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8화 〉 배 위에서의 휴가5
* * *
“아극……, 윽……, 흐윽…….”
선베드에 엎드려서 숨을 토해내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옆에서 레이시의 등을 토닥이면서 많이 힘드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아무리 끌려도 그렇지 세 시간이나 이렇게 괴롭히는 게 어디에 있냐며 작게 투정을 부렸다.
특히 마지막 한 시간은 뭔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괴롭혀졌었기에 레이시는 엘라의 가슴을 가볍게 투닥이면서 볼을 한껏 빵빵하게 만들었고, 엘라는 레이시의 투정 섞인 주먹질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래서 싫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레이시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앓는 소리를 냈고,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히죽 웃으면서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무 생각도 안 해도 된다는 듯 그렇게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레이시는 그 눈을 크게 깜빡거리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엘라를 끌어안았고, 엘라는 레이시의 포옹을 즐기다가 이내 레이시에게 같이 욕실에 들어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몸, 조금 찝찝하지 않아?”
“으, 으으응…….”
“씻겨줄게. 가자.”
레이시를 안아주면서 귓속말을 속삭이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눈을 깜빡이다가 서로의 살결이 맞닿자 엘라의 말대로 꽤 찝찝하다는 걸 느끼며 고개를 끄덕거렸고, 엘라는 레이시가 고개를 끄덕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엘라는 레이시를 데리고 배에 있는 커다란 욕조로 데리고 갔고, 레이시는 그 커다란 욕실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욕조에 눈을 깜빡였다.
큰 욕조가 싫은 건 아니다.
마법이 있으니까 난방비가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전생에서 한 번도 겪지 못한 엄청 큰 목욕탕에 대한 로망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큰 욕조라면 좀처럼 붙어있을 수 없었기에 그것만은 조금 싫었던 레이시는 쭈뼛거리면서 엘라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고, 레이시가 자기 눈치를 보는 걸 확인한 엘라는 레이시의 옆에 가서 레이시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몸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에헤헤헤…….”
엘라의 손길에 실없는 소리를 내면서 엘라에게 안기는 레이시.
레이시는 기분 좋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엘라에게 안겨있다가 천천히 눈을 뜨고 몸을 비비적거리기 시작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애교에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며칠은 배 위에서 머물건데 벌써 이렇게 지치면 어떻게 하냐며 레이시를 놀렸다.
“매일 할 거예요……?”
“응? 으음, 아니. 그냥 레이시를 놀리고 싶어서.”
“바보.”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입술을 샐쭉하게 내밀더니 이내 뺨을 비비면서 엘라를 꽉 끌어안았고, 엘라는 레이시의 포옹에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눈웃음쳤다.
“에헤…….”
그러자 언제 화를 냈냐는 듯 헤실 웃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하여튼 일주일은 시간을 버릴 생각인데 첫날부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레이시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땀을 씻어냈다.
“따, 딱히 무리는…….”
“무리는?”
“……안 할게요.”
“응, 착하네.”
무리가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마지막 부부의 일이 끝나기 40분 전부터 20분 전까지의 기억이 되게 애매한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아마도……, 그 억누르고 있던 쾌락이 터져 나오는 게 너무 강해서 정신을 놓은 거겠지.
하긴 그렇게 애태워지다가 갑자기 한 번에 보내버리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지.
레이시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이내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천천히 떠오르는 기억을 애써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두었고,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작게 웃으면서 레이시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렸다.
“햐악!?”
물 안이라서 때리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았지만 때리는 시늉을 했다는 게 중요한지 레이시는 몸을 크게 흠칫거리면서 엘라를 꽉 끌어안았고, 엘라는 레이시의 포옹에 배시시 웃다가 다시금 입을 맞추면서 레이시를 달래주었다.
“슬슬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으으웅……,네에~.”
엘라의 말에 벌써 12시 반이 된 걸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레이시.
레이시는 엘라와 함께 몸을 깨끗하게 닦은 다음 평소보다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서 갑판으로 나갔고, 한참 낚시중이던 미네르바와 아샤는 두 사람이 올라오자 슬쩍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다시 낚시에 집중했다.
