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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게 된 건 좋지만 내가 여자가 되어버렸다-338화 (338/542)

〈 338화 〉 야시장­2

* * *

“좋은 거래에 감사드립니다. 공주님.”

“음, 좋은 거래였다.”

보석의 거래를 끝내고서 피투이 백작의 감사인사를 받아주는 엘라.

레이시는 적당히 값을 받고 거래를 하는 건데 왜 감사 인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두 사람의 인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엘라가 옆에 오자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일단 피투이 백작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레이시의 인사를 받아주고 앞으로의 일정을 물어보는 백작.

레이시는 백작의 질문에 엘라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눈치에 말해도 괜찮다면서 눈웃음을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야시장이 열리는 것 같던데……, 피투이의 야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지?”

“다른 도시와 비교해보면 그렇게 큰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맛있는 먹거리가 많으니 꽤 즐길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가. 그럼 일을 보도록.”

“병사의 배치를 늘리겠습니다.”

엘라의 인사에 병사를 늘리겠다는 말로 대답하는 피투이 백작.

레이시는 그런 백작의 말에 조금 부담스럽다고 느꼈지만, 엘라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이더니 레이시와 함께 마차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관 하나를 통으로 빌리는 것에 성공했는지 여관의 마당에 하양이와 나비가 나란히 앉아 노곤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고,레이시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두 애완동물에게 다가가 이마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어주면서 잘 지냈냐고 물어봤다.

그런 다음 여관의 안으로 들어가보는 레이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관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돈을 건네주고 있는 미스트의 모습이 보였고, 미스트는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레이시와 엘라가 들어오자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두 사람을 반겨주었다.

평소보다 정중한 걸 보면 아마도 여관 주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거겠지.

거기까지 생각한 레이시는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거래를 끝내고 왔다고 말해주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대답에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여관주인을 밖으로 내보냈다.

그렇게 여관 주인이 나가자 전보다 한결 편안한 태도로 레이시를 맞이해주는 미스트.

미스트는 미네르바는 에일렌을 돌보고 있고 아샤는 지금 경비대에 연락하러 갔다고 말해주었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2층으로 올라가 미네르바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딱 봐도 긴장했다는 게 보이는 얼굴로 에일렌을 안고 있는 미네르바가 레이시를 반겼고, 레이시는 처음 보는 미네르바의 얼굴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미네르바를 안아주었다.

“무슨 얼굴을 하고 있는 거예요? 미네르바.”

“아, 주, 주인. 새, 생각보다 연, 연약한 거 같아서 못 안겠다.”

“아하하, 그렇죠? 으응, 제게 안겨주실래요?”

“알, 알겠다.”

레이시의 말에 조심스럽게 에일렌을 레이시의 품에 안겨주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그 와중에도 손끝을 파르르 떠는 미네르바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에일렌을 안아주었고, 에일렌은 미네르바와 다르게 안기는 느낌이 부드러운 레이시가 자기를 안아주자 훨씬 편한 얼굴로 품에 안겼다.

그러자 미네르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투덜거리면서 레이시에게 안긴 에일렌을 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이제 뭐 할 거냐? 주인?”

“아, 그러고 보니까 야시장이 열리는 것 같아서요. 머무는 동안에는 야시장에서 시간을 보낼 거 같아요.”

“야시장?”

“네, 야시장이요. 번갈아가면서 데이트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봤어요. 에일렌도 번갈아 가면서 맡기고……. 저만 노는 거 같아서 미안했는데, 낮에는 저 혼자서 에일렌을 돌보면 괜찮겠다 싶어서요.”

레이시의 말에 눈을 빛내기 시작하는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레이시에게 데이트라는 건 단 둘이서 하는 거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질문에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미네르바는 날개를 펄럭이면서 눈에 띄게 좋아하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봤다.

“좋다! 그래서 내 차례는 언제인가?”

