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7화 〉 배 위에서의 휴가4
* * *
“후후, 귀여워.”
물기를 머금어 빛나고 있는 눈동자와 상기되어 붉어진 얼굴.
엘라는 정말로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레이시의 뺨을 천천히 쓰다듬어주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손길에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엘라의 손을 잡고 거기에다가 뺨을 비비기 시작했다.
“좀 더 이리 다가와줘.”
“으응, 이렇게요?”
“응, 부드럽네. 훨씬 좋아.”
“우으으으…….”
엘라는 레이시의 몸을 쓰다듬으면서 정말로 안 질린다고 생각했다.
아샤와도, 미스트와도, 그리고 미네르바와도 다른 촉감.
아샤의 경우 몸이 단단했다.
질 좋은 근육의 경우 유연성을 지녀서 부드러운 몸이 된다지만, 아샤의 몸은 그 유연성조차 견디지 못할 정도의 많은 양의 힘을 모아 단단했다.
격투 훈련을 받을 때, 때린 이쪽의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단단했다.
미스트의 몸은 부드럽긴 했지만, 어딘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의 몸은 만지면 아무리 힘을 빼더라도 반응을 하기 마련인데 미스트는 그런 게 전혀 없으니까 사람의 몸을 만지는 느낌이 아니었다.
거기에다가 미스트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만지면 아샤 이상으로 단단하게 굳어 공격을 방비하고 곧바로 반격이 날아오니……, 굳이 말하자면 미스트의 근육은 거미줄 같은 느낌이었다.
미네르바는 타인의 손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쨍쨍했다.
아샤의 몸이 돌처럼 그냥 단단하다고 느껴진다면 미네르바의 몸은 고무를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탄력이 너무 좋아서 데미지가 안까지 들어가지 않는다는 느낌.
몸을 만진다면 너무 단단해서 금방 촉감이 물려지고 말겠지.
하지만 레이시는 다르다.
맨 처음에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손가락으로 살을 누르면 그대로 손가락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기분 좋은 부드러움이 손을 통해 전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부드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이쪽이 힘을 주고 손가락을 놀리면 레이시의 몸은 그에 맞춰서 기분 좋은 탄력을 보여줬고, 손을 올리고 가만히 있어도 피가 돌면서 부드러운 그 살결의 감촉에 질리지 않도록 약간의 변화를 보여줬다.
특히 나비와 하양이를 타고 기승을 많이 해서인지 엉덩이와 허벅지는 하루 종일 만지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았다.
“응……, 에, 엘라, 부끄러워요…….”
“우리 사이인데도?”
“그렇게 집요하게 엉덩이만…….”
“풉, 하긴 레이시는 자기 몸에도 질투했었지.”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
“너무 좋아.”
“아, 아으으으…….”
취향에 딱 들어맞을 정도로 살집이 있고, 촉감에 의지하지 않고 애교로 계속 자기를 유혹하고…….
유혹 쪽은 자기 의지가 아닌 것 같았지만.
하긴 그런 게 무슨 상관일까?
중요한 건 레이시를 계속 안은 채 있고 싶어진다는 게 중요하지.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레이시의 몸을 계속해서 만지면서 애무를 이어갔고, 레이시는 엘라의 애무에 한 번 열기가 빠져나갔던 몸에 새로운 열기가 차오르는 걸 느끼며 허벅지를 비비적거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한 번 가버렸는데 아직 모자라다고 말하는 몸.
왜인지 배가 꼬르륵거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기짐을 호소하는 몸에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면서 엘라에게 안겼고, 엘라는 레이시의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레이시의 뺨을 약하게 꼬집으며 웃었다.
“좀 더?”
“아, 아으으으…….”
엘라의 말에 얼굴을 더욱 붉히다가 앓는 소리를 내는 레이시.
레이시는 엘라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내 바로는 싫다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레이시의 허리를 매만졌다.
“그래서 뭐가 궁금해?”
“으, 으응……, 검성이라는 사람, 정말로 가을 즈음에는 돌아갈까요?”
“아, 돌아가. 100% 돌아가. 별궁에서 머물면서 검성의 부하가 몰래 우리 저택을 뒤적거리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짓을 하진 못할 거야. 미스트가 온갖 경계 마법을 걸어둔 상태에다가 내 아이가 지내는 곳이라 외부인이 전혀 출입하지 못하도록 진은 기사단이나 벽천화 기사단의 일부가 감시하고 있을 거야.”
