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7화 〉 술 게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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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을 얻고 내려온 엘라는 레이시가 머물고 있는 여관에 가서 오늘은 곰고기로 파티를 해보자며 배시시 웃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눈을 빛내면서 기대했다.
“곰 고기는 어떤 맛일까요?”
“꽤나 도전적이네? 귀족 영애들 중에서는 곰고기 같은 야만스러운 걸 어떻게 먹냐고 화내는 사람도 있는데.”
“네? 에……. 그치만 맛있을 거 같은 걸요?”
“그래?”
“네.”
역시 자기 아내라면서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추며 애정을 표현하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행동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뭔가 맛있지 않겠냐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엘라는 다음에 먹어보고 싶은 고기가 또 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레이시는 잠시 고민하다가 태국에서 판다는 악어 고기 같은 것도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생에서는 사육하지 않은 자연산 같은 경우엔 병원균이나 기생충 같은 거 때문에 낯선 고기를 꺼려하긴 했지만 여기는 이세계.
정화마법 한 번이면 기생충도 떨어져 나가고 병원균도 사라지는 세상이니 거리낄 게 없었고, 그렇기에 레이시는 눈을 빛내면서 먹어보고 싶었던 고기를 전부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듣던 엘라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레이시가 이렇게 식탐이 많을 줄은 몰랐다면서 레이시의 이마를 쓰다듬어주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손짓에 얼굴을 붉히면서 식탐이 많은 건 아니라며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흥미는 있지?”
“그, 그건……, 네에…….”
“토끼는 저번에 많이 먹어봤고, 희귀동물이 뭐가 있을까?”
“뱀?”
“뱀은 좀 맛없지.”
“공주님이라면 맛있게 드실 거 같은 걸요?”
요염한 미스트의 웃음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아샤를 바라보면서 아샤는 뭔가 재미있는 먹거리가 있냐고 물어봤다.
그 말에 아샤는 잠시 고민하다가 쥐가 은근히 맛있다고 말해주었다.
“쥐요?”
“응. 쥐. 왕비님의 일정에 따르다가 왕비님을 먼저 보내고 고립되었을 때 자이언트 랫을 먹어본 적 있는데 은근히 맛있었어요.”
“어쩌다가 고립됐어요?”
“산사태 때문에. 나는 뚫고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그때의 마리아는 종기사 수준의 쌩 신인이었으니까 혼자서 생존할 수 있을 리도 없었고. 그래서 마리아랑 신입 몇 명이랑 돌아서 수도로 돌아갔었어.”
“아하……, 마리아 씨가 왜 그렇게 따르는가 했더니 아샤가 목숨을 구해줘서였군요.”
“그런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고. 하여튼 희귀한 고기를 먹어보고 싶다면 쥐고기를 먹어봐, 은근히 맛있어.”
“그렇구나.”
아샤의 말에 의외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다른 동물들이야 직접 본 적이 없어서 그래도 그냥 고기라면 먹을 수 있겠지만 쥐는…….
쥐는 아무래도 도심에서 으슥한 곳에 가거나 밤에 쓰레기를 쌓아놓은 곳에 가면 그래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동물.
거기에다가 아무래도 쥐는 불결함의 상징이라 그런지 레이시는 쥐 고기는 좀 그렇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고, 아샤는 레이시의 반응에 멋쩍게 머리를 긁다가 꺼려지면 안 먹어도 된다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다른 고기 중에서는……, 음, 그러네. 말 고기도 은근히 맛있지.”
“아, 응, 들어봤어요. 먹어보지는 못 했지만, 육질이 좋다고요.”
“소나 돼지랑은 다르게 엄청 근육질이니까 얇게 잘라 먹는 게 좋아. 아니면 레어나 미디움 정도로만 굽거나. 안 그러면 씹기 어려워지더라.”
“응? 너는 먹을 수 있지 않아?”
“있지. 근데 넌 인간이잖아. 에일렌도 치아 구조는 인간이고.”
야차와 하피, 그리고 늑대 수인은 전부 이빨이 육싱성으로 엘라와 에일렌이 아니라면 말고기를 구워먹든 뭘 하든 별 상관이 없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아샤는 엘라를 빤히 쳐다보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듯 엘라를 바라봤고, 엘라는 자기는 미스트의 조리법을 믿겠다면서 어깨를 으쓱인 다음 무슨 고기부터 먹고 싶냐고 물어봤다.
“어음, 굳이 하나만 먹는다면 지금 먹는 곰고기요.”
레이시의 말에 싱긋 웃더니 셰프에게 음식을 들고 오라고 말하는 엘라.
