 안아주면서 잘 잤냐고 물어봤다.

“꺅!? 마, 마망!?”

“에헤헤, 왜 그렇게 놀라요?”

에일렌의 뺨에 입을 맞추면서 웃는 레이시.

조금 많이 크기는 했지만, 레이시의 시선에는 아직 자기에게 안겨서 쫄래쫄래 다닐 때와 크게 다를 게 없었기에 한 행동.

하지만 에일렌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가슴을 떨어트리게 만드는 행동이었다.

“그, 그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마망은 일하고 왔어요?”

“네, 오늘 하양이랑 애들 온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축사를 청소하고 왔어요. 후후, 나비도 하양이도 전부 크니까 한 눈에 보이겠죠?”

“으응, 그러네요.”

레이시의 미소에 어색하게 웃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에일렌.

레이시는 에일렌의 어색한 미소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신경 쓰이는 게 있냐고 물어보면서 가볍게 입을 맞췄고, 에일렌은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더라도 아무것도 아니어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한 에일렌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고, 레이시는 에일렌의 주장에 눈을 깜빡이다가 혹시 사춘기인가 싶어 충격을 받은 얼굴을 했다.

못 본지 얼마나 됐다고 사춘기일까…….

하긴 생긴 것만 보면 사춘기가 와도 이상하지 않긴 하지.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벌써 사춘기라니…….

레이시는 한참을 충격을 받은 얼굴로 있다가 이내 어색하게 웃으면서 에일렌의 이마에 입을 맞추면서 고민이 있으면 자기에게 털어놔달라고 부탁했다.

“아, 알았어요.”

……말할 수 있을까?

레이시의 말에 에일렌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얼굴이 사색이 된 채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다른 건 다 몰라도…….

그러니까 술이나 담배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면 몰라도 자기를 반찬 삼았다는 걸 알면 레이시는…….

어, 상상하기도 싫다.

에일렌은 아무리 상상해도 떠오르지 않는 레이시의 반응에 그렇게 생각하며 어색하게 웃었고, 레이시는 그런 에일렌을 보면서 사춘기인데도 저렇게 착하게 웃어준다며 배시시 웃다가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언제나처럼 요리하고 있는 미스트가 보였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미스트가 손을 씻자 뒤에서 끌어안으면서 뭐하냐고 물어봤다.

“오늘 아침은 조금 가볍게 해먹으려고 병아리콩 수프랑 샐러드에요.”

“에헤헤, 맛있겠다.”

“레이시는 오늘 뭐 할 거예요?”

“으음, 슈레이 형님……? 호칭이 이게 맞나? 하여튼 슈레이 공주님에게 가서 뜨개질을 배워볼까봐요.”

“아하. 그런데 지금은 봄인데요?”

“우웅~, 지금 배워서 가을이나 겨울 쯤엔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서요.”

“후후, 그러네요. 슈레이 공주님에게 미리 편지를 보내둘게요. 레이시, 그것보다 미르와 레아를 깨워줄래요? 미르랑 레아는 잠이 좀 많아서 안 깨우면 10시까지 자거든요.”

“그래요?”

“네.”

키득 웃으면서 자기랑 다르게 편하게 살 수 있게 하느라 잠을 많이 자게 내버려둔다고 말하는 미스트.

미스트는 거기에다가 자매들끼리 같이 지낼 수 있게 같은 방에 재우다 보니 잠을 더 많이 자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쓰게 웃었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웃음에 애들은 많이 자야 좋은 거라면서 미스트의 볼에 입을 맞추고 엄마로서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미르, 레아~, 자요?”

“으응, 자. 맘망.”

“푸훗. 레아, 그럼 방금 이 말은 누가 했을까요?”

“레아가 말 안 했어.”

“아뇨, 레아가 말했잖아요?”

레아를 간질이면서 볼에 입을 맞추자 샐쭉한 표정으로 일어나는 레아.

레이시는 레아의 뾰로통한 얼굴에 왜 그렇게 울상이냐며 레아의 볼에 입을 맞췄고, 레아는 레이시의 말에 입술을 내밀면서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냄새로 알아차렸대서 이번엔 냄새를 숨겼는데도 맞췄어!”

“맞아!”

“어떻게 알아차린 거야?”

“그야, 미르랑 레아랑 목소리가 미묘하게 다르니까요?”

“아닌데? 엘라 엄마는 눈치 못 챘는데?”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르와 레아.

본인 조차도 헷갈리는 목소리를 대체 어떻게 알아차리는 걸까?

두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생각하다가 이내 미스트가 자기들을 구별할 방법은 차고 넘친다고 말했던 걸 떠올리고 레이시도 미스트 수준의 능력을 지닌 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 대단한 미스트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일 리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의외로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미르와 레아는 레이시에게 매달려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거짓말 한 건 맞으니까 안아줘.”

“맞아! 우리 안아서 내려줘!”

“네에, 그럴게요. 오늘 아침은 샐러드와 병아리콩 수프래요.”

“에에, 미르는 고기가 좋은데.”

“레아도 고기가 좋은데.”

“으응, 점심에는 고기 먹어요.”

“네에~.”

“약속이야?”

“미스트에게 말해볼게요.”

레이시의 말에 꺄르륵 웃으면서 먹고 싶은 것들을 말하는 미르와 레아.

레이시는 두 아이가 열심히 조르자 웃음을 터트리면서 고개를 끄덕거렸고, 미르와 레아는 레이시의 대답에 레이시를 꽉 끌어안다가 주방에 도착하자 미스트에게 달려가 미스트의 앞치마를 잡고 점심에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럼 샌드위치라도 해드릴까요?”

“햄 넣어서어?”

“네, 햄 많이 넣어서요.”

“와앙!”