설령 집 안에 먼지가 잔뜩 가라앉아도, 그리고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이 다른 왕족이나 기사단이라고 해도 왕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못 들어간다.
그러니 들어가다가 들키면 본전도 못 건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엘라는 그렇게 대답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이내 검성이 왜 오라토리엄 왕국에 왔는지 물어봤다.
“전쟁하고 싶다고 했으면서 왜 저희 왕궁에 머무는 거예요? 그것도 그……, 거세도 당했으면서.”
“거세를 당했으니까 오히려 왕궁에서 협상하는 거야. 저번에 말해준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일단 사람 사이의 전쟁에는 참여하지 못해.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 되니까. 연맹국의 불굴의 장군, 검성, 그리고 매의 눈도 그렇게 할 수는 있는데 나와 비교하면 한참 모자라.”
“그렇지만 전쟁이잖아요? 전쟁이라는 건 상대 국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는 거 아니었어요? 산적이나 탈영병들을 보면 그런 느낌이었는데…….”
“레이시는 가끔씩 야차 같은 모습을 보이네.”
“아읏……!?”
“뭐, 그거에 대한 대답이라면 전쟁이라고 해서 다 같은 전쟁이 아니라는 거야.”
“네?”
“그런 전쟁은 종족간의 화합이 안 되고 이성적인 다툼보다는 감정적인 다툼이 강할 때의 이야기야. 지금처럼 수많은 국가의 국왕이 모이는 전국회의나 이런 것이 열릴 때의 전쟁이 아니야. 지금의 전쟁은 어떻게든 협상으로 풀 수가 없으니까 평원이나 성에 모여서 꽝 붙어서 싸워서 이긴 사람이 그 지역을 가지는, 그런 종류의 싸움이야.”
“아…….”
“사람을 다 죽여버리면 그 지역의 특산물을 얻을 수도 없고 관리하는 것도 몇 배나 힘들어져. 그러니까 병사들끼리 싸워서 승부를 보자는 거지. 그런데 그런 것에 나는 아샤와 미스트가 나를 보조하면 한 나라를 상대로도 이길 수 있으니까 연합회의에서 나는 전쟁으로 번져도 이상하지 않은 일을 겪지 않으면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아둔 상태야. 그리고 내 아내가 습격당한 일은 전쟁으로 번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일로 규정되어 있고. 여기까지 말하면 알겠지?”
“응, 네. 알 거 같아요.”
그런 식의 전쟁이라면 전쟁이 시작되고 엘라가 저 멀리서 마법을 날려대기만 해도 일방적으로 끝나겠지.
중세 유럽에서 라이플을 들고 일렬로 서서 싸우는 전쟁터에 최신형 탱크를 떨어트려놓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이제껏 엘라가 말한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시간을 최대한 질질 끌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지금 엘라와 내가 왕궁으로 돌아가면 검성은 본인이 나타났으니 어떻게든 협상을 하겠다면서 온갖 수작을 부릴 것이다.
하지만 내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당사자가 없으니 지금은 협상할 수 없고 돌아갈 수밖에 없고, 이 일에 대해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엘라가 나를 습격한 책임을 물어 전쟁에 참가해서 병사를 그냥 쓸어버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했다고 말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대답에 싱긋 웃더니 이제 다 쉬었으면 다시 이어가자면서 레이시를 선베드에 눕히고 레이시의 몸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하으~.”
“안 할 생각은 아니지?”
“아, 아으…….”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대답에 머리를 쓰다듬다가 엎드려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뒤집어 엎드렸다.
레이시는 처음에는 부끄럽다는 듯 선베드에 몸을 밀착시킨 채 눈을 깜빡거렸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행동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레이시의 옆가슴을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자기 체중에 짓눌려쳐서 옆으로 삐져나오는 가슴.
약간은 평평해진 그 가슴을 손으로 누르던 엘라의 손길에 레이시는 가슴을 가리듯 몸을 비틀다가 엘라가 원하는 대로 엉덩이만 치켜들고서 고양이처럼 자세를 취해줬다.
그러자 엘라는 레이시의 엉덩이에 입을 맞추고 가볍게 때리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가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자기 엉덩이를 때려대자 엉덩이를 가볍게 씰룩이면서 때리지 말라며 칭얼거렸다.