밖에서 대기하던 사용인들은 엘라의 명령이 떨어지자 음식을 들고 들어오더니 식탁에 하나씩 깔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차례대로 쌓이는 음식을 보고 눈을 빛내며 에일렌의 접시에 있는 요리를 한 입 크기로 잘라주었다.
그리고 에일렌이 고기를 입에 넣자 기다렸다는 듯 자기 눈앞에 있는 음식을 입에 넣었고, 이내 달콤한 소스의 맛에 부르르 떨면서 배시시 웃었다.
“맛있어?”
“네, 뭔가, 그, 고추랑은 다르게 화아아~ 하게 맵고 달고……. 맛있어요!”
“풉, 그래? 그럼 다행이네. 음, 맛있어. 미스트랑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 맛있어.”
“네, 그러네요. 왕궁 셰프랑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예요.”
“바리치온은 좋은 요리사를 가졌네. 레시피 복사할 수 있어?”
“물론이죠.”
엘라의 말에 곰 고기를 먹으면서 이미 분석은 끝냈다고 말하는 미스트.
엘라는 미스트의 말에 눈웃음을 짓다가 웅담은 언제 나오는지 확인하기 시작했고, 사용인은 그런 엘라의 반응에 조심스럽게 종이를 내밀었다.
아이들에게 웅담은 안 좋을 수 있으니 저녁 술상과 함께 나올 거라고 적힌 종이.
엘라는 그 종이의 내용에 눈을 깜빡이다가 입맛을 다시다가 잘 부탁한다고 말한 다음 에일렌과 밥을 먹었고 이내 에일렌이 잠들자 미스트에게 부탁해서 도수가 적당히 낮고 단맛의 술을 부탁하면서 술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이제부터가 메인디쉬야.”
“에? 에일렌 자는데요?”
“응, 그러니까.”
눈웃음을 지으면서 오랜만에 미스트도 왔고 일도 하나 해결한 셈이니 한 끼 정도는 즐겨도 된다고 말하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에일렌을 바라봤고, 엘라는 에일렌을 신경 쓰는 레이시의 모습에 피식 웃으면서 어차피 술상이라 에일렌은 먹을 수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아하, 그런 거예요?”
“응.”
“그럼 술은 적당히 마셔요?”
“레이시도 마셔.”
“네? 그렇지만 애들은…….”
“마셔.”
싱긋 웃으면서 애들은 괜찮다고 말하는 엘라.
미네르바는 엘라의 말에 자기는 술은 싫다고 말하면서 방으로 들어갔고, 아샤는 미네르바가 들어간 걸 보고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미네르바 혼자 애를 돌보기엔 조금 힘에 부칠 테니 자기도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 모습에 레이시는 자기가 모르는 사이 자기 아내들 사이에서 모종의 거래가 오갔다는 걸 깨닫고는 얼굴을 붉혔고, 엘라는 레이시의 얼굴이 붉어지자 밤새 술을 마셔보자면서 레이시의 가슴을 가볍게 쥐었다.
“아응~.”
흥분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는 교성.
분위기를 가볍게 잡는 것만으로도 이런 목소리가 나오자 엘라는 레이시의 입술을 짧게 훔치면서 흥분되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이러려고 방을 나눠 잡은 거냐며 투덜거리다가 엘라에게 기대어 술을 따라주었다.
“내가 따라도 되는데.”
“그치만 엘라는 이러는 쪽이 좀 더 흥분되잖아요? 늘 이렇게 술 시중을 받았을 거면서.”
“……그렇게 말한다는 건 각오가 되어 있다는 거지?”
엘라는 레이시의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어 벗겼고, 레이시는 엘라의 행동에 눈을 크게 뜨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다시금 엘라에게 안겼다.
그리고는 묘하게 거칠어진 숨소리로 엘라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고, 엘라는 레이시의 홍조를 감상하면서 술을 홀짝였다.
“후우우우……. 맛있네.”
“응읏……!”
옷 안에 손을 넣은 채 마음껏 레이시의 가슴을 주물거리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손길에 흠칫흠칫 떨다가 엘라의 잔이 비자 몸이 상하니 천천히 마시라면서 볼에 입을 맞추면서 다시 잔을 채워주고 미스트를 바라보며 미스트의 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미스트도 수고하셨어요.”
“흐응.”
“한 달 동안 힘냈으니까 오늘 정도는 술을 마셔도 괜찮을 거예요.”
레이시의 말에 눈웃음을 지으면서 잔을 받아들더니 이내 레이시의 옆에 앉아 허리춤을 쓰다듬으며 술을 홀짝이기 시작했다.
