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5화 〉 떠나기 전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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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샤가 설거지를 시작할 때, 레이시는 둘이서 쓰기에는 너무 커다란 욕조에 몸을 맡긴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아마, 아직까지는 좋게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았었으니까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죽인 적이 있고, 사람에게서 죽어본 적이 있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레이시의 기대와는 다르게 전쟁은 눈앞으로 바짝 다가왔고, 그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전쟁의 발발에 크게 관여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에 레이시는 손끝을 떨면서 겁을 먹기 시작했고, 엘라는 레이시가 욕조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긴장한 걸 보고는 천천히 레이시에게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레이시를 껴안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레이시의 어깨를 쓰다듬다가 가볍게 레이시를 품 안으로 끌어당기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맨살이 자신의 피부에 맞닿자 천천히 엘라의 품에 파고들면서 어리광을 부렸고, 엘라는 레이시의 애교에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다 괜찮다고 속삭여주었다.
“우리가 위험한 일은 없어. 그러니까 안심해.”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
“응. 이런 일은 그냥 에일렌을 생각하면서 잊어버려.”
다소 무식하고,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말.
엘라는 이런 말밖에 못 하는 자신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자기도 이 방법 외에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기에 그저 강하게 레이시를 안아주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포옹에 조심스럽게 엘라를 끌어안고서 숨을 깊게 내쉬었다.
전생하기 전, 한국에 있을 땐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뉴스에서 연일 떠들어대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야, 전쟁이 일어나든 말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으니까.
거기에다가 자기와 관련된 사람이 가는 일도 아니니까.
하지만 이번 일은 다르다.
자기와 관련된 사람이 전쟁과 관련되어 일을 하러 나간다.
그리고 어떻게 되든 지금 전쟁과 크게 연관되어서 누군가가 자기를 비난한다고 해도 뭐라고 변명도 못 한다.
“……무서워요.”
“응, 이해해. 나도 무서워.”
“정말요? 엘라는 안 무서워할 거 같았는데.”
“나도 사람이야. 당연히 무서운 것 정도는 있지. 할 수 있다와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다른 이야기인 거 알잖아.”
배시시 웃으면서 레이시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손길에 눈가를 파르르 떨다가 조심스럽게 엘라를 올려다보았고, 엘라는 레이시의 시선에 싱긋 웃더니 이마에 입을 맞추며 레이시를 달래주었다.
“으응…….”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게 아니잖아. 기껏해야 우리는 전쟁에 참관인으로서 구경하는 것뿐이야.”
“그래도 싫어요…….”
“그래?”
“네. 떨어져야 하잖아요.”
엘라의 목덜미에 입술을 맞추면서 뺨을 부비적거리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애교에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천천히 레이시의 고개를 들게 한 다음 가볍게 입술을 겹쳤다.
부엌에서 했었던 것보다는 조금 진한 입맞춤.
혀끝으로 레이시의 입술을 가볍게 핥던 엘라는 레이시가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자 피식 웃으면서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욕조에서 우리끼리 조금 하다 갈까?”
“응읏…….”
엘라의 제안에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했지만, 그래도 거절하지는 않고 그대로 엘라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뺨을 비비기 시작했다.
“자기야…….”
“힛……!?”
“푸훗, 레이시는 이런 말 정말 좋아하네.”
엘라의 웃음에 다급하게 귀를 가린 레이시는 엘라가 자기 볼을 꼬집자 엘라의 가슴을 때리면서 울먹거렸고, 엘라는 레이시의 애교 섞인 투정에 계속해서 웃음을 터트리면서 레이시의 뺨을 조심스럽게 잡고 천천히 시선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이시의 눈에는 물기가 생기기 시작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눈가를 가볍게 훔쳐주더니 다시금 레이시를 ‘자기야’라고 부르면서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목소리를 아래로 깔고 속삭이듯이 말하는 엘라.
엘라의 목소리는 욕실의 구조 때문에 울리며 레이시의 귓가를 간지럽혔고, 레이시는 평소에 듣지 못하는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는 엘라의 행동에 부르르 떨다가 천천히 거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점점 크게 뛰는 심장.