“아파?”
“아, 아프지는 않은데……, 부끄러워요.”
“그럼 다행이네, 그러려고 하는 거야.”
“으으응~! 으음~ 음…….”
엘라가 엉덩이를 조금 강하게 깨물고 음부를 매만지자 입을 틀어막고 신음하는 레이시.
눈을 하늘로 하고 있을 때와 다르게 손과 선베드, 두 개의 장애물에 막혀서인지 레이시의 신음은 입안에서 빙빙 돌다가 사라지는 소리가 났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신음에 이상한 도전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레이시의 입에서 신음소리를 토해내게 만들겠다는 듯 천천히 질 안쪽으로 손가락을 집어넣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손에 허리를 크게 들썩이다가 다리를 벌리면서 숨을 토해냈고, 엘라는 레이시가 다리를 벌리자 손가락을 굽히더니 그대로 엉덩이가 있는 쪽으로 툭툭 치듯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엘라는 이번에는 데우는 시간 따위 주지 않겠다는 듯 손가락에 힘을 주고 중지와 약지로 다른 곳을 자극하며 보내기 시작했다.
오로지 보내겠다는 것에 집중한 손놀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손놀림에 일부러 꺾어 엉덩이를 치켜들던 자세에서 허리를 둥글게 말았고, 엘라는 짓눌려 있던 레이시의 가슴이 중력으로 아래를 보는 형식이 되자 호기심에 엉덩이를 강하게 때려봤다.
그러자 레이시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레이시의 가슴이 크게 출렁거렸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가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헤실 웃으면서 울먹이는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췄다.
“미안해, 레이시.”
“아으, 으……, 흐끕…….”
“많이 아팠어?”
“놀랐잖아요오오! 때, 때릴 땐 때린다고 말해줘요……. 손바닥으로 맞는 것 정도는 그냥 하라고 해주잖아요오오.”
“에헤헤~.”
레이시의 대답에 배시시 웃다가 엎드려 있는 레이시의 엉덩이에 입을 맞추고 다시 손을 빠르게 놀리는 엘라.
레이시는 아까 전 엘라의 스팽킹이 입을 가리지 말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는지 아까보다 더 고양이 같은 자세로 선베드의 헤드 부분을 붙잡고 멍하니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눈을 깜빡이다가 이것도 나쁘지 않다며 레이시의 성감대를 찾고 꾹 누르기 시작했다.
“햐앗!? 햐……, 히야아아앙~. 아응~.”
레이시의 배나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손을 거칠게 움직이지는 않고 성감대를 꾹 누른다거나 동시에 다른 곳을 자극해서 한 번에 커다란 걸 삽입했다는 착각이 들게 하도록 만드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가 노력한 대로 멍하니 입을 벌리고 애교를 부리듯 신음하기 시작했고, 엘라는 레이시가 금방 느끼면서 허리를 흔들자 레이시의 귀를 깨물고 레이시에게 귓속말하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허리를 흔들고……, 그렇게 기분 좋아?”
“앙~! 조, 좋아요오~.”
“후후, 좋아?”
“히으~, 으으응~.”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리를 좀 더 벌려보는 레이시.
레이시가 다리를 벌리면서 자연스럽게 레이시의 엉덩이가 아래로 내려왔고, 엘라는 레이시의 엉덩이가 팔에 걸리듯이 내려오자 버티기 힘들어졌냐고 물어보다가 옆으로 누워보겠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레이시는 엘라의 말대로 옆으로 누운 채 엘라를 바라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한쪽 다리를 슬쩍 들어올린 다음 음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앙앗!?”
“왜?”
“저, 전혀 다른 자극이 와서 놀랐어요…….”
“레이시는 민감하네~.”
“아으응~. 다, 다른 사람은 안 그래요……?”
눈을 슬쩍 돌리면서 기대와 불안이 반반 섞인 눈으로 엘라를 바라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시선에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씩 웃으면서 레이시가 최고라면서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춰주었다.
“애초에 이제 난 레이시 말고는 다른 사람은 생각도 못 하게 됐는걸?”
“저, 정말이죠?”
“응. 정말.”
엘라의 말에 이상한 우월감을 느끼면서 부르르 떠는 레이시.
레이시는 그런 자신의 우월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엘라가 자기 옆에 누우면서 혀를 섞기 시작하자 눈을 지그시 감고 혀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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