“웅담으로 꼬치를 만들다니 신기하네요.”
“와인으로 절였대잖아. 양념 없이 구운 거 아냐?”
“그건 그렇지만요.”
“두, 두 부우운, 요리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건 좋지만, 제 몸…….”
“으응? 뭐라고?”
“히, 히이이이……. 아무것도 아, 아니에요.”
레이시의 반응에 키득키득 웃다가 술을 마시는 엘라와 미스트.
얼마 지나지 않자 두 사람은 이야기에 집중하며 레이시의 몸을 대충 만지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두 사람이 의식하고 애무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서 술을 홀짝였다.
먹어도 취하는 느낌이 거의 안 들 정도로 약한 술.
럼 같이 독한 술이었다면 거의 못 마셨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술을 홀짝이고 있자 미스트는 레이시의 엉덩이로 손을 옮겨 콱 쥐었고, 레이시는 바지 위로 느껴지는 촉감에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미스트를 바라봤다.
“흐응? 왜요?”
“아, 아뇨오오…….”
“푸훗, 레이시도 한 잔 해요.”
“네? 에?”
한 잔 하라는 말과 다르게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행동에 놀라 눈을 꿈뻑거리다가 잔에 따른 술을 마시는 미스트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행동이 귀여운지 눈웃음을 치다가 레이시의 어깨를 가볍게 끌어당기면서 입을 맞췄다.
“후읍!”
그리고 꿀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넘어가는 술.
레이시는 미스트의 혀가 자신의 입을 두들기면서 강제로 술을 넘기자 잔뜩 당황하면서 미스트의 팔을 잡다가 이내 천천히 눈을 감으면서 혀를 섞기 시작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반응에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점점 더 진하게 혀를 섞기 시작했다.
“하웁, 우음, 음…….”
“우음. 음흐으…….”
서로의 목울대가 움직이며 술은 레이시의 입안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확 오르는 취기에 얼굴을 붉히면서 미스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엘라는 자기를 무시하지 말라는 듯 레이시의 가슴을 부드럽게 매만지면서 애무하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가슴을 매만지는 엘라의 손길에 허리를 흠칫거리다가 천천히 손을 뒤로 뻗어 엘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으으응~. 파후우…….”
“이제는 나랑.”
“잠시, 우웁……, 움, 우으읍~.”
쉬는 시간 없이 곧바로 다음 잔을 받아먹는 레이시.
레이시는 자꾸만 들어오는 술에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혀를 받아들였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입을 뗐다.
“파하으으……, 좀 천천히 좀 마셔요오오. 우으.”
“벌써 취기가 올라오나보네?”
“으응, 두 잔이나 그렇게 먹였는데 어떻게 안 취해요?”
얼굴을 붉히면서 다 엘라와 미스트 탓이라며 투덜거리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레이시의 입에 안주를 집어넣었고, 레이시는 애들이 있는 다른 방을 힐끗 보더니 이대로 옷을 입고 계속 마실 거냐고 물어봤다.
“으응? 벗고 마실까요?”
“……어, 어차피 다 벗길 거면서.”
“야해졌네요, 레이시.”
“으으으응!”
미스트의 말에 화를 내듯 입술을 샐쭉하게 내미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레이시의 셔츠를 벗겨주었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손길에 얼굴을 붉히다가 맨살이 드러나자 잔을 집고 들이켰다.
누구의 잔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잔이고 둘 다 자기 아내이니 괜찮을 거라고 마신 레이시.
그러자 간신히 넘치지 않던 잔이 확 넘치듯 레이시는 취기에 몸을 맡기고서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레이시의 가슴을 입에 물고 가볍게 깨물면서 아랫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바지 벗기게 엉덩이 들어.”
“으응, 변태.”
“아, 그럼 그냥 벗기긴 그러니까 술 게임 하면서 할까?”
“이미 위에는 속옷까지 벗긴 주제에…….”
“그럼 나도 속옷 벗고 시작할게.”
키득 웃으면서 브래지어를 대충 던지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속옷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미스트를 바라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에게 이런 건 공평한 게 역시 좋냐며 자기도 속옷을 벗었다.
“그럼 해볼까? 술게임? 우선 왕게임부터.”
“공주가 해도 되는 게임이에요……?”
“공주니까 해도 괜찮지 않아? 자자, 뽑기 뽑아!”
키득키득 웃으면서 똑같은 크기의 막대 하나에만 x를 칠한 다음 내미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쉬다가 이내 기대가 섞인 눈으로 막대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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