아까부터 입질이 계속 오다가 말아서 아무래도 감질난다.
“그냥 돌멩이를 집어 던지면 이길 수 있는데…….”
“뭐, 굳이 낚으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 시간을 죽이는 거지…….”
“아니, 낚고 싶다.”
“……갑자기?”
“주인에게 자랑할 거다.”
레이시에게 보여주겠다고 챙겨준 조약돌을 만지면서 눈을 깜빡이는 미네르바.
아샤는 미네르바의 말에 눈을 똑같이 깜빡이다가 한숨을 푹 내쉬면서 느긋하게 안 하면 살기를 느끼고 도망칠 거라고 말했고, 미네르바는 아샤의 말에 몸을 크게 흠칫거리다가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면서 낚시대에 감각을 집중했다.
누군가가 건들기만 해도 곧바로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해지는 감각.
미네르바는 레이시에게 칭찬을 받겠다는 일념 하나로 가느다란 낚시대를 쥐고 있다가 뭔가가 자신의 미끼를 무는 감각이 느껴지자마자 전신의 힘을 이용해서 물 안에 있는 것을 낚아챘다.
“오오……, 주인! 이거 봐라!”
갑판의 진동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힘을 주고 위로 뛰어오른 미네르바.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흥분에 당황하면서 고개를 돌려 미네르바를 바라봤고, 미네르바는 자기가 낚은 것을 레이시에게 자랑했다.
“에……? 이게 강에서 낚이는 거였어요?”
“음, 바다랑 강이 겹치는 부분이니까 낚인 거 같네요.”
“에에에……. 그렇구나. 근데……, 좀 크지 않나요?”
낚인 건 가재와 랍스터가 뒤섞인 모습의 갑각류.
레이시는 왜 여기에서 낚인 건지 모를 갑각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 크기를 보자 어디에서 낚였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가재든 랍스터든 사람의 상체만한 크기까지 커질 수 있는 걸까?
레이시가 생각에 잠긴 채 미네르바가 낚은 갑각류를 가만히 바라보자 미네르바는 얼른 칭찬해 달라면서 3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아우성치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의 모습에 못 말린다는 듯 웃다가 에일렌을 엘라에게 맡긴 다음 미네르바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잘 했어요~.”
미네르바의 얼굴을 가슴에 파묻게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좀 더 과감해진 레이시의 칭찬에 얼굴을 붉히며 손을 휘젓다가 이내 힘을 빼고 레이시을 껴안았고,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자기에게 몸을 맡기자 미네르바의 머리를 쓰다듬다가저걸 먹겠냐고 물어봤다.
갑각류니까 아마 먹을 수 있겠지……?
랍스터를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전생에서는 랍스터가 고급 식재라고 속했으니 맛있을 거라고 생각한 레이시는 미스트를 바라보면서 이걸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질문에 당연히 먹을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충 아무 백포도주에 쪄서 먹어도 맛있어요.”
재료가 신선하니까 별 다른 가공 없이 먹어도 맛있을 것이다.
미스트의 말에 레이시는 눈을 깜빡이다가 미네르바에게 먹을 거냐고 물어봤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옆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칭찬 대신이다.”
“아하하, 정말 못 말린다니까요. 그렇게 해요.”
“에헤헤…….”
레이시의 허락에 배시시 웃으면서 기쁜 듯이 웃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반응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미네르바의 머리를 꾹 눌러 쓰다듬어주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손길에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다가 미스트에게 이걸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다.
“그러네요, 우선 여기에 놔두실래요?”
“음, 알겠다.”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집게를 벌리는 갑각류.
미스트는 갑각류가 정신을 차리고 집게발을 들고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자 레이시와 미네르바를 자기 옆으로 오게 하더니 아이스픽을 꺼내고 갑각류에게 다가갔고, 레이시는 미스트가 집게의 사정권 안으로 발을 디디자 침을 꿀꺽 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게발이 앞으로 쏘아지듯 나오자 미스트는 순간적으로 사라지더니 갑각류의 관절 사이로 아이스픽을 깊숙하게 찍었다.