레이시는 자신의 심장소리에 집중하다가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엘라를 꽉 끌어안았고, 엘라는 레이시가 고개를 파묻고 고개를 들어주지 않자 조금은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레이시를 놀렸다.
“자기야, 나는 사랑한다고 이렇게 말해주는데 자기는 안 해주는 거야?”
“자. 잠시만요……, 정말, 그거 정말 부끄러우니까 하지 말아줘요……. 네?”
얼굴을 붉힌 채 어쩔 줄을 몰라하는 레이시.
엘라는 풋풋한 레이시의 반응에 속으로 웃음을 터트리면서 왜 그러냐면서 레이시를 재촉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다가 크게 심호흡을 한 다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 여보야…….”
“응, 자기야.”
“아으……, 아으으으으…….”
“자기야, 왜 그래?”
“하, 하지 말라구요오오오.”
엘라의 호칭에 얼굴을 붉히며 앙탈을 부리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앙탈에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킥킥 웃다가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려 레이시의 몸을 천천히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닿을 듯 말 듯 페더 터치로 레이시의 몸을 쓰다듬는 엘라.
평소에도 자주 했지만, 물 안이라서 그런 건지 평소와는 다르게 무겁게 닿는 손길.
레이시는 그런 손길이 자신의 등허리를 간질이자 허리를 들썩이다가 뜨거운 숨을 내쉬면서 엘라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었고, 이내 같이 엘라를 애무해주기 시작했다.
엘라의 목덜미를 혀끝으로 가볍게 간질이다가 엘라의 옆에서 천천히 엘라의 위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그러자 엘라는 레이시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면서 레이시와 눈을 마주쳤고, 레이시는 엘라의 행동에 얼굴을 붉히다가도 천천히 엘라와 시선을 마주치기 시작했다.
살짝 짓궂은 느낌이 드는 엘라의 눈빛.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시선에 얼굴을 붉혔지만, 레이시와 다르게 그저 웃던 엘라는 천천히 레이시의 입술에 버드 키스를 하면서 레이시의 긴장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응, 쫍, 쪽…….”
침과 입술이 머금은 물기가 내는 소리.
레이시는 그 소리에 부끄러워하다가 엘라가 손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가볍게 쥐자 부르르 떨다가 천천히 엘라의 눈을 바라봤다.
그리고 엘라의 눈을 바라본 레이시는 조금 있으면 한동안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먼저 엘라의 입에 자신의 혀를 집어넣으며 진하게 키스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혀로 엘라의 혀를 꾹 누르다가 엘라가 혀를 움직이자 그 움직임에 맞춰서 혀를 베베 꼬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적극적인 모습에 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눈을 게슴츠레하게 감은 다음 레이시와의 키스에 집중하면서 레이시의 몸을 애무해주었다.
처음 애무하는 곳은 레이시의 허벅지.
엘라는 레이시의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쓰다듬듯이 꾹꾹 눌러대다가 천천히 숨이 막혀오자 다시금 손을 올려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한 손으로는 어깨 사이를 꽉 누르면서 숨이 막히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러자 레이시는 천천히 입을 떼면서 엘라와 자신의 혀 사이에 길게 이어진 실을 보고는 얼굴을 붉히다가 목욕물에 떨어지는 게 아쉽다는 듯 엘라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훑듯이 입을 맞추면서 침을 삼켰다.
“푸훗…….”
그 모습을 보고 작게 웃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웃음에 얼굴을 붉히다가 가볍게 어깨를 두들겼고, 엘라는 레이시의 투정에 알았다면서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었다.
“오늘따라 자기가 예뻐서 그래.”
“……우으으으.”
“후후, 귀여워.”
엘라의 웃음에 얼굴을 붉히다가 결국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볼을 잡아당기는 레이시.
레이시는 제발 그 자기야라는 소리 좀 계속 속삭이지 마라며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울먹거림에 피식 웃으면서 레이시의 엉덩이골을 타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힛!? 자, 잠깐만요…….”