“저랑 만난 순서대로 하기로 했어요. 엘라가 첫 번째, 미스트가 두 번째, 미네르바는 세 번째. 그러니까 모래에 저랑 데이트에요.”

“모래인가…….”

생각보다 늦기 때문일까?

미네르바는 실망했다는 듯 어깨를 축 늘어트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레이시를 바라봤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시선에 배시시 웃다가 미네르바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고는 몸을 기대기 시작했다.

“대신 지금은 이러고 있을까요?”

“으응…….”

레이시의 말에 얼굴을 붉히더니 레이시의 어깨를 날개로 덮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포옹에 배시시 웃다가 미네르바의 뺨을 쓰다듬다가 에일렌이 배가 고프다고 칭얼거리자 옷을 벗어 가슴을 입에 물려주었다.

젖을 먹이는 건 신체 나이가 3살이 될 때까지랬으니까, 앞으로 얼마나 더 먹일 수 있을까?

전에는 빈 둥지 증후군이니 뭐니 이해를 못 했었는데, 애를 직접 키워보니까 알 것만 같다.

젖을 때는 것만해도 이렇게 복잡미묘한 마음이 드는데 애가 커서 집에서 나가면 어떤 느낌이 들까……?

에일렌을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크니까 애인도 빨리 만들겠지.

남자일까? 여자일까?

이상한 사람은 아니면 좋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에일렌을 바라보자 레이시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면서 미네르바에게 기댔고,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기대자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어색하게 웃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좌우로 젓는 레이시.

레이시는 에일렌이 입을 오물거리면서 자기 가슴을 먹는 걸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미네르바에게 몸을 더욱 기대기 시작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자기에게 안기자 배시시 웃으면서 레이시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레이시를 끌어안고 시간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미네르바에게 야시장에 다녀오겠다고 말하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자기 품에서 벗어나자 안타깝다는 듯 손을 뻗다가 이내 다음에는 자기 차례라고 몇 번 중얼거리더니 레이시에게 조심해서 다녀오라며 에일렌을 안고서 레이시를 배웅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배웅에 볼에 입을 맞추면서 에일렌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럼 다녀올게요.”

손을 흔들면서 엘라와 함께 야시장으로 가는 레이시.

레이시는 평소에 입지 않는 서민적인 옷을 입은 엘라의 모습에 변장한 거냐면서 고개를 갸웃거렸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싸구려 돈주머니를 가지고 놀면서 입을 열었다.

“귀족들이 입는 고급 옷을 입으면 다들 내가 누군지 알아보려고 애써서 조금 그렇거든. 그리고 어째선지 내가 공주인 걸 금방 알아처리더라.”

“엘라가 예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음, 글쎄~? 잘 모르겠네. 근데 예뻐서 그런 거라면 이런 옷을 입었을 때도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추파를 던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거든.”

“에…….”

“오늘은 레이시랑 둘이 왔으니까 추파도 두 배로 올지도 모르겠네.”

키시싯­웃으면서 레이시의 볼을 가볍게 꼬집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어색하게 웃다가 자기에게는 엘라와 다른 사람이 있으니 그런 건 조금 그렇다면서 엘라와 조심스럽게 팔짱을 꼈다.

그러자 엘라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그건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술을 한 잔 하겠냐면서 길거리에서 파는 술을 가리켰다.

일회용 컵에 담긴 맥주.

엘라는 저 정도면 도수가 세지는 않을 거라면서 술을 사오더니 레이시에게 건네주었고, 레이시는 엘라가 마시는 걸 보면서 똑같이 술을 홀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술을 입에 댄 레이시는 눈을 깜빡이다가 컵을 멍하니 바라봤다.

“…….”

“맛없어?”

“아, 아하하…….”

엘라의 질문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젓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그런 게 아닌 것 같다면서 레이시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계속 이어지는 엘라의 질문에 어쩔 수 없이 맥주를 마시지 않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미적지근해요…….”

“응? 차갑게 해줘?”

“에헤헤, 네.”

“말하지.”