“자, 끝났어요. 뇌를 잘라냈어요. 저녁은 랍스터네요.”
“그거 랍스터에요?”
“네. 강에서 낚이는 거냐고 물어봤길래 랍스터인걸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몰랐었나요?”
“그, 네. 헷갈려서 그냥 물어본 거예요.”
“그렇구나. 이거 랍스터에요. 후후, 오늘 저녁은 랍스터 찜이네요.”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축 늘어져서 움직이지 않는 랍스터를 배 안으로 들고 가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미네르바가 몸에 엉겨오자 미네르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낚시를 또 할 거냐고 물어봤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칭찬해줄 거냐고 물어봤다.
“칭찬은 그냥도 해줄 거예요?”
“으으응, 그, 그럼……. 그냥하겠다. 심심하니까.”
“네, 그럴게요.”
“주인은 뭐할 거냐?”
“그러네요……. 에일렌을 돌볼래요.”
“응, 알겠다. 주인.”
다른 무엇보다 아이가 중요하겠지.
미네르바는 하피의 시점에서 봐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 레이시의 말에 엘라를 바라봤고, 엘라는 미네르바의 시선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허공에서 슬라임 블록을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갸우!”
“응? 만지고 싶어?”
“엉마! 갸우!”
“그래, 그래.”
에일렌의 옹알이에 배시시 웃으면서 블록을 잡아 건네주는 엘라.
에일렌을 엘라가 자기 등을 받쳐주면서 슬라임 블록을 건네주자 위로 뻗었던 손을 아래로 내려서 블록을 만지작거리며 놀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에일렌이 꺄르륵 웃으면서 장난을 치자 옆에 앉아 에일렌의 볼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마망……?”
“네, 마망이에요.”
“마망!”
같이 놀 생각으로 손장난을 치는 레이시.
하지만 에일렌은 다른 생각으로 가득한 건지 엉금엉금 기어서 레이시에게 안겨 가슴을 만지작거렸고, 레이시는 에일렌의 행동에 에일렌이 밥을 먹지 않았다는 걸 떠올리고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수영복을 위로 재껴서 가슴을 그대로 드러냈다.
“맘마 먹을까요?”
“맘마!”
레이시의 말에 눈에 띄게 좋아하는 에일렌.
레이시는 에일렌의 웃음에 작게 웃다가 맛있게 먹으라면서 에일렌에게 젖을 물렸고, 에일렌은 배가 많이 고팠는지 허겁지겁 레이시의 젖을 빨아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나오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모자란지 에일렌은 있는 힘껏 가슴을 빠는 동시에 가슴을 고양이처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간지러워요, 에일렌.”
“아웁, 아웁…….”
레이시의 말에도 입을 열심히 오물거리는 에일렌.
레이시는 그런 에일렌의 모습에 피식 웃다가 에일렌의 입 사이로 흐르는 모유를 닦아주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을 보다가 에일렌의 입가를 레이시를 대신해서 닦아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저녁은 랍스터인가봐?”
“네, 그런가봐요.”
“기대되네.”
“좋아요?”
“응. 나는 육고기는 잘 못 먹으니까.”
“아쉬워요. 엘라랑 고기도 같이 먹고 싶었는데…….”
“힘내볼게.”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추고 책을 펼치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가 읽는 책을 옆에서 곁눈질로 살펴보다가 엘라가 평소에 읽는 책이 아니라 동화책을 펼치고 있자 눈을 깜빡이다가 배시시 웃으면서 엘라에게 머리를 기댔다.
“에일렌에게 읽혀줄 거예요?”
“응. 에일렌하고 읽기 전에 검수 하는 거야.”
“에헤헤, 잘 부탁해요.”
“응.”
엘라에게 머리를 기대고 에일렌에게 열심히 밥을 먹이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에일렌이 자기 가슴을 툭툭 건들이자 에일렌에게 손가락을 내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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