“왜?”
“거기는 아직 준, 준비 안 했잖아요.”
“응, 그러니까 입구만 괴롭혀줄게.”
“히이이이이…….”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엘라를 꽉 끌어안는 레이시.
엘라는 부끄러워하는 레이시의 반응에 하지 말고 다른 부위를 애무해줄지 물어봤지만, 레이시는 엘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저었다.
그러자 엘라는 레이시의 뺨에 입을 맞추면서 작게 웃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입맞춤에 이쪽을 보지 마라면서 얼굴을 더욱 깊게 파묻기 시작했다.
얼굴을 얼마나 들키고 싶지 않은 건지 레이시는 이제는 고개를 돌려 뽀뽀를 해주기도 힘들 정도로 몸을 파묻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앙탈에 못 말린다는 듯 웃다가 천천히 피부를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히끅…….”
엉덩이골을 타고 들어가 애널에 닿는 손가락.
엘라는 중지에 힘을 빼고 엉덩이나 허리와는 다른, 밖으로 노출되지 않은 피부 특유의 이상한 감촉을 느끼며 천천히 손가락을 비비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손가락이 애널을 덮었다가 엉덩이골을 타고 스윽하고 올라올 때마다 새된 소리를 내면서 허리를 움찔움찔 떨었다.
“자기야, 기분 좋아?”
“그, 흐으응! 그러니까하아아~ 에, 엘라히잇!?”
“자기야, 나도 다르게 말해주는데 자기야도 다르게 말해줘야지?”
“응, 응흐으……. 여, 여보야…….”
보지 않아도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졌다는 걸 알 수 있는 레이시의 목소리.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목소리에 결국 웃음을 터트리다가 레이시와 살짝 떨어져 레이시의 목덜미를 이빨로 간질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레이시가 몸을 쭉 펴면서 경련하자 엘라는 레이시의 목덜미에 키스마크를 새기는 동시에 손가락을 빠르게 비비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손가락이 빨라지자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엘라의 손길을 피하려고 애쓰기 시작했다.
“쓰읍, 자기야, 피하면 안 돼지.”
“에, 엘라하아아…….”
“그렇게 애원하면 더 안 멈춰줄 거야?”
“히이잇!? 여, 여보야아아~ 머, 멈……. 히으으…….”
얼굴을 잔뜩 붉히고 엘라가 원하는 호칭으로 엘라를 불러주는 레이시.
하지만 이미 늦은 듯 레이시는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걸 느끼면서 엘라에게 몸을 맡긴 채 스르르 쓰러졌고, 엘라는 레이시가 품에 안기자 손가락을 멈춘 채 레이시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면서 이제 위로 올라갈지 물어봤다.
“아으으…….”
“왜? 조금 부족해? 좀 더 할까?”
“우, 우웃…….”
엘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대답에 작게 웃다가 그럼 슬라임이나 이런저런 장난감을 들고 올지 물어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욕실에서 조금만 더 같이 있자며 속삭였다.
“그럼 장난감 들고 올 테니까 레이시는 저거 좀 준비해줄래? 저기 장식 잡고 마력을 불어넣으면 알아서 펴질 거야.”
엘라가 가리킨 건 투명한 고무 튜브.
어느 용도로 쓸지 뻔히 보이는 튜브를 본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면서 엘라를 바라보다가 엘라가 이마에 입을 맞춰주자 천천히 엘라에게서 떨어진 다음 욕조에서 빠져나왔다.
“그럼 금방 올게.”
“그……, 네에에…….”
“튜브 완성하면 감기 안 걸리게 욕조에서 기다려줘. 알겠지?”
“으응, 알았어요. ……여보야.”
레이시의 대답에 만족스럽다는 듯 웃다가 다시 한번 입을 맞추고 밖으로 나가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가 나가자 숨을 깊게 내쉬면서 화끈거리는 얼굴을 손바닥으로 식히다가 이내 몸에 남은 손길의 감촉에 허벅지를 비비면서 천천히 튜브에다 마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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