“햄이당!”

“그러려면 아침 잘 먹어야겠죠? 레이시? 좀 지켜봐주실래요?”

“네, 그럴게요. 미르, 레아. 같이 먹어요.”

미스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르와 레아가 밥을 먹는 걸 보면서 같이 먹는 레이시.

미르와 레아는 레이시가 밥을 먹는 걸 바라보다가 이내 야채를 돌돌 뭉쳐 입에 넣고 대충 씹어 삼켰고, 레이시는 자기가 어렸을 때 행동을 그대로 하는 미르와 레아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그러면 나중에 체할지도 모른다면서 꼭꼭 씹어먹자고 말했다.

“그치만 맛 없어.”

“맞아, 맛 없어.”

“그래도요, 두 사람이 아프면 싫은 걸요?”

“으으응.”

“으으으응.”

레이시의 말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드레싱을 왕창 부어서 먹는 두 사람.

레이시는 그런 미르와 레아의 행동에 미스트를 힐끗 쳐다봤지만, 미스트가 아무런 말도 안 하자 그냥 자기도 같이 드레싱을 더 부었다.

그러자 꺄르륵 웃는 미르와 레아.

레이시는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웃음에 자기도 모르게 배시시 웃다가 이러면 똑같으니까 같이 꼭꼭 씹어먹자고 말했고, 미르와 레아는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밥을 다 먹은 레이시는 미르와 레아가 밥을 먹는 걸 가만히 바라보다가 두 사람이 밥을 다 먹자 두 사람을 데리고 이를 닦았고, 미르와 레아는 양치와 세수가 끝나자 곧바로 정원 저택에서 공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꺄르륵 웃고 떠들면서 공을 탕탕 차는 미르와 레아.

물론 전생의 아이들처럼 귀엽게 공을 차는 게 아니라 벽을 짚고 2m 공중으로 날아서 오버헤드슛을 때린다거나 그 공을 스콜피온 킥으로 응수한다거나 하는 애니에서나 나올 법한 공노리였지만……, 애들이 즐거우니까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레이시는 그렇게 생각함며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배달부가 오자 슈레이에게서 답장이 온 건가 싶어 먼저 나가 배달부를 반겨주었다.

그러자 배달부는 고개를 숙이면서 슈레이의 편지라고 말해주었고, 레이시는 배달부의 편지를 읽고는 수고했다며 고개를 꾸벅 숙인 다음 엘라와 미스트에게 편지가 왔다고 말해주었다.

“네 시에 오면 된대요.”

“그래?”

“네.”

“올 거면지들이 와야지.”

“엘라, 엘라의 언니니까 말을 좀 곱게 해요.”

“아니, 그러고는 싶긴 한데 레이시가 없을 때 한 것들을 생각해보면 좀 빡쳐서.”

“네? 어떻게 했는데요?”

“……음, 이 이야기는 지금 하고 싶지 않아. 미안.”

“에…….”

꽤 험한 짓을 했나?

슈레이는 그럴 거 같지 않은데 돌로로스 형부가……?

그런 생각을 하던 레이시는 이내 엘라가 팔을 벌리고 가만히 있자 쪼르르 달려가서 엘라에게 안겼고, 엘라는 레이시를 끌어안으면서 슈레이에게 갈 생각이냐고 물어봤다.

“엘라가 싫으면 안 갈게요.”

“……아니, 아니야. 괜찮아. 싫어하는 것도 네가 죽었다고 인정하라고 말해서 싫어하는 거고, 네가 살아돌아왔으니까 다 괜찮아.”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꼬옥 끌어안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포옹에 눈을 감으면서 엘라를 꽉 끌어안다가 엘라도 같이 슈레이에게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레이시가 원하면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우응, 그렇게 말하면 제가 쉽게 가달라고 말할 수가 없잖아요.”

“쿡쿡! 그래서, 같이 갈까?”

“네, 같이 가요.”

“미스트, 내 일정 취소해줘. 어차피 급한 일은 없지?”

“네, 그러네요.”

엘라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레이시를 바라보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시선에 어색하게 웃다가 입으로 벙긋거리면서 다음에 같이 데이트하자고 말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쓰게 웃다가 잘 다녀오라며 레이시의 입에 입을 맞췄다.

“에일렌도 같이 가면 좋으려나.”

“에일렌은 지루해할 테니 미르와 레아랑 같이 노는 게 더 재미있을 거예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훈련하는 것도 있고요.”

“훈련이요?”

“네, 요즘에는 저에게 격투를 배우고 있답니다. 공주님께서 자기는 근접전에 약하다고 말하니까 근접전을 어떻게든 메우고 싶은 거 같더라고요.”

“쓸데없는 노력이야. 마법사라면 가까이 오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게 최선이거든.”

“엘라는 힘으로 그냥 무너트리지 않아요?”

“응, 그래도 다 되니까.”

근접전이 약하니까 근접전을 보완한다는 건 자신의 실력으로 약점을 커버할 수 없다는 것.

엘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에일렌이 좀 더 마법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에일렌의 선택을 방해할 생각은 없는지 어깨를 으쓱이면서 슈레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빠가 은퇴하려고 눈치를 봐서인지 요즘 따라 기 싸움이 심해졌는지 귀족 영입 싸움이 심해졌거든. 뭐, 심해졌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온건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암살이나 그런 건 1도 없지만.”

“토론 같은 거로 하나요?”

“응, 그리고 실적 경쟁.”

“되게 온건하네요.”

“그렇지? 그래도 다들 날이 서 있으니까 긴장하고 있어. 다들 널 영입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테니까.”

엘라의 말에 어색하게 웃는 레이시.

레이시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뜨개질만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면 그냥 도망치자면서 엘라에게 기댔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입을 맞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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