레이시의 말에 손에 가볍게 힘을 주더니 살얼음이 낄 정도로 차갑게 식혀주는 엘라.

엘라는 흑마법으로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을 거라며 피식 웃더니 이내 자기 잔도 차갑게 만들어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대단하다며 엘라를 칭찬해주기 시작했다.

“됐어. 그런데 오늘 같은 날에도 집사복이라니……, 조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

“옷 사자.”

“에에에…….”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주변을 살펴보고는 배시시 웃으면서 바지면 괜찮다고 말했고, 엘라는 여전히 이상한 취향이라며 고개를 좌우로 젓다가 이내 음흉하게 웃으면서 바지면 되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움찔 떨면서 말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레이시.

하지만 이미 말은 엎질러져버렸고, 레이시는 어쩔 수 없이 엘라의 뒤를 따라가 한 옷 가게에 들어갔다.

“저 옷이랑 저거, 그리고 저거 줘봐.”

“자, 잠깐! 엘라!?”

그리고 엘라가 고른 옷을 보고 당황하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자기는 바지를 골라줬다면서 히죽 웃더니 어서 입고 오라면서 점원이 건네준 옷을 레이시에게 건네주었고,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다가 이내 앓는 소리를 내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갈아입은 자기 옷차림을 본 레이시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이게 뭐냐면서 얼굴을 가렸다.

허벅지가 거의 다 드러나는 핫팬츠에 무릎 위로 올라오는 스타킹과 가터벨트. 상의라도 좀 멀쩡하면 좋겠는데 배꼽이 다 드러날 정도로 작은 민소매 티.

몸에 달라붙어서 가슴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기에 레이시는 무슨 이런 옷이 다 있냐며 울먹거리다가 문을 열었고, 엘라는 레이시의 모습에 팔을 벌리며 레이시에게 신발을 건네주었다.

“이거 신어.”

“저는 힐 싫어요…….”

“괜찮아, 뾰족한 힐이 아니라서 걷기 쉬울 거야. 굽도 낮고. 그리고정 안 되면 이 신발 신어.”

“신발을 몇 켤레나 사신 거예요.”

“뭐, 얼마 안 샀어. 거기에다가 이 가방에 전부 들어가니까 들고 가기도 편하고.”

“……마법 주머니에요?”

“응.”

“우으으으…….”

어떻게든 구두를 신기겠다는 엘라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면서 구두를 신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모습에 예쁘다면서 레이시를 칭찬해주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칭찬에 몸을 웅크리면서 엘라를 노려봤다.

그러자 엘라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러면 오히려 추파를 받을거라면서 허리를 펴라고 말해주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허리를 펴고 다시 야시장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같이 간식을 나눠먹고, 서커스를 보면서 꺄르륵 웃다가 바드의 공연에 박수를 쳐주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자 레이시는 뭔가 시선을 느끼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사람이 붙은 건 10분 전에 붙었다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우리가 쉬니까 헌팅하려고 하는 건가 봐.”

“네에에……?”

“추파를 던질 때도 얼굴을 보자마자 곧바로 던지면 성공 확률이 낮거든. 나름 우리 성격을 파악하려는 거겠지.”

“그거 경험담?”

“그렇게 말하면 마음이 아픈데…….”

“에헤헤, 그치만 엘라가 저에게 이런 옷을 입혔잖아요?”

얼굴을 붉히면서 자기 옷차림을 살펴보는 레이시.

레이시는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되는 옷차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한숨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예쁘기만 하다며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어주었다.

“참, 레이시.”

“네?”

“이번에 추파 던지러 오면 레이시가 거절해볼래? 잘 거절하면 상 줄게.”

“네에에?”

“우리 아내가 너무 예뻐서 내가 걱정이라. 안 되면 내가 도와줄게. 알았지?”

레이시가 당황하자 피식 웃으며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어주는 엘라.

레이시는 사람의 인기척이 다가오자 잔뜩 당황하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뒤를 돌